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507
대한민국에서 S등급의 인가를 받은 클랜은 전부 합하여 일곱.
순위를 매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같은 등급을 두고서도 상대 평가해 클랜의 실적과 규모가 차이가 나면 +, 0, -를 붙여 부르고는 했다.
물론, S등급의 인가를 받은 클랜은 일곱 개밖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급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게 등급 뒤에 붙는 표식은 사람들의 인지도를 다르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클랜 1분기 실적 현황입니다. 이것을 보시면 작년 1분기 실적하고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아시겠지요.”
“앞자리 하나 떨어진 게 다구만.”
“네, 맞아요. 클랜로드. 작년 대비 20%나 떨어졌어요. 경기가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올해는 아직 사고도 치지 않았는데요.”
S등급에서 S-등급으로 하락해버린 블레이즈클랜은 꽤나 낮은 실적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블레이즈 클랜로드 강현철은 현재 집무실에서 영업이익을 확인하면서 행정관에게 혼이 나고 있었다.
“겨우 S등급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뭐예요….”
“S나, S-나 그게 뭐 대수라고…. 이게 뭐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밥을 먹여주는 거니 이러는 거죠. 제가 말했잖아요. 영업이익이 20% 하락했다고요.”
“다음 분기에 그만큼 더 많이 벌면 되는 거 아니야?”
행정관은 한숨을 푹푹 쉬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강현철은 태연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클랜등급에 그리 연연해하지 않았다.
그를 비롯한 클랜원들도 마찬가지.
그들은 검을 휘두를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그래서 클랜의 살림살이를 도맡는 행정관의 이마에는 주름이 하나둘 늘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A등급으로 떨어질 줄 알았는데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인 거 아냐?”
“제발 떨어질 생각을 하지 마세요.”
한편, 강현철이 태연해하고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있기는 했다.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클랜등급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너도 블레이즈클랜의 클랜원이면 등급 같은 건 신경 쓰지 말라니까?”
“그게 클랜로드가 할 소리세요?”
“그리고 A도 아니고 S-로 떨어졌으니 싸게 먹혀서 좋은 거지.” “하하….”
지금으로부터 몇 개월 전.
블레이즈클랜은 아카데미 문화제 종합부문대회 본선에 난입했다.
그로 인해 아카데미에서는 엄중한 항의를 보낸 것과 함께─.
‘─너도 이제 그 나이가 되었으면 채신머리를 가져야 하는 거 아니니? 클랜원들 보는 앞에서 이리 망신을 당하고 싶었어?’
신서영이 블레이즈클랜에 쳐들어왔었다.
이제는 십이좌에서 물러났다 한들, 그녀의 경력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아무 반박도 못하고 그녀에게 된통 혼이 나야 했다.
그것도 클랜원들이 보는 앞에서.
“아무튼 지난 일은 잊도록 하고, 다음 분기부터는 잘하자.”
“…저기요. 클랜로드? 이상하게 왜 제가 잘못한 것처럼 들리는 거죠?”
“그만 나가서 일 봐.” “하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카데미 난입사건은 선녀의 귀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래서 선녀 임가을은 강현철에게 십이좌로서 체통을 지키란 의미에서 갖은 업무를 떠맡겼다.
또한 블레이즈클랜의 세부등급을 하나 강등시키면서 올해 1분기까지 국가사업에 헌신하란 명을 내렸다.
블레이즈클랜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저조한 이유였다.
“실적이 저조하면 뭐 어때. 그래도 초코파이 꼬마 그놈이 어느 정도로 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는데. 이야, 그놈은 진짜 물건이야, 물건.”
딱 하고.
강현철은 손가락을 튕기며 조금 전 행정관이 넘기고 간 보고서를 불에 태워버렸다.
그는 노은하와 대련한 클랜원들이 일전에 이야기한 내용을 떠올리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군가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달려가 한 판 붙자고 말해보고 싶은데….”
노은하.
플레이어도 아니면서 이명을 가진, 업계 내에서 가장 미래가 기대되는 플레이어로 통하고 있는 유망주.
강현철은 마음 같아서는 노은하와 한 번 겨뤄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플레이어도 되지 않은 그를 건드릴 수는 없었다.
가 노발대발할 게 뻔했다.
선녀의 눈치도 보였고.
“…2년. 2년만 참자….”
노은하가 아카데미를 졸업하게 될 2년까지만 참자고.
강현철은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그러고는 그는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른 일을 하기로 했다.
[─지금 일 안 하고 놀고 있죠?]“뼈 빠지게 일하고 있는 중이거든. 왜, 무슨 일인데?”
[그럴 리가 없을 텐데….]때마침 박혜림에게 연락이 왔다.
안부전화였다.
그녀가 십이좌 업무의 일환으로서 플레이어 마켓에 파견을 갈 것이란 말을 전했다.
“아, 그래? 거 고생하겠네.”
플레이어 마켓에서 상반기 경매가 열릴 시기이기는 했다.
평소에는 흔하게 거래가 되지 않는 물건들이 출품되는 경매이니 경비에 만반의 준비를 가해야 했다.
그녀가 십이좌로서 참석하는 것도 분명 그 때문이리라.
강현철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자신의 일이 아니었으니까.
바로 그때─.
[─어차피 그쪽도 클랜로드인 만큼 마켓에 나올 거 아니에요?]
“아마 그러지 않을까?”
[그럼 제 일 좀 도와주지 그래요?]“어? 내가 왜?”
박혜림의 뜬금없는 부탁.
강현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의 일을 거들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박혜림은 마치 그의 반응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이─.
[─제가 순댓국 쏠게요. 저번에 간 거기요. 제가 맛있었다고 했던 데.]“…….”
[인심 썼다. 모듬순대도 쏜다. 콜?]“콜.”
박혜림이 딜을 제안한다.
순댓국이라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인 강현철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
4월이 빠르게 지나갔다.
은하가 중간고사를 마쳤을 무렵.
이십오로부터 내내 기다리고 있던 연락이 도착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이십오가 전하기를.
은하가 찾는 물건으로 추정되는 게 플레이어 마켓 상반기 경매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때 은하는 쾌재를 불렀다.
시기가 참으로 적절했던 것이다.
하마터면 귀중한 기회를 허무하게 지나쳐버릴 뻔했다.
운이 좋았어.
강현철이 경매에서 발견했다는 건 익히 알려져 있는 이야기였었지만, 정확한 시기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었으니까.
이전 삶에서.
십이좌 강현철은 부족한 컨트롤 능력을 보완해주는 기연을 만났었다.
업계에서는 꽤나 유명했던 이야기.
하지만 은하는 그가 어느 시기에 기연을 만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대략적으로 자신의 기억을 대조해 이때쯤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그래서 은하는 이십오로부터 계속 플레이어 마켓을 감시하고 있으라는 지시를 남긴 것이다.
그리하여─.
“─플레이어들이 많네.”
“플레이어 마켓이니까.”
“보아하니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는 플레이어들까지 올라왔나 보네.”
“그런 것도 알아?”
서울 코엑스.
은하는 상반기 경매장이 진행되는 플레이어 마켓을 찾았다.
물론, 혼자는 아니었다.
한서현도 동행했다.
은하의 손을 잡고 있던 한서현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플레이어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러고 그들이 소속해 있는 클랜을 아무렇지 않게 맞힌 것이다.
은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클랜의 행정관이 되려고 한다면, 다른 클랜의 문장 정도는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니?”
마치 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처럼.
한서현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은하는 그녀가 대학교에 입학해서 클랜의 행정관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이 누나도 참 이상한 사람이야.
그냥 가만히 있어도 편하게 살 수 있을 텐데….
은하는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한서현이 참으로 괴짜라는 생각을 지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게 싫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도 얼른 가자. 안에 들어가서 시원하게 커피라도 마시자.”
“그래.”
한서현과 약혼을 한 이후.
은하는 격주에 한 번씩 주말마다 한서현을 만나고는 했다.
한서현 왈, 아무리 정략으로 맺은 관계라고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해야 한다고.
그만 그녀의 대화에 넘어간 은하는 약혼 초기에 서로가 구두로 약속한 데이트를 이행하고 있었다.
오늘 그녀를 만난 것 역시 약속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번 주에는 하양이랑 데이트하고, 이번 주에는 이 누나랑 데이트하고.
주말에 아카데미를 나와도 좀처럼 집에 있을 시간을 낼 수 없다니까.
덕분에 은하는 황금 같은 주말을 한서현하고 정하양을 번갈아가면서 만나야 했다.
집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
오죽하면 은아와 은애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릴 정도였다.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지만.
두 사람과 데이트를 하더라도 대개 밤이 되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갔다.
은아나 은애가 투정을 부리는 것도 어디까지나 장난일 뿐이었다.
은하는 자신의 손을 잡고 따라오는 한서현을 돌아보았다.
“─왜 그러니?”
“아니, 그냥…. 오늘 예쁘네.”
“그런 말은 처음 만났을 때 먼저 해주는 거란다. 아무튼 고마워.”
“아니야. 아까 만났을 때에는 별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는데? 아까 화장실에 간 사이에 화장….”
“혼날래? 장난은 1절만 하도록 해. 그냥 예쁘면 예쁘다고 말하면 되지 왜 쑥스러워하고 그러니.”
“손도 엄청 아프게 꼬집네….”
“엄살은.”
구두로 약속하지는 않았다지만.
은하는 언젠가부터 그녀를 만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잡았다.
그녀도 마다하지 않았다.
때로는 그녀가 먼저 은하의 손을 잡기도 했다.
오늘도 그러했고.
처음 만났을 때에는 은하가 먼저, 삼성역에서 내렸을 때에는 그녀가 먼저 손을 잡았다.
…그때 이상하게 예쁘게 보이더라.
갑자기 훅 치고 들어와서 그랬나.
지하철에서 내려 지도를 보는데.
한서현이 말없이 손을 잡아왔다.
그때 은하는 무심결에 그녀가 무척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구태여 말할 수 없었기에 장난을 치다가 지금 그녀에게 손을 꼬집히고 말았지만.
은하는 불그스름하게 변한 손등을 문질렀다.
사실 문지른 것도 잠시였다.
그녀가 문질러줬으니까.
“네 손 내가 잡고 있어.”
“그런데?”
“이 손을 어떻게 할지 말지는 이제 내 자유라고. 나한테 잘해.”
“얼씨구.”
한서현이 깍지를 낀 손을 휙 하고 들어올린다.
그러고는 언제든 자신이 그의 손을 꼬집을 수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은하는 꼭 자신의 목줄이라도 쥐고 있는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행세하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렇게, 그가 방심했을 때였다.
그녀가 훅 치고 들어왔다.
“─솔직히 말해봐.”
“뭐가?”
“저번 주에 하양이하고 데이트해서 좋았니?” “…….”
“여자친구인데 당연히 좋았겠지. 안 그러니?”
심히 난감한 질문.
그녀는 장난으로 묻는 것일 테지만 은하는 칼날 위를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좋았다고 하든, 별로였다고 하든.
은하는 자신이 어느 대답을 해도 한서현에게 주도권이 넘어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미 지난주에 톡톡히 경험했다.
“에이, 그게 무슨 상관이야. 지금 너하고 이렇게 데이트하고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거지. 안 그래?” “흠….”
그러다 보니 은하는 어떤 대답을 하는 게 현명한지 알고 있었다.
그가 과장되게 능청을 떨며 질문을 회피했다.
한서현은 그의 눈을 뚫어져라 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싶었다.
이윽고 그녀가 말하기를─.
“─이제 정말 양다리가 다 됐구나. 그런 식으로 교묘하게 피해가고.”
“…날 양다리 걸치게 만든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건 너무하지 않아?”
한서현이 혀를 쯧쯧 찼다.
은하는 혀를 내둘렀다.
한서현이 자신을 매도하는 상황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속는 셈치고 넘어가줄게. 맞아, 너랑 이렇게 데이트하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지.”
한서현은 키득거렸다.
겉으로는 그를 타박하는 듯하면서, 그녀는 기분 좋은 웃음을 흘렸다.
☆
플레이어 마켓은 지하시장과 달리 플레이어들이 합법적으로 이용하는 시장이었다.
은하가 아무 거리낌도 느끼지 않고 한서현을 데려온 이유였다.
“원래는 도준이랑 같이 오려 했어. 도준이 정도면 어느 경매장이더라도 입장이 가능할 테니까.”
“하지만 나도 가능하니까 겸사겸사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는 거구나.”
“행정관이 되겠다면서. 그러니까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 번쯤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거지.”
“변명은.”
“변명 아닌데.”
“아니라고 생각해줄게.”
플레이어 마켓은 여러 곳에 있다.
그러나 질이 좋은 상품은 대부분 서울 코엑스로 모이고는 했다.
당연히 한 해에 단 두 번만 있는 경매에 출품되는 상품의 질은 훨씬 더 좋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상반기 경매에 참가하고자 전국 각지에서 플레이어들이 찾아올 만도 했다.
“─여기서부터는 저에게 회원증을 보여주셔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마켓은 입장제한이 없다.
하지만 마켓 내부에서 진행이 되는 경매에 참가할 때에는 입장제한이 존재했다.
또한 여러 곳에서 진행되는 경매는 각기 다른 입장제한을 두고 있었다.
“여기요.” “…확인했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과연 시리우스야.”
“너도 시리우스잖니.”
“내가 무슨 시리우스야? 아버지가 거기서 일을 하고 있는 거지.”
“나랑 결혼하면 결국 시리우스가 되는 거 아니니?”
“그래, 내가 졌다.”
“어디로 가야 하니?”
“이제 봐야지.”
은하가 이번에 경매에서 사려 하는 상품은 최고등급에 해당했다.
자연히 입장조건이 까다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아직 플레이어도 되지 못한 그가 참가할 수 있는 경매가 아니었다.
시리우스그룹의 힘이 없었다면.
결국 은하는 한서현의 동행자로서 경매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
정말 많이도 왔네.
플레이어 마켓 1급 경매장.
그는 경매장에 모인 플레이어들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아는 얼굴이 꽤나 많았다.
그에게는 까마득한 선배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기 가서 앉아 있자.” “응.”
그가 플레이어들을 쳐다보았듯.
플레이어들도 은하를 쳐다보았다.
눈을 마주친 그는 예의를 표하듯 그들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러고는 한서현을 데리고 최대한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잠시 후─.
[─지금부터 선력 13년 상반기 경매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경매가 시작되었다.
구하기 힘든 영약이며, 아티펙트, 스킬석 등이 경매로 나왔다.
그때마다 플레이어들은 손을 들어 상품을 낙찰받기 위해 입찰전쟁을 벌였다.
낙찰되지 않는 상품은 없었으며, 상품은 경매에 오르자마자 빠르게 팔려나갔다.
그만큼 1급 경매장에서 올라오는 상품은 귀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나왔다.
마침내.
은하가 기다리던 상품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
[여기에 계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아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네, 이건 환수의 알이 맞습니다.]새하얀 알.
손가락 한 뼘 반만한 크기의 알은 주위에 마나를 휘감고 있었다.
은하는 그 알을 보며 웃었다.
[경북 비봉산에서 발견된 이 알은 제8위계 몬스터 불쥐의 영향을 받은 알로 추정되고 있습니다.]경매 진행자가 안타깝다는 어조로 환수의 알에 대해 설명했다.
제8위계 몬스터인 불쥐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설명.
플레이어들이 곳곳에서 탄식했다.
환수가 귀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도 제8위계 몬스터를 베이스로 하는 환수를 사용하기는 애매하니까.
은하는 그들이 탄식을 하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환수다.
불쥐를 베이스로 하는 환수라니, 담뱃불을 붙여주는 것 외에는 크게 사용할 구석이 없을 것이다.
은하는 그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키득거렸다.
뭐, 나야 좋은 일이지.
저 알의 가치는 결코 낮지 않다고.
은하는 단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랬다가는 난리가 날 테니까.
[─그럼 경매 시작하겠습니다.]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
저 알의 정체가 제3위계 몬스터 피닉스(Phoenix)를 베이스로 삼은 알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리라.
은하는 만면의 미소를 지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