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655
마나관리기구 본부.
마나관리국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각지에서 들어오는 텔레파시를 통해 전황을 파악하기 바빴다.
하양이가 예상한 대로야.
대장두터비들은 군세를 둘로 나눠 용산구를 침공했어.
은하도 그곳에 있었다.
수십 개의 모니터 화면을 살피면서 지도 위에 나타나는 군세의 위치를 파악했다.
제4위계 삼각지 대장두터비.
두 마리 군단장은 각각 한강대교와 반포대교에 출몰했다고 한다.
정하양이 예상한 대로였다.
어제 강북 남부의 전황이 뒤집힌 이유는 아무도 대장두터비가 둘이란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제는 놈이 둘이라는 걸 알고 있고, 어제 같은 기습은 더는 통용되지 않아.
놈들도 분명 그걸 알고, 어제처럼 군세를 하나로 모아 침공한 게 아닌 둘로 나누어 침공하려 한 걸 거야.
동작대교는 완벽히 사수했다.
놈들 입장상, 이미 완벽히 사수한 대교를 다시 탈환하는 것은 병력의 손실밖에 되지 않으리라.
하여 놈들은 동작대교 좌우에 있는 한강대교와 반포대교에서 올라와서 용산구를 침공하는 것일 터.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유물의 마나를 느끼기도 할 테고….
한강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놈들이 서식지를 만들기 가장 편한 위치가 바로 용산구야.
용산구, 중구를 정복하게 된다면 종로구로 가는 길도 뚫을 수 있고, 후방을 안전하게 다질 수 있으니까.
한강에서 올라오는 대장두터비들은 반드시 용산구를 침공할 수밖에 없었다.
마포구에서 종로구로 향하는 길은 워낙에 먼 데다가, 동쪽에 위치한 성동구는 강폭이 다른 곳에 비하여 좁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들은 종로구로 북상하여, 한강에서 올라오는 군세가 종로구로 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했다.
녀석들이 용산구를 침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걱정은 되지 않는 건가?”
그러던 그때였다.
은하와 함께 대기하고 있던 남자, 블레이즈클랜의 팔옥 중 한 명인 임채성이 물었다.
“뭐가요?”
“제4위계라고는 하지만 군단장이 둘이라는 의미는 굉장히 커. 그런데 판도라 클랜로드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아서. 클랜원들이 놈들을 쓰러뜨릴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건가?”
임채성의 눈에는 은하가 이상하게 보인 것이리라.
은하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로 용산구의 지도를 보고 있었으니까.
은하는 어깨를 으쓱였다.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클랜원들이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으니까요.”
“클랜원들의 실력을 자신할 수가 있는 모양이로군.”
“당연하죠. 안 그랬으면 제가 여기 남아 있겠어요?”
“하지만 판도라 클랜로드가 없으면 군단장을 상대하는데 딜량이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데…. 나 역시 이번에 판도라클랜의 소식을 들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한 방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어서.”
은하는 임채성과 인연이 있었다.
이전에 아카데미 문화제에서 그와 대련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은하는 서슴없이 물어오는 임채성의 태도를 개의치 않아했다.
악의도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그가 입을 열었다.
“선배님이 모르시나 본데 딜량은 제가 없어도 충분할 거예요. 결과는, 뭐 내일이 되면 알 수 있겠죠.” “그래? 그렇게 자신하니 무언가가 있는 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놈들을 토벌하면 블레이즈클랜과 친선 교류 차원에서 대련을 좀….”
“네, 거절할게요.”
은하는 지금 힘겹게 싸우고 있을 클랜원들을 떠올렸다.
자신 때문에 빛이 가려졌을 뿐이지 그들도 뛰어난 실력자였다.
항체를 통해 치료마법도 개발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설령 일이 잘못된다고 해도─.
─연화 누나가 있어.
, 현재는 류연화가 클랜원들을 지켜줄 것이다.
그러니 자신은 클랜원들이 아닌, 시져 호퍼를 쓰러뜨리는데 집중하면 될 뿐이다.
그때─.
“─강북구 수유역에서 예경 출몰! 현재 군세를 이끌고 성북구 쪽으로 남하 중이라고 합니다!”
“”””……!!””””
예경이 출몰했다.
관리국 직원이 소리치며, 거대한 모니터에 예경의 진로 방향이 나타났다.
“그럼 이제 가봐야겠군.”
“그니까, 지금 그놈이 우리 구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거지?”
지용현.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연수는 예경이 레귤러스클랜의 관할이라고 할 수가 있는 강북구를 침공했다는 소식에 서슬이 퍼런 눈빛을 띄었다.
그가 칠사자들을 데리고 지나갔다.
지용현이 그들의 뒤를 따랐다.
“판도라 클랜로드.” “네?”
그때, 지용현이 은하를 불렀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건투를 빌어주던 은하는 갑자기 이름이 불리자 되물었다.
지용현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대하마. 건투를 빈다.”
“…건투를 빌게요.”
제니스 클랜로드가 말을 걸었다.
은하는 그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 지용현을 보며 얼떨떨해했다.
말이 많지 않은 사람으로 아는데, 굳이 콕 집어서 나한테 말을 거는 이유가 뭐지?
지용현의 호의.
은하는 그의 호의를 받아놓고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임채성이 낄낄 웃었다.
“혹시 제니스 클랜로드도 너하고 대련이나 하자….”
“제니스 클랜로드가 그쪽 클랜로드 같은 줄 아세요?” “…기분이 나쁘긴 한데 사실이라서 반박할 수 없으니 기분이 나쁘네.”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임채성이 얼굴을 구긴다.
은하는 그를 무시하며 시져 호퍼의 출몰을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대문구 신설동역 방면에서, 제3위계 시져 호퍼의 출몰 확인!! 현재 중구로 향해 오고 있습니다!”
“”””…….””””
강북 전역에서 호퍼형 몬스터들의 출몰이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마침내 시져 호퍼가 출몰했다.
은하는 검에 손을 얹었다.
“야, 일할 시간이야.”
“삐삐?”
머리 위에서 자고 있던 불닭이를 깨운다.
침을 흘리며 은하의 머리를 적시던 불닭이가 몽롱한 눈을 떴다.
“잠깐, 판도라 클랜로드! 뭘 그리 앞서가고 그래!? 같이 좀 가!”
“먼저 가서 붙잡아두고 있을 테니 빨리 오세요. 아리엘.”
“오우! 나도 같이 가!”
“잔말 말고 안겨. 날아갈 거니까.”
마나관리기구 옥상으로 나와.
은하는 뒤따라온 아리엘을 안고서 불닭이의 힘을 발휘했다.
환수변환
피닉스의 날개
☆
자신의 불찰이다.
자신이 그날 전황을 넓게 보면서, 후퇴하는 대장두터비를 상대하면서 자만하지 않았더라면.
여우비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원 전투 대기. 수빈아.” “신호만 주면 돼.”
“해버려.”
“오케이.”
만약 그대로 그녀가 죽었다면.
류연화는 크게 후회했을 것이다.
하지만 은하가 엘릭서를 사용해서 여우비를 살려낸 덕분에.
류연화는 전날의 실수를 만회할, 또한 여우비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다 뒈져버려.”
레이징 인페르노(Raging Inferno)
별동대를 이끄는 리더가 되어.
류연화는 배수빈에게 지시했다.
배수빈은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한 마법을 발동했다.
어디가 전장이 될지 알고 있었던 그녀는 군세가 올라온 곳을 정확히 노릴 수 있었다.
쿠쿠쿠쿵!!
그녀를 기점으로 지면 위로 거대한 불길이 달려나갔다.
수십 갈래로 갈라진 불길이 놈들을 화마에 집어삼켰다.
콰콰콰쾅!!
마법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불길이 타오르는 상공에 수십 개의 마법진이 떠올랐다.
마법진이 번쩍이고.
여러 방향에서 떠오른 마법진에서 불구덩이가 쉴 새 없이 떨어졌다.
폭격을 맞은 강변북로 일대가 거의 초토화되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당황하지 않고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서 나타나는 군세를 바라보았다.
꾸르륵 꾸르륵
놈들의 수는 끝이 없었다.
군단장을 따르는 놈들에게 고통과 공포는 무의미한 것이었다.
또한 수면 위에서 놈들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놈들이 진격했다.
선두에는 대장두터비가 있었다.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이었다.
이에 류연화는─.
─한매류, 빙판길
지휘를 진서나에게 부탁하며.
그녀가 제일 먼저 군세를 향하여 내달렸다.
공중에서 만들어진 얼음의 길을 탄 그녀가 순식간에 대장두터비의 앞에 착지했다.
꾸르륵 꾸르륵
군세가 그녀를 스쳐지나가고.
대장두터비는 멈춰 섰다.
놈의 어깨에는 상처가 나 있었다.
전날 밤, 그녀와 싸운 녀석이었다.
꺼어억 꺽 꺼어억
이내 군단장은 입을 크게 벌려서는 손을 입 안에 집어넣었다.
녀석이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창을 끄집어냈다.
놈이 창을 쥐고 자세를 취했다.
챙! 타락! 휙!
녀석이 무겁게 창을 휘둘렀다.
류연화는 놈의 창을 막고 피하며, 끝내 놈이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놈이 입을 크게 부풀렸다.
꾸어어억!!
“소용없어.”
독 공격.
전날에도 놈에게 이런 식으로 돌연 공격을 당해버렸던 류연화는 더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가 체내 마나를 발현했다.
그녀의 코앞까지 온 독이 순식간에 얼어붙어버렸다.
촤라락!
얼음이 깨져나갔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얼음을 꿰뚫어 대장두터비를 공격했다.
녀석이 공격을 피했다.
그녀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녀석이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더욱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녀는 녀석이 만들어놓은 함정에 빠졌다.
꾸르륵 꾸르륵 꾸르륵!
어느새 그녀는 군세 한복판에 홀로 고립되어 있었다.
이 역시 어제와 같은 양상이었다.
놈을 상대하느라 무심코 적진까지 깊숙이 들어갔던 그녀는 그로 인해 후방에서 나타난 군세에게 부대가 기습을 당하는 것을 보아야 했다.
경험부족이었다.
아니, 자신의 불찰이었다.
그러나 두 번은 없다.
류연화는 자신을 향하여 몰려드는 두꺼비 떼들을 보며, 창으로 바닥을 탁 쳤다.
─한매류 극의
북풍한설(北風寒雪)
얼음 알갱이가 날렸다.
어느새 거센 바람이 불고 있었다.
순식간.
그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냉기가 일대 전체를 다시는 싹이 트지 못할 환경으로 얼려버렸다.
꾸르륵! 꾸르….
쨍그랑!
눈과 바람이 부는 세상.
그녀의 세상에 들어와 있던 놈들은 강렬한 냉기에 그만 발이 얼어붙고 말았다.
놈들이 억지로 발을 움직이려 하자 유리조각이 깨지는 것처럼 허무하게 신체가 잘려나갔다.
그렇게 해서 바닥에 쓰러진 녀석을 다시금 냉기가 덮쳐들며 얼렸다.
몬스터들이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냉기는 그들의 신체를 부숴나갔다.
꾸어어억….
“움직이지 않는 편이 좋을 거야. 쟤네들처럼 발이 잘려나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그곳은 그녀의 세상이었다.
눈과 바람이 거세게 부는 세상에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가 있는 사람은 오직 그녀밖에 없었다.
대장두터비도 예외가 아니었다.
놈의 발도 얼어붙었다.
──!!
놈이 힘겹게 창을 휘둘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놈은 마치 폐부가 얼어붙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끝도 없이 떨어지는 추위는 녀석의 힘을 빼앗아갔다.
눈이 놈의 몸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끄어억, 끄륵….
결국 녀석은 눈으로 뒤덮인 채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 창을 바닥에 탁 꽂아버렸다.
움직일 힘을 잃고 말았다.
그때쯤 근처에 있던 군세는 전부 얼어붙은 상태였다.
─한매류 극의
역린
겨울 세계에 있는 몬스터들이 모두 생명활동을 정지하게 됐다.
류연화는 창을 고쳐 쥐었다.
나부끼던 눈들이 날카로운 칼이 돼 일대를 휘몰아쳤다.
──!!
얼음 조각이 깨지는 소리.
눈과 바람이 걷혔을 때, 그 자리에 형체를 이루고 있는 것은 없었다.
☆
자신을 지키려다 여우비가 당했다.
유남훈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가 더더욱 충격을 받았던 것은 자신 역시 녀석의 독을 맞았음에도 홀로 무사했다는 것이다.
기프트 .
독을 중화시키는 기프트.
그의 기프트는 심지어 제4위계의 몬스터의 독마저 중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유남훈은 절망했다.
자신이 방심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기프트를 알고 있었다면.
여우비가 당하는 일은 없었으리라.
“─온다.”
“어.”
은하가 때마침 엘릭서를 사용해서 그녀를 살리지 않았더라면.
필시 자신은 실의에 빠져 녀석을 죽이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려고 했을 것이다.
다행히 여우비는 살았다.
그럼에도 유남훈은 그때 느꼈던, 악에 받친 감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창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는 한강대교에서 올라오는 군단장 놈을 내려다보았다.
─천보
캐스터와 레인저들의 포격.
군세가 와해했다.
놈들의 진형이 무너지자, 한창진은 누구보다도 먼저 내달렸다.
아니, 한 명 더 있었다.
천보
판도라클랜 서브로드 목민호.
한창진은 자신의 옆을 바짝 따라붙는 그와 시선을 교환했다.
두 사람이 노리는 것은 놈이었다.
그들은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피해, 대장두터비에게 뛰어들었다.
휘리릭
놈이 뱃속에 보관하고 있던 창을 꺼내들었다.
거구에 맞지 않게 빠르게 움직여 선수를 취하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당황하지 않고, 놈이 창을 내리치는 순간에 동시에 좌우로 갈라졌다.
대장두터비가 눈알을 굴린다.
놈이 목민호를 쫓는다.
거구의 덩치로 뛰어오르며 거리를 순식간에 좁힌다.
바인딩 위스프(Binding Wisp)
목민호는 곧장 마법을 전개했다.
녀석이 뛰어내리는 타이밍에 맞춰 속박마법을 발동한 것이다.
물론, 제4위계인 놈은 속박마법을 쉽사리 끊어냈다.
하지만 몇 초를 무시할 수는 없다.
목민호는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더 월 브레이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친 궤적.
놈이 쥐고 있던 창이 두 동강으로 나뉘었다.
놈은 눈알을 굴렸다.
보아하니 반으로 나뉜 창을 보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큭…!!”
놈은 무기에 연연해하지 않았다.
두 개로 나뉜 창대를 휘둘러서는 목민호를 밀어붙였다.
목민호는 이를 악물었다.
놈은 그가 거리를 벌리지 못하게 바짝 따라붙었다.
급기야 놈이 입을 크게 부풀렸다.
끄에에엑
독 공격.
진득거리는 타액에 의해 검이 그만 창대에 달라붙은 그때.
놈이 걸쭉한 액체를 토하려 했다.
민호는 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검을 떼어내는데 열중했다.
그야 뒤에서 한창진이 놈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으니까.
─거미줄 장악
…르륵…!?
기프트 .
상대의 마나에 간섭하는 기프트.
그가 손가락에 휘감은 마나의 실로 대장두터비의 움직임을 봉한 것이다.
마법을 간섭당한 것은 물론, 놈은 한창진의 실에 입이 막혀서는 독을 도로 삼키고 말았다.
바로 그때를 노려─.
─더 월 브레이커
목민호는 검을 휘둘렀다.
녀석의 몸은 진득거리는 타액으로 잔뜩 묻어 있었다.
그것이 공격을 경감시켰다.
하지만 목민호의 기프트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기프트 .
자신의 검에 확신을 가진 목민호가 놈의 배를 베어냈다.
──!!
놈이 발광했다.
배에서 철철 독이 흘렀다.
아슬아슬하게 독 공격을 피한 그가 뒤로 물러났다.
한창진의 속박에서 풀려난 녀석이 괴성을 지르며 미쳐 날뛰었다.
목민호는 다음 공격을 준비했고─.
─마나 크래셔
유남훈이 내달렸다.
대장두터비가 토하는 독을 맞으며 목민호가 만들어낸 상처부위를 힘껏 공격한 것이다.
끄어어어억!!
녀석의 살점에 검이 박혔다.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유남훈은 물러나는 일 없이 놈의 주변을 배회했다.
그야말로 개싸움이었다.
놈의 독은 그에게 통하지 않았다.
유남훈은 자신의 기프트를 이용해, 지독하게도 놈의 어그로를 끌면서 자질구레한 공격을 가했다.
마나 크래셔
무서워할 게 없다.
놈의 등을 밟고 올라간 그가 이내 몸을 굴려 떨어졌다.
진창에 몸을 담갔다.
이미 전신이 검은 타액으로 뒤덮인 그에게는 알 바가 아닌 일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마나 크래셔
유남훈은 녀석의 창대를 피해서는 상처부위에 검을 찔렀다.
놈이 독을 철퍼덕 토해냈다.
유남훈은 머리 위로 떨어지는 독을 개의치 않아하며, 놈에게 박아 넣은 검에 힘을 주었다.
콰직
그런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가 으깨졌다.
이제 놈은 그를 밀어내려 했다.
배에 박힌 검을 뽑아내려 했다.
그리고 그때─.
─더 월 브레이커
녀석의 등 뒤에서.
목민호가 다시금 일격을 가했다.
☆
처음에는 도와줄 생각이었다.
차은우가 항체를 통해 치료마법을 개발해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놈의 독은 조심해야 했다.
그래서 한창진은 녀석의 독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서 움직임을 봉쇄할 생각이었다.
그럴 필요는 없겠네.
하지만 그는 실을 거두어들였다.
자신이 잠깐 엄호해준 것만으로도 목민호는 대장두터비를 상대하면서 거침이 없었다.
그가 놈과 검을 몇 번 섞고서는, 놈의 움직임을 파악해버린 것이다.
놈이 독을 쏘아내려 할 때쯤이면 거리를 벌리고 물러나서는 전황을 둘러보고는 했다.
그리고 그사이, 유남훈이 뛰어들어 대장두터비의 정신을 빼놓았다.
“그럼 나는 간간이 엄호해주면서 이놈들이나 상대해야겠네.”
그야말로 개싸움이다.
몸을 돌보지 않고 덤비는 전법.
유남훈 혼자서는 위험했을 전법은 뒤에서 목민호가 타이밍을 잡아주며 대장두터비의 체력을 떨어뜨리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한창진은 두 사람의 전투를 보고는 그들의 주변으로 거리를 좁혀오는 군세를 주시했다.
도깨비 칼춤
한창진은 다섯 자루의 단검을 꺼내 공중으로 던졌다.
빙그르르 하늘 위로 올라간 단검은 곧장 그가 자아내는 실을 따라서는 군세를 공격했다.
그렇다고 하나 공격이 얕았다.
피부가 두꺼운 그들에게는 별다른 상처를 주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군세가 돌연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은하가 준 검이 좋기는 하네. 못 해도 제6위계인 몬스터들일 텐데 얕은 상처만으로도 중독되는 것을 보면 말이야.”
아티펙트 오조(五爪).
몬스터들이 서울을 침공한 그날, 은하가 그에게 건넨 아티펙트였다.
마나를 흘려서 상대를 상처 입히면 상태이상을 가하는 단검들.
다섯 자루의 단검은 맹독, 마비, 수면, 환각, 실명 등 제각기 다른 상태이상을 일으켰다.
바닥에 픽픽 쓰러져버린 녀석들은 오조의 마법에 당한 것이다.
푹! 푸슉!
그렇다고 하나 죽은 것은 아니다.
한창진은 바닥에 쓰러진 녀석들의 숨통을 빠르게 끊어냈다.
그러고는 다섯 자루의 검을 날려, 위험해 보이는 몬스터에게 마법을 사용했다.
“몬스터들이 쟤네한테 가지 않도록 도와주는 걸로 충분하겠네. 워낙에 빠르게 싸우고 있어서 끼어들기도 좀 그렇고….”
한창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유남훈이 빠르게 움직이며 녀석의 시선을 잡아끌면, 목민호가 재빨리 놈에게 검을 휘두른다.
그러면 유남훈이 상처를 파고들어 집요함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똑똑히 알려준다.
삼각지 대장두터비의 체력을 빼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그들을 보며.
한창진은 멀리서 엄호를 하면서, 간간이 대장두터비에게 상태이상을 가하고는 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서포터들이 두 사람을 치료해주고, 레인저와 스나이퍼들이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지원사격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끝났네.
목민호가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전투는 처음부터 끝나는 그때까지 차분하고, 집요하면서 악착같기만 했다.
이변은 없었다.
대장두터비는 멀리서 공격을 하는 사람들을 어찌하지도 못하는 채로, 끝내 두 사람의 검에 당해야 했다.
“판도라클랜의 목민호와 유남훈이 군단장을 쓰러뜨렸다!”
“”””……!!””””
결국 녀석이 털썩 쓰러졌다.
목민호는 긴 혀를 내밀고 쓰러진 놈의 심장부를 헤쳐서는, 보란 듯이 마석을 꺼냈다.
목민호가 목청껏 외쳤고.
유남훈이 따라 외쳤다.
두 사람이 외치는 소식은 순식간에 전선에 퍼져나가 사람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군단장을 잃은 군세는 와해됐고, 사람들의 기세에 불이 붙었다.
“”””─판도라클랜이 군단장들을 쓰러뜨렸다!!””””
그날, 강북 전역에 판도라클랜이 두 마리의 군단장을 쓰러뜨렸다는 승전보가 퍼졌다.
목민호와 유남훈의 명성은 물론.
단신으로 제4위계 몬스터를 토벌한 류연화의 업적 또한 함께.
리라이프 플레이어 656(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