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663
사람들의 절규와.
몬스터들의 소리가 가득한 밤.
방공호에 몬스터들이 들이닥치면서 불가피하게 밖에 나오게 된 이들은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화륵 하고.
밤하늘에 불씨가 나부끼고 있었다.
사람들은 마치 뭐에 홀린 것처럼 불씨가 흩날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발견했다.
“…플레이어?”
“누구지? 누가…, 예경을 상대하고 있는 거야?”
“”””…….””””
저 멀리 있는 데에도.
환하게 타올라 눈에 훤히 들어오는 진홍의 날개.
사람들은 예경을 상대하는 남자를 넋을 놓고 올려다보았다.
그들은 물었다.
대체, 누구도 죽이지 못할 것 같은 군단장을 상대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판도라 클랜로드예요. 노은하.”
“뭐? 판도라 클랜로드?”
“? 하지만 그자는 분명 죽었다고….”
“…아니에요. 살아 있었던 거예요. 내 생각이 맞았어. 맞아, 은하 형이 이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지.”
이에 김유하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었다.
틀림없었다.
10대 중앙 종합 일간지의 임원을 아버지로 두고 있는 김유하는 현재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 플레이어 업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에게 노은하란 사람은 도안초등학교 동문이기도 하였으며, 그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플레이어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별명을 붙이길, 일명 노은하 파파라치라고.
“살아 있었어, 살아 있었다고…!!”
김유하는 누구보다도 그의 생환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마치 신을 영접하기라도 한 듯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고는 그는 아직 배터리가 남은 스마트폰을 높이 들었다.
화르륵
세를 부풀려가는 세 쌍의 날개.
불꽃의 날개가 노은하에게 향하는 몬스터들을 모조리 불태워버린다.
진홍의 불꽃이 밤하늘에 쉴 새 없이 이글거리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아….”
이것은 찍어야 한다.
나중에 통신이 가능하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을 확실하게 기록해야 한다.
미래의 기자를 목표로 하는 그는 그렇게 프로 정신을 발휘했다.
그러다가 그는 진홍의 불길을 두른 노은하를 보고 넋을 놓았다.
“…….”
어딘가 거룩하고, 성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는 노은하.
그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밤을 몰아내고 있었다.
밤하늘을 메우는 진홍색의 불길이 올려다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주었다.
어쩐지 경배해야만 할 것 같다.
“정말…, 저게 은하 형이라고?”
김유하는 믿기지 않았다.
진홍의 불길로 밤을 몰아내며.
불꽃의 날개를 펄럭이는 노은하는 정녕 인간이란 말인가.
아니, 그는 정말 인가.
“”””…….””””
아니라고.
오늘 밤, 이 순간을 목격한 이들은 모두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
진홍의 불꽃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노은하를 올려다보며 만약 떠오르는 표현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하나밖에 없었다.
“”””진홍의 날개….””””
밤을 집어삼키는, 세 쌍의 날개.
진홍색의 불길로 이루어진 날개가 세상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
“…알려야 해. 이건 당장 알려서 사람들이 모두 기억하게 해야 해. 오늘, 아니, 몬스터들이 침공하면서 진정으로 우리를 구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김유하는 열의에 차 외쳤다.
자신이 지금 찍고 있는 동영상은 오늘 의 존재를 알릴 신호탄이 될 것이다.
아니, 가 아니다.
새나라일보에서 플레이어의 이명을 만드는 방식을 따른다면─.
“─그래, ! 저 사람은 노은하야!”
.
순간적으로 그러한 이명을 떠올린 김유하가 크게 소리쳤다.
이 밤이 지나가고 나면.
그리고 통신이 연결되게 되면.
자신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게 노은하의 업적을 널리 퍼뜨릴 것이다.
☆
피닉스의 환수는 부활을 거듭하며 전보다 더욱 강력한 불꽃을 지닌다.
─피이이익!!
강해진 것은 자신만이 아니다.
불닭이 역시 강해졌다.
진홍색의 불씨가 흩날리며 주변에 강렬한 열기를 발산했다.
세 쌍의 날개는 하늘을 나는 것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던 은하를 안정적으로 지탱했다.
“일단 군세의 수를 줄여놓는 편이 좋겠지.”
발아래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저들에게 싸우라고 말하긴 했지만 저들이 군세 전체와 싸우도록 만들 생각은 없었다.
예경과 군세는 자신이 상대한다.
다만 자신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몬스터들은 응원군이 도착할 때까지 저들이 상대해주기를 바랄 뿐.
블래스트 크로스
은하는 허공에 검을 그었다.
검에 마나를 압축하는 과정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이제는 불닭이가 아예 비행능력을 보좌해주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마법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콰콰콰쾅!!
진홍색의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고.
군세에게 날아간 검격이 폭발하며 공중에 불바다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군세의 수는 많았다.
위계가 높은 몬스터들의 경우에는 어찌어찌 마법을 견디고 살아남기도 했다.
Whiiiieeeeeaaaaaaooooo!!
그리고 예경의 지시를 받은 놈들이 은하에게 달려들었다.
예경은 알고 있는 것이다.
블래스트 크로스라는 마법은 거의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전개해야 하는 마법이라는 걸.
놈은 그에게 마법을 전개할 시간을 주지 않고자 군세를 보낸 것이다.
은하는 비웃었다.
그야─.
─바일런트 플레임
대책이 있었으니까.
그동안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사용하지 않은 마법이었다.
공중전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를 머금은, 고위계 몬스터들에게도 타격이 큰 불길이 검신에 깃들었다.
우보
프로미넌스 댄스
공중에서 우보를 자유자재로 쓰며.
은하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놈들의 허를 찔렀다.
판을 뒤집었다.
갑작스레 달려드는 몬스터들 속에 모습을 드러낸 그가 불씨를 머금은 칼로 춤을 췄다.
오른손에는 시리게 피는 겨울.
왼손에는 눈발을 기는 겨울.
두 자루의 겨울을 자신의 손처럼 휘둘러, 놈들의 목숨을 갈취해내는 칼춤을 선보였다.
키에에엑!!
크르륵…!!
이전에는 한 자루의 칼에 담는 게 고작이었던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
섭리를 두 자루에 동시에 담아낸 은하는 그렇게 무리를 헤집었다.
그가 만들어낸 불길에 조금이라도 피부를 스친 놈들이 피를 토했으며, 자동적으로 근처에 있던 놈들에게 패혈을 일으키는 독을 전염시켰다.
그러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독은 불꽃에 타 사라졌다.
크르륵….
“왜? 이제는 겁이라도 먹었나?”
결국 놈들은 생명의 위기를 느끼고 은하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은하는 일정 거리를 벌린 상태로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놈들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에게 거리는 무의미했다.
은하가 허공에 한 보를 내딛었다.
우보
한순간 신형이 사라지고.
진홍의 불길을 몸에 두른 은하는 자신을 포위하고 있던 무리 속에서 신형을 드러냈다.
바일런트 플레임
판은 진즉에 뒤집혔다.
놈들이 포위한 게 아니다.
자신이 끌어들인 것이다.
우보로 이동할 수 있는 영역 안에 들어온 놈들은 수와 영역의 이점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그러던 바로 그때─.
──!!
은하는 정면을 응시했다.
군세가 자신에게 몰려든 틈을 타, 예경이 포격 마법을 전개했다.
허공에 떠오른 거대한 마법진.
마법진이 번쩍였다.
그럼에도 은하는 어떠한 두려움도 내비치지 않았다.
“피하는 건 부탁한다.”
불닭이가 호응했다.
세 쌍의 날개가 펄럭였다.
은하는 곧장 하늘로 솟구쳤다.
거대한 날개가 거센 바람을 일으켜 수직으로 급상승해서는 곧장 방향을 전환한다.
휘이이익!!
이내 날개를 접어서는.
하늘 높이 치솟은 은하의 머리가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불꽃의 날개로 감싸인 그가 급강하를 시작하며 유선형을 그리며 예경에게 날아갔다.
그러자 자신의 뒤꽁무니를 쫓아온 포격이 궤도를 바꿔 그가 떨어지는 방향을 겨누기 시작했다.
피이이익!!
그럼에도 은하는 추락했다.
세 쌍의 날개가 살며시 펴져서는 속도를 조정했다.
아슬아슬하게 포격을 피한 은하는 섬광이 터져 나오는 진원지를 향해 회전을 하듯 나아갔다.
마나 드레인
오른쪽, 시리게 피는 겨울.
은하는 칼을 섬광에 담갔다.
뒤로 쭉 밀려나가는 팔에 힘을 줘 그대로 앞으로 날아갔다.
그러다 포격이 다시 궤도를 바꾸면 날개를 펄럭여 방향을 수정했다.
다가오는 섬광을 빙그르르 돌아서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마나 드레인
왼쪽, 눈발을 기는 겨울.
그리고 은하는 조금 전과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다.
눈발을 기는 겨울이 포효했다.
새하얀 검신이 새까맣게 물들면서 자신을 해방시켜 달라 소리쳤다.
시끄러.
넌 가만히 있어.
은하는 맹고슈의 소리를 묵살했다.
그러고는 예경의 마법을 흡수한, 두 자루의 검에 의식을 집중했다.
어차피 공격을 피하는 것은 자신의 환수가 알아서 해줄 테니까.
화아아악!!
두 자루의 검에 맺힌 마나.
자신의 마나로 삼은 예경의 마나가 강렬한 빛을 뿜었다.
은하는 그걸 매개로 대기에 녹아든 마나를 자극했다.
─응집, 압축
마나가 마나를 부른다.
두 검에 맺힌 마나의 세기가 훨씬 강렬한 빛을 발한다.
─응집, 압축
그것들을 모두 자신의 마나로 삼아 다시금 매개로 대기 중에 녹아 있는 마나를 불러들였다.
─응집, 압축
플래티나 크로스를 연성하듯.
은하는 마나를 세 번 압축했다.
양 손에 백금색의 궤적이 생겨나, 폭발하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통제, 갈무리
하지만 은하는 마나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 없었다.
당장에
라도 폭발할 것 같은 마나를 억지로 검신에 욱여넣었다.
마법을 갈무리했다.
그리하여─.
기프트 부여 아티펙트
─더닝 블레이드(Dawning Blade)
나는, 더 이상 쓰러지지 않겠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은하는 그러한 염원을 빌어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냈다.
우보
마치 동이 트는 새벽처럼.
어두운 밤을 몰아내는 빛줄기.
은하는 찬란하게 빛나는 검을 쥐고 녀석에게 날아갔다.
──!!
놈의 이마를 향해.
은하는 두 자루의 검을 휘둘렀다.
두 갈래의 궤적.
눈부신 빛줄기가 길게 퍼져서는, 녀석의 이마에 깊은 상처를 만들어냈다.
우보
은하는 그대로 날개를 움직였다.
빛을 머금은 칼로 녀석의 살점을 계속 베어나갔다.
콰직!
이전과는 달랐다.
놈에게 제대로 닿지 않던 검격이 놈의 살점을 도려냈다.
피 분수가 솟구치고.
살점이 아래로 툭 떨어지며.
녀석이 비명을 지른다.
Whiiiieeeeeeaaaaaoooooo!!
녀석이 크게 몸부림을 쳤다.
놈의 등허리 위로 마법진이 무수히 나타났다.
튀어오르는 녀석의 피를 태워버린 은하는 그 즉시 자리를 피했다.
콰콰콰쾅!!
녀석이 마법으로 자신을 공격했다.
그 정도로 놈에게 조금 전 일격이 상당한 타격을 준 것이리라.
그렇기에─.
─Whiiiiieeeeeaaaaaoooooo!!!
놈의 시선이 은하에게 고정되었다.
위압과 살의.
거대한 존재감이 그를 주시했다.
놈이 허공에 수십 개의 마법진과 은하를 향해 거대한 마법진을 하나 만들어냈다.
“또 그 짓을 하겠다는 건가.”
은하는 눈살을 찌푸렸다.
수십 개의 마법진은 그를 노리면서 지상을 노리고 있었다.
놈이 도발하고 있는 것이다.
저 밑에 있는 사람들을 저버리면서 자신을 상대할 것이냐고.
“나만 있는 게 아니거든?”
하지만 은하는 이죽거렸다.
그가 날개를 크게 펼쳤다.
피이이익!!
세 쌍의 날개가 불길을 뿜어냈다.
불꽃의 날개가 밤하늘을 가릴 만큼 맹렬히 타올랐다.
직후─.
[─형이 지금 간다! 넌 신경 말고 힘이나 모으고 있어!!]진파랑의 텔레파시가 들렸다.
경박하면서도 자신을 걱정하는 텔레파시.
은하는 입가를 끌어올리고는 검에 불길을 압축했다.
─제왕검 10식, 도검광중
한매류 극의, 설룡
허공에 거대한 검들이 만들어졌다.
검들이 예경의 머리 위로 떨어지며 놈의 캐스팅을 방해했다.
동시에 지상에서 솟구친 눈의 용이 예경을 물어뜯었다.
한매류 극의, 역린
북동부.
십이좌 지용현.
그리고 류연화.
두 사람이 응원군을 데려왔다.
응원군 중에는 판도라 클랜원들도 몇몇 섞여 있었다.
그들이 계속 공격을 퍼부어 놈의 주의를 끌었다.
그럼에도 예경은 기어이 마법진을 완성하고 말았다.
──!!
마법진이 강렬한 빛을 발하고.
종로구와 중구 일대에 걸쳐 있는 마법진이 지상을 포격하려고 했다.
바로 그때─.
─필름 디스포설
마치 장면과 장면을 끊은 것처럼.
허공에서 생겨난 보호마법이 놈의 포격을 완전히 차단해버렸다.
놈의 공격이 무산되고 말았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뇌전
세상을 찢어발기는 듯한 굉음.
구름도 끼지 않았건만.
하늘에서 푸른 번개가 떨어졌다.
번개가 예경을 직격했다.
치리릭!!!
남서부.
십이좌 프리시스 메모리.
십이좌 이도진.
은하는 선녀를 따라 출장을 갔던 두 사람이 마침내 응원군을 이끌고 강북으로 돌아왔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놈은 굴하지 않았다.
순간 의식을 잃고 지상에 추락하던 놈이 즉각 하늘로 솟구치며 후퇴를 하려 했다.
─투콰아앙!!
직후 지상에서 치솟은 빛줄기.
거대한 빛이 놈의 옆구리를 가격해 강제로 방향을 틀게 만들었다.
Whiiiieeeeeaaaaoooo….
서남부, 마나관리기구 방면.
십이좌 유수진.
그녀가 놈을 저격한 것이다.
한편 그 시각─.
“─빠샤! 넌 이제 뒈졌어!”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들리고.
예경의 사방으로 거대한 불기둥이 하늘을 꿰뚫듯이 치솟았다.
대천사의 가호
천사의 손길
타락천사의 패기
동시에 은하의 머리 위로 천사를 연상케 하는 형상이 나타났다.
세 명의 천사가 그에게 보호마법을 두르고, 신체 회복능력을 늘려주고, 공격력과 속도를 증가시키는 버프를 걸어주었다.
은하는 자신에게 버프를 걸어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잘 돌아왔네.
동북부.
십이좌 강현철.
십이좌 박혜림.
강원도로 파견을 갔던 그들 또한 응원군을 이끌고 돌아온 것이다.
그들이 군세를 소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까지 불길을 압축했던 은하는 다시금 하늘로 오르려 하는 놈에게 검을 휘둘렀다.
블래스트 크로스
진홍의 십자가.
컨트롤이 요하는 한계까지 압축한 마법이 놈의 꼬리를 잘라냈다.
Whiiiiieeeeeeaaaaaaoooooo!!
녀석이 격렬한 비명을 질러댔다.
또다시 하늘로 오르지 못한 놈이 지상으로 고도를 떨어뜨렸다.
그 즉시 모습을 드러낸 십이좌들이 놈을 토벌하기 위해 내달렸다.
은하 역시 놈을 향해 날아갔다.
레이드의 시작이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664(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