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469
온 세상에 마나가 녹아 있다.
마나는 세상의 섭리를 바꾼다.
하여 세상의 섭리를 바꾸는 총체를 삼라만상(森羅萬象)이라고 한다.
‘─불가하다.’
‘아니, 왜! ‘
한편 마나는 순환한다.
존재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마나는 호흡이란 생명활동 혹은 마법이라는 사상개변에 의하여 존재의 체내에서 외부로 배출되고, 세상에 녹아든다.
이때 존재에게서 흘러나온 마나는 존재의 생각과 감정, 사고방식 등을 내포하고 있다.
‘세상의 시간을 되돌린다는 것은 불가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너희가 바라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돌려서 같은 결과를 반복하기 위함이 아닌 것임을 알고 있다.’
‘…….’
‘너희가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건 세상의 시간을 되돌려서 이 세상의 운명을 바꾸기 위함이 아닌가. 그건 불가하다.’
‘그러면 시간을 되돌리는 의미가 없잖아! ‘
존재 하나의 의지는 세상의 섭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누적된 의지의 총체는 삼라만상 그 자체가 된다.
따라서 마나학에서는 그 자체로서 삼라만상으로 거듭난 의지의 총체를 세계의지라고 제창했다.
‘따라서 우리는 제안한다. 그자가 회귀한 세상에서도 기억을 유지하게 해주는 대신, 받아가지 못한 대가를 그 세상에 존재하고 있을 너희에게 받아가도록 하겠다.’
그러나 지금껏 세계의지의 존재를 인지한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의지는 세계를 멸망시킬 힘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제1위계와 마찬가지로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그래, 좋아. 가져가도록 해.’
‘시간을 되돌아간 그자가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각은 한 적 없는데? ‘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 것인가.’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야. 그냥 그 애가 행복하게 살아줬음 좋겠어. 운명이나 미래를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돼.’
‘그렇다면 그대의 운명 또한─.’
‘─그래도 괜찮아.’
‘…….’
‘은하가 미래를 바꾸지 않아도 돼. 나는 내 동생이 이번에는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야.’
‘어찌하여─.’
‘─그야 나는 누나니까! ‘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대들의 바람대로 시간을 되돌리도록 한다. 그럼에도 운명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
은아는 손수건의 술식을 관찰하며 집중하고 있었다.
은하는 그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고.
…누나가 이상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은아의 눈이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마치 혼이 나간 것처럼.
은하는 곧 그녀의 의식이 이곳에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왜? 무슨 일 있어?” “누나 상태가 이상해.”
은하는 인상을 찡그렸다.
상황을 알 수가 없었지만 그녀가 자신의 경험으로도 파악할 수 없는 술식에 의식이 사로잡혔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은하는 뒤늦게 이 상황을 알아차린 벽해수를 뒤로하며 앞으로 나섰다.
이걸 어떻게 하지.
잘못 개입했다가는 누나의 의식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은하는 입술을 까득 깨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티펙트를 부숴서 은아가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티펙트를 부수는 것으로 그녀의 의식이 돌아올 수 있는 건지 장담할 수 없었다.
결국 지켜보는 게 상책이다.
다행히 아티펙트도 그녀의 의식에 악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았으며, 그녀도 의식이 날아가 버린 것 외에 괜찮은 듯했으니까.
“─아.”
“…어…?”
그리고 다행히 그녀가 얼마 안 돼 정신을 차렸다.
초점을 헤매던 눈동자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의식이 돌아온 그녀의 눈에서 이내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아…, 왜 눈물이 나오는 거지?”
“누나!?”
바닥에 떨어진 한 방울을 시작으로 연이어 눈물이 흘러내린다.
은하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서는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눈물을 닦는 은아의 얼굴을 살핀다.
눈시울이 붉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도 자각하지 못한 채로 코를 훌쩍이며 은하의 품속에 파고들었다.
“왜 울고 그래? 무슨 일 있었어?”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이상하게 눈물이 나오네.”
“괜찮은 거야? 아픈 데는 없어?”
“응, 나는 괜찮아. 그리고 이건….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아마 슬퍼서 흘린 게 아니라 안도해서 흘린 걸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어.”
은하는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이 얼굴에도 나타난 듯했다.
은아가 붉어진 눈시울로 웃으면서 은하의 얼굴을 매만졌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은하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몸 상태를 이리저리 확인하다 생각에 잠겼다.
조금 전에 일어난 상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녀의 모습은 마치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그걸 갈무리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정말 어디 다친 데는 없는 거지?”
“응, 나는 괜찮아. 그런데 어쩌지. 아무래도 이 손수건, 내가 술식을 파헤치느라 아티펙트로서 기능하지 못할 것 같아.”
“그딴 게 무슨 상관이야. 누나가 다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한 거지.”
“…너 자꾸 나 설레게 할래? 미안. 그리고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때 은아가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은하에게 보여주었다.
손수건에 깃든 술식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은하는 손수건에는 아예 관심을 주지 않고 은아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데 열중했다.
은아는 은하가 안절부절 못해하는 모습에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누님! 정말 괜찮은 거죠?”
“응, 나는 괜찮아.”
어느덧 은아가 은하의 품에서 풀려났을 때쯤.
그제야 벽해수가 다가왔다.
벽해수가 걱정스런 눈길로 보자, 그녀가 손사래를 치면서 괜찮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더니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해수야. 이 마법을 석장에 부여하고 싶어.”
“음…. 누님, 아까도 말했던 거지만 이게 간단한 게 아니에요.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으면….”
“내가 하면 되잖아.” “네?”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미 술식은 기억하고 있다.
은아는 그렇게 말하며 체내 마나를 발현했다.
그녀가 발현한 마나가 알 수 없는 문장이 되어선 그녀의 주변을 뱅뱅 맴돌았다.
“이건 대체….” “위험을 감지할 때마다 자동으로 발동하는 마법이야. 한 번 구현하면 내 주변을 돌아다니는 기호를 모두 소모할 때까지 몇 번이고 발동할 수 있는 것 같아. 한 번에 기호 하나를 소모하는 걸로 해서.”
“…조건부 보호마법인가 보네요.”
“이게 대단한 건…. 감지한 위험에 최대한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법을 구축한다는 거야. 기호 하나하나가 제각기….”
“”…….””
진지한 어조로 중얼거리는 은아.
은하와 벽해수는 그 소리를 듣고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상황에 적합한 보호마법을 재빨리 도출해내는 보호마법이라니….
은하는 혀를 내둘렀다.
은아의 말이 맞다면 현재 그녀는 마법을 한 번 발동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에 적합한 보호마법을 5번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물론, 기호의 수만큼 전개해내는 마법의 위력과 종류가 달라진다는 듯했지만.
그것만으로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누나 정말 괜찮은 거지? 설마 이 마법을 사용하면 아까처럼 의식을 잃고 그러는 건 아니지?”
그럼에도 그가 짚고 넘어야 할 게 한 가지 있었다.
보호마법의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보호마법이 그녀의 정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그건 괜찮아. 봐봐, 이렇게 마법을 사용했는데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잖아?”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잖아.”
“그리고 느낌이지만 아마도 이제는 그런 일을 겪지 않을 거야.”
“누나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이상하게 그런 기분이 드네.”
이윽고 보호마법을 해제한 은아가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말했다.
은하는 그녀가 저리도 말하니 그저 한숨을 쉬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참 신기한 게…. 무언가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기분이야. 갑자기 영감이 막 떠오르려 하고…. 이걸 뭐라 해야 하지? 지금까지는 할 수 없었던 마법도 이제는….”
“깨달음을 얻은 건가 보네.” “응, 왠지 그런 것 같아.”
한편 은아는 손을 오므렸다 피면서 생각한 바를 꺼냈다.
은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 전에 일어난 상황을 결론내릴 수 있었다.
그때 그녀는 은하가 예상했던 대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아마도 누나의 이해 범위를 넘어선 술식을 파악하다가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거였을 거야.
사람마다 보고 느끼는 게 다르듯, 당연히 깨달음을 얻는 법도 다르다.
은하는 손수건에 새겨진 술식에서 난해하다는 인상을 받았던 반면에 그녀는 술식에서 자신이 보지 못한 부분을 발견했던 것이리라.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대체 저 손수건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 거야?
박혜림의 로도 통하는 노은아.
그런 그녀가 깨달음을 얻게 될 정도로 손수건을 만든 사람의 수준은 상당히 뛰어난 것이리라.
그래서 은하는 속으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아는 정보에 따르면 ‘그녀’는 자신과 같은 나이라고 했었으니까.
☆
은아의 석장을 만드는 초안이 대강 완성되었다.
이후로 벽해수는 도안에 살을 붙여 석장을 만들 재료를 골라놓겠다고 말했다.
“그럼 이제 네 검을 봐볼까?”
도안을 서랍 속에 보관한 벽해수가 호쾌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가 목함을 두 개 가져왔다.
은하와 은아는 목함을 내려놓은 테이블로 다가왔다.
“은하 네가 열어볼래?”
“…어.”
그동안 기대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앞으로 생사를 함께할 검이다.
기대가 되지 않을 리 없다.
뚫어져라 목함을 쳐다보던 은하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는 아이처럼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손을 뻗어 뚜껑을 연다.
“…….”
“나는 검은 가시나무와 같은 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네?”
“한손직검이야. 어때?”
손을 보호하는 형태를 한 힐트.
힐트는 금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검은 가시나무와 다르게도 새하얀 칼날이 조명 불에 비춰서는 예리한 날을 빛내고 있었다.
목함 안에 있던 검을 한참이나 본 그는 검을 꺼내 가까이에서 찬찬히 확인했다.
“…좋네.”
벽해수다운 심플함을 추구했다.
그러나 이리저리 검을 확인한 그는 검의 성능은 결코 심플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그게 끝이 아니야. 칼날에 한 번 마나를 불어넣어봐.”
“마나를?”
벽해수가 웃으며 권했다.
은하는 홀린 것처럼 칼날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이윽고 푸르른 마나에 뒤덮인 검에 붉은 문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와아, 진짜 예쁘다!”
“…멋지네.”
새하얀 칼날에 나타난 붉은 문양.
꼭 흩날리는 꽃잎처럼 생겼다.
은아는 마치 흩날리는 꽃잎을 담은 칼날을 보고 감탄사를 흘렸다.
은하 또한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같은 심정이었다.
칼날 안에 한 폭의 그림이 있다.
과거 라 불린 마에스트로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어냈다.
“검은 가시나무와 석가여래좌상, 척사 다뉴조문경을 넣어서 제작한 한손직검이야. 척사 다뉴조문경의 마법을 사용하게 되면 아마 시각적 효과는 이것보다 대단할 거야.” “어떻게 되는데?”
“칼날에서 흘러나온 마나가 마치 붉은 꽃잎처럼 흩날리면서 주변을 가득 메울 거야. 아마 볼만할 거다. 나도 한 번 보고 싶다, 야.”
벽해수가 키득거리며 검의 기능을 설명했다.
은하는 검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설명을 들었다.
당장에라도 시험해보고 싶었다.
“처음엔 만들고 나서 이름 때문에 한참을 고민했어. 그런데 꼭 새하얀 검신에 붉은 꽃잎이 피는 걸 보니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더라고.”
“그게 뭔데?”
“─시리게 피는 겨울. 내 눈에는 꼭 시린 겨울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피는 꽃 같아서. 마음에 들지?” “형 네이밍 센스는 참….”
“왜, 이상하냐?” “아니, 나쁘지 않네. 마음에 들어.”
시리게 피는 겨울.
은하는 한손직검의 이름을 읊으며 입가를 끌어올렸다.
굉장히 마음에 드는 검이었다.
그는 목함 안에 있던 칼집을 꺼내 검을 집어넣었다.
이제 하나 남은 목함을 확인해볼 차례였다.
“…….”
“디자인이 같네? 꼭 형제 같아.”
“형제가 아니라 남매를 모티브해서 만든 검이에요. 시리게 피는 겨울이 누나라면, 이 맹고슈는 남동생인 셈이죠.”
목함 안에 들어 있었던 맹고슈는 시리게 피는 겨울과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대신 힐트의 형태가 달랐다.
시리게 피는 겨울이 손을 보호하는 형태를 하고 있었다면, 이 맹고슈는 칼날을 막기 용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힐트가 칼날을 향해 둥글게 구부러져 있다.
본디 맹고슈의 목적 자체가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방어용 검이었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마음에 들어, 굉장히.”
은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가벼우면서도 쉽게 부러지지 않을 검이었다.
왼손에 맞게 제작된 검은 손 안에 완벽하게 쥐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내 그는 조금 전에 했던 것처럼 맹고슈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와, 꼭 살아 있는 것 같아. 어라? 이거 움직이고 있는 거 아니야?”
“…최고야.”
새하얀 칼날 위로 떠오른 형체는 뱀인지 용인지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은하는 뿔이 달린 검은 뱀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뱀이 도신에 갇힌 채 꿈틀거리듯 미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건 나도 좀 신기하더라. 아마도 토츠카노츠루기의 영향인 것 같아. 꼭 검신에 뱀이 갇혀 있는 것 같지 않냐?”
“멋지네.”
“토츠카노츠루기의 마법을 쓰려면 상대의 마법에 칼날을 가져다대야 할 거야. 아마 칼날에 떠오른 뱀이 그 마법을 먹어치우고, 칼날 전체로 몸집을 부풀려 검신을 물들일 거야. 토츠카노츠루기의 마법은 바로 그때 사용하면 돼.”
은하는 포효하는 것처럼 입을 벌린 뱀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하가 검에서 마나를 회수하자, 칼날에 떠오른 뱀이 흐릿해지면서 사라졌다.
“이 검의 이름은 뭔데?”
“시리게 피는 겨울이랑 남매니까 이름을 비슷하게 지었지. 눈이 쌓인 땅 위를 기어가는 뱀 같지 않아? 그래서 눈발을 기는 겨울이라 하기로 했어.”
“눈발을 기는 겨울이라….”
눈발을 기는 겨울.
나쁘지 않은 이름이다.
은하는 만족해하는 얼굴로 칼집에 맹고슈를 집어넣었다.
이어서 그는 시리게 피는 겨울을 왼쪽 허리춤에, 눈발을 기는 겨울을 오른쪽 허리춤에 찼다.
오른손으로 시리게 피는 겨울을, 왼손으로 눈발을 기는 겨울을 쉽게 꺼내기 위함이었다.
그동안 검은 가시나무 한 자루만 차고 다니다가 맹고슈까지 차니까 몸이 무거워진 느낌이네.
두 검을 허리춤에 착용한 은하는 체중의 변화를 느꼈다.
며칠 동안은 검의 무게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았다.
“고마워, 형. 정말 잘 쓸게.”
“나중에 술이나 한 잔 사줘.”
“당연히 그래야지.”
은하는 벽해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벽해수는 별 거 아니라는 것처럼 대꾸했다.
여름방학이 끝나려면 일주일하고도 절반이 남은 건가.
그때까지 이도류를 다루는 감각을 완벽히 기억해놔야겠네.
이번 삶에서는 처음으로 사용하는 이도류였다.
감각을 익혀둘 필요가 있었다.
은하는 남은 방학 동안 이도류를 다루는데 매진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여름방학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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