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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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
또 이 느낌이다.
위와 아래를 분간하지 못하고 마치 허공에 붕 떠 있는 듯한 감각.
다시금 경험하는 감각에 휩싸인 채 윤이별은 천천히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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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 올라온다.
숨을 쉬는 게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썩 좋은 기분이 아니다.
정신을 놓았다가는 육신과 영혼이 떨어져버릴 것 같다.
윤이별은 멀어지려고 하는 의식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내가 왜 여기에….
자신은 어째서 여기 있는 것인가.
그녀는 자신의 기억을 뒤졌다.
그리고 떠올랐다.
자신이 벌목형 몬스터에게 잡히고 말았다는 것을.
그럼 여기는 설마….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되고 나서.
점점 의식이 선명해졌다.
윤이별은 눈을 힘껏 떠서는 전경을 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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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한 막을 통해 보이는 전경.
몬스터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자신의 상황을 인지했다.
인지하고, 절망했다.
왜 나는 맨날….
맨날 이런 식인 거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작년에는 몬스터가 된 최가인에게 붙잡히지 않았던가.
그때 이후로 조심하자 다짐했거늘, 또 다시 몬스터들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윤이별은 자신의 처지에 비관했고, 한없이 자신을 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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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구재불능이 따로 없다.
너무나 약한 자신이 원망스럽다.
그렇기에─.
─누가 제발 구해줘.
그녀는 구원을 바랐다.
끝도 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한 감각 속에서 자신을 잡아 이끌어줄 누군가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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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찌하지 못하는 절망 끝에 누군가에게 기대는 희망을 원했고.
그 마음이 그녀를 약하게 했다.
절망이 그녀의 마음을 좀먹고.
희망이 그녀의 마음을 쇠락시켰다.
그리하여 공포는 비대하게 커졌다.
─……!!
느닷없이 날아든 몬스터.
몬스터는 투명한 막 너머에서 계속 그녀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보지…, 마….
몬스터가 막 위에 내려앉는다.
거대하고 빨간 눈.
윤이별의 세상에 몬스터의 눈만이 가득 찬다.
무방비한 상태로.
가까이에서 몬스터를 마주하게 된 그녀는 그저 공포에 몸을 떨었다.
저리 가…!
싫다. 무섭다. 저리 떨어져. 싫어, 오지 마, 빨간 눈, 보지 마, 정말, 부탁이야, 죽이지 말아줘, 빨간 눈, 살려주세요, 엄마, 아빠, 제발 가, 가란 말이야, 흐윽, 아니야, 이건, 이럴 리가 없어, 무서워, 하지 마, 이러지 마, 빨간 눈, 이건 꿈이야, 꿈이야, 꿈이야, 빨간 눈, 꿈이야, 꿈이야, 빨간 눈, 빨간 눈, 빨간 눈, 빨간 눈, 빨간 눈, 빨간 눈….
아….
공포에 먹혀 의식이 날아간다.
☆
한편에서는 파티원들이 학생들을 구출하는데 한창이었고.
“스읍…. 더 높이 손 안 드니?”
“윽….” “네가 뭘 잘 했다고 벌써부터 손을 내리려고 그래? 더 높이 들어!”
“”””…….””””
다른 한편에서는 차은우가 민호를 혼내는데 한창이었다.
목민호가 무릎을 꿇고서 머리 위로 두 손을 들고 있다. 또한 그 상태로 두 손으로 검을 쥐고 있다.
“은우…야….”
“어허. 더, 더, 더.”
“”””…….””””
목민호의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가 이를 악물며 은우에게 애달픈 시선을 보낸다.
하지만 차은우는 끄덕도 없었고.
학생들은 모두 모른 척했다.
다들 자기 할 일을 하면서 그들을 지나친다.
은우가 아주 화가 났나 보네….
뭐, 자업자득이지.
그러는 한편 주변에 있던 몬스터를 어느 정도 정리한 은하는 유유자적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허리에 손을 얹고 짐짓 엄한 어조로 꾸짖는 차은우.
그리고 자신이 전부 잘못했다면서 벌을 서고 있는 채로 사과를 하는 목민호.
던전 한복판에서 코미디가 따로 없었다.
그래도 민호 덕분에 애들 구하기가 수월해지기는 했어.
목민호에게 듣자하니.
그는 이곳에 잠입한 후로 조금씩 학생들을 구출해, 그들과 구출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방 안의 경비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했다고.
덕분에 은하는 몬스터들의 동선을 수월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일손도 늘릴 수 있었다.
“더 똑바로 안 들래?”
“제발 봐주라….”
목민호가 지금 사고를 치고 걸린 어린아이처럼 손을 들고 있다 한들.
그의 공적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이제 그만 말려줘야겠다.
은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은우야, 민호도 반성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이제 그쯤 하고….”
“넌 조용히 해.” “…….”
“너도 손 들래?”
“…마저 해.”
도끼눈을 치뜨는 차은우.
은하는 입을 다물었다.
응, 더 혼나게 내버려둬야겠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앞으로 향하던 발을 선회했다.
아직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마저 구하러 가야겠다.
그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여기 윤이별이 있어! 누가 좀 도와줘!”
머리 위에서 소리가 났다.
진파랑이었다.
손과 발을 벽에 착 붙이고 있던 진파랑이 아래에 있던 학생들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 즉시 몇몇 학생들이 벽을 타고, 그가 손짓하는 곳으로 달려갔다.
은하 역시 마찬가지.
“여기야! 여기 구석에 있어 가지고 하마터면 못 찾을 뻔했지 뭐야!”
은하가 윤이별이 들어 있던 젤리로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이미 아리엘이 도착한 뒤였다.
원숭이처럼 빠르게 벽을 타고 오른 그녀가 칼로 투명한 막을 갈라냈다.
젤리 속에 든 내용물이 흘러넘쳐 옷을 흠뻑 적시든 말든.
아리엘은 손을 뻗어서 갇혀 있던 윤이별을 구해냈다.
“─쿨럭…컥…커헉…!”
“이별아!”
아리엘의 대처 역시 재빨랐다.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몇 번 가슴 중앙부를 펌프질하자 윤이별이 입 안에 들어 있던 액체를 토해냈다.
“…어…아…여기…는…?”
“이별아! 정신이 들어!? 괜찮아!?”
윤이별이 의식을 되찾았다.
아리엘이 그녀를 와락 껴안으면서 기뻐했다.
쟤도 걱정하기는 했었나 보네.
하긴, 그럴 만도 하지. 둘이 워낙 친했으니까.
이별이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은하는 안절부절못해하면서 연신 윤이별의 상태를 살피는 아리엘을 흐뭇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으나.
기뻐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그녀가 얼마나 윤이별을 걱정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리…엘…이…?”
“맞아, 나 리엘이야! 이제 괜찮아. 애들이랑 파티를 짜서 붙잡힌 사람들을 구하….” “꺄아아아아아아악!”
“이, 이별아!? 왜 이래? 윤이별!” “꺄아아아아악! 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저리로 가란 말이야! 빨간 눈 싫어, 무서워,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이별아…?” “아아아아악!!”
“”””…….””””
이윽고 정신이 든 윤이별이 바로 가까이에 있던 아리엘을 확인하고.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눈을 보고, 격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
PTSD,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몬스터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서는 몬스터에 대하여 PTSD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하물며 윤이별은 플레이어가 아닌 아카데미 학생이었다.
한편 몬스터에 대한 PTSD를 겪는 사람들은 대개─.
“이, 이별아, 괜찮아?”
“…응. 나는 괜찮아. 괜찮으니까…, 제발 가까이 오지 말아줘….” “아….” “미안해…. 리엘이 네가 잘못한 게 없다는 건 알아. 구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제발….” “…알았어. 푹 쉬어….”
─아인의 붉은 눈을 보고 그들에게 극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일명 붉은 눈 공포증.
몬스터의 눈은 붉은 색이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아인의 적안이 그들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하필 이런 일이 될 줄은….
윤이별이 PTSD를 호소하고 있다.
이전 삶에서는 없었던 일이다.
은하는 눈을 감고 있는 윤이별에게 떨어지는 아리엘을 보고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아리엘.”
“나 잠깐 혼자 있을게. 찾지 마….”
어깨를 축 늘어뜨린 아리엘.
그녀가 힘없이 은하를 지나쳤다.
그녀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그녀의 성격이라면 개의치 않고서 밝은 모습을 보였을 테건만.
은하는 멀어지는 아리엘을 보내며 어찌하지를 못했다.
아리엘도 걱정이기는 했지만, 일단 윤이별이 더 걱정이 되는 상태였으니까.
“은우야, 어때?”
“기력이 많이 쇠했어. 그리고 아마 이별이가 리엘이를 대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말해봐.”
“아마도 몬스터들을 보게 된다면 지금보다 상태가 더 심해질 거야. 이게 단기적인 증상인 건지 아니면 장기적인 증상인 건지는 밖에 나가 확인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일단 이별이 눈을 가리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알았어. 그렇게 하자. 이별이는 저대로 쉬게 하자.”
차은우가 심각한 어조로 귀띔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은하는 천 조각으로 윤이별의 눈을 봉인하기로 결정했다.
윤이별도 이견을 표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알고 있으니까.
이별이의 기프트라면 요새 내부를 살피는 게 쉬웠겠지만….
전력 외가 된 건 어쩔 수 없지.
다만 제발 단기적인 증상에 지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눈가에 천 조각을 감은 윤이별이 헌터 여학생의 등에 업혀 옮겨진다.
은하는 그녀의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녀를 어서 밖으로 데리고 나가 푹 쉬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파티원들을 이끌고 있었던 그는 자신이 할 일을 해야 했다.
“이제 이쪽 구역에 남은 사람들은 전부 구해냈어.”
“그럼 다 구출한 거야?”
“거기까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이 방을 나와서 맞은편에 비슷한 크기의 방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아.”
“그래, 알았어.”
호시미야 카에데의 보고.
그녀의 보고를 받은 은하는 한숨을 쉬었다.
요새의 규모가 실감이 되었다.
이만한 규모의 방이 두 개가 아닌 세 개나 존재하는 것이다.
어쩌면 세 개 이상일 수도 있다.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
“…일단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부축해서 저 뒤에 있는 방으로 가줘. 거기서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나머지는 나하고 같이 다음 방으로 가보자.”
붙잡힌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모든 방을 확인해야 했다.
은하는 파티원들에게 지시를 하며 다음 방으로 이동했다.
입구 근처에 있던 몬스터들이 즉각 그들을 막아섰다.
파티원들이 이전에 대치한 놈들보다 위계가 반 단계 높기는 했으나.
“─이제 그만 좀 나와라. 질리게 하지 말고.”
은하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은하는 눈발을 기는 겨울을 사용해 마나 크래셔를 채찍처럼 휘둘러서는 녀석들을 후려쳤다.
몇 등분으로 갈라져버린 놈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안으로 향했다.
그리고─.
“”””─…….””””
파티원들이 방에 들어가서 마주한 감정은 경악을 넘은 두려움이었다.
푸르르르
쿵쿵쿵쿵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다.
그리고 북을 울리는 듯한 소리.
전자의 소리는 젤리 속에 들어있는 몬스터의 배가 부풀어오른 나머지 숨을 쉬기 힘들어하는 소리였고.
후자의 소리는 그들의 부풀어오른 배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계속 꿈틀대는 소리였다.
“이, 이게 뭐야….” “”””…….””””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을 보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제기랄….”
지나온 방들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젤리 속에 들어 있는 모든 존재의 배가 비상식적으로 부풀어 있다.
당장에라도 터질 것 같다.
터지지 않은 것만으로 용했다.
은하는 그 광경을 보고 혀를 세게 찰 수밖에 없었다.
최악이야.
이건 내가 생각하는 예상을 훨씬 벗어났어….
몬스터든, 사람이든.
젤리 속에 갇혀 있는 모든 존재가 몬스터를 잉태하고 있다.
최악의 가정이 들어맞았다.
더욱 최악인 것은 이만한 규모로 몬스터를 잉태하고 있다는 것.
은하는 그제야 벌목형 몬스터들의 지배자로서 군림하고 있는 제4위계 몬스터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녀석의 정체는─.
─제 4위계 몬스터 각군봉….
하필 그 녀석이냐.
종족과 성별을 불문하고.
심장을 가진 모든 존재의 체내에 몬스터의 알을 심는 몬스터.
인류의 번영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제4위계 몬스터 중 가장 골치 아픈 유형에 속하는 놈이었다.
쿵
바로 그때.
젤리 하나가 추락했다.
젤리 속의 내용물이 터져나갔다.
끼이…이…이이….
배가 부풀어오른 몬스터가 호흡을 꺽꺽 쉬었다.
그러다 그보다 배가 더 부풀고─.
─푸석 푸스스 푸슉!
돌연 배가 폭발했다.
살덩어리가 이리저리 흩어졌다.
사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각군봉에게 몬스터를 잉태하게 된 몬스터는 죽음을 맞이하고도 사체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몬스터의 뱃속을 가르고서 세상에 나온 몬스터들은─.
“”””─…….””””
벌의 유충처럼 보이는 몬스터들.
놈들은 본능이 시키는 대로 바닥에 떨어진 사체를 게걸스럽게 먹었다.
학생들은 그로테스크한 광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들이 넋을 놓고 놈들의 포식을 쳐다보고 있는 와중─.
─마나 크래셔
천보를 써서 달려나간 은하가 곧장 녀석을 베어냈다.
“─뭐하고 있어?”
“”””…….””””
“어디 뭐 구경 나왔어?”
“”””아….””””
“놈들이 태어나면 아직 상황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기 전에 죽여야지. 우리가 저놈들 사정을 봐줄 필요는 없잖아.”
학생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하고.
은하는 퉁명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학생들이 하나둘 정신을 차렸다.
“너희들,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얼른 사람들 꺼내지 않고.”
은하가 호통을 쳐서야.
학생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 큰일이네.
이거 어떡해야 하는 거지?
한편 겉으로는 태연하게 말했으나.
이제 홀로 남은 은하는 막막함에 한숨을 푹푹 쉬어댔다.
다행히 이 방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몬스터를 잉태하게 된 사람들이 있어.
은하는 젤리 속에 갇힌 사람들 중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학생들에게 시선을 향했다.
알을 주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배가 비대하게 부풀어오르지 않은 듯했지만.
저들이 몬스터를 잉태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몬스터가 태어나게 되는 그 순간, 저들은 그 상태로 절명하고 말리라.
애들이 각군봉에게 알을 주입당한 시간을 고려하면…. 아마도 사나흘 후에는 몬스터가 태어나게 될 거야.
그 전에 뱃속에 들어있는 몬스터를 제거해야 해.
차은우가 기프트를 응용한 마법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다.
그녀의 힘이라면 어느 정도 중화가 가능할 터.
차은우의 치유마법을 사용한다면 학생들의 뱃속에 있는 몬스터들이 부화하는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해결책은 되지 못해.
은하는 주먹을 쥐었다.
완전한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은하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얘들아! 여기 좀 도와줘! 이천서 찾았어!”
진파랑이 소리쳤다.
이천서라는 이름을 듣고.
은하는 황급히 달려나갔다.
젤리 속에서 꺼낸 이천서의 배도 다른 학생들처럼 부풀어 있었다.
젠장….
은하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
금세 정신을 차린 이천서의 상태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양호해 보였다. 숨을 쉬는 것이 크게 불편하지 않은 듯싶었다.
“이, 이게 뭐야….”
이천서의 기프트는 .
마나 환경에 빠르게 적응을 하고, 내성을 지니게 되는 힘이다.
그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유달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였으리라.
다만 그도 자신의 배를 보고 나서 눈을 회까닥 뒤집고 졸도했다.
“미치겠네….”
그야말로 최악이 따로 없다.
미래에 으로 거듭나게 될 이천서까지 각군봉에게 당해버리고 말았다.
치료가 시급했다.
뱃속에 들어있는 몬스터를 없애야 한다.
문제는 뱃속에 들어있는 몬스터를 없애기 위해서는─.
“일이 어떻게 이렇게 돌아갈 수가 있냐, 대체….”
─제4위계 몬스터 각군봉.
녀석을 죽여야 한다.
녀석을 죽여서, 녀석의
마석으로 중화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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