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30
아카데미 문화제 첫 번째 날.
이날, 십이좌 유수진은 강연을 위해 아카데미를 찾았다.
“”””…….””””
교관들의 안내를 받고 연단에 오른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카데미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쏟아지는 눈빛들.
그럼에도 유수진은 긴장하지 않고 차분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십이좌 유수진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우수한 스나이퍼가 되기 위한 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다소 착 가라앉은 듯한 목소리.
그녀가 어딘가 졸린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잠시.
헤드밴드형 청력보호구를 목에 건 유수진이 서두를 강조하기 위해서 말을 멈췄다.
이윽고 그녀가 말하기를─.
“─그냥 잘 쏘면 됩니다.” “”””…….””””
“한 번에 맞힐 수 있도록 단련해, 죽지 않고 임무를 무사히 수행하는 스나이퍼가 가장 뛰어난 스나이퍼라 말하고 싶습니다.”
유수진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를 들을 거라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은 당황하는 기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자신의 몸을 기계처럼 만드세요. 정확한 시간에 먹고, 자고, 일어나며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도록 하세요. 오늘 자신의 심장이 몇 번이나 뛰고 있는지 셀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시간을 보지 않아도 생체 시간으로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감각을 길러두시고요.”
“”””…….””””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노력으로도 불가능한 이야기.
그게 어디 노력으로 가능하겠는가.
그럼에도 그녀는 노력을 강조하며, 일반인들이 절대로 달성하지 못할 자질을 강조했다.
“스나이퍼는 저격을 하는 순간에 감정이 없어야만 합니다. 기계처럼 묵묵히 제 임무를 수행하고 무던히 자리를 이탈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그에 따른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만약 기계처럼 감정이 없이 저격하지 못한다고 하면─.”
“”””…….””””
“─셋 중 하나입니다. 자질이 없든, 노력이 부족했든, 마음씨가 여리든. 어느 쪽이든 스나이퍼에 어울리는 유형은 아니니 냉큼 다른 부문으로 전향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상으로 강연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강연을 시작하고 30분.
사람들은 제 할 말을 하고 곧장 연단에서 내려가는 그녀를 보고는 할 말을 잃었다.
교관들이 깜짝 놀라 자리를 떠나는 그녀를 붙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는 재빨랐다.
교관들이 유수진을 붙잡기도 전에 홀연히 모습을 감춘 것이다.
정말 문자 그대로 무음처럼 소리를 내지 않고 사라졌다.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다.
재작년, 십이좌 강현철이 근성론으로 사람들이 넋이 나가게 했던 것만큼이나 파격적이었다.
☆
문화제가 시작되었다.
문화제 기간에는 3학년을 제외한 수업이 전부 휴강을 하게 된다.
물론, 고등부 3학년 수업도 교관과 학생의 이해관계가 일치함에 따라 휴강하기도 했다.
객원교관들의 수업은 특히 그랬다.
그들의 수업은 학생들의 성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문화제 기간이 되자, 객원교관들은 아카데미를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래서 편히 쉴 줄 알았더니….”
“이것도 다 편하게 쉬는 거지, 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적당히 즐기면 되는 거 아니겠어?” “그래, 네 말도 맞다.”
하지만 무한정 자유롭지는 않았다.
은하는 객원교관들과 교대를 이뤄 외부인으로 붐비는 아카데미 교정을 순찰해야 했다.
2인 1조.
은하가 완장을 차고 진서나와 함께 문화제를 구경하고 있는 이유였다.
두 사람은 사람들이 많은 장소를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치안 유지에 힘을 쓰고 있었다.
“왜 그래? 나하고 같이 다니는 게 그렇게 싫어? 얼굴이 뚱하네.”
“그런 거 아니야. 모르는 사람하고 순찰하는 것보다 너랑 이렇게 같이 순찰하는 게 더 좋지.” “그럼? 왜 이리 뚱한 얼굴이니?”
“사람들이 많아서 집중도 안 되고, 이럴 시간에 훈련이나 하고 싶어서. 지금 뭔가 잡힐 듯, 말 듯하거든.”
“너도 이제 은혁이 닮아가는구나? 자나 깨나 검 생각만 하고 있고.”
“끙….”
진서나가 핀잔을 주었다.
은하는 반박할 수 없었다.
며칠 전, 황진희에게 하나 조언을 받게 되면서.
은하는 눈에 띄게 말수가 적어지고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소우주를 대우주로 만들라니….
그걸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지?
의 조언은 깨달음을 주었다.
그로 인하여 고차원적인 세계관을 더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은하는 지금보다 더 높은 세계관에 도달하는 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존재한다는 것만 알았지.
도달하는 법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은하는 생각에 깊이 잠길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거 아닐까? 내 상상만 매개로 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상까지도 매개로 삼아서 마법을 구현하라는 것.”
“…….”
“음, 근데 그게 가능하기는 할까? 다른 사람의 상상을 매개로 하려면 적어도 내 상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그만한 컨트롤도 필요할 테고….”
“…….”
“음, 맛있어! 이것 봐.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거. 진짜 맛있다.”
그러던 그때.
가게 부스에서 치즈가 쭉 늘어나는 핫도그를 산 진서나가 말했다.
그녀가 최대한 입에 묻지 않도록 핫도그를 깨물었다.
맛을 표현하기 위한 것처럼.
삼각 귀가 크게 움직였다.
“다른 사람의 상상력까지 매개로, 마법을 구현한다라….”
한편 은하는 진서나의 말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
무언가 생각이 번뜩였다.
아예 불가능한 소리는 아니야.
타인의 상상력을 매개로 발동하는 환상마법 같은 것도 있으니까.
환상마법 혹은 세뇌마법에 속하는 마법은 굉장히 심오했다.
‘나’라는 존재가 있다.
하지만 ‘나’라는 존재 하나만으로는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다.
또한 ‘나’ 혼자 존재해서는 자신이 지금 살아 있는지 아닌지도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나’를 인지하고 있는 다른 존재인 ‘너’가 필요하다.
거기에서부터 세계가 성립한다.
‘나’와 ‘너’의 인지력이 맞물리면서 세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게 지금 자신이 있는 세계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인지력이 맞물려서 이루어져 있다.
마나학에서는 그렇게 표현했다.
환상마법은 그것을 응용해 세계에 구현화되는 마법이었다.
세계란 별 게 아니야.
나랑 상대가 서로를 인지한 순간에 좁은 의미의 세계가 생겨나는 거야.
‘나’와 ‘너’가 인지하는 세계관.
시전자와 대상자.
환상마법은 그들이 직접 공유하는 세계관에 작용하는 마법이었다.
그것은 시전자가 자신의 세계관을 대상자들에게 강요하고, 인지시키고, 공유하게 하는 것과 같았으며.
다르게 해석하면 시전자가 자신과 대상자가 공유하는 상상을 매개로 좁은 의미의 세계에서 현현시키는 마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좁은 의미의 세계를 보다 크고 넓게 확장한다면─.
─환상은 현실이 될 수 있어.
소우주가 다른 소우주들을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사상을 공유하고.
그것들 전체를 묶게 된다면 하나의 대우주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라.
그리고 사상은 대우주가 인지하는 이 세계에 현실화된다.
현현(顯現)이다.
환상마법이나 합창마법도 있으니 마냥 불가능한 건 아니야.
문제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사상.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을 과연 어떻게 하나의 사상을 가지게 묶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나아가 그들이 상상하는 이미지를 어떻게 하나로 통일시키느냐는 것이었다.
그것이 정녕 가능할 것인가.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기프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그게 정말 가능할 수가 있을까.
은하는 회의감을 품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매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다.
그때, 진서나가 말했다.
“─근데 또 그렇게 생각하면 네가 사람들의 사상의 중심이 돼야 하니 보편적 관념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 아니야?”
“보편적 관념?”
“만인이 공유하는 사상. 그게 바로 보편적 관념이지 뭐겠어. 아무래도 님이 너한테 보편적 관념이 되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
“그런데 음, 보편적 관념이라니…. 존재가 보편적 관념으로 통하는 건 신밖에 없지 않나.”
“…….”
“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실제로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잖아. 그러니 그게 존재로서 보편적 관념이 된 것이지 아니면 뭐겠어?”
진서나는 교회에서 자랐다.
그러다 보니 그녀는 은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리라.
은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무언가 홀린 기분이었다.
“─그럼 보편적인 관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기는…. 믿음을 쌓아서 사람들의 우상숭배라도 받게 되면 되는 거 아닐까? 근데 이미 너는 이니 은하신이니 하면서 우상숭배를 받고 있지 않니?” “…….”
“이제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나는 너랑 놀려고 나온 거지 네 수련을 도와주러 나온 게 아니라구. 얼른 입이나 벌려.”
“입은 왜?” “누나가 인심 썼다. 이거 한 입은 너한테 줄게.”
먹다 남은 핫도그.
이제는 치즈가 뚝뚝 끊어지게 된 핫도그를 내미는 진서나.
은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너, 배불러서 나 주는 거지?”
“그래서 안 먹을 거야?”
“얌.”
“문화제에서 핫도그 하나만 먹고 배를 채울 수는 없잖아. 여러 가지 음식을 맛봐야지. 안 그래?”
“동감이야.”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한 입 거리도 안 됐다.
은하는 그녀가 내민 핫도그를 냉큼 입에 물었다.
☆
─아, 하나 깜빡했다.
당분을 꼭 챙기라고 조언하는 걸 깜빡 잊고 말았네.
십이좌 유수진.
대강당을 후다닥 빠져나온 그녀는 뒤늦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 됐어.
이내 그녀는 깨끗이 잊기로 했다.
다시 들어가서 학생들에게 붙잡혀 질문세례를 받기는 싫었다.
애초 그녀는 강연 자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있었다.
“고민할 시간이 있으면 그냥 쏘면 되는 일인 거지.”
그녀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남의 요령을 터득하려고 한다는 말인가.
애초 요령 같은 것은 없었다.
그냥 쏘면 될 뿐이다.
쏘다 보면 자연히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기 마련이었다.
그것조차도 모른다면 아예 적성이 맞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유수진은 강연을 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십이좌의 의무 중 하나로서, 어쩔 수 없이 강연을 하러 나왔을 뿐이다.
“…배고파.”
그녀는 배를 문질렀다.
아침부터 먹은 게 없었다.
군것질거리로 가져온 과자로 일단 배를 채운 정도였다.
그것도 이제는 한계였다.
그녀는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서는 문화제 부스를 둘러보기로 했다.
꿀꺽
사실은 유수진이 아카데미 강연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서도 애써 아카데미를 방문한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강연을 핑계로 오늘 하루는 편히 쉴 수 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클랜로드의 눈을 피해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을 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돼지가 될 거야.”
불판 위에서 맛있는 소리를 내며 익어가는 소고기를 보며.
유수진은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자신은 배고픈 돼지보다는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이다.
그녀의 머릿속에 소크라테스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후….”
“”””…….””””
맛있다, 정말 맛있다.
외견을 바꾸는 아티펙트를 사용해 인파에 숨어든 유수진은 거의 걸신들린 듯이 배를 채웠다.
사람들이 감탄을 하든 말든.
그녀는 입안에 무엇이든 담아서는 우걱우걱 씹었다.
…이제야 살 것 같네.
그렇게 한참 부스를 돌아다니고.
그녀는 그제야 허기를 달랠 수가 있었다.
유수진은 조금 전보다 부풀어오른 배를 만지며 흡족해했다.
몇 시간은 참을 수 있겠다.
이제 그녀는 적당히 문화제를 보며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클랜에 일찍 돌아갔다간 보나마나 클랜로드에게 닦달을 듣게 될 것이 뻔했다.
“─와, 가연아! 저기 인형 좀 봐. 정말 예쁘게 생기지 않았어?”
“정말 예쁘기는 하네요. 뭐, 저는 이제 인형을 모으는 취미 같은 건 없지만요.”
탕 하는 소리가 들리자.
유수진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사격 체험 부스가 있었다.
보아하니 표적을 맞힌 점수에 따라 상품으로 인형을 받는 듯했다.
“시리우스 SS-16A….”
총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유수진은 부스에서 사용하는 총의 이름을 알아맞혔다.
그녀는 호기심에 발걸음을 옮겼다.
“한 번 해볼까…. 미예 너도 나랑 같이 할래?”
“네, 그래요. 만약 제가 따게 되면 언니한테 드릴게요.”
“고마워! 가연이 너는? 응? 싫어? 아, 요즘 너무 많이 쏴서 당분간은 쏘고 싶지가 않다고? 음…. 그래, 그럴 수도 있지.”
그녀가 부스에 다가갔을 때.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다.
여학생 세 명.
한 명은 중등부 학생으로 보였다.
그녀는 그들에게서 관심을 떼고는 상품을 확인했다.
…맛있겠다.
조금 전, 제일 키가 큰 여학생이 가리킨 인형이 눈에 띄었다.
인형이 거대한 초콜릿을 꼭 껴안고 있었다.
유수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만약에 저 학생들이 따지 못하면 그때는 자신이 따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이윽고 게임이 시작되었을 때─.
─형편없네.
유수진은 두 사람의 자세를 보고는 결과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견착 자세가 잘못되었다.
숨을 고르는 타이밍도 그랬다.
그리고 그녀의 예상대로─.
“─아, 아쉽다. 조금만 더 맞췄으면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언니, 한 번 더 할까요?”
“음…. 아니야. 그만하고 다른 데로 가자. 중간에 표적이 움직여서 너무 어렵더라.”
그들은 목표한 점수를 얻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야 했다.
이에 유수진은 사격장으로 올라가 게임에 참여하려고 했다.
그러던 바로 그때였으니.
“─가연이 너도 하겠다고?”
「내가 따줄게.」
“…….”
마스크를 쓴 학생이 나선 것이다.
유수진은 게임에 참가하려고 하다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래, 어쩔 수 없다.
어디 너까지 쏘게 해주마.
그래봤자 뻔하겠지.
그럼에도 유수진은 예상이 갔다.
게다가 여학생이 마스크를 통해서 대화하는 것으로 보아하니 아무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런 사람이 스나이퍼일 리 없다.
유수진은 그렇게 단정했다.
그러나─.
─Tang!
그녀의 예상은 멋지게 빗나갔다.
여학생의 자세는 완벽했다.
호흡 역시 완벽했다.
라이플을 견착한 순간 돌연 그녀의 기세가 극적으로 변한 것이다.
“…….”
꼭 기계 같다.
여학생은 일심불란하게 움직이는 표적의 정중앙을 정확히 노렸다.
단 한 발로 표적을 쓰러뜨리면서 빠르게 점수를 갱신하고 있었다.
때로는 한 발로 궤도 선상에 놓인 표적 2개를 맞추는 묘기도 부렸다.
절로 감탄이 이는 실력이었다.
“…대단해.”
유수진은 감탄사를 흘렸다.
그녀의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다.
스태프에게 대뜸 돈을 건넨 그녀는 바로 여학생의 옆자리로 향했다.
「?」
“방해하지 않을 테니 계속해.”
유수진이 옆자리로 다가가자.
여학생이 사격을 중단하고서 힐끗 그녀를 쳐다보았다.
마스크에 의문부호가 떠올랐다.
유수진은 차분히 말했다.
그러고는 라이플을 정비하자마자 자신의 어깨에 대며─.
─Tang!
여학생이 보여준 묘기처럼.
그녀는 표적들이 일직선상에 놓인 그 순간을 정확히 노렸다.
표적이 세 개나 쓰러졌다.
“손님, 죄송한데 개인 디바이스는 사용하면 안 되는데요….”
스태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유수진은 연이어 방아쇠를 당겼고.
「…….」
일순 그녀의 실력에 깜짝 놀랐던 여학생도 게임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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