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54
회귀 전.
신도림은 자신을 되살린 신연수를 살리기 위해서 테러를 일으켰다.
마나신이 함께하신다!
우리의 가족, 친구, 연인을 되살려 행복을 되찾자!!
베베는 아카데미에서 구한 아티펙트를 신도림에게 건넸고.
그는 아티펙트의 능력을 사용하여 사람들을 세뇌시켰다.
그리하여 구울들이 걷잡을 수 없이 영등포구로 퍼져나가고 말았다.
“상황이 좋지 않아요. 저 혼자서는 죽은 자들에게 대항할 수 없어요. 정화마법에 정통한 사람이 몇 명만 더 있었더라면….”
“내 생각보다 저들에게 걸려 있는 세뇌가 강력한 것 같은데. 제기랄, 저놈이 쓴 투구부터 부수지 않으면 기껏 파훼해도 무용지물이라니….”
십이좌 박혜림.
십이좌 도완준.
부랴부랴 두 사람이 투입되었어도 상황은 어찌하지 못했다.
결국 전황은 당시에 십이좌였던 곽우혁, 추영훈 두 사람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겨우 진정 국면을 맞이했다.
나아가─.
“─천서야, 할 수 있지?” “걱정 마라, 태양아. 충무 등급의 보물로 얻은 아티펙트가 있으니까. 내가 길을 뚫어줄게.”
“은우는 보호마법 부탁해.” “……………응.”
온태양의 파티도 등장했다.
신도림을 상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이별이는 리엘이하고 같이 안전한 곳에서 전황을 분석해주고, 베베 누나랑 카에데는 나하고 같이 저놈을 쓰러뜨리러 가자.”
“에구구…. 저것들을 상대하자니 이 누나 죽겠다. 우리 살살 하자. 응? 십이좌들도 대거 투입되었는데 우리가 힘을 쓸 필요가 있니?”
“저기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어. 그러니 우리가 ‘영웅으로서’ 그들을 구해줘야지.”
“하여간 태양이 네 정의감은 정말 이 누나도 못 말리겠다. 그래, 그럼. 대신 이따 찐하게. 알지?”
“베베 언니.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단 둘이 있을 때 따로 말하지 그래. 당장 저 사람들이 죽어나….”
“왜? 내가 싼 티 나 보이니?”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그렇게 보이면 그렇다고 말하렴. 그렇게 너 혼자 고고한 척 더럽다는 얼굴 하지 말고.”
“내가 언제 그랬다는 거지?”
“그럼 그 뚱한 얼굴부터 치우든가.”
“…….” “왜? 나랑 한 판 붙어볼래?”
“자, 자! 둘 다 싸움은 그만 하고! 우리 저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나 생각해보자!”
베베.
호시미야 카에데.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파티 내에서 두 사람은 거의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였다.
조아라는 재빨리 둘 사이에 끼어, 힘겹게 상황을 중재해야 했다.
“으이구, 우리 자기 얼굴이 어때서. 난 자기 얼굴로 태어나고 싶을 만큼 자기가 부럽기만 한걸?”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저 아줌마가 하는 소리에 자기가 상처받지 마. 자기도 알고 있잖아. 괜히 켕기니까 시비 거는 거야.”
한편 봉구래는 카에데를 위로했다.
굳은 얼굴을 하고 있던 카에데는 그제야 힘을 풀었다.
이윽고 온태양의 파티도 사람들과 구울로 뒤섞여 있는 세상으로 힘껏 뛰어들었다.
─기프트
파티원들의 기프트를 발휘하며.
온태양은 빠르게 놈들을 물리치며, 신도림에게 당도했다.
온태양의 파티까지 가세하니 끝내 신도림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신도림은 토벌당했다.
한편─.
“─호오. 라고 했던가? 예경을 죽이는데 일조했다 들었지만 직접 보니 운은 아니었나 보구나.”
끌끌 하고.
아마겟돈은 신도림이 부활하고서 소멸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미약하게 신화를 현현한 신도림에게 향했던 관심은 이제는 온태양에게 향하고 있었다.
“평범한 강화계 기프트는 아니군. 모든 능력이 한계 없이 강해지고, 동료들의 기프트까지 공유하다니…. 근데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 거지? 기프트를 사용하지 않고 의지를 연결할 수 있다니…. 마치 그건─.”
─신화를 현현하기 위해서 하나로 의지를 모으는 것과 같구나 하고.
아마겟돈은 입가를 끌어올렸다.
“인간이 신화에 도달하게 만드는, 아니, 신에 필적하게끔 만들어내는 기프트인 건가? 아니, 그건 아니지.”
존재성립 불가능의 가설.
인간의 몸으로 신의 힘을 지니는 심장을 가질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니 잠작하자면─.
“─인간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듯한 기프트인 건가?”
참으로 인간찬가적인 기프트구나.
아마겟돈은 끌끌 웃었다.
자신이 말하고도 어이가 없었다.
인간찬가라니 얼토당토않는 소리.
이렇게 신인류가 버젓이 있는데, 무슨 인간찬가라는 말인가.
그런 게 있었다면 왜 자신은 그걸 가지지 못했느냐는 말인가.
자신이 어찌하여 비루한 몸뚱이를 신인류로 승화시켰던가.
그렇다고 하나─.
“─많이 탐이 나는구나.”
지금의 몸도 나쁘지 않지만.
저 몸도 탐이 난다.
만약 자신이 저 몸을 차지한다면, 신화를 체화하고도 무너지지 않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신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온태양이라…. 앞으로 지켜봐야겠군.”
그러니 저놈이 무르익게 된다면, 그때 놈의 육신을 갈취하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지 모르겠다.
아마겟돈은 그때를 고대했다.
☆
마지막 순간에.
은하는 심장소리가 몸을 뒤흔드는 소리를 들었다.
기프트
또다.
미래가 보인다.
은하는 세계선이 두 개로 나뉘는 현상을 맞이했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싫어, 나는 죽기 싫어!
자신이 놈에게 프로미넌스 랜스를 꽂아 넣을 경우에 발생할 미래.
신도림의 육체는 불에 타 사라지며 온갖 의지가 세상에 풀려나게 된다.
당황한 자신이 불길로 태우지만, 이제 한계를 맞이한 몸은 그것들을 모조리 태워버리지 못한다.
그로 인해 일대에 대규모 편재가 발생하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불꽃의 세상 아래 있기 때문일까.
기프트가 보여준 미래는 이전보다 짧지 않고 길었다.
파생된 세계선에서 눈을 뗀 은하는 데몬 계열 몬스터로 변한 신도림을 바라보았다.
“진짜 질긴 놈….”
신도림의 가슴에 칼을 찌르며.
은하는 혀를 찼다.
한 방, 마지막 한 방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녀석과 바짝 붙어 있는 상태에서 블래스트 크로스와 같은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블레이즈 크래셔?
놈의 외피를 베는 게 전부이리라.
그렇다면 디바인 크림슨?
마법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사이, 놈이 대항할 것이다.
결국 프로미넌스 랜스밖에 없다.
지금 놈의 가슴에 꽂아 넣은 검에 추가로 마법을 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됐다가는─.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날 거야. 추가적인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어.
은하는 이를 악물었다.
이제는 여유가 없었다.
자신의 힘이 사라지고 있었다.
선택해야 했다.
미래를 알면서도 결단하느냐.
아니면─.
바로 그때였다.
“……!!”
반격을 가하려던 신도림이.
별안간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렸다.
마치 제 목숨을 내놓는 듯한 자세.
고도의 페이크인가 아닌가.
은하는 순간 당황했다.
그것도 잠시였다.
은하는 시리게 피는 겨울이 아닌 눈발을 기는 겨울에 힘을 주었다.
“─잘 가라.”
화륵 하고.
마지막 불길이 타올랐다.
진홍의 불길이 검을 감싼다.
마치 불줄기를 손에 쥔 듯한 그가 무방비한 자세를 자처한 신도림을 꿰뚫었다.
─디바인 크림슨
조금 전에 본 미래와 똑같이.
신도림의 몸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안에 있던 의지가 비명을 지른다.
그의 몸속에 갇혀 있었던 의지가 해방되며 미쳐 날뛴다.
그것들이 은하의 불길을 피하면서 세상으로 퍼져 나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화르륵!!
화광충천(火光衝天).
불길이 마치 꺼지는 그 순간까지도 힘을 잃지 않겠다는 듯 솟구쳤다.
진홍의 불길이 사념들을 남김없이 태워버린다.
그리고 그것들을 연소재로 삼아, 진홍의 세상이 더욱 세를 뻗어간다.
검은 마나의 세상을 불태우면서, 온 세상을 불길로 뒤덮는다.
생자는 따스한 불길에 휩싸이고, 사자는 맹렬한 업화에 타오른다.
그리하여─.
─난 구원 같은 건 바라지 않아.
연수만 구원받으면 돼.
신도림의 목소리가 들리며.
이 땅에 죽은 자들이 사라진다.
☆
불길이 모두 꺼졌을 때.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구울은 온데간데 찾을 수 없었고, 폐허가 된 대지 위에 선 존재들은 모두 사람들뿐이었다.
“”””…….””””
꼭 꿈을 꾼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구울들이 사라지고 난 세상에 남은 사람들이 느낀 것은 안도감이 아닌 신비함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선은 이 사태를 종결시킨 노은하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젠장….”
“빠빠! 삐삐!”
“”””……!!””””
정작 노은하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기프트 과.
기프트 의 반동과 함께.
마치 세상을 개변한 대가라는 듯 무지막지한 탈력감이 찾아왔다.
몸이 덜덜 떨렸다.
마나를 발현할 수가 없었고.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심장이…, 너무 아파.
은하는 제 가슴을 움켜쥐었다.
가슴 부근이 뜨거웠다.
심장이 터질 듯이 아파왔다.
쿵쿵쿵
심장이 강하게 펌프질하는 소리가 머리를 뒤흔들었다.
몸이 한없이 무겁게 느껴지고.
무언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듯했다.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그것은 자신을 존재할 수가 있는 무언가였다.
안 돼.
빠져나가지 마.
은하는 몸을 웅크렸다.
속으로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것이 빠져나가는 순간, 은하는 자신의 육신이 점점 무너질 거란 걸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호소와 다르게 그것은 붙잡을 수 없는 것이었다.
마치 영혼 같은 것.
정신적인 무언가.
그가 아무리 애원한다고 해도─.
─기프트
그때였다.
그는 기프트가 다시금 활성화하는 감각을 느꼈다.
심장이 크게 수축했다.
숨을 쉴 수가 없을 만큼 괴로웠다.
지금껏 기프트를 하루에 두 번이나 발동한 적이 없던 은하는 지금보다 더한 고통에 휩싸였다.
쿵쿵쿵
하지만 고통은 점차 수그러들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작아진다.
심장이 원래 상태를 되찾아간다.
그때가 되어서야 은하는 조금보다 편안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그것만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기프트가 자신에게서 뭔가 빠져나가려는 것을 막아주었다.
“은하야! 노은하! 너 괜찮아!?”
“…언니! 바이탈 사인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어! 호흡과 맥박도 점점 안정을 되찾고 있고!”
그제야 은하는 주위를 환기할 수 있게 되었다.
노은아와 차은우가 다급히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클랜원들도 화들짝 놀라 뛰어왔고, 다른 서포터들이 두 사람을 도우러 오기까지 했다.
“…괜찮아. 이제 나아진 것 같아. 아무 이상 없어.” “아무 이상이 없기는! 가만 있어. 정확하게 살펴보게.”
은하는 자신 때문에 놀란 사람들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노은아가 그 말을 묵살하며 은하의 옷을 벗겼다.
차은우도 합세해 옷을 벗겼다.
“비켜! 그냥 찢어버리면 되지, 그걸 일일이 벗기고 있어!?”
그때 보다 못한 진파랑이 알몸으로 은하의 앞에 나타났다.
그가 은하의 옷을 찢어버렸다.
사람들 앞에 그대로 상체를 드러낸 은하의 상태는 꽤나 심각했다.
“구울들한테 얼마나 물린 거야!? 상처가 심한데…. 세상에 자기 불로 몸을 지지면서까지 싸운 거니!?”
“언니, 여기도 심각해. 살이 지금 썩고 있어. 그게 번지고 있고….”
“안 되겠다, 우리 두 사람으로는 치료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 같아. 혜림 언니하고 이리야 언니도 와서 치료해야 할 것 같아. 파랑아, 얼른 이리야 언니 좀 불러와!” “은혁이 너는 혜림 언니한테 얼른 알려주고!”
은아와 차은우의 지시에 따라.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은아와 차은우는 은하가 뭐라 하든 그를 혼내며 치료에 전념했다.
“아니, 이 몸으로 어떻게….”
“주님! 정말 괜찮은 거예요!?”
곧이어 박혜림과 이리야가 왔다.
두 사람도 은하의 상태를 보고는 순간 숨을 멎었다.
이내 두 사람이 가세해, 네 사람이 은하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이 동시에 고등차원에 속하는 치유마법을 발동했다.
─스스슥
그때, 박혜림은 이변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곧 세 사람도 놀라워했다.
“대단해…. 이게 사람 몸이라고?”
“””…….”””
박혜림의 경악은 합당했다.
네 사람이 치유마법을 가동하자, 은하의 몸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치료되고 있었던 것이다.
치유마법의 영향도 있지만, 은하의 자연 치유능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엘릭서 때문인 건가.
한편 바닥에 드러누운 은하는 대략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일전에 먹은 엘릭서가 그에게 가장 이상적인 신체를 선사한 것은 물론, 뛰어난 치유능력을 선사한 것이다.
그런 데다가─.
“─살이 문드러지게 하는 마법이 심장으로 가지 않고 있어.”
“””…….”””
신도림의 저주는 강력했다.
그런데 은하는 구울들을 태우는데 집중한 나머지, 자신에게 걸려 있던 마법을 태우는 것은 등한시했다.
그러다 보니 부패마법이 그의 몸을 새까맣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 마법이 심장까지 전염이 된다면 언데드가 될 판이었다.
하지만 마법은 은하의 심장이 있는 부근을 침범하지 못했다.
쿵쿵쿵
기프트 때문이다.
위험을 느낀 기프트가 부패마법에 저항하고 있던 것이다.
덕분에 은하는 겉보기에 심각해도, 의외로 내부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물론, 반동은 예외였다.
네 사람에게 치유를 받았다 한들, 반동에 의한 대가는 어쩌지 못했다.
치유의 붕대
치료마법이 끝이 났다.
차은우는 마법의 효과를 증가하고, 효과가 최대한 오랫동안 이어지게끔 아티펙트를 사용했다.
은하는 붕대에 칭칭 감겼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미이라였다.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스읍. 그 상태로 맞는 게 싫으면 가만히 있을래?”
“…네.”
과해도 너무 과했다.
치료 도중에 바지도 찢어졌다.
덕분에 은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붕대를 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꼭 나락이 된 듯한 기분이네.
예전에 은애와 같이 본 만화.
은하는 이런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클랜원들이 자신을 걱정해주는 게 기분이 좋기만 했다.
마음 같아서는 앞으로도 그들에게 이런 식으로 걱정을 받고 싶었다.
클랜원들이 들으면 격노하겠지만.
“괜찮냐?”
“어, 금강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뇌수가 구울이 된 것 같은데. 내가 고통 없이 보내줄까?”
“장난이야. 어떻게 됐어?”
뚱한 얼굴을 하는 카에데.
은하는 실실거렸다.
붕대가 얼굴을 압박하는 나머지, 웃는 것도 힘들었다.
이내 그녀에게 물었다.
클랜원들이 모두 달려온 상황에서 그녀가 뒤늦게 나타난 이유는 아마 그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내밀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찾기는 했는데 몬스터들 마석밖에 보이지 않더라. 그놈이 가지고 있던 아티펙트들도 네 불꽃 때문에 다 파괴된 것 같고. 기대할 건 없겠더라.”
“그래? 어쩔 수 없지.”
카에데가 소득을 보고했다.
소득은 별로 없었다.
은하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이전 삶에서도 플레이어들이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회귀 전보다 피해가 덜하고 인명피해를 최대한 줄였다는 것이 큰 소득이리라.
그리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진홍의 신께서 부활하셨다!””””
“”””오, 진홍의 신이시여!!””””
“…저것들은 뭐냐.”
최은혁이 부축해주었다.
힘겹게 상체를 일으킨 그는 저기, 멀리서 자신을 향하여 엎드려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마나교의 신도들.
그들이 진홍의 신을 연호한다.
간간이 은하신 소리도 들린다.
아무래도 자신을 부르는 듯했다.
은하의 얼굴은 떨떠름해졌다.
반면 이리야는 자랑스레 말했다.
“모두 주님의 활약에 감명을 받아 은하신교에 귀의한 거예요.”
“아, 좀….”
은한 본인은 창피하기만 했으나.
판도라 클랜의 지지도가 상승했다.
저들만이 아니라 플레이어들 또한 은하와 판도라 클랜원들의 실력에 감탄해하고 있었다.
“─저희는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상황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그러니 판도라 클랜로드는 이제 들어가서 푹 쉬세요.”
“…감사합니다. 푹 쉴게요.”
총은주가 말을 걸어왔다.
그녀가 플레이어들을 대표로 해서 은하에게 휴식을 권했다.
그러지 않아도 피곤한 참이었다.
은하는 사람들의 호의를 감사하게 받기로 했다.
이윽고 총은주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판도라 클랜로드.”
“네?”
저 멀리 걸아가던 총은주.
총은주가 걸음을 멈췄다.
은하는 눈을 깜빡거렸다.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어둠에 손을 댈 필요가 있을까요.”
“…….”
“개인적으로 클랜로드가 아니라,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 당신 같은 사람은 그대로 영웅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총은주의 말을 듣고서야.
은하는 그제야 그녀가 왜 처음에 자신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는지 알 수 있었다.
일전에 세종 클랜로드를 폐인으로 만들어버린 일.
총은주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둠에 손을 댄 사람들의 말로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삶이 어둠에 먹혀들게 되고,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게 되죠.”
“…….”
“많은 플레이어들을 봐왔습니다. 당신처럼 앞길이 창창한 사람들이 많이 망가졌죠. 그러니 조언하건대, 정도(正道)를 걸으세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지금처럼 당신을 찬양하며 떠받들겠죠.”
“…충고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삼라 클랜로드 총은주의 조언.
은하는 그녀의 조언을 따르겠다고 답하지 않았다.
그녀도 더는 강요하지 않았다.
은하는 그녀를 떠나보냈다.
…정도를 걷기에는 너무 늦었어.
총은주의 조언은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은하는 너무 멀리 왔다.
더는 길을 돌아갈 수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정도를 걸으면, 원하는 미래를 손에 넣을 수 없다.
어쨌든 일단 쉬는 것부터 해야지.
당분간 회관에 박혀 있어야겠다.
은하는 생각을 환기했다.
치유마법을 받았어도 몸이 아팠다.
절대 안정을 취해야 했다.
은하는 클랜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클랜회관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은하야, 아리엘한테 텔레파시가 도착했어. 그게 지금….]“…뭐?”
진서나의 텔레파시가 전해졌다.
그녀가 전하는 소식을 듣고.
은하는 흠칫했다.
☆
난지한강공원.
신도림이 세상을 개변하게 되면서 편재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런 상황에서 몬스터들에게 쫓긴 하백련과 친구들은 숲속에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
몬스터와의 술래잡기.
하지만 마나도 가다듬을지 모르는 초등학생들이 놈들에게서 완벽하게 숨을 수 있을 리 없었다.
결국 플레이어의 도움을 기다리던 초등학생들은 몬스터들에게 발각돼 궁지에 몰리고 말았다.
파직, 지직….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초등학생들이 벌벌 떨고 있다.
하백련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달려드는 몬스터를 보면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마침내─.
────!!!!!!
그녀에게 걸린 봉인이 깨졌다.
편재에 반응하며 잡음을 일으키던 봉인이 그녀의 강한 감정에 반응해 깨진 것이다.
그녀를 중심으로 거대한 빛줄기가 솟구쳤다.
────!!!!
절로 시선이 가는 존재감.
은백색 빛의 기둥이 범위를 넓히며 몬스터들에게만 영향을 가했다.
저항도 하지 못할 정도로.
놈들의 마나가 편산되었다.
그렇게 놈들이 허무하게 소멸했다.
“이건….”
하백련은 멍한 얼굴을 했다.
바닥에 주저앉은 하백련은 자신이 무엇을 벌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해와 전혀 별개로 신체에 이상이 발생했다.
“”””…….””””
그녀는 아직 인지하지 못했지만.
초등학생들은 그녀의 머리가 점점 새하얗게 변해가는 것을 목격했다.
기프트가 본격적으로 발현되면서, 마나가 유전자에 변질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탁
상공으로 솟구친 빛기둥을 보고.
플레이어들은 쉽게 그녀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십이좌 지용현.
십이좌 프리시스 메모리.
판도라클랜 류연화.
세 사람은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하백련을 보고 숨을 멎었다.
“…연화 언니?”
“백련이, 네가 설마….”
상황은 명백했다.
몬스터들의 존재를 소멸한 마나.
그리고 백은색.
그리고 마나로 인하여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하고 있는 하백련.
의 기프트다.
사람들은 모두 확신했다.
그때쯤, 지용현이 그녀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어디 다치지는 않았니?”
“”””…….””””
정중한 어조로.
지용현이 예를 갖췄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