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688
의정부의 군단장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터전으로 삼은 영역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군단장들끼리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리라.
그래서 은하는 괴시니의 군세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설마 이시미까지 나타날 줄이야.
괴시니가 구슬린 건가?
그런데 이시미가 저 멀리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냈다.
놈이 빠른 속도로 군세를 이끌고 의정부역으로 남하하고 있었다.
은하로서는 선택의 수단이 없었다.
괴시니의 군세를 막으며 어찌어찌 의정부역을 빠져나가기는 가능해도, 이시미의 군세까지 상대할 수 있을 턱이 없었다.
하물며─.
“─2시, 3시, 4시 방향. 거기에서 몬스터들이 몰려들고 있어. 아마도 백면상의 군세인 것 같아.” “자신들이 따르던 군단장이 죽은 사실을 깨달았을 텐데도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것은…. 통제를 벗어난 그들이 괴시니나 이시미의 군세에 편입했다는 뜻이겠네요.” “뭐든 상관없어! 다 붙태워 버리면 그만이니까!”
북쪽, 이시미의 군세.
서쪽, 괴시니의 군세.
동쪽, 백면상의 군세.
몬스터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겪은 일은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았다.
너무나도 많은 군세가 감지되자, 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쳐야 했다.
군세가 너무 많아.
괴시니의 군세는 벌써 우리가 가는 길을 예측하고 발을 붙잡고 있어.
은하는 혀를 찼다.
괴시니의 군세는 빠르게 자신들을 따라붙고 있었다.
심지어 자신들이 가는 길을 예측해 기다리고 있기까지 했다.
죽은 자들을 일으켜세워 조종하는 괴시니의 능력은 도심지에서 충분히 발휘돼, 일행의 발을 묶는데 탁월한 효과를 자랑하고 있었다.
건물 잔해 더미 속에서 튀어나온 죽은 자들이나, 건물 위에서 불쑥 뛰어내린 죽은 자들 등.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놈들이 계속 주변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놈들은 몬스터가 아니야.
살아 있는 존재도 아니라 죽여도 다시 되살아나.
진짜 골치 아프네…!
머리를 부서도 놈들에게는 별다른 타격도 되지 않았다.
가슴을 베도 마찬가지였다.
놈들은 죽지 않고 움직였다.
놈들은 그저 괴시니의 명을 받고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은 존재였다.
그러니 놈들이 가로막고 있는 길은 별 수 없이 우회하거나 그들 위를 뛰어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저놈들 상대로 괜히 마나 낭비는 하지 마세요. 머리나 가슴이 아니라 다리를 공격하세요!”
놈들의 다리를 잘라내어, 자신들을 추격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결국 은하는 대처를 바꿔야 했다.
그가 일행들에게 외쳤다.
일행들도 놈들과 몇 번 싸우면서 상황을 파악하고는 은하의 지시를 따랐다.
길을 가로막고 있는 놈들이 있으면 은하와 강현철이 검격을 날려서는 놈들의 다리를 잘라냈다.
화르륵!!
다행인 점은 죽은 자들이 화염에 취약했다는 것.
강현철이 다리가 잘려나가 바닥에 우글우글 쓰러진 놈들에게 불을 질렀다.
그들을 가로막던 길이 어느 순간 몬스터들의 진로를 방해하는 화염의 장벽이 되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군세가 너무 많아.
이시미의 군세가 남하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우선, 괴시니의 군세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었다.
놈들이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발을 묶어준 사이.
비행이 가능한 몬스터들 위주로 이루어진 이시미의 군세가 도달하는 시간을 번 것이다.
은하는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가는 비행형 몬스터를 보고서 낭패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앞서 날아가던 몬스터들이 선회해 은하를 향해 날아들었다.
마나 크래셔
죽이는데 힘을 뺄 수는 없다.
비행형 몬스터의 날개를 베어낸다.
은하는 바닥에 떨어진 몬스터들을 뒤로 하며 빠르게 달렸다.
바로 그때,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이시미가 불길을 내뿜었다.
철갑을 두른 용이 내뱉은 열기가 등 뒤를 뜨겁게 달구는 그때─.
“─용의 불꽃인가. 맛있네.”
강현철이 불길을 빨아들였다.
이시미의 불길로 배를
채운 그가 희희덕거렸다.
다행이야.
그나마 이시미의 공격에 대항하는 방법이 있기라도 해서.
불닭이의 힘으로 불길을 막으려던 은하는 안심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하나 이시미의 마법 중 하나를 막은 것에 불과했다.
이시미의 무서움은 방어력이었다.
놈의 장갑은 워낙에 두껍기 때문에 웬만한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물론 플래티나 크로스라면 모른다.
하지만 놈들은 플래티나 크로스를 전개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몬스터들에게 도망치면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마법이 아니었다.
그러는 사이─.
─회룡역이야.
뛰고, 뛰고, 또 뛰어, 또 뛴 끝에.
어느덧 그는 회룡역이 눈에 보이는 거리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회룡역을 발견하고, 얼굴을 활짝 폈다.
“회룡역을 지나면 괜찮을 거예요. 저기만 지나면 놈들도 계속 우리를 쫓아오지는 않을 거예요.”
마나관리기구가 의정부를 탈환하는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서 시작점이 되고 있는 위치.
의정부에서 서식하는 몬스터들은 웬만해서 회룡역 아래로는 내려가려 하지 않았다.
군단장들은 더더욱 그러했다.
자칫 회룡역 아래로 남하했다가는 그들이 삼고 있는 터전에서 꽤 멀리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냐아 냐아
그렇기 때문인지 놈들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졌다.
죽은 자들이 기괴한 몸놀림으로 주변 지형지물을 넘나들었다.
녀석들이 은하와 일행들의 진로를 방해하고자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당연히 그들도 거세게 저항했다.
그야말로 회룡역이란 경계선 밖을 나가려는 사람들과 그들을 경계선 안쪽으로 잡아들이려는 몬스터들의 전쟁이었다.
환수변환
피닉스의 날개
필름 디스포설
블래스트 크로스
전쟁의 승패는 은하의 승리였다.
프리시스 메모리가 보호마법으로 몬스터들의 접근을 차단한 사이.
불꽃의 날개를 달고 날아오른 그가 달려드는 군세를 향해 블래스트 크로스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화르륵!
몬스터들의 진로에는 불의 장벽이 솟구쳤다.
죽은 자들을 제외하고, 몬스터들의 움직임이 주춤했다.
불 속에 뛰어들어 그들을 쫓으려는 몬스터들은 없었다.
좋았어, 이걸로 됐어.
이제부터 속도를 조금씩 줄여서, 망월사까지 내려간 뒤에 밤을 새고 아침에 출발하면 돼.
그리하여 은하와 일행들은 마침내 회룡역을 지날 수 있었다.
그들이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쿠오오오오오!!
냐아 냐아
불의 장벽이 사라진 그때.
놈들이 회룡역을 넘어왔다.
이시미와 괴시니가 경계선을 넘자 몬스터들은 당연 그래야 한다는 듯 군단장을 따라 남하했다.
“뭐야! 뭐냐고! 회룡역만 넘으면 저 녀석들의 기세도 주춤하는 거 아니었어!?”
“아무래도 저희가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 저희가 맛있게 보이기라도 했나 보죠?”
강현철이 욕지기를 퍼부었다.
프리시스 메모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반면 은하는 혀를 내둘렀다.
아무래도 우리들을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것 같은데….
낭패가 따로 없었다.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은하는 침음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지나면 의 마법 때문에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몸이 되고 말 거야.
그렇게 되면 저놈들한테 붙잡히고 말 거고, 그럼 끝이야.
은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이 슬슬 어두워지고 있었다.
앞으로 2, 3시간 뒤에는 새까맣게 물들고 말 것이다.
이제 곧 밤이 된다.
몬스터들에게는 힘이 더욱 세지는 밤이 되는 것이다.
상황은 더더욱 악화되고 있었다.
” 님. 먼 거리까지 이동할 수 있는 마법은 없나요?”
“있기야 하죠. 익스트랙트라 하는 마법인데, 저 하나뿐이라면 저 멀리 프랑스나 이탈리아까지도 이동할 수 있을 거예요.” “…도봉역까지면 됩니다.”
“문제없죠.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저야 이미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발자취를 남겨놓았는데, 여러분들은 발자취를 남겨놓지 않았으니까요.”
“그게 무슨 소리죠?”
“쉽게 말해…. 제 마법은 단순히 이동하는 마법이 아니에요. 이동한 과정을 생략하는 마법이라 할까요. 근데 세상의 법칙은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기 마련이라서요. 만약에 시간 과정을 생략하고 도봉역까지 이동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게 되면, 추후에 원인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저희가 지금 있는 위치로 한 번쯤 돌아와야 해요. 걸어서요.” “…언제까지 돌아와야 하는데요?”
“음, 제가 마법을 사용하고 24시간 이내로 돌아오는 게 좋죠. 만약에 24시간 이내로 돌아오지 못한다면,페널티를 부여받게 될 겁니다.” “…….” “저는 그런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워 괜찮기는 한데…. 여러분은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아니요, 그냥 뛰죠.”
결국 24시간 안에 다시 의정부로 돌아와야 한다는 소리에.
은하는 끙 소리를 내며 거절했다.
그렇다면 별 수가 없었다.
망월사역까지 내려가, 어딘가에서 몸을 피신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수밖에 없어.
의정부역 주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하로 들어가야 하나.
제기랄….
절로 욕이 나오는 상황이다.
은하는 의정부역을 나왔을 때부터 계속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 다리를 채찍질했다.
다른 사람들도 이제는 힘이 부치는 모양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이 이상 강행군은 무리였다.
필연적으로 망월사역에서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윽고 망월사역이 눈에 들어왔다.
“─지하수로에라도 쉬어요. 형은 망월사역에 들어서게 되면 최대한 우리들의 기척을 지워줘. 님은 저번처럼 영상을 찍어 군세가 저희를 혼동하게 해주시고, 저는 환상마법으로 놈들을….”
“은하야…, 아무래도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뭐?”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요.”
밤이 되고 있었다.
이제 시간이 없었다.
은하는 망월사역을 향해 달리면서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그때, 한창진이 그의 말을 끊고는 입을 열었다.
프리시스 메모리도 두둔했다.
알 수 없는 소리였다.
은하가 되물었을 때─.
─어?
은하도 마침내 발견할 수 있었다.
저 멀리, 망월사역 앞, 교차로가 보이는 지점에서.
은하는 좌우로 도열해 있는 인영을 찾아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인영의 형체를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눈에 띄는 인영이 하나 있었다.
푸르른 수국을 떠올리게 만드는, 청량한 색상의 머리칼.
─한매류, 특식
무한 소나기
류연화.
그 순간, 은하는 보았다.
허공에 돌연 수십 개에 달할 법한 마법진이 생겨났다.
마치 예경의 마법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은 마법.
마법진이 번쩍이고.
길고 날카로운, 얼음의 창이 과히 무서운 속도로 날아들었다.
쏴아아아아!!
마치 비가 내리는 소리가 들리듯.
은하의 머리 위를 지나간 얼음이 그들을 추격하던 몬스터들의 몸을 꿰뚫었다.
얼음의 창이 마법진에서 끝도 없이 나타나며 하늘을 나는 몬스터들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망월사역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의 반격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되.
내가 죽음을 죽이겠노라 하셨다.
누군가의 기도문이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이리야.
망월사역에 달려가던 은하는 이내 그녀 또한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화아아아악!!
기도문을 읊조린 이리야가 마법을 발동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퍼진 새하얀 빛이 괴시니의 군세를 덮쳤다.
죽은 자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그들의 몸이 한낱 잿더미로 변하며 소멸하고 말았다.
정화마법이 그들에게 먹힌 것이다.
마지막으로─.
─뇌전
별안간 이시미의 머리 위로 떨어진 번개.
일행을 덮치려고 날아오던 녀석이 번개를 맞고 포효했다.
☆
이시미에게는 원한이 많다.
몇 년 전, 신라클랜은 의정부에서 이시미에 의해 다수의 클랜원들을 잃고 말았다.
십이좌 이도진.
그는 자신이 아직 미숙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뇌전
그렇기에 이시미를 대면했을 때.
이도진은 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어찌하지 못했다.
녀석이 번개를 맞고 울고 있었다.
지난날, 자신의 마법을 맞고서도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던 녀석이 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나─.
─놈을 더 이상 자극해서는 안 돼. 우리 인원으로는 저 군세를 상대할 재간이 되지 않아.
속이 들끓고 있으면서도.
이도진은 애써 냉정함을 유지했다.
그는 상황을 판단할 줄 알았다.
비록 자신들이 군세를 상대로 하며 승세를 쥐었다고 하지만, 일시적인 상황에 지나지 않았다.
놈들이 다시 전열을 가다듬게 되면 물량을 이기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도진은 자신의 애검, 겨우살이를 칼집에 집어넣었다.
쿠오오오오
그는 이시미를 올려다보았다.
놈 역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치지직 하고 전류에 휩싸인 채.
이시미는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고 이도진을 내려다보기만 했다.
쿠오오오….
이윽고 이시미가 몸을 돌렸다.
그것으로 군세가 방향을 선회했다.
“다음에 보자.”
등을 돌린 군세를 보며.
이도진은 나직이 읊조렸다.
비록 지금은 한 번 타격을 입힌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다음에 만나는 날에는 네놈의 몸을 꿰뚫어주마.
그때는 이렇게 보내지 않겠다.
이도진은 놈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의정부가 있는 방향을 주시했다.
한편─.
“─역시 도진 오빠야…. 너무 멋져. 굳은 얼굴도 최고야.”
노은하와 한창진을 구출하려고 온 김민지는 자신의 일을 망각하고는 이도진의 옆얼굴을 보는데 빠졌다고 한다.
☆
판도라클랜이 구하러 왔다.
군세가 물러나는 것을 보며.
은하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절로 웃음이 나왔다.
다들…. 우리가 걱정돼서 여기까지 온 거구나.
도 있는 것을 보면 선녀가 지원군을 보내준 모양이네.
정하양, 류연화, 김민지, 진파랑, 배수빈, 최은혁 등등.
은하는 그들을 보고 활짝 웃었다.
그들도 은하를 보고 웃고 있었다.
바로 그때─.
“─노은하! 한창진!”
그가 클랜원들과 감동적인 상봉을 나누려고 하던 그때.
노은아가 씩씩거리며 클랜원들을 제치고 앞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누, 누나?”
“으, 은아야?”
“지금 웃음이 나오니?”
단단히 화가 나 있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그녀의 감정이 드러나고 있었다.
반가움은 잠시였고.
은하와 한창진은 은아를 보고서는 얼굴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누나,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그래, 은아야. 침착하고 우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 여기에….”
“내가, 걱정 끼치지 말라고 했지? 그랬어, 안 그랬어?”
“”…….””
그들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며 은아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러나 설득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노은아의 눈이 말하고 있었다.
뭐라고 말하든 절대로 귀담아듣지 않겠다고.
두 사람은 할 말을 잃었다.
우리는 죽었다….
그때 그들은 처음으로 같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었기에 그들은 은아가 다가오는 걸 가만히 바라보아야 했다.
결국 은아가 마음만 먹으면 은하와 한창진을 때릴 수가 있는 거리까지 다가왔다.
“노은하, 한창진.”
“”네.””
그녀가 이름을 불렀다.
두 사람은 차렷 자세를 취하면서 응답했다.
그러고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래도 주먹이라도 날아올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제발 걱정 끼치지 말란 말이야.”
두 사람의 예상을 벗어나.
감정이 복받쳐 오른 그녀가 와락, 두 사람을 껴안고 펑펑 울었다.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두 사람이 굳어 있는 가운데.
노은아가 흐느끼며 말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