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461
아카데미는 적색던전으로 변모한 토지 위에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그만큼 사연이 많은 땅이다.
그러다 보니 아카데미에는 갖가지 괴담이 떠돌았다.
그중에는 실재하는 괴담도 있었고, 오랜 시간에 걸쳐서 사람들의 입을 오르내리며 전설처럼 받아들여지는 괴담이 있기도 했다.
아카데미 호수에 관련된 괴담 또한 그러한 전설에 속했다.
“…전 십이좌 남궁성운 플레이어와 아카데미 던전을 공략한 사람들은 호수 밑바닥에 아티펙트가 있는 걸 발견했다는 거야.”
“민지야, 그래서?”
“그래서 던전을 공략한 사람들이 아티펙트를 손에 넣으려고 했는데 아티펙트가 주인을 가리는 건 물론, 아티펙트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굉장히 복잡한 트랩이 설치돼 있던 거지.”
“아! 얘들아! 얘들아! 나 이 얘기 수업시간에 들은 적이 있어! 그래서 윤성진 플….”
“빙구 오빠는 제발 가만히 있어. 내가 말하고 있잖아. 아무튼 그래서 윤성진 플레이어가 조사하고 나서 사람들에게 말한 거야. 아티펙트는 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영웅이 나타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그런 영웅이 나올 수 있도록 이 땅 위에 아카데미를 설립하자고 말이야!”
아카데미 호수 밑바닥에는 신비한 기운을 품고 있는 돌미륵이 있다.
돌미륵은 줄이 연결된 청동거울을 목에 걸고 있는데, 그 청동거울이 전설의 핵심이라 할 수 있었다.
아티펙트, 척사(斥邪) 다뉴조문경. 삿된 기운을 물리치는 거친무늬거울이란 이름이었다.
“근데 그 아티펙트가 굉장한 건가? 도대체 무슨 마법이 깃들어 있으면 사람들이 아까부터 그 얘기만 하고 있는 거야?”
“이름이 말하는 그대로야. 거울에 비치는 모든 존재는 부가되어 있는 디버프와 버프마법이 모두 캔슬되는 마법이 깃들어 있대.”
아리엘이 김민지의 설명을 듣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느새 친구들에게 돌아온 은하는 그녀의 호기심을 풀어주었다.
그러면서 시선은 교관들이 동시에 마법을 전개하는 모습을 쫓았다.
“”””우와….””””
호수가 반으로 갈라진다.
학생들은 마치 칼로 자른 것처럼 단면이 깨끗하게 절단돼 갈라지는 호수를 보고 감탄사를 흘렸다.
이내 커튼을 젖히듯 드러난 곳에서 돌미륵이 존재를 드러냈다.
“”””…….””””
절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법한 돌부처.
하지만 아주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존재는 이상하게 거대하게 느껴지는 존재감을 발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돌미륵이 목에 걸고 있는 청동거울이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는 학생들의 눈에 들어올 정도로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저 아티펙트의 선택을 받으면 누구나 알아주는 영웅이 될 거라는 전설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몰라. 하지만 아카데미가 설립되고 지금까지 아티펙트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는 거야.”
“지금껏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니 전설이 더 신빙성 있게 느껴지기도 하겠네.”
학생들은 아티펙트에 얽힌 전설에 자신이 주인이 되겠노라는 열의를 불태우기 시작한 반면.
은하는 차분한 눈길로 호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척사 다뉴조문경은 이전 삶에서는 온태양의 검을 이루는 재료가 됐다.
다시 말해, 온태양이 아티펙트의 선택을 받게 된다.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을 계기로…, 아카데미 내에서 온태양의 입지가 굳어지게 될 거야.
이전 삶에서.
황진희에게 가르침을 받은 온태양은 괄목상대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그는 그 실력을 바탕으로 척사 다뉴조문경의 트랩을 돌파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티펙트의 주인으로 인정을 받아낸다.
척사 다뉴조문경의 주인이 될 이는 언젠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사람이란 상징성을 얻게 되면서 그는 주변의 관심을 받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목민호에게 밀리지 않는 영향력을 손에 넣는다.
“─누구 나가는 사람 있어? 그럼 얼른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지금 다들 줄을 서고 있잖아.”
민지가 친구들에게 묻는다.
자신이 아티펙트의 주인이 될 거란 열망을 품은 친구들 대다수가 손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은하는 손을 들지 않았다.
“뭐야. 노은하 너는 안 할 거야? 혹시 또 모르는 일이잖아. 어쩌면 네가 아티펙트의 주인이 되는지도.”
“나는 됐어. 너희끼리 해.”
그러자 민지가 의문을 표했다.
은하는 시큰둥하게 거절하고서는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향했다.
참가하지 않는 이유야 당연했다.
─나는 선택을 받지 못했으니까. 내가 뭐 하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줄이나 서겠어.
이전 삶에서.
은하는 이유정의 등살에 떠밀려서 게임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돌미륵이 있는 데까지 당도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척사 다뉴조무경은 은하를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필시 이번 삶도 다르지 않으리라.
은하는 그러한 마음으로 친구들이 게임에 참가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로 했다.
그리고 온태양이 거울의 주인이 돼 의 면모를 보이는 것을 기다리기로.
☆
돌미륵에 도착하는 과정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
윤성진이 위험한 트랩을 제거했다고 해도, 돌미륵 주변에는 온갖 트랩이 숨을 죽이고 있었다.
게임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행여나 트랩이 훼손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트랩을 돌파해야 했다.
단, 단순히 체내에 마나를 흘려서 신체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가능했다.
트랩을 돌파하는 게 끝이 아니지.
가장 중요한 건 돌미륵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거야.
한편 돌미륵은 트랩을 뚫고 나오는 학생의 주인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학생의 실력이 미치지 못하면 돌미륵의 머리가 거대해지며 목에서 거울을 빼가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고 트랩을 돌파하고 나오니 돌미륵의 머리가 거대해져 있다며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학생은 돌부처의 얼굴에 손을 대고 체내 마나를 흘려보낸다.
실력은 부족할지언정 만약 마나가 돌미륵의 기대에 미친다면 머리는 점점 작아지면서 거울을 빼가도록 허가해줄 것이라고 한다.
“그게 과연 정말일까?”
“…윤성진 플레이어가 말했다잖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야지 어쩌겠어.”
“음…, 뭔가 얄팍한 상술에 당하는 기분이라 찜찜한데….”
게임을 시작하고 탈락자만 줄줄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쇄도하는 트랩을 돌파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태반이었고, 아주 일부는 가까스로 돌미륵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머리가 거대해진 돌미륵으로부터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 거울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영웅이 될 거라는 출처는 어디에서 기인한 거지? 윤성진 플레이어한테 예언능력이 있지는 않을 테고….”
“파티원 중에 비슷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 있었나 보지, 뭐.”
“너무 편의적으로 생각하는 거는 아니고? 나는 엄청 수상쩍은데.”
“그냥 탈락해서 화가 난다고 말해. 왜 탈락하고 나서 수상하다는 말을 하는 거야?”
서나도 탈락했다.
어찌어찌 트랩을 돌파하고 갔더니 돌미륵은 거대해진 머리로 그녀를 반겼었다.
결국 그녀는 실망한 채로 돌아와서 은하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이었다.
“이럴 때에는 그냥 내가 하는 말에 맞장구나 치라구.”
“…아리엘 상대해주는 것도 힘든데 너까지 그러지는 말아주라.” “뭐!? 노은하! 지금 뭐라고 했어? 내가 힘들다고 말한 거야!? 어떻게 내 뒷담을 깔 수가 있어?”
“아하. 그래서 나도 힘들다?”
여우가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자기 이야기에는 귀가 아주 좋은 물고기가 칭얼거린다.
은하는 여우와 물고기에게 시달려 게임을 보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다.
그사이에도 탈락자들이 속출했다.
…결국 민호도 떨어졌네.
진파랑은 답지 않게 머리를 쓰면서 트랩을 회피하려다 돌미륵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탈락했다.
진파랑 다음으로 줄을 서고 있던 목민호는 학생들이 감탄할 정도로 깔끔한 몸놀림으로 트랩을 지났지만 돌미륵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돌미륵이 그의 실력을 인정을 하여 머리가 덜 컸다는 것이다.
목에 건 거울을 빼내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이기는 했으나.
“아. 이제 은혁이 차례야.”
몇 사람이 더 지나가고.
어느덧 최은혁의 차례가 다가왔다.
마법으로 냉장고에서 막 꺼낸 듯이 차가운 병맥주를 어딘가에서 가져온 은하는 하양의 옆으로 이동했다.
물고기와 여우의 근처에 있다가는 조용히 관전하지 못할 것 같아서.
“한 잔 마실래?” “응. 나도 한 입만. 고마워.”
은하는 병맥주를 따서는 제일 먼저 하양에게 권했다.
생긋 미소를 지은 그녀가 조심스레 술을 한 모금 넘겼다.
은하는 그녀가 마신 병맥주를 입에 가져다대며 돌미륵을 향해 다가가는 최은혁을 내려다보았다.
“이번에 제주도에서 한테서 가르침을 받았다는데 실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궁금하네.”
“은하 너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 파티를 즐기러 갔던 사람들도 다시 몰려드는 거 봐.”
게임에 참가하는 줄이 워낙 길다.
한창 게임을 보던 사람들도 그만 질려서는 자리를 떠날 정도였다.
그러다 어디서 소식을 들은 건지, 그녀의 말대로 호수 주변으로 다시 사람들이 붐볐다.
최은혁은 그들의 시선을 받으면서 트랩의 마법을 피해내고 있었다.
“어떤 것 같아?”
“괜찮네. 전보다 더 나아졌어.”
은하는 최은혁의 실력을 살폈다.
막을 수 있는 것도 최대한 피하며 체력을 온존하는 방법을 택한다.
은하의 입장에서는 막을 수 있다면 막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었으나, 그리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대신 최은혁은 느리지만 착실하게, 아무 상처도 없이 나아가고 있었으니까.
“하양이 너는 안 할 거야?”
“나? 음…, 나도 하고 싶기는 한데 마법을 사용하면 안 되잖아. 나는 체술은 자신이 없는걸.”
끝내 트랩을 돌파했다.
은하는 머리가 다소 커진 돌미륵의 얼굴에 손을 대는 최은혁을 보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가 쓴웃음을 지었다.
은하는 알 만하듯 하다며 그녀에게 마시고 있던 술을 건넸다.
“아, 아쉽다. 거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내 그녀가 탄식을 흘렸다.
돌미륵의 머리가 거의 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혁이 끈을 올리려 하니, 안타깝게도 끈은 돌미륵의 이마에 걸려서는 빠지려고 하지 않았다.
곳곳에서도 그 모습을 보고 탄식을 흘리는 듯했다.
아쉽기는 아쉽네.
아티펙트가 은혁이의 체내 마나랑 어느 정도 어울리는 것 같은데….
은하는 내심 깜짝 놀랐다.
무언가가 조금만 맞아떨어졌다면 최은혁이 척사 다뉴조문경의 주인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티펙트나 스킬석이나 나랑 맞고 나랑 맞지 않는 게 있잖아. 이런 건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 걸까?”
“그런 건 나보다 네가 더 잘 알지 않을까?” “나도 아직 배우는 입장이거든요? 그리고 은하 너는…. 우리보다 많이 알고 있잖아. 너는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녀는 아쉽게 탈락한 은혁을 보고 문득 궁금해진 듯했다.
그녀가 술병을 건네며 물었다.
그는 남아 있는 한 모금을 마시며 술병을 비웠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뭐, 체내 마나량이라든가 기프트라든가 깨달음과 연관되어 있다든가….”
“그럼 저 아티펙트가 원하는 것은 어떤 사람인 걸까?”
“글쎄….”
은하는 말꼬리를 흐렸다.
조금 전, 1학년 총괄교관의 말로는 돌미륵은 참가자가 흘리는 마나에서 욕심의 감정을 읽는다고 했다.
욕심이 많을수록 돌미륵의 머리가 커지는 것이라고.
하지만 은하는 그 이야기를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조금 전에 서나가 의심했던 것처럼 출처가 명확하지 않았으니까.
무엇보다─.
─세상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세상에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성인군자나 다름없는 사람이겠지.
세상에 욕심 없는 사람은 없다고.
은하는 굳게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온태양 또한 욕심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그러지 않았으면 그가 욕심도 없이 부인을 일곱 명이나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드디어 나왔네.”
필시 돌미륵은 온태양의 무언가를 인정하였을 것이다.
은하는 자신이 기다리고 있던 그가 돌미륵에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라갔던 입꼬리는 어느새 크게 내려가고 말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해.
너무 약하다.
온태양이 유망주로 통하고 있으나
은하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검을 휘두르는 솜씨가 형편없다. 변칙적인 공격에 대응하지 못한다.
게다가 괜한 동작으로 체력 낭비가 심한 듯했다.
아직 돌미륵에게 다가가는 데에는 거리가 한참이나 남았는데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양아.”
“응. 왜?”
“온태양 쟤, 틈만 나면 수련동에서 훈련만 한다고 하지 않았어?” “응, 맞아. 그래서 학생들 사이에서 온태양에 대한 평판이 정말 좋아.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 유망주로 통하고 있다고 하더라.” “저게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아?”
“음….”
차이가 나도 차이가 너무 난다.
은하는 미간을 찌푸렸다.
자신이 아는 미래대로 나아갔다면 지금쯤 온태양은 목민호에게 대항할 딜러로 성장해 있어야 했다.
의 가르침을 받지 못했어도 저건 너무 약하잖아. 같은 트랩에 벌써 세 번이나 당하고….
온태양이 바닥을 구른다.
그 모습이 꼭 악착같이 나아가는 용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은하가 보았을 때 형편없기 짝이 없는 광경에 지나지 않았다.
처해 있는 상황은 긴박하다지만, 정작 긴박해야 할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로 은하의 친구들은 저 정도 트랩은 아무렇지 않게 피해냈었다.
“─은하 네가 기대가 너무 높은 게 아닐까? 다른 애들보다 잘하잖아. 단지 은혁이나 민호보다 못하는 것뿐이야.”
“…….”
“태양이도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은혁이나 민호도 옛날부터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걔네랑 태양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나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정하양이 진지한 어조로 말한다.
그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이 그의 기대를 충족해서, 그만 기대치가 높아진 듯했다.
…그래도 그렇지. 저래서는 그냥 유망주로 불리는 사람들하고 실력이 비슷한 수준이잖아.
그때 은하는 온태양이 이번 삶에서 그가 얻어야 할 기연과 인맥이 모두 자신과 친구들에게 흘러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지금 온태양이 보이는 것은 그가 혼자 힘으로 성장한 결과라고 할 수 있으리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라는 기프트만 뺀다면 내가 파티원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매력이 없어.
그렇다고 날 싫어하고 있는 애한테 훈련을 시킬 수도 없고….
여러모로 고민이 들게 한다.
은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사이, 온태양이 마침내 돌미륵에 도달할 수 있었다.
“머리가 클 수밖에 없지….”
은하는 쯧 하고 혀를 찼다.
돌미륵은 트랩을 돌파한 온태양의 실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리라.
돌미륵의 머리가 거대했다.
하지만 회귀 전에 온태양의 마나가 척사 다뉴조문경이랑 맞았으니까….
어라?
온태양이 돌미륵에 손을 댔다.
은하는 이내 눈을 크게 떴다.
“이럴 리가 없는데….”
온태양의 마나를 인지하고.
돌미륵의 머리가 작아지나 싶더니 어느 지점에서부터 더는 작아지지 않았다.
저래서는 거울을 빼내지도 못한다.
최은혁이 손을 가져다 댔을 때보다 돌미륵의 머리가 큰 것 같았다.
그럼에도 온태양이 포기하지 않고 거울을 잡아 빼려 안간힘을 썼다.
당연히 거울을 잇는 줄이 커다란 머리를 빠져나올 리가 없었다.
“온태양도 탈락했네.”
끝내 온태양이 씩씩거리면서 몸을 돌린다.
은하는 호수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온태양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보면서 옆에서 하양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묘하게 밝다.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어서는─.
“─은하 너도 한 번 해보면 어때?”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가 해맑게 웃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