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673
재건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처음에만 해도 잡음이 끊이지 않던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정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치안 문제도 차츰 해결되고 있는 추세였다.
그렇게 재건이 윤곽이 보이게 되자 선녀 임가을은 지역 클랜 대표들과 십이좌들을 호출했다.
“선녀님이 호출하신 이유가 뭘까?”
“그러게. 또 무슨 일을 맡기려고 하는 걸까?”
최근에 마나관리기구의 직원들에게 라는 이명으로 불리게 된 정하양.
그리고 노은아.
마나관리기구를 방문하는 그들은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몸을 떨었다.
선녀에게 몇 번 호출을 당할 때면 일거리에 치였기 때문이다.
임가을 입장에선 우리한테 뭐라도 주고 싶었던 거겠지만….
클랜원들 입장에선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인 거겠지.
최근에 준 일거리는 미확인 던전을 공략하라는 것이었다.
덕분에 은하는 이득을 보았지만, 막상 던전 공략에 참여한 사람들은 앓는 소리를 늘어놓았었다.
그래도 피가 되고 살이 되리라.
은하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마 오늘 사람들을 호출한 것은 그것 때문일 거야.” “”그거?””
“논공행상.” “”아!!””
한편 은하는 선녀가 부른 이유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이제는 슬슬 강북을 위해 싸워준 사람들에게 공적에 따라서 보상을 해줘야 할 때였다.
은하의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은 그제야 눈을 빛냈다.
다들 생각하는 건 같나 보네.
이윽고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은하는 자리에 앉은 클랜로드들이 기대감을 억누르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다들 무심한 얼굴을 하고 있으나, 입꼬리는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은하는 그들과 눈인사를 주고받고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이제는 그 자리에 앉는 것도 꽤나 자연스러워 보이는군.”
“저는 십이좌에 관심이 없어서요. 자연스럽게 보이고 싶지는 않네요.” “어휴, 판도라 클랜로드. 그러면서 미확인 던전을 공략했어요? 차라리 공략권을 우리한테 던져주지.”
십이좌 도완준.
은하와 마찬가지로 십이좌 자리에 앉아 있던 도완준이 말을 걸어왔다.
몇 번 대화를 나누며 친분이 생긴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가 우스갯소리로 말을 걸기도 했다.
그사이 정하양과 노은아는 제각기 용산구, 중구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분 얼굴이 보기 좋은데요? 아무래도 예상은 했나 보네요?”
“”””크흠….””””
선녀 임가을이 들어섰다.
그녀가 좌중의 얼굴을 훑어보고는 생긋 웃었다.
사람들이 겸연쩍어했다.
임가을은 아무렴 상관없다는 듯이 화제를 던졌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 여러분들을 이 자리에 부른 이유는 늦었지만, 강북의 멸망을 막아준 공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보상을 하고자 하기 때문이에요.”
“”””…….””””
사람들이 자세를 바로 했다.
그들의 시선에 기대감이 깃들고.
임가을이 회의를 시작했다.
☆
논공행상이다.
그렇다고 하지만 십이좌들은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십이좌라는 직위를 가진 그들은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세간의 시선, 그들 자신의 시선.
두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그들은 자신이 이번에 세운 업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 처럼 늦게 나타난 십이좌들이 많기도 했고.
반면에 클랜로드들은 달랐다.
지역구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는데 보상을 받지 않을 수는 없지.
단군 클랜로드 장봉전처럼.
한 지역 내에서 맹주로 군림하는 그들은 재앙이 발생한 기간 동안에 본의든 타의든 지역을 방어한다는 의무를 수행했다.
그만큼 많은 공적을 세웠다.
지역 주민들을 구한 것은 물론.
그들은 지역 내에 있는 클랜들을 지휘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그들은 자신들이 한 일을 떳떳하게 말할 수 있었다.
“십이좌들에 대한 보상은 추후에 따로 진행할게요. 오늘은 지금까지 지역을 방어하는데 힘써주신 분들께 적지 않은 보상을 드리려고요.”
그러니 논공행상의 주체는 클랜들, 또 플레이어들이라 할 수 있었다.
임가을은 차분히 말을 이었다.
“우선 이 자리에 참석한 클랜들은 향후 3년 동안 마나관리기구에 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 납세의 의무 면제.
클랜로드들이 예상한 내용이었다.
당연한 사항이었다.
애초 지역을 재건하고 있는 나머지 클랜들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세를 받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임가을의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또한 이번 침공…. 재앙이라 하죠. 이번 재앙에 참전한 클랜들에 한해 등급평가를 보류할 수 있게 하려고 생각합니다. 작년 등급평가가 그냥 유지가 되는 거죠.”
이 역시 예상했던 부분이었다.
재산 피해를 입은 클랜이 많았으니 등급평가를 받게 되면 떨어질 것이 확실한 상황이었다.
본론은 다음부터였다.
“다만 이 자리에 참석한 클랜들은 내년 등급평가에서 작년 등급평가의 세부등급을 한 단계씩 올리고, 향후 3년 동안 해당 등급을 희망에 따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등급평가의 세부등급.
마나관리기구에서 클랜을 평가하는 등급의 세부사항을 뜻했다.
세부등급은 -, 0, + 세 가지였다.
같은 등급을 가진 클랜이라도 다소 격차가 존재하는 셈이었다.
모든 클랜은 등급평가에 의거하여 F-부터 S+까지 평가되었다.
이때, 클랜을 평가하는 기준은 꽤 방대했다.
클랜의 재무상황, 의뢰 해결 건수, 의뢰 난이도, 소속된 플레이어의 수, 네임드 플레이어의 현황, 후원하는 그룹의 여부, 전속 마에스트로 등등.
여러 가지 조건을 평가해야 해서 등급을 올리는 것은 힘들었다.
오죽하면 몇몇 조건을 충족치 못해 앞자리가 바뀌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니 세부등급이라도 한 단계씩 올려주겠다는 것은 큰 이득이었다.
더군다나 클랜들의 희망에 따라서 3년 동안 등급을 고정할 수도 있다.
흠, 이렇게 되면 S급 클랜은 이제 7개가 아니라 8개가 되는 건가.
신라 클랜로드 김유진.
그녀는 임가을의 이야기를 듣고는 동해 클랜로드를 곁눈질했다.
동해클랜은 매년 조건이 부족하여 A+급 자리에 안주해 있었다.
십이좌가 없던 탓이다.
그런데 등급 조정을 받게 된다면 명실상부 S급의 클랜이 되리라.
“흐흐….”
벌써부터 동해 클랜로드는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어찌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김유진은 피식 웃었다.
“그런데 말이죠─.”
그러던 그때였다.
사람들이 머리를 굴리는 가운데, 임가을이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녀가 노은하를 보며 말했다.
“판도라클랜의 경우, 세운 공로가 워낙에 커서 세부등급을 한 단계만 올릴 수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
“그러니 판도라클랜은 예외적으로 주요등급을 한 단계 올리겠습니다. 지금이 C+ 등급일 테니까, 클랜을 창설하고 1년 만에 B+등급이 되는 거겠네요.” “”””……!!””””
임가을의 발언에.
사람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판도라클랜만 해도 재무건전성과 노은하, 류연화, 한창진, 노은아라는 이름값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C+란 등급을 받은 것이다.
신생 클랜이 최고로 받을 수 있는, 형식상 가장 높은 등급이었다.
그런데 선녀는 지금 판도라클랜이 창설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B+등급 자격을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감사합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은하는 차분히 고개를 숙였다.
이내 몇몇 사람들이 피식 웃었다.
김유진도 마찬가지였다.
노은하라는 저 아이…. 정말이지 속을 알 수가 없군.
저 나이에 저만한 공로를 세웠으면 얼굴에 오만함이 드러날 법도 한데, 그러지 않고 있으니까.
사람 성격이 진중한가 보네.
김유진은 노은하의 태도와 행동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노은하의 입장이 부럽기는 했지만, 그녀나 다른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노은하의 공로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쉽게 받아들였다.
물론, 하루아침에 신생 클랜하고 같은 위치에 놓이게 된, 현재 등급 B0를 유지하고 있는 단군클랜으로서는 불쾌하게 느껴질 만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1년도 안 된 클랜에게 너무 후한 평가를….” “단군 클랜로드. 지금 뭐라고 했나요? 제가 멀어서 잘 안 들리네요.” “…아닙니다. 선녀님. 감사합니다.”
단군 클랜로드 장봉전.
그가 궁시렁거렸다.
그러자 그의 불만을 들은 것인지, 임가을이 뾰족한 어조로 물었다.
장봉전은 헛기침을 하며 사과했다.
“플레이어 등급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번 재앙을 막기 위해 전사한 플레이어들에게는 주요 등급을 하나 높이고, 유공자로서 대우할 겁니다. 당연히 유공자분들의 유가족들에게 금전적인 보상과 훈장이 수여될 겁니다. 이외 재앙에 참전한 이들은 공로 여부를 막론하고 플레이어등급 세부등급을 하나 올릴 생각이고요.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인 클랜 소속의 플레이어들은 세부등급을 두 단계 올릴 생각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참전한 사람에 한해서입니다. 또한 3년간 본인의 희망에 따라 유지하게 해드리겠습니다.” “”””…….””””
“그리고 누구도 폄하하지 못하는 공로를 세운 플레이어들에 한해서 주요 등급을 하나씩 올리는 동시에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을 내어드릴 생각입니다.”
이거다, 하고.
클랜로드들은 눈을 빛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들.
오랜 역사에 걸쳐 전해진 보물에는 다량의 마나가 함축되어 있어, 특히 재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녔다.
때에 따라서는 보물 안에 독자적인 마법이 내재되어 있기도 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들은 상징성과 가치에 따라서 태극, 을지, 충무, 화랑, 인헌 다섯 등급으로 보관되고 있었다.
인헌 등급만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보물이었다.
이내 임가을이 말했다.
“우선 십이좌들 중에서는 나흘간 강북을 지키는데 힘써주신 도완준, 황산군 플레이어에게 화랑 등급의 보물고를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예경을 토벌하는데 일조한 지용현, 유수진 플레이어에게는 충무 등급의 보물고를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플레이어들은 많은데…. 인헌 등급의 보물고를 개방하는데 필요한 공로를 세운 플레이어들은 추후에 각 클랜에 공지를 보내고, 선녀정부에서 다른 사람들과 취합해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제 화랑 등급의 보물고는….”
백서진은 본인이 사양하였으며.
윤성진은 보물고에 관심이 있을 리 만무했다.
임가을은 추후에 백서진과 윤성진에게 그들에게 어울리는 보상을 내어줄 것을 약속했다.
그러던 그때였다.
“저, 선녀님.” “네, 말씀하세요. 단군 클랜로드.”
별안간 장봉전이 손을 든 것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장봉전이 어딘가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십이좌 한 명이 빠진 것 같아서 말입니다. 제가 모라율 플레이어의 이름은 듣지 못한 것 같군요.” “”””…….””””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모라율.
확실히 그녀도 이번 침공에서 꽤나 공로를 세우기는 했다.
그녀의 공로를 따지자면 도완준에 맞먹을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도 그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문제는 모라율에게는 현재 애로사항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넘어가려 했더니, 장봉전이 걸고넘어졌다.
뻔뻔해도 유분수지.
김유진의 생각은 그러했다.
당장 모라율만 해도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이고 있건만.
눈치 없는 장봉전이 모라율을 위한 일이라고 말하듯 으스대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김유진은 이제 일어날 일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네, 모라율 플레이어의 공로도 참 인정할 만하죠.”
“그렇죠. 모라….”
“그런데 모라율 플레이어가 저지른 실책도 참 인정할 만해서요.” “…네?”
“일전에 모라율 플레이어가 저한테 언성을 높이면서 대놓고 했던 말을 떠올리면, 지금도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 중이에요.” “”””…….””””
“그래서 모라율 플레이어의 공로는 나중에 계산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모라율 플레이어. 지금 당장에라도 결론을 내려드릴까요?” “아, 아닙니다, 선녀님! 저는 그저 선녀님을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장봉전 클랜로드. 그렇다는데요?”
“…잘 알겠습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였다.
도리어 자기 클랜의 플레이어에게 창피나 주고 있다.
김유진을 비롯해 지난날, 의정부 탈환전에서 장봉전에게 배신당했던 전적이 있는 클랜로드들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이견이 없으면 다시 할게요. 화랑 등급의 보물고를 개방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이후 임가을은 플레이어들의 이름을 줄줄이 읊어나갔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도 알고 있는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만큼 그들의 활약을 모를 수가 없었다.
흠…. 동해클랜의 은 혼자서 예경의 포격을 막은 공로가 인정돼 충무 등급의 아티펙트를 받는구나.
블레이즈클랜의 임채성과 황석하는 각각 화랑….
김유진은 언급되는 플레이어들의 이름을 천천히 되짚었다.
그러다 퍼뜩 깨달았다.
그녀가 임가을을 바라보았다.
판도라클랜의 이름이 나오지 않아. 왜 그런 거지?
판도라클랜.
가장 공로를 많이 세운 클랜.
그녀는 의아한 얼굴을 했다.
다른 클랜로드들도 의아해했다.
지금까지 가장 높이 나온 공로자는 충무 등급을 받은 제니스 클랜로드, 동해클랜의 , 템페스트클랜의 가 전부야.
판도라 클랜로드와 그 클랜원들은 대체 어떤 등급을 받는 거지?
클랜로드들의 의문.
그들의 의문은 금세 해소되었다.
임가을이 마침 입을 연 것이다.
“판도라클랜이 세운 공로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 차라리 한꺼번에 말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말이죠.”
“”””…….””””
사실 클랜로드들이 제일 궁금해한 사항은 바로 판도라클랜이 어떠한 보상을 받느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전 사례를 통해 봤을 때 자신들이 대충 어떤 보상을 받을지 알 수 있었으나.
판도라클랜과 같은 사례는 지금껏 한 번도 없었기에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침을 꿀꺽 삼켰고.
임가을은 일부러 시간을 끄는 듯이 텀을 두었다.
이내 사람들이 그녀에게 집중하자.
그녀가 말하기를─.
“─우선 강남과 강북이 단절되면서 강북에 물자가 부족하게 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동작대교를 지킨 판도라 클랜원 전원에게 화랑 등급 보물고에 입장할 수가 있는 권한을 주기로 하겠습니다.”
“”””…….””””
처음부터 파격적인 보상.
이 자리에 있는 어느 클랜도 모든 클랜원에게 화랑 등급의 보물고에 들어갈 수가 있는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판도라 클랜원들은 전원이 못해도 화랑 등급의 보물고에 들어갈 자격을 얻은 것이다.
“다음으로 마나관리국을 보조하여 강북의 플레이어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예경을 토벌하는데 일조한 정하양 플레이어에게는 충무 등급 보물고를 개방할 수 있는 권한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못해도 화랑 등급인 상황에서.
정하양이 충무 등급을 받았다.
정하양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러는 한편 임가을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제4위계 삼각지 대장두터비들을 토벌하는데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판도라 클랜원들 전원에게도 충무 등급 보물고를 개방하겠습니다.”
“”””……!!””””
못해도 화랑, 대부분 충무.
클랜로드들은 납득이 가는 한편, 자신들과 스케일이 달라서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임가을의 발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제3위계 프리크 스핑크스를 토벌하는데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판도라 클랜원들 전원에게 충무 등급 보물고를 개방합니다.”
“”””…….””””
“제3위계 시져 호퍼, 제3위계 오버랭크 예경을 토벌하는데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판도라 클랜원들에게 충무 등급 보물고를 내어드리죠.”
선녀님, 그냥 판도라 클랜원들은 전부 충무 등급이라고 하세요.
신라 클랜로드 김유진은 듣고 있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어느 정도 각오하고 오긴 했지만, 자신들이 판도라클랜의 들러리가 된 꼴이 아닌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황당해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
아직 또 있었구나.
사람들은 다시금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임가을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이 모든 전적에 관련이 되어 있는 노은하 플레이어, 예경 토벌전에서 공로를 세운 류연화 플레이어에게는 을지 등급의 보물고를 개방하도록 하겠습니다.”
“”””……!!””””
“을지 등급 보물고를 개방하는 건 선녀정부가 출범하고서 처음 있는 일이네요.” “”””…….””””
“역사서에 쓰이게 된 걸 축하해요.”
을지 등급.
사람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
그동안 여유만만한 태도를 보이던 노은하조차 입을 쩍 벌렸다.
☆
판도라 클랜원은 전부 충무 등급.
예외로 자신과 류연화는 을지 등급 보물고를 개방할 권한을 얻었다.
은하는 어안이 벙벙했다.
나는 충무까지만 생각했는데….
을지 등급의 보물고를 개방하려면 고위 인사들의 반대가 불가피해서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는데….
이전 삶에서 은하는 강북을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화랑 등급의 아티펙트를 받을 수 있었다.
을지 등급의 보물고가 개방된 것은 온태양이 제2위계 몬스터 매구를 토벌하고, 구마들을 쓰러뜨렸을 때뿐이었다.
그만큼 업적을 세워야 을지 등급 보물고를 개방할 수 있었건만─.
─근데 나도 그만큼 공을 세우기는 했구나.
이내 은하는 납득했다.
그동안 은하는 자신이 세운 공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자신의 공로는 회귀 전에 온태양이 을지 등급 아티펙트를 받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기는 하지만 자신 혼자서 강북의 침공을 막아낸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받을 만했다.
“그럼 보물고를 개방하는 시간은 추후에 공지하도록 할게요. 이번에 보물고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꽤 걸릴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아, 보물고에 가장 먼저 입장하는 클랜은 십이좌 다음으로 판도라클랜이 될 겁니다.” “”””…….””””
여하튼 그렇게 회의가 끝이 났다.
임가을은 더는 할 말이 없느냐고 주위에 물었다.
그때 상념에서 깨어난 은하가 냉큼 손을 들었다.
“선녀님.”
“네, 판도라 클랜로드. 무슨 일인가요?”
사실 오늘 은하가 회의에 참석한 이유는 단순히 보상을 받기 위함이 아니었다.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었다.
은하는 입을 열었다.
“광주에서 가져온 코쿤은 언제까지 서울에 있을 건지 알고 싶어서요.”
“광주의 코쿤 말인가요? 안 그래도 이제 코쿤 제작을 준비해야 해서…, 적어도 1년 정도 소요될 것 같네요. 그런데 그건 왜 물어보는 건가요?”
“그렇게 되면 광주에서 반발심이 상당할 것 같아서요.”
“그건 판도라 클랜로드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랍니다?”
종묘 정전에 설치돼 있는 코쿤.
광주를 지키던 코쿤이 설치돼 있는 상황은 미래를 생각하면 썩 좋지 못했다.
이에 은하가 의견을 낸 것이다.
반면 임가을은 은하가 자신의 일에 간섭하려는 것을 느끼고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선을 넘지 말라고.
임가을이 고개를 모로 기울여서는 생긋 웃고, 말끝을 올리는 어조로 말하는 것이 반증이었다.
그럼에도 은하는 과감히 선을 넘어 그녀에게 진언했다.
“─사용하지 않는 코쿤이 하나 더 있잖아요. 근데 계속 광주의 코쿤을 사용해서 광주 사람들의 반발심을 부를 필요가 있을까요?” “네? 지금 뭐라고 했죠?” “코쿤이 하나 더 있다고요. 아직 사용하지 않은 코쿤이.” “”””……!!””””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클랜로드들.
그리고 백서진을 비롯한 십이좌들.
그들이 은하가 한 말에 자동으로 고개를 돌렸다.
임가을 역시 눈을 크게 뜨며 재차 질문했다.
“판도라 클랜로드. 장난하지 말고 말하는 게 좋을 거예요. 지금 뭐라 그랬나요?” “안 쓰는 코쿤이 하나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기, 의정부에요.” “…네?”
이 시기에는 아직 아무도 모르나.
회귀 전에 제2차 의정부 탈환전을 경험한 은하만은 알고 있었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
제1차 의정부 탈환전에서 가져간 코쿤이 멀쩡한 상태로 있는 것을.
“지난 의정부 탈환전에서 가져간 코쿤이 의정부에 남아 있을 텐데요. 그때 코쿤을 거기 두고 물러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
리라이프 플레이어 6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