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667
클랜원들이 모두 말렸다.
그들은 지금 은하의 능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에 비해 온태양은 어쩐 일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위험하다.
클랜원들은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은하야, 어쩌려고 그래. 하지 마. 그러다가 잘못해서….”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이제 그만 온태양을 풀어줘.” “”””…….””””
차은우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은하는 고개를 저었다.
은하의 태도는 완강했고, 누구도 그의 생각을 꺾을 수 없었다.
“…풀어주자.”
목민호가 한숨을 쉬었다.
자신도 이제 모르겠다는 얼굴로.
그가 한차례 은하를 일별하고는 홱 고개를 돌렸다.
결국에는 온태양을 제압하고 있던 이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노은하….”
“…이성은 이미 기프트에 먹혔다고 봐야겠네.”
비틀거리며.
온태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다리가 자유로워진 그는 오로지 은하를 눈에 담고 있었다.
“너희는 얘 눈에 띄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있어. 이 이상 회까닥했다가 너희들까지 공격할 수도 있으니까.”
“아아아악!!” “”””……””””
기프트 .
은하는 기프트에 자아가 완전하게 잠식되고 만 온태양을 바라보았다.
온태양의 눈이 시뻘겋게 변했다.
눈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린 채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를 질렀다.
“그래, 와라.”
사생결단의 자세.
아니, 동귀어진의 자세.
은하는 의 영향을 받아 극단적으로 몸을 굴리는 그를 보며 검을 내밀었다.
☆
온태양은 왜 자신에게 검을 향하며 이토록 증오를 토하고 있는 것인가.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것인가.
이제 와서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아. 나하고 온태양의 관계는 이것으로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는 거지.
의문은 잠시에 지나지 않았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격을 피하는 은하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문제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은하의 생각은 그곳으로 향했다.
“노으으으은하아아아아!!”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무엇이 이렇게 만든 것인가.
은하는 온태양의 힘을 역이용해, 그의 검을 흘려보내며 생각했다.
어쩌면 첫 만남부터 잘못된 건지도 모르겠네.
은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과 온태양의 만남은 처음부터 그리 좋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서로 관계가 어긋나는 일만 일어나기까지 했다.
아니, 근본적으로 자신과 온태양은 서로 바라보는 세계관이 달랐다.
─내 잘못도 있어.
어디 그뿐인가.
은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고등아카데미에 입학하고.
그때까지 온태양과 그의 파티원을 만나는 날을 고대하고 있던 은하는 마음이 앞선 나머지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내가 걔네들을 너무…, 도구로만 생각하고 있었어.
첫째로, 은하는 그들을 영입하고자 때로는 그들의 마음을 이용했다.
미래를 바꾸겠다는 목적에 매달려, 정작 자신 때문에 마음을 다치게 될 사람들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윤이별도 그러했고.
어찌 보면 온태양도 그러했다.
다만 윤이별과 온태양의 차이점은 그녀는 그에게 의지하려 했던 반면, 온태양은 오히려 그에게 반발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둘째로─.
─내가 온태양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품고 있었다는 거야.
란 이명에 집중한 결과, 은하는 온태양의 힘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
잔뜩 기대를 하고 온태양을 만난 은하는 그의 실력을 목격하고 그만 실망할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서 드러난 그의 태도가 더욱 온태양의 심기를 상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자신은 계속 기대했고.
필연적으로 자신의 평가를 받게 된 온태양은 더더욱 반발심을 품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처음부터 온태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
은하는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
이전 삶에서는 온태양을 멀리에서 올려다보기만 했던 은하는 완전히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겪어보니 그제야 받아들일 수 있었다.
란 영웅은 마냥 성인이 아니었다.
온태양 역시 사람이었고, 그만큼 불완전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란 이명의 본질에 가려, 온태양이란 영웅의 이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크윽…!!”
결국 자신과 온태양의 관계는 이리 극단적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서로 좁히려야 좁힐 수 없는 간극.
엇갈리고, 갈등하고, 충돌하던 끝에 어느 한쪽이 파멸을 해야 끝이 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공격할 거면 제대로 공격해. 내가 지금 힘을 쓰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너 하나쯤은 이길 수 있으니까.” “끄아아아악!!”
누구 하나가 죽을 수밖에 없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자신과 온태양의 대련을 보고 있는 클랜원들은 다르게 생각할지 몰라도 적어도 두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은하는─.
─온태양은 위험해. 증오심을 품고 나를 죽이려고 하는 사람을 이대로 살려둘 수 없어.
온태양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불안의 싹은 제거해야 마땅했다.
은하는 자신이 바꾸게 될 미래에 결코 자신 외의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온태양을 이대로 살려두었다가는, 그는 필시 기회를 엿보며 또 다시 자신을 죽이려고 할 것이다.
걱정해야 하는 일이 태산이기에, 괜한 걱정거리를 떠안고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은하는 온태양이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도록 내버려두었다.
그가 마음껏 검을 휘두르게 해주며 하다못해 자신에 대한 원한이라도 풀게 해주고 싶었다.
이대로 온태양을 그냥 죽이기에는 자신이나 온태양의 마음은 찜찜할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
은하는 그의 검을 막았다.
신체 능력이 크게 저하한 은하는 점점 강해지는 온태양에게 밀리며 이를 악물었다.
억지로 버티려고 했다가는 그대로 뒤로 나가떨어지게 될 판이었다.
은하는 측면으로 돌아 검을 피하는 방법을 택했다.
의 장점은 명확해. 상대의 전법을 빠르게 학습해서 그에 따른 대응책을 내놓는다는 거야.
모두, 공략당한다.
온태양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은하가 나아가려던 길을 막아섰다.
몇 번 검을 섞은 것으로 은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파악한 그가 검을 크게 내리쳤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이었다.
두 자루의 검을 교차해서 막아낸 은하는 짧게 혀를 찼다.
은하는 곧장 뒤로 몸을 피했다.
반면에 단점 또한 명확해.
이성을 상실해 있는 나머지 무작정 감정적으로 전투를 벌인다는 거야.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달려든다는 거지. 그리고 방어를 하지 않아.
아니나 다를까.
온태양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은하는 그 점을 이용해 온태양을 최대한으로 끌어들였다.
그러고는 그가 다가온 순간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옆에 있던 나무 기둥을 밟고 뛰어, 온태양의 검을 피하며 그의 배후로 떨어진 것이다.
한편 힘을 실어 검을 휘두른 그는 나무 기둥에 박힌 검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부렸다.
팍!
은하는 그 틈에 온태양의 정강이를 발로 찼다.
기프트의 힘 때문인지.
온태양은 정강이를 걷어차이고도 아무렇지 않아했다.
그사이 검을 빼낸 온태양이 다시금 은하에게 검을 휘둘렀다.
은하는 눈발을 기는 겨울로 막고, 다시금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팍!
그제야 온태양이 반응을 보였다
그가 다리를 절뚝거렸다.
이외에도 그가 검을 쥔 손을 순간 놓았다가 다시 쥐었다.
손목이 저리고 있는 것이다.
거리를 벌린 은하는 온태양의 몸을 빠르게 파악했다.
그리고 의 최대 단점은…. 이성을 잃은 나머지 몸이 데미지를 입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는 거지.
크흑 소리를 내며.
그동안 몇 번이고 정강이를 차인 온태양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은하는 온태양의 몸이 결국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드레날린이 왕성하게 분비되면서 그동안 입은 데미지를 느끼지 못한 모양이었으나.
그의 몸은 그동안 데미지가 누적돼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상태였다.
“끄으으아아아아아악!!”
그럼에도 온태양은 소리를 질렀다.
마치 소리를 질러야 고통을 잊을 수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단순무식하게 달려들었다.
눈에 보이는 공격이었다.
머리 위로 높이 쳐든 검이 은하를 양단하려고 했다.
“노으으은하아아아아!!”
은하는 그가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그때가 되자 은하는 고개를 틀어 검을 피하고, 눈발을 기는 겨울로 막아냈다.
손이 저릿해지는 감각을 참아서는, 온태양
의 품속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시리게 피는 겨울로─.
─푹!
은하는 온태양을 찔렀다.
그의 가슴을 꿰뚫은 칼날이 곧장 그의 등허리까지 꿰뚫고는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때가 되어서야 온태양의 신체가 힘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놓았다.
이내 고개를 숙였다.
“아…. 아아….”
단말마라기에는 허무한 소리.
폐부가 찔린 것일까.
풍선이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듯 온태양이 숨을 토했다.
“─미안하다. 이렇게밖에 못해서.”
온태양이 이제 힘을 잃었다.
은하는 시뻘겋게 변한 그의 눈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파악하고는 가슴을 찌른 검을 빼냈다.
픽 하고.
온태양이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
온태양이 꺼이꺼이 숨을 쉰다.
가늘게 뜬 눈을 한 채로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은하는 그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내 가슴에서 피를 쿨렁쿨렁 토한 온태양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잘 가, 편히 쉬어.”
온태양의 시야 밖으로 벗어나 있던 은하는 무릎을 꿇었다.
그가 사망한 것을 직접 확인하고.
은하는 그의 눈을 감겨주었다.
“”””…….””””
클랜원들이 모두 자신을 바라본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살인을 저지른 은하는 그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다만 온태양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은 채로, 그는 난처한 기색으로 웃을 뿐이었다.
아주 잠깐의 시간도 그에게 너무나 길게만 느껴졌다.
바로 그때─.
“─……!”
“괜찮아, 잘했어. 많이 힘들었지?” “…뭐?”
“네 마음 이해해. 많이 힘들 거야.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 “…….” “태양이도…, 용서해줄 거야.”
클랜원들 틈에서 뛰쳐나온 조아라.
그녀가 별안간 무릎을 꿇고 있던 은하를 덥석 껴안았다.
가슴께로 은하의 얼굴을 끌어당긴 조아라가 흐느끼며 위로했다.
그녀가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또 등을 토닥거렸다.
은하는 그녀의 품에 안긴 상태로 영문을 알 수 없어 가만히 있기만 했다.
“고생했다.”
“고생했어.”
“어디 다친 데는 없어?”
이윽고 조아라를 시작으로.
클랜원들이 다가와 은하의 상태를 걱정해주었다.
어느 누구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온태양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
온태양이 광분했다.
조아라는 어째서 온태양이 갑자기 은하를 죽이려고 하는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저러다 은하가 위험해! 안 그래도 지금 몸이 안 좋은 애인데…!
다만 그녀는 온태양이 미친 것보다 은하의 안위를 더 걱정했다.
그래서 다른 클랜원들에게 합세해 그녀도 온태양을 막으려고 나섰다.
그런데 은하가 돌연 그를 풀어주고 그가 원하는 대로 대련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쟤가 지금 무슨 생각인 거야!?
너 지금 몸이 안 좋다니까!? 제발 네 몸 좀 신경을 쓰란 말이야!
대련이 시작되고 얼마 안 되어.
조아라는 은하의 의도를 이해했다.
가슴에 무언가 한이 많은 것 같은 온태양의 화를 풀어주려는 것이다.
실제로 은하는 그의 검을 피하며, 그가 원 없이 검을 휘두르게 해주고 있었다.
그런 한편으로 그녀는 가슴이 연신 콩닥거리기만 했다.
은하의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일전에 예경에게 당해 사경을 헤매는 상태가 되기도 했다.
그때 소식을 들은 조아라는 은하의 상태를 크게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클랜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다는 듯이.
클랜원들은 일정 거리에서 떨어져 은하와 온태양의 전투를 바라보고 있었다.
류연화나 진파랑의 경우, 만약에 은하가 위험에 처할 때를 대비하며 벼르고 있었다.
조아라 역시 아주 위험할 때에는 마법을 사용해 전투를 중단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과 달리─.
─푹
은하가 위험에 처하는 일은 없었고 도리어 그가 온태양을 찔렀다.
조아라는 눈을 크게 떴다.
“아….”
“”””…….””””
온태양이 쓰러진다.
그런 건 아무렴 좋았다.
그녀는 온태양의 등에 가려져 있던 은하의 상태가 무사한 것인지 그게 제일 중요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그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가 온태양이 쓰러지자, 무릎을 꿇은 채로 그가 죽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었다.
“작별 인사를 하나 보네.” “”””…….””””
은하가 온태양의 눈을 감겨준다.
너무나 기묘한 광경.
달밤 아래에 있는 은하의 모습은 어딘가 거룩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그녀와 클랜원들은 은하의 행동에 대체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인지 파악하려고 했다.
그때 한창진이 말한 것이다.
클랜원들은 그제야 상황을 인지하고 자리에 못박혀 서 있었다.
은하랑 태양이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조아라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 은하와 온태양의 관계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은하가 온태양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습은 의외였다.
온태양에게 일방적으로 비난받았던 은하가 그럼에도 온태양을 위해서 슬퍼하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다.
동시에 그녀는─.
─떨고 있어….
그럴 만도 해. 자기 손으로 직접, 동기를 죽인 거니까.
달빛 아래에서.
조아라는 은하의 어깨가 미약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녀의 가슴은 그만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얼마나…, 슬플까.
자기 손으로 동기를 죽였다.
비록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는 사람을 죽인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 것일까.
조아라는 클랜원들에게 눈을 향한 은하의 모습이 참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하게 느껴졌다.
저질러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그걸 발각당한 두려움에 덜덜 떠는, 상처 입은 짐승 같았다.
“괜찮아, 잘했어. 많이 힘들었지?” “…뭐?”
“네 마음 이해해. 많이 힘들 거야.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 “…….”
그래서 그녀는 감정이 시키는 대로 무작정 은하에게 뛰어들었다.
온태양의 피를 뒤집어쓴 은하를, 그녀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안았다.
겉으로는 울고 있지 않지만, 필시 마음속으로는 울고 있을 노은하를 토닥토닥 다독였다.
“태양이도…, 용서해줄 거야.”
은하는 앞으로 온태양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 것이다.
그것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래서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온태양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그녀가 위로의 말을 건넨 것이다.
태양이라면 분명 용서해줄 거야.
태양이는…, 그런 애니까.
온태양은 착한 사람이다.
그리고 정정당당한 사람이다.
정정당당히 사생결단을 펼친 그는 분명 은하를 용서해줄 것이다.
그녀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니 태양아─.
─너도 이제 편히 쉬어.
온태양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그녀는 은하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그를 꼭 끌어안았다.
☆
클랜원들이 모두 위로해주었다.
은하는 그들의 위로를 받는 한편, 어떤 얼굴을 해야 할지 몰랐다.
“괜찮아.”
“…고마워.”
류연화가 손을 꼭 잡아주었다.
목민호가 은하의 눈치를 살폈다.
진파랑이 애써 밝은 척을 했다.
차은우는 은하의 상태를 살피기에 급급했다.
이외 등등.
클랜원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너희는 먼저 산을 내려가. 유해는 내가 잘 처리해서, 마나관리기구에 연락을 취해놓을 테니까.”
“…부탁할게.”
“기분이 좀 그럴 거야. 돌아가면 은하 너는 따뜻한 물에다 몸이라도 담그고 있어. 긴장이 풀릴 거야.”
이내 한창진이 그렇게 말했다.
나아가 그가 조언까지 건넸다.
은하는 그의 도움에 감사해하고는 산을 내려갔다.
그렇게 산을 내려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마나관리기구에서 전파합니다. 현재 시각 오전 4시 49분, 군세가 모두 물러났습니다. 고생을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마나관리기구의 텔레파시.
전언은 서두에 지나지 않았다.
본론은 이후에 들려왔다.
[─선녀님께서 강북으로 귀환하여, 광화문으로 향하고 있는 중인 것을 알려드립니다. 전언을 듣는 사람들은 모두 선녀님의 귀환을….]선녀 임가을의 귀환.
은하는 전언을 듣고 흠칫했다.
재앙이 한 차례 강북을 쓸고 가고, 광화문에 들어선 선녀가 사람들에게 받게 될 평가는 예상 가능했다.
이에 생각을 마친 은하는 클랜원들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광화문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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