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66
회귀 전이나 후나 사실 의정부를 탈환할 수 있다는 확신은 5년 전, 서울 재앙을 기점으로부터 스멀스멀 기어올라 왔다.
서울 재앙은 분명 사람들의 가슴에 나을 수 없는 상처를 새겨버렸으나, 많은 영웅들을 배출해냈다.
특히 노은하의 등장이 황금 세대라는 단어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럼 모라율 통제관, 의정부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건지 브리핑 해주세요.”
“네, 선녀님.”
그럼에도 선녀정부는 여러 이유로 의정부 탈환을 주저하고 있었다.
서울 재건과 경제 부흥이 우선적인 과제이기도 했으나, 가장 꺼려지는 이유는 의정부 북부 때문이었다.
제1차 탈환전에서 제3위계 몬스터 이시미는 양주에서 남침해왔다.
이외 양주, 동두천, 연천군 등에서 몬스터의 군세가 몰려들었었다.
플레이어들이 의정부에 접근하면, 의정부 북부에 서식하는 몬스터들도 어떤 식으로든 존재를 감지하고서 내려온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의정부는 완충지대로서, 우리나라하고 몬스터들의 심리적인 마지노선 역할을 했습니다. 저희는 의정부를 북부 진출의 발판으로서 삼고 있었고, 몬스터들도 그걸 알고 북부 진출의 발판이 될 수가 있는 의정부를 뺏기지 않으려고 했었죠.”
“”””……””””
십이좌 모라율.
그녀는 다크 써클이 짙은 눈으로 화면에 나오는 내용을 설명했다.
피곤함이 절로 묻어나오는 말투.
하지만 그녀가 브리핑하는 내용은 잠에서 덜 깬 정신으로는 들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마나관리기구는 제1차 의정부 탈환전과 달리 의정부보다 주변 북부 지대와 함께 공략하는 게 나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양주, 동두천, 연천군 등의 주변 북부를 어느 정도 정리하면서, 몬스터들이 북부에서 남하할 길을 막는 겁니다.”
의정부 탈환.
그리고 주변 북부 일대의 평정.
제2차 의정부 탈환전의 목표라고 할 수 있었다.
전장이 상당히 넓었다.
그럼에도 선녀정부는 가능하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제1차 의정부 탈환전에서 지금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행인 점은 제3위계 오버랭크 백면상이 토벌되면서 이번 작전에 여유가 생겼다는 겁니다.”
“”””…….””””
모라율은 시선의 이동이 없었지만.
사람들은 백면상이란 말에 일제히 은하와 강현철, 프리시스 메모리를 바라보았다.
그들이 백면상을 토벌하게 되면서 의정부 탈환에 난이도가 내려간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도 이번 삶에는 탈환전이 쉽게 끝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은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서는 어깨를 으쓱였다.
모라율이 하는 말처럼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기는 했다.
하지만 제3위계 오버랭크가 사라져 여유가 생겼다고 말을 하는 것이지, 실상은 이전 삶과 난이도가 똑같은 상황이었다.
그야─.
“─현재 의정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군단장은 총 세 마리입니다. 제3위계 오버랭크 괴시니를 비롯해 이번에 자금동과 민락동 방면에서 제3위계 몬스터 두 마리의 존재가 포착되었습니다.”
새로운 군단장들이 출몰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의정부는 그런 곳이었다.
고위계 몬스터가 사라진다 해도, 그곳을 완전히 개척하지 않는다면 몬스터들끼리 영역 다툼을 벌인다.
그리고 새로 영역을 지배하게 된 몬스터는 군단장으로 격상한다.
백면상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는 군단장들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의정부시에 서식하고 있는 군단장은 총 3마리.
모라율이 말했다.
“현재로서는 두 군단장에 대해서 알려진 정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두 군단장이 괴시니가 돌아다니는 의정부역 방면으로는 향하지 않고, 자신이 터전으로 삼은 구역에서도 웬만해서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두 군단장이 외견은 똑같고, 서로 색이 다른 갑옷을 입고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정보관이 화면을 넘겼다.
멀리에서 찍기라도 한 듯, 흐릿한 사진이 나타났다.
군단장들로 추정되는 사진들.
하나는 붉은 갑옷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푸른 갑옷을 입고 있는 몬스터였다.
놈들은 지면에 박은 검에 두 손을 얹어놓고 있었다.
10m로 추정 중이라는 듯했다.
“…이에 십이좌 님께서는 적색 갑옷 기사를 크림슨 나이트(Crimson Knight), 푸른 갑옷 기사를 코발트 나이트(Cobalt Knight)로 명명하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3위계 몬스터라고 하나, 그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 회의에 참석할 정도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들은 사진만으로도 대략 추측할 수 있었다.
10m의 체구로 갑옷을 입고 있으니 움직임이 둔할 것이 틀림없었다.
지면에 꽂은 검을 휘두르게 된다면 빈틈도 많이 드러나게 되리라.
경계해야 할 부분은 놈들이 입은 갑옷이라는 거지만, 전투를 통해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리라.
그리고 기사형 몬스터들의 약점은 그들의 힘이 물리 방어력, 공격력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을 잘 이용해 대응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공략할 수 있으리라.
방어력이 높기는 하겠지만….
근거리에서 놈들의 발을 묶은 뒤, 원거리에서 화력을 퍼부으면 놈들도 어쩌지 못할 거다.
KK 클랜로드 황산군을 포함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니 그들의 신경이 쏠린 부분은 모라율의 다음 설명이었다.
“다음으로 제2차 의정부 탈환전의 작전 골자입니다. 탈환대는 크게는 보급, 통신, 공략부대 세 개 부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 탈환대는 구 외곽순환도로가 나오는 곳까지 진군합니다. 이후 대대는 그곳에서 보급, 통신과 공략부대로 나뉩니다. 보급부대는 그대로 순환도로를 따라 다른 두 부대와 긴밀히 연락하면서 북상합니다.”
정보관이 화면에 지도를 띄웠다.
은하는 의정부와 경기 북부가 나온 지도를 살폈다.
도봉산역과 망월사역 사이에서부터 의정부 예술의 전당까지 일직선으로 가로지르고 있는 구 외곽순환도로.
회귀 전에도 탈환대는 해당 도로를 보급 전선으로 활용했었다.
보급물자를 운반하는데 폭이 넓고, 몇십 년이 지났음에도 길이 그나마 잘 정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는 해당 작전에 반대를 표하는 의견도 많았었다.
당시에는 안전성이 의심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삶에서는 몇 년 전, 코쿤 회수 작전에 참가한 사람들이 보급로의 안전성을 증명해냈다.
마나관리기구가 추가로 안전성을 검증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반대는 없었다.
“통신부대는 도봉역에서 시작해, 도봉산역, 망월산역에 이르기까지 소대를 배치합니다. 각기 제1, 제2, 제3 소대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각 소대의 역할은 서울과 의정부의 정보를 위아래로 전달하는 겁니다.”
“”””…….””””
“그리고 공략부대는 통신부대하고 망월사까지 함께 진군합니다. 아마 세 부대가 이동하는 시간을 볼 때, 저녁 무렵에는 망월사역에서 가까운 신한대학교 부근에 도착할 겁니다. 탈환대는 신한대학교를 거점으로, 아침까지 휴식을 취합니다.”
보급부대와 통신, 공략부대.
신한대학교는 각 부대 진로 사이에 있었다.
대학교였던 만큼,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데 적합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탈환의 시작점이 되는 날은 바로 다음 날입니다. 날이 밝는 그 즉시, 세 개 부대는 의정부로 북상합니다. 공략부대는 빠르게 회룡역을 평정, 통신부대는 그곳에 의정부 탈환을 진두지휘할 통신기지를 세웁니다. 그리고 공략부대는 제1소대를 남겨, 그들이 의정부 주민들을 관리하도록 맡깁니다. 의정부 주민들이 절대로, 탈환전에 변수가 되지 않게 엄중히 관리해야 합니다.”
백면상이 토벌되었다고 하나.
의정부 주민들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의정부를 탈환할 때까지, 플레이어들의 엄중한 감시를 받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동의하는 바였다.
제1차 의정부 탈환전에서 그들이 탈환대를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에 그럴 만도 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회귀 전보다 조금 나은 대접을 받겠지.
은하는 회귀 전을 떠올렸다.
그때는 백면상도 살아 있었다 보니 의정부 주민들에 대한 경계심이 꽤 팽팽했었다.
그러니 그때에 비해서는 나으리라.
의정부 주민들이 반항하지 않으면,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보급부대는 공략부대와 발을 맞춰 의정부로 북상합니다. 보급 기지는 구 외곽순환도로에 위치한,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곳 보급 기지는 향후 주변 북부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겁니다. 그런데 그 전에, 예술의 전당하고 의정부역 사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3위계 오버랭크 괴시니를 먼저 토벌해야 합니다.”
“”””…….””””
“따라서 예술의 전당으로 북상하는 보급부대와 의정부역으로 북상하는 공략부대가 양측에서 협공하면서, 괴시니를 토벌합니다.”
보급부대가 보급만 해서 되겠나요, 플레이어로 구성된 보급부대인데.
모라율이 임가을의 의사를 대변해 콧방귀를 끼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
작전 설명은 이후로 계속되었다.
괴시니를 토벌한 뒤, 보급부대는 예술의 전당을 완전히 보급 기지로 만들어 버린다.
망월사역에서 제3 통신소대를 만든 통신부대도 보급 기지로 이동한다.
한편으로 공략부대는 8개로 소대를 나눈다.
제2 소대는 의정부역에 남고, 이외 소대는 통신부대와 발을 맞춰 정해진 위치로 나아간다.
이때, 제6 소대의 임무는 양주를 영역으로 삼고 있을 제3위계 몬스터 이시미를 토벌하는 것.
제6 소대는 이시미를 토벌하고서 몬스터들이 의정부로 내려오는 길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제3, 4소대가 각각 크림슨, 코발트 나이트를 토벌하는 거라….
작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속전속결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작전 개시로부터 최대 5일.
그때까지 의정부를 탈환할 경우에 최대 위협이 되는 요소를 남김없이 없애 버린다.
그리고 의정부에 있는 군단장들을 모조리 토벌하고, 제6 공략소대가 무사히 경기 북부를 막게 되면─.
“─그때 선녀님께서 코쿤과 함께 의정부로 향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예술의 전당에서 코쿤을 가동해서, 의정부에 남아 있는 잔당 세력들을 약화시킵니다. 경기북부청사에 있을 제2위계 몬스터 매구는 그다음에 토벌하도록 하고요.”
제1차 의정부 탈환전의 실책 중 하나는 몬스터들을 완전히 몰아내고 코쿤을 가동하려고 한 것이다.
그로 인하여 탈환대는 군단장들이 군세를 끌어모아 남하하는 여지를 주고 말았다.
다른 실책으로는 당시에 탈환대가 적색던전 경기북부청사에 서식하는 제2위계 몬스터 매구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제2차 의정부 탈환전에서는 군단장들을 물리치는 대로 곧바로 코쿤을 가동해 버린다.
또한 매구의 토벌을 뒤로 미룬다.
어차피 적색던전에 서식하는 놈은 경기북부청사 밖을 나가지 못했다.
매구 토벌은 코쿤을 가동한 뒤에, 플레이어들이 다시 힘을 보충하고 토벌하면 될 일이야.
사실 제2차 의정부 탈환전은 거의 반쪽짜리나 다름없었다.
선녀정부가 의정부를 탈환했다는 상징은 두 가지였다.
코쿤을 가동하는 것.
그리고 매구를 토벌하는 것.
그런데 제2차 의정부 탈환전에서는 매구의 존재 자체를 배제해버리고 이루어진다.
반쪽짜리면 뭐 어때.
성공은 성공인데.
은하는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작전을 마음에 들어 했다.
이상으로 모라율이 설명을 마쳤다.
그러던 그때─.
“─하나 말하지 않은 게 있네요.”
임가을이 입을 열었다.
그녀가 모라율에게 시선을 보냈다.
모라율이 자리로 돌아가고.
임가을이 마저 말을 이었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이번에도 의정부 탈환이 실패할 수는 없어서 군대도 동원할 생각이에요. 군대는 망월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곧장 의정부로 밀고 올라갈 예정입니다.”
“”””……!!””””
임가을이 꺼낸 말에.
그동안 고개만 끄덕이던 사람들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군대는 이후 계속해서 규모가 줄어들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그때 당시에는 그들을 지휘할 수 있는 인력이 대거 목숨을 잃고 말았다.
게다가 각지에서 군주들이 난입해, 서로 국가의 주인이라 주장했으며,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는 군 세력을 축소해버렸다.
애초 군 세력의 대다수가 도심에서 전투를 펼치기가 쉽지가 않으니까. 필요에 따라서 축소되기도 한 거지.
후에 어느 정도 혼란이 정리되면서 이 플레이어 입지를 높이려 군대를 해산시키기도 해버렸고….
많은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의 군대는 몬스터를 토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도시를 붕괴시키는 일이 있더라도 출격하는 무력집단으로 인식되었다.
그만큼 군대를 동원하겠다는 것은 임가을의 의정부 탈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었다.
다량의 마나가 대기에 녹아 있는 의정부에는 아티펙트로 변한 재화나 희귀한 영약들이 숨겨져 있어.
무엇보다 사람들이 원하고 있는 건 의정부를 가능한 과거의 상태로서 되찾는 거야.
그러니 군대를 동원해서 의정부를 황무지로 밀어내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어.
은하는 회귀 전을 떠올렸다.
회귀 전, 제2차 의정부 탈환대는 작전을 무사히 성공해냈다.
그런데 통신에 혼선이 있었는지, 군대가 플레이어들이 있는 의정부에 포격을 가하고 말았다.
그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포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도망쳐야 했으며, 이 일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선녀를 불신하게 되었다.
그때 포격을 지시한 사람은 그만 선우화령에게 목이 잘리고 말았다.
모든 책임은 임가을이 뒤집어썼고, 그녀가 플레이어들에게 사과했어도 그들의 지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탈환전에서는 700~2km 정도 유효사거리를 지닌 M48패튼 계열 전차가 사용될 예정입니다. 포격은 의정부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모두 대피하는 대로 가해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부디, 군대를 동원하는 일까지는 없기를 바랍니다. 믿을게요.”
그러니 의정부 탈환과 함께.
이번 삶에서도 만에 하나라도 있을 군대의 포격을 방지해야 한다.
은하는 주먹을 쥐었다.
☆
작전에 특별히 수정할 만한 부분은 많이 없었다.
기껏해야 정보국장을 망월사역이냐 예술의 전당이냐 어디에 파견하느냐 논쟁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임가을은 예술의 전당으로 수정하자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숨을 쉰 것은 덤이었다.
“─그럼 이제 탈환대를 편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작전 회의가 재개되었다.
작전 회의만으로도 반나절을 보낸 클랜로드들은 눈을 빛냈다.
이제부터 그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사안이 거론되는 것이다.
탈환전에서 어떤 일을 맡느냐 따라 추후 공적을 반영하는데 관련되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냐도 관련되는 거니까.
플레이어들이 의정부 탈환전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크게 세 가지.
하나는 고위계 몬스터들에게 나올 마석, 스킬석, 기타 부산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적에 따라 받게 될 국가 보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의정부에서 주인 없이 잠들어 있을 아티펙트를 파밍할 수 있는 기회.
그러니 자리에 모인 클랜로드들은 어떻게든 좋은 소대를 지휘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탈환대는 백서진 장관님이 직접 지휘할 예정입니다. 또한 보급부대, 공략부대, 통신부대는 각각 관리국, 특무국, 감시국의 국장들이 지휘를 맡을 예정입니다.”
정보국장이 설명했고.
사람들은 모두 납득했다.
중요한 것은 소대를 지휘할 권한이었다.
“먼저 공략소대를 지휘할 클랜을 선출하도록 하겠습니다. 공략소대는 경기 북부의 길을 막는 걸 지휘할 소대들까지 합쳐 총 8소대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먼저 제1소대부터….”
“”””저희가 하겠습니다!!”””” “”””…….””””
의정부 탈환전의 공격수.
다시 말해, 가장 많은 공적을 세울 여지가 있는 소대.
회룡역을 나갈 일이 없을 것 같은 제1 공략소대만 하더라도 경쟁률이 치열했다.
하지만 편성은 어렵지 않았다.
해당 역할에 맞는 클랜의 규모와 역량을 평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소속 플레이어들의 인지도도 중요했다.
무엇보다─.
“─제6 공략소대의 임무는 제3위계 이시미를 토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대 지휘는 이시미를 토벌하는데 참가하게 될, 십이좌 이도진 플레이어가 소속돼 있는 신라클랜이 담당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대 편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십이좌의 유무라고 할 수 있었다.
탈환전에 참가하는 십이좌는 를 제외하고 11명.
그들 중 탈환대를 총괄 지휘하는 백서진과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게 되는 모라율을 제외하고 9명.
그들은 모두 의정부 탈환전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지용현은 군단장 크림슨 나이트 토벌 임무에.
황산군은 군단장 코발트 나이트 토벌 임무에.
강현철과 박혜림은 군단장 괴시니 토벌 임무에.
이도진과 프리시스 메모리는 군단장 이시미 토벌 임무에.
도완준, 선기준, 유수진은 제각기 경기 북부 주변을 틀어막는 임무에 나설 예정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소속돼 있는 클랜은 해당 임무와 연관되어 있는 소대를 지휘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하여─.
제1 공략소대 – 천호클랜
제2 공략소대 – 블레이즈클랜
제3 공략소대 – 제니스클랜
제4 공략소대 – KK클랜
제5 공략소대 – 동해클랜
제6 공략소대 – 신라클랜
제7 공략소대 – 명왕클랜
제8 공략소대 – 템페스트클랜
공략소대는 쉽게 결정되었다.
실상 경쟁률이 치열한 소대는 제1 공략소대밖에 없었다.
8개의 S급 클랜들 중에서 7개가 공략소대에 포진하게 됐네.
은하는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지원한, A급 클랜로드들을 보면서 혀를 쯧쯧 찼다.
공략소대는 사실 제1 소대를 빼고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탈락한 게 당연했다.
허나 공략소대에 강력한 경쟁자인 S급 클랜들이 포진하게 된 덕분에, 나머지 소대는 A급 클랜들에게로 기회가 돌아가게 되었다.
“…으로 통신소대를 지휘할 클랜을 선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통신소대는 12소대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통신소대는 평정한 지역을 안전히 사수함으로써 통신 역할을 담당하는 소대였다.
공략소대를 따라다니게 될 만큼, 그들에게도 공적을 쌓을 기회가 열려 있었다.
이에 A급 클랜로드들이 민망하다 생각될 만큼이나 클랜을 어필하는 시간을 갖기까지 했다.
유일하게 자기 어필을 하지 않고도 소대를 지휘하게 된 클랜은 올해도 S등급을 받아낸 레귤러스였다.
제5 통신소대 – 레귤러스클랜
제8 통신소대 – 삼라클랜
은하는 나머지 통신소대를 지휘할 클랜은 얼굴만 익혀두기로 했다.
나중에 정하양이나 다른 클랜원이 알려줄 터였다.
여하튼 통신소대가 끝이 나고─.
“─마지막으로 보급소대를 지휘할 클랜을 선발하겠습니다. 보급소대는 총 4소대로….”
공략, 통신소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적은 보급소대만 남았다.
그들이 주변을 돌아다닐 기회가 웬만해서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A급 클랜로드들은 겨우 그것만이라도 얻으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람들의 의심이 가득한 시선을 받고 있었던 은하도 번쩍 손을 들었다.
“─저요. 저희가 할게요.”
“저, 판도라 클랜로드, 아직 설명은 끝나지 않았는데요….”
“”””…….””””
“이미 한 설명, 구차하게 뭘 그리 반복하고 그러세요?”
정보국장이 난처해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은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괴시니를 쓰러뜨리는 역할을 아마 제2 보급소대도 한다고 했던가요? 저희 클랜이 하겠습니다. 괴시니의 능력에 대항할 수 있는 실력 좋은 서포터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저도, 놈에게 대항할 수 있을 것 같고.”
“”””…….””””
무슨 생각이냐.
대체 공을 쌓는 것이 제한돼 있는 보급소대를 지휘하고자 하는 속셈이 무엇이란 말인가.
대체, 왜.
사람들의 시선에 의구심이 실렸다.
은하는 답해줄 생각이 없었다.
제1차 의정부 탈환전 때, 탈환대가 의정부역이랑 예술의 전당 방면을 싹 털어갔다고 그랬나?
그때 몬스터들이 남하하며 대부분 행방이 묘연해지거나 파괴되고 말았다고 하고….
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가 기대하고 있는 아티펙트들은 꼭꼭 숨겨져 있어서 건재할 텐데.
그가 괴시니를 토벌하려는 이유는 별거 없었다.
이전 삶에서 괴시니를 토벌했기에 공략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유능한 서포터들이 있어서 공략이 어렵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며.
근처에 괜찮은 아티펙트들이 있어 획득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회귀 전 온태양의 파티원들이 우연히 발견한 보물들이 말이다.
은하는 그 속셈을─.
“─원래 보급이 깡패라잖아요.”
“”””…….””””
그냥 한마디로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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