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640
그 시각, 마나관리기구.
종로구에 위치한 마나관리기구에는 비상 소집령이 떨어졌다.
“난리도 난리가 아니군.”
“흠….”
백서진.
문준.
제일 먼저 자리에 앉은 노인들은 깊이 탄식했다.
현재 강북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재앙으로 말미암아, 플레이어들은 소집령을 받아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게다가 하필이면 이때 와 그리고 이 출장을 나가 있기까지 했다.
와 까지.
이외 는 통신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플레이어 라이브러리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는 관리국으로 불려가 정보를 취합하고 있는 중이었다.
또한 , , 는 지역구 방어를 위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하여 소집령에 응할 수 있는 십이좌는 현재 두 사람밖에 없었다.
“우선 성진이가 빨리 라이브러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고, 모라율이 정보를 취합해서 지역 내 모든 플레이어에게 상황을 전달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어.”
“그 전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호마법을 가동해야 하네.”
“사람을 보내 알아보니까 코쿤이 아예 부서졌다고 하던데…. 그러면 임시방편이겠지만 인력을 사용해서 보호마법을 가동할 수밖에 없겠군. 그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해야만 하네. 지금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코쿤을 대신할 방안을 제시하는 수밖에 없네. 설령 그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더라도, 사람들이 원하는 건 코쿤을 대체할 무언가가 있기를 희망한다는 걸세.”
“하긴…. 지금 상황이라면 상공에 코쿤처럼 생긴 보호마법이 나타나면 패닉에 빠진 사람들도 진정할 수가 있겠군.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건 자네밖에 해결할 수 없게 될 텐데. 이 시국에 필두가 빠져버리면 대체 상황은 누가 지휘하라는 거지?”
“자네가 있지 않나.”
“…….”
두 명밖에 없는 회의실.
과
두 노인은 서로를 마주보는 상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백서진이 침음을 흘렸다.
이윽고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상황은 내가 지휘하지. 자네는 보호마법을 부탁하네.”
“부탁하네.”
“신화를 현현할 생각인가?”
“그것밖에는 방도가 없네.”
“자네 몸으로는…, 이제 버티기도 힘들 텐데. 견딜 수 있겠나.”
“이 몸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면, 싸게 먹히는 것 아니겠나.”
“자네는 정말 변치 않는군.”
서로 오랜 시간을 겪은 두 사람.
그들은 때로는 적으로 마주쳤고, 때로는 동료로 마주쳤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먼 옛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서.
두 사람은 이제 유일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신화 현현
아틀라스(Atlas)
☆
이태원으로 향하는 도중.
은하는 불현듯 고개를 들었다.
─이 마법을 전개한 거야.
강북 상공을 뒤덮은 마법.
수십 개의 술식이 밤하늘을 비추며 강북을 반구형으로 덮었다.
문준의 보호마법이었다.
이전 삶에서도 그는 코쿤을 대신해 강북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마법을 가동시켰었다.
“대단해…. 어떻게 가능한 거지?”
강시형은 감탄한 기색이었다.
그가 한 사람이 펼친 마법을 보며 밤하늘에서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비단 강시형뿐만이 아니었다.
클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명소리가 잦아들었어.
몬스터들의 움직임도 좀 둔해졌고.
반면 은하는 기감을 곤두세웠다.
여기저기에서 들리던 비명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패닉에 빠진 이들이 상공에 펼쳐진 보호마법을 보고 진정한 것이다.
반대로 몬스터들은 낮게 울면서, 약간이나마 움직임이 둔해졌다.
보호마법은 임시방편일 뿐이야.
코쿤이 아닌 이상 몬스터들의 힘은 변함이 없어.
지금이야 디버프를 받고 있는 거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몰라.
은하가 기억하기로는, 지금쯤이면 을 구심점으로 가디언들이 각지에서 보호마법을 유지하기 위해 팔을 거들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나 이 지고 있을 부담이 막중할 터.
그러다 그는 이전 삶에서 예경의 공격을 막아내던 중에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렇게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야. 그나마 보호마법을 유지하는 동안에 안에 갇힌 몬스터들을 처리하고서 부담을 경감시켜야 해.
길어야 하루 이틀.
그 전에 상황을 완화시켜야 했다.
임가을이 십이좌들을 대동하고서 강북으로 돌아오는 때까지, 최대한 많은 병력을 온존시켜놔야 해.
은하는 다시금 상황을 인지했다.
바로 그때─.
─부부부부부
공기를 진동시키는 소리가 울렸다.
은하와 클랜원들은 깜짝 놀라서는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쳐다보았다.
“”””…….””””
사람 한 명 크기의 메뚜기들.
두터운 장갑을 자랑하는 것만 같은 놈들이 떼를 지어 그들의 머리 위를 날아가고 있었다.
몇몇 몬스터들이 그들을 발견해서 급강하를 하기는 했으나, 대다수는 그들을 본 체도 하지 않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바일런트 호퍼야. 설마 저놈들이 나타났을 줄이야….”
제6위계 몬스터 바일런트 호퍼(Violent Hopper).
몬스터의 정체를 파악한 한창진이 심각한 얼굴로 침음했다.
녀석들은 떼를 지어 다녔다.
녀석들이 지나가고 남은 자리에는 먹을 것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놈들은 심각한 식량난을 야기했다.
저 녀석들이 먹다 남긴 음식에는 음식을 상하게 하는 독이 들어 있어 입에 대지도 못해.
저놈들 때문에 엄청 고전했었지.
바일런트 호퍼 몇 마리를 죽이고.
은하는 저 멀리 사라지는 무리를 가만히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겨우 3일.
저들은 3일 동안 강북을 돌아다녀 식량이란 식량을 거의 거덜냈었다.
하여 플레이어들은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싸워야 했었다.
“그런데 보통 무리를 지어 다니면 무리를 통솔하는 몬스터가 있다는 소리 아닌가? 아까 보았을 때에는 대장격으로 보이는 몬스터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아까 본 무리가 다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뭐?”
“저놈들은 별동대야. 저놈들보다 더 많고, 더 강한 녀석들이 강북에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해야 해.”
“”””…….””””
그러던 중, 김민지가 중얼거렸다.
이에 은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조금 전 지나간 몬스터들이 얼마나 공포심을 야기하는 존재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클랜원들은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무리가 아닌 군세를 이루고 있었다.
다시 말해, 놈들이 따르는 군주는 예경을 제외하고서 강북을 침공한 군단장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전 삶에서 군단장은 셋이었어. 하지만 이번 삶에서 도마뱀의 왕은 내가 제거했어.
빈자리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예경을 제외하고 군단장은 최소한 두 마리는 있다고 생각해야 해.
제3위계 오버랭크 예경과 함께.
제3위계 시져 호퍼(Caesar Hopper).
필시 녀석 또한 보호마법에 갇혀, 강북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얼른 서두르자. 일단 이태원부터 지켜내고 병력을 수습하는 것부터 생각하자고.”
판도라클랜의 인원만으로는 재앙에 대항할 수 없다.
그가 일찍이 한국계 외국인들에게 손을 내민 이유였다.
은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로 했다.
덕분에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태원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Whiiiiieeeaaaaeeaooo
“”””……!!””””
몸을 절로 떨게 만드는 소리.
그들은 밤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고래를 보고 얼어붙었다.
젠장, 하필이면 저놈이냐고.
운 한 번 지지리도 없네!
제3위계 오버랭크 몬스터 예경.
거대한 뿔을 지닌 고래는 그들이 이제야 막 입성한 이태원을 노리며 마법을 전개하고 있었다.
은하는 크게 혀를 찼고.
재빨리 이태원에 포격을 가하려는 녀석을 향해 뛰어갔다.
☆
코쿤이 무너진 이상, 위험한 것은 의정부를 서식지로 삼는 몬스터들이 넘어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제니스클랜은 현재 상황에서 도봉구와 노원구를 지키기 위해서 발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강북을 지켜야 하는 역할은 서울 시내에 관할구를 가진 S급 클랜들의 책임이라 할 수밖에 없었다.
─부부부부
강북 남서부.
서대문구에 관할을 둔 명왕클랜과 마포구에 관할을 둔 KK클랜은 현재 남서부를 중심으로 창궐한 황충형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했다.
“이럴 때 강현철 그 녀석이 없다니 환장할 노릇이군.”
명왕 클랜로드 도완준.
코쿤이 무너지자 부랴부랴 나타난 도완준은 도심 상공을 가득 메우는 몬스터들을 보고 신음했다.
몬스터들이 날갯짓을 하는 소리가 너무나도 거슬렸다.
“저놈들 앞에서는 내 마법도 별로 통하지 않겠군.”
바일런트 호퍼 무리.
놈들을 비롯한 황충형 몬스터들.
도완준은 적들의 정체를 파악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바일런트 호퍼들을 본 적은 있어도 이만한 규모는 처음 보았다.
나아가 놈들은─.
─부득부득
공중전이 가능하다는 걸 이점으로 강북 남서부를 작살내고 있었다.
녀석들의 감지망은 기민했다.
재빠르게 먹을 것이 있는 음식점과 식료품점에 달려들어서는 무식하게 뜯어먹고는 했다.
그리고 놈들이 먹다 남긴 음식들은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며 독이 되고 말았다.
어떤 놈들인지는 몰라도 하는 게 상당히 지능적이야. 식량을 거덜내, 장기적으로 우리를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인가.
도완준의 얼굴에 그림자가 어렸다.
황충형 몬스터들의 속셈을 알아도, 저 많은 무리들을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자신이 지역 플레이어들을 규합해 놈들 몇 마리를 쓰러뜨린다고 한들, 놈들은 그보다 많이 증식할 것이다.
“정말이지, 개똥도 약에 쓸 데는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군.”
저들을 상대하기 효과적인 방법은 불을 질러서 태워버리는 것이었다.
강현철의 불꽃만큼 적절한 방법이 없으리라.
그런데 하필 지금 그는 와 강원도로 출장을 나가 있던 차였다.
그가 강북이 침공 당한 것을 알고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한다고 해도, 적어도 사흘은 걸릴 것이다.
─이미 그때가 되었을 때는 강북에 먹을 수 있는 게 남아나지 않겠지.
비관적인 상황을 가정한 도완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여하튼 가 없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기척을 감지했다.
“─명왕 클랜로드.”
“KK 클랜로드. 여기는 왜….”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가 들리고.
두 마리의 대호가 몬스터들 무리를 찢어발기며 바닥에 착지했다.
그중 한 마리의 등에 자신과 같은 십이좌 황산군이 앉아 있었다.
그가 환수의 등에서 내렸다.
“녀석들을 일일이 쓰러뜨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상책은….”
“놈들을 지휘하고 있을 군단장 격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거겠군요.”
황산군이 자신의 생각을 논했다.
도완준은 그가 하려는 말을 깨닫고 입을 열었다.
황산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놈의 기운이 이곳으로 오는 게 느껴져서 와본 겁니다.”
황산군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도완준의 시선도 위로 향했다.
“”…….””
메뚜기 떼들로 뒤덮인 밤하늘.
일순 녀석들이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놈들이 만든 공간 속에서 갑주로 둘러싸인 인간형 몬스터가 지면에 탁 하고 착지했다.
메뚜기 떼들과는 비교할 수가 없는 존재감을 내뿜는 몬스터.
두 사람을 비롯한 플레이어들은, 생전 처음 보는 몬스터를 마주하며 잔뜩 긴장했다.
키이이익
붉은 눈을 빛내며.
직립보행을 하는 호퍼형 몬스터가 위압감을 드러냈다.
☆
그 시각, 강북 중부.
강북구를 관할로 둔 레귤러스클랜, 성북구를 관할로 둔 신라클랜 또한 난항을 겪고 있었다.
“저놈은…, 대체 뭐하는 놈이야?”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
그는 성북구에서 갑작스레 이동해 강북구에 나타난 몬스터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렸다.
크아아아아
위압감으로는 제3위계.
스핑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몬스터. 사자의 형체와 그리폰의 날개를 한 몬스터가 날뛰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며, 녀석이 휘두르는 손길에 휩쓸려나갈 수밖에 없었다.
저항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조심하세요. 아무래도 세뇌계열 마법을 사용하는 것 같으니까요.”
“신라 클랜로드.”
제3위계 몬스터 한 마리와 더불어, 녀석과 비슷한 형상의 몬스터 무리.
구연수가 저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가늠하고 있는 와중, 신라 클랜로드 김유진이 나타났다.
그녀가 저 몬스터의 마법으로 인해 성북구에서 대량의 살상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강력한 세뇌마법임에 틀림없어요. 마법에 걸릴 경우 나타나는 증상은 일단 두 가지인 것 같아요.”
“두 가지?”
“하나는 그로기 상태가 된 것처럼 움직임을 멈추는 세뇌이고, 하나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적으로 보여 피아를 구분하지 못하는 세뇌에요.” “끙…. 진짜 골치 아프게 됐군.”
현재 도로는 사람과 플레이어들로, 게다가 몬스터들까지 섞여 있었다.
그들이 환각에 걸려서 날뛰느라, 플레이어들은 좀처럼 대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구연수는 끙 소리를 냈다.
“그러니 방법은 놈을 쓰러뜨려….”
무리를 와해시키는 수밖에 없다.
김유진이 말하려 했을 때였다.
쿵─!!
돌연 쿵 하고.
상공에 있던 군단장이 그들 앞에 내려앉은 것이다.
몬스터가 고양이를 연상하게 하는 눈을 번쩍 빛냈다.
문제─.
녀석이 사념을 전달했다.
인간의 언어로 이루어진 사념.
구연수와 김유진은 움찔했다.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문제란 소리를 듣고 알 수 없는 강제력을 느꼈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뭐?””
긴장감이 묻어나는 목소리.
그러나 내용은 전혀 딴판이었다.
예상조차 하지 못한 사념.
군단장이 씩 하고 웃었다.
☆
강북 남부.
이태원을 영역으로 한 은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눈을 감았다.
“─이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내 생각이 틀렸구나.”
데이비드 김.
이전, 그는 용산구에 자리잡은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군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그는 외국인들을 지휘하며, 멸망 속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정당한 한국인으로 인정받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했다.
“…….”
데이비드 김.
그는 스스로 한국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버렸다.
영어 성과 한국 성을 합쳐 새로운 이름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이 나라에 적응하기를 바랐다.
어느덧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러, 이제 그는 과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름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데이비드 김이다.
명실상부 한국인이다.
하지만 그는 집착하지 않았다.
자신이 옛 이름에 집착하는 순간, 이태원 사람들이 한국에 품고 있는 반감이 폭발하게 될 테니까.
그런데 현재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었다.
“─살려줘! 가족들이 아직 저기에 남아 있어! 너희들이 가서…! 제발 우리 가족들을 구해
달란 말이야!”
“도와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놈들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당신들밖에 없다고요!”
“용산동에 있던 클랜이 전멸했어. 이제 놈들은 여기까지 쳐들어오게 될 거야! 그러니 대항해야 한다고! 지금 당장 싸우러 나가란 말이야!”
한강과 접한 위치에 있던 사람들.
그들은 몬스터들이 들이닥치자마자 허겁지겁 이태원으로 뛰어왔다.
그러고는 데이비드 김을 찾아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었다.
“…….”
어서 나가서 싸우라고.
너희를 한국인으로 받아준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 아니냐고.
너희는 그럴 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고.
사람들이 소리쳤다.
데이비드 김은 그들의 말을 들으며 입을 다물었다.
“아버지! 왜 우리가 저들을 위해서 싸워야 하는 건데요!? 저는 싸우지 않을 겁니다!”
그때 도미니크가 불만스레 외쳤다.
대다수 외국인들이 호응했다.
그들의 눈에 살려 달라면서 찾아온 사람들이 좋게 보일 리 없었다.
“…….”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저들이 패닉에 빠져 소리치는 대로 자신들이 이곳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오늘 같은 날을 위해서였다.
내가, 우리가 나가서 싸운다면…. 우리 밑에 있는 아이들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자신은 천대를 받고 있으나.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은 언젠가는 한국인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자신들이, 희생하기만 한다면.
데이비드 김은 고민했다.
그의 의중을 알아차린 외국인들은, 주로 나이가 많은 외국인들은 그를 따르겠노라는 시선을 보내왔다.
“우리는….”
용산구를 구한다.
데이비드 김은 그리 말하려 했다.
그러다 멈칫했다.
그때, 판도라 클랜로드가 건넸던 말이 스쳐지나간 것이다.
‘여기에 옛날처럼 오직 남을 위해 싸우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 아니에요? 아닌가요?’
데이비드 김은 눈을 떴다.
그곳에 자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
자신은, 이전에도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저들에게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라고 명령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럴 수 없다.
결단은 확고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든 무기를 방출하라!!” “”””……!!””””
“어린이, 노약자 등 싸울 수 없는 사람들은 뒤로 물러나라!! 하지만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무기를 들어라!!”
턱 하고.
이 칼을 바닥에 꽂았다.
그가 외쳤다.
“예외는 없다! 이곳에 살고 있는, 싸울 수 있는 모든 사람은 놈들과 싸워야 한다! 싸우지 않으려는 자, 남에게 떠맡기고 도망치려는 자는 내가 가만 두지 않겠다!”
“”””…….””””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거라면, 모두 무기를 들고 싸워라!!”
예외는 없다.
모든 사람은 무기를 들어라.
의 선언으로 외국인들은 체내 마나를 발현해 기세를 뿜었다.
“내가, 선두에 서겠다! 그러니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싸워라!”
강압인 듯 강압 아닌 선택.
그들의 기세에 눌린 사람들은 모두 전투에 임해야 했다.
그리하여 수십 년 동안 섞이려야 섞일 수 없던 사람들이 단결한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