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72
탈환대는 두 가지 길로 나뉘어서 의정부로 출발했다.
공략, 통신부대는 구 1호선을 따라 의정부로 들어갈 예정이었으며.
보급부대는 서부로를 따라 그대로 의정부 예술의 전당으로 직행할 예정이었다.
이제부터는 다른 부대들과 긴밀히 연락해야 해. 보급부대가 의정부에 들어갈 타이밍을 맞춰야 하니까.
서부로는 길이 넓고, 잘 정비되어 보급 전선의 역할을 하기 용이했다.
그렇기 때문에 서부로를 점령하면, 보급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보급부대가 우선해야 하는 목표가 바로 그것이었다.
문제는 그후였다.
서부로를 점령한 다음, 섣부르게 의정부로 진입할 수는 없었다.
보급 물자를 운반하는 보급부대가 고위계 몬스터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의정부에 홀로 발을 들일 수는 없던 것이다.
다른 부대의 협조가 필요했다.
“서나랑 아리엘은 통신부대로부터 들어오는 연락에 계속 신경 써 줘. 공략부대가 현재 어느 곳에 있는지, 이제 보급부대가 의정부로 들어가도 되는 건지 등등.”
“걱정 마, 지금도 그러고 있어.” “서나가 하고 있으니까 나는 그럼 분대에 지시만 해도 되지 않을까? 저어기 멀리에 있는 통신부대하고 연락하는 건 힘든데.”
“이슬.” “내가 열심히 신경 쓸게. 걱정 마! 아리엘을 믿어!”
“3인칭 화법 쓰지 마라.”
“쳇, 노은하는 맨날 나한테만 이래. 서나만 칭찬해주고….”
이에 은하는 진서나와 아리엘에게 지시했다.
아리엘이 믿음직스럽지 못했지만, 믿고 맡겨도 될 것이다.
그녀의 말과 행동이 방정맞긴 해도 텔레파시스트로서는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실력 하나는 믿을만 하지.
품행도 믿을만 해지면 좋겠지만….
은하는 아리엘의 머리를 톡 쳤다.
그녀가 까불대면서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나는 왜 안 쳐줘?”
“너는 왜 쳐? 아리엘도 아니면서. 너는 잘하고 있는데, 뭘.”
그러자 입술을 삐죽이는 진서나.
탈환전 내내 은하의 전언을 주로 전달하는 일을 맡은 그녀가 옆에서 투덜거렸다.
은하는 피식 웃었다.
별거 아닌 것을 부러워하는 그녀가 제법 귀엽게 느껴졌다.
이에 은하는─.
“─그래, 댕댕아. 일 열심히 하고, 이상 신호가 생기면 꼭 멍멍 짖어서 알려야 한다?”
“좀 평범하게 해주면 덧나냐구…. 아, 욕 나와. 다른 사람들이 보느라 대놓고 욕을 할 수도 없구.”
“내가 다 그것까지 계산한 거야. 어쨌든 믿고 있을게.”
“휴, 그래, 나만 믿어.”
은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꼭 강아지를 만지는 손길.
진서나가 짜증을 내든 말든.
은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아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계속 만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은하는 손을 거두었다.
이내 서부로를 내다보았다.
“”””……””””
다른 플레이어들도 저 앞에서부터 다가오는 기척을 느낀 듯했다.
그들이 기세를 가다듬었다.
잠시 후, 몬스터들이 보였다.
놈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도로 좌우에서 몬스터들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제법 수가 많았다.
“이제부터 저것들을 다 정리하고, 보급 전선을 안전하게 확보해내야 한다는 건데….”
플레이어들이 보급부대장의 신호를 기다린다.
은하는 대치 상태를 이룬 놈들을 바라보았다.
[─모든 보급부대원은 전투 준비. 보급 물자를 최우선으로 지키면서 몬스터를 토벌한다. 이상으로 보급부대장의 전언이었습니다.] [30초 후에 전투를 개시합니다. 29, 28, 27….]텔레파시가 들렸다.
보급부대에서 전한 텔레파시.
은하는 두 자루의 검에 손을 얹고 입을 열었다.
“진서나. 전 부대원들에게 전달해, 가급적 도로를 파괴하지 말라고 해. 나중에 보급로로 써야 하는 만큼, 도로를 잘 관리해야 하니까.” “알았어.”
“진파랑. 전투가 벌어지면 전위와 중위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도록 해. 를 써서 괜히 텔레파시를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되지 말고.”
“이제는 나도 상태에서도 텔레파시를 쓸 수 있지만, 알았다!”
“쌍둥이 네비게이터.” “와, 너무해. 나한테는 메이링이란 이름이 있는데…. 클랜로드!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맞아! 맞아! 언니, 우리 클랜로드 혼내주자. 우리 이름이 기억이 나게 베갯머리에서 속닥속닥….”
“아흥! 동생 이러지 마, 간지러워! 에잇, 나도 해야지. 속닥속닥….”
“시끄러우니까 입 다물고. 너희는 전투가 벌어지면 몬스터들이 아니라 소대원들의 상태를 확인해. 놈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건 너희가 아니라 하양이가 해줄 테니까.”
“응, 나한테 맡겨둬. 지금 무리의 평균 위계가 어떤지 확인 중이야.”
“마지막으로 봉구래, 손가연.” “왜, 자기?”「네, 클랜로드.」
클랜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은하는 두 자루의 검을 뽑았다.
그리고 시리게 피는 겨울을 들어, 놈들 속에 섞여 있는 덩치가 거대한 몬스터를 가리켰다.
“아마도 거만하게 서 있는 저놈이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겠지. 지금 당장 저놈을 저격해.”
“보스는 보스를 알아본다는 건가? 아니지, 거만한 놈은 거만한 놈을 알아본다는 건가?” “배수빈 너는 스나이퍼들이 저놈을 저격한 다음 포격이나 퍼붓기나 해. 단, 플레이어들이 섞여 있지 않을 저놈들 후방에. 괜히 플레이어들도 휘말리게 하지 말고.”
“이미 준비하고 있어. 나도 알아.”
30초가 훌쩍 지나갔다.
곳곳에서 함성이 들렸다.
몬스터들도 함성을 질렀다.
일직선으로 이어진 도로.
양측은 다른 길로 새는 일 없이 그대로 격돌했다.
☆
그 시각.
공략부대와 통신부대는 회룡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중에 몇 번의 전투가 있었으나, 특이할 만한 피해는 없었다.
전투는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공략부대에 쟁쟁한 플레이어들이 상당수 모여 있었던 덕분이다.
“─휴, 내가 다시 여기 오는 날이 오게 되다니…. 뭔가 감개무량하네. 옛날과 크게, 아니, 많이 달라졌군.”
곧이어 그들은 회룡역에 도착했다.
제5 통신소대를 지휘하는 소대장,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
그가 실눈을 뜨고 회룡역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기억과 달라진 부분이 꽤 많았다.
그도 그럴 만한 게, 제1차 의정부 탈환대가 퇴각하는 과정에서 많은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
제1차 의정부 탈환대에 참전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잠시 회상에 잠겼다.
짝!
그때, 삼라 클랜로드 총은주가 소리가 나게 손뼉을 쳤다.
사람들이 상념에서 깨어났다.
그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 말고 그만 움직이죠. 오늘 할 일이 많잖아요.”
“그렇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의정부를 둘러보는 일이야 탈환이 끝나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총은주의 말이 맞았다.
구연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들도 동의를 표하며 다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통신소대의 경우, 회룡역에 기지를 건설해야 했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이 경기 북부를 개척하기 위한 발판 역할을 한다면, 회룡역은 의정부를 평정하기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 공략 부대원들도 작전을 되새겼다.
“그러면 저희는 이대로 민락동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제3 공략소대도 움직이겠습니다. KK 클랜로드, 도중까지 저희하고 같이 갑시다.”
제3, 4 공략소대.
제니스, KK클랜이 지휘하고 있는 소대들은 동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에 다른 통신소대에서도 그들을 따라가기로 했다.
바로 그때─.
[─템페스트 클랜에서 알립니다. 범골역 방면에서 의정부 주민들을 발견했습니다.]텔레파시가 도착했다.
소대장들의 얼굴이 변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듯한 얼굴.
그들이 굳은 얼굴을 했다.
“─그럼 모두 무운을 빌겠습니다. KK 클랜로드, 우리는 갑시다.”
“네, 제니스 클랜로드.”
본격적으로 의정부를 탈환하기 전.
의정부 주민들을 잡아들여야 했다.
지용현은 그들의 무운을 빌었다.
이윽고 제3, 4 공략소대가 떠나고 의정부 주민들이 붙잡혀 왔다.
☆
“””‘…….””””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레인저들에게 붙잡혀온 주민들은 밧줄로 두 팔이 묶여 있었다.
처음에는 반항하던 주민들은 이내 플레이어들에게 험하게 구타를 당해 얌전히 끌려왔다.
그러고는 소대장들이 보는 앞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후…. 이 사람들을 생각하면 진짜 치가 떨린다니까.”
천호클랜의 클랜로드.
제1 공략소대를 맡은 그가 눈치를 살피고 있는 주민들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만이 아니었다.
다른 플레이어들도 마찬가지였다.
“총으로 쏴죽일 놈들.”
“”””…….””””
그들은 제1차 의정부 탈환전에서 저들에게 속아 큰 피해를 보았다.
몬스터에게 넘어간 작자들.
그것이 의정부 주민들에게 씌워진 이미지였다.
철컥
마음만 같아서는 저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싶다.
플레이어들은 권총의 슬라이드를 당겼다.
만약의 경우, 탈환대원 모두에게 자살용으로 보급된 권총.
그들은 그것을 자신의 머리가 아닌 주민들을 향해 겨누었다.
“사, 살려주세요!! 그때는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이 그게…!”
“그 변명은 죽어서 내 동료들에게 엎드려 사죄하면서 해라.”
한 주민이 본능적으로 외쳤다.
그들은 플레이어들이 손에 쥔 총이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그러자 한 플레이어가 이죽거렸다.
이곳은 전장이었다.
적에게 무슨 짓을 하더라도 아무런 뒤탈도 생기지 않는 전장.
이 시대에 전쟁법이 웬 소용인가.
몇몇 플레이어들은 낄낄거렸다.
전쟁이라는 광기가 그들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백면상이 죽었다지만, 또 비슷한 놈이 나타나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잖아?”
“백면상 같은 놈이 없다고 해도, 다른 몬스터에게 넘어갔을 수 있는 일이고 말이야.”
“죽으면, 인간. 살면, 몬스터. 아주 심플하구만.”
“”””……!!””””
한 사람의 광기가 전염된다.
그들이 어깨를 들썩였다.
꼭 뭐라도 된 듯한 기분.
그래, 자신들은 정복자다.
그리고 저들은 가축이다.
지금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주민들의 생사여탈권은 자신들에게 달린 것이다.
복수라는 광기에 휩싸여.
정복감이란 희열에 빠져.
플레이어들은 맨 앞에 앉아 있는, 아마도 촌장으로 보이는 노인에게 총구를 들이밀었다.
“선택해. 당신이 죽을래? 아니면 지금 당신의 옆에서 오들오들 떠는 꼬마가 죽을래?” “미친놈. 입안에 총구를 들이밀면 어떻게 말하라는 거야?”
“한 명만 죽일 거냐? 난 본보기로 몇 명 더 죽일 생각인데.”
낄낄거리는 플레이어들.
반면 노인의 표정은 평온했다.
노인이 순순히 눈을 감았다.
자신이 죽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플레이어는 방아쇠를 당─.
─서걱
방아쇠를 당기기도 전에.
플레이어의 팔이 잘려나갔다.
플레이어는 제 팔이 노인의 입에 대롱대롱 걸리는 모습을 볼 때까지 인지하지도 못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팔이 잘렸다.
플레이어가 소리를 질렀다.
주민들도 놀라서 비명을 지르고, 다른 플레이어들도 크게 당황했다.
반면 느닷없이 그의 팔을 잘라낸, 블레이즈 클랜로드 강현철은─.
“─이것들이, 선녀님이 말씀하신 걸 잊은 거냐? 저 사람들도 우리나라 국민이란 걸 잊지 말라고. 그런데 지금 뭐하는 짓이야? 죽어볼래?”
성이 차지 않는다는 듯이.
강현철이 쓰러진 플레이어의 팔을 잘근잘근 짓밟았다.
플레이어가 고통에 비명을 질러도, 구두에 피가 묻는 것도 서슴지 않고 발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자─.
“─블레이즈 클랜로드. 이게 대체 뭐하는 짓입니까? 주의만 주면 되지 왜 팔을 자르고 그러는 거냐고요! 당장 지환이한테서 떨어져요!”
“어쭈?”
플레이어가 소속된 것으로 보이는 클랜의 플레이어들이 역정을 냈다.
그들이 강현철에게 무기를 겨누며 체내 마나를 발현했다.
강현철은 호전적으로 웃었다.
“왜? 너희도 나랑 싸우자는 거냐? 나야 좋지. 안 그래도 몬스터들만 죽이느라 심심하던 차였는데.”
“”””블레이즈 클랜!!! 발검!!!!””””
“”””발검!!””””
강현철은 물론, 그의 뒤에서 거친 기운이 우수수 솟아올랐다.
플레이어들과 블레이즈클랜.
순식간에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자칫하면 플레이어들끼리 혈전을 벌일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
“─두 클랜, 디바이스를 거두세요. 다 같이 머리에 구멍이 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
그때 상황을 중재하러 나선 사람은 공략부대장, 민지아 특무국장이었다.
그녀가 두 클랜을 포위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만약 두 클랜이 혈전을 벌인다면, 포위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쳇, 안 하면 되잖아요.”
이에 강현철이 먼저 기세를 거두고 블레이즈클랜을 진정시켰다.
상대 클랜도 결국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부대장을 맡고 있는 국장들은 선녀의 권한을 위임하고 있었다.
괜히 그녀의 심기를 거슬러, 추후 불이익을 받을 수 없었다.
“이번 일은 모두 선녀님께 보고할 겁니다. 그렇게 알아두세요.”
통신부대장을 맡고 있는 감시국장 선우화령도 말을 보탰다.
상대 클랜로드의 얼굴이 썩었다.
반면 강현철은 개의치 않아 했다.
“할아버지, 괜찮아요?”
“당신은….”
“5년 전이었던가…. 아무튼, 그때 우리 한 번 봤죠?”
“…감사합니다. 구해줘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 왜 자꾸 감사하다고 그래요? 나랑 제일 안 어울리는 말인데…. 하, 근데 이놈의 행정관이 없어서 다행이네. 있었으면 아주….”
이내 강현철은 노인을 일으켰다.
노인이 강현철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강현철은 노인의 등을 토닥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후…. 제가 진짜 못 살겠다니까요. 아니, 다른 방식을 취하면 어디가 덧나냐는 말이에요. 꼭 이렇게까지 남의 팔을 자를 필요가 있어요?”
한편 박혜림은 강현철을 타박했다.
강현철의 행동은 도를 지나쳤다.
그녀가 사태가 진정되자마자 즉시 남자의 팔을 붙여서 다행이었다.
그러지 않았으면 블레이즈클랜은 이번 일로 많은 적을 둘 뻔했다.
이에 강현철이 대꾸하기를─.
“─그걸 왜 붙여주냐? 내가 그걸 붙이지 못하게 만들려고 팔을 계속 밟고 있었던 건데.”
“이 인간이 진짜…. 그러다 평생 저 플레이어한테 저당 잡혀서 살면 어떡하려고요?”
“그럼 빈털터리가 되지, 뭐. 나는 싸울 수만 있으면 좋다.”
“아니이…. 현철 오빠, 노후는 아예 생각도 안 해요?” “나 빈털터리 되면, 그때는 네가 날 먹여 살리면 되는 거 아니냐?”
“어휴, 속 터져! 아주 평생 저한테 빌붙어 살 생각이에요? 제가 아주 가구도 해가고, 집도 해가고, 밥도 차려야 하는 거냐고요.”
“너, 설렁탕 잘하냐?”
“직접 사서 드시죠.”
박혜림이 답답해했다.
결국 그녀는 씩씩거리며 레귤러스클랜으로 돌아갔다.
☆
백면상을 토벌하게 되면서.
선녀 임가을은 의정부의 주민들을 국민으로서 대우하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을 그대로 따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한 말에는 속뜻이 있었다.
“─국민으로 대우한다고 하더라도, 저들이 몬스터와 결탁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지.”
선우화령이 말하는 것처럼.
국민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우선될 사안이 있었다.
의정부 주민들의 정신 검사였다.
“자백제를 투여하게. 그런 다음에 저들이 의정부 지리에 대해서 아는 모든 것들을 샅샅이 토해내게 하고. 저들이 몬스터들과 결탁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내게.”
이것은 강현철도 어찌하지 못했다.
자백제가 인체에는 무해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다행일 뿐.
더군다나 강현철은 계속 이곳에서 머무를 수 없었다.
“천호 클랜로드. 저 사람들, 잘 좀 부탁합니다.” “…특무국장님이 같이 남을 겁니다. 말을 듣지 않을 때는 폭력을 취할지는 몰라도, 도를 넘는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겁니다.”
제2 공략소대를 지휘하는 강현철.
강현철은 이제 소대원들을 이끌고, 괴시니를 토벌하러 가야 했다.
그래서 그는 주민들을 관리하게 될 천호 클랜로드에게 부탁했다.
“그럼 저희도 이제 출발하죠.”
이윽고 정비를 마치고.
제2 공략소대를 포함해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공략, 통신소대들이 회룡역을 떠났다.
그리고 의정부역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양주 쪽으로 올라갈게. 모쪼록 건투를 빈다.”
“잘해라, 지지 말고.”
“현철이 너야말로 다치지 말고. 뭐, 판도라 클랜로드도 같이 있을 테니 안심해도 되겠지.”
등나무 아래에서.
부대는 다시 나뉘기로 했다.
이대로 강현철과 박혜림의 소대는 괴시니를 죽인다.
그리고 신라클랜을 비롯한 소대는 경기 북부를 개척하러 북진한다.
강현철은 이도진과 악수했다.
마지막으로 도완준은─.
“─나중에 다시 올게, 연지야.”
등나무에 손을 한번 대고.
도완준 역시 경기 북부를 개척하러 소대를 움직였다.
☆
기나긴 전투가 끝이 났다.
서부로를 개척했다.
보급부대는 의정부에 들어가기 전, 서부로에서 휴식을 취했다.
어느덧 텔레파시가 도착했다.
공략, 통신부대가 회룡역에 들어와 통신기지를 세웠다.
이외에도 의정부 주민들을 붙잡아 심문을 진행하는 중이다.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은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도 이제 슬슬 출발해야겠다. 서나야, 소대원들에게 전달해줘.” “응. 뭐라고 전달할까?”
“보급 물자는 다른 소대에게 맡겨, 몸만 의정부로 들어갈 거라고.”
제2 보급소대의 역할에는 괴시니를 토벌하는 일 또한 있었다.
한편으로는 보급부대가 의정부로 진입하게 만드는 선두 역할.
진서나가 소대원들에게 전파하고, 소대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부터 의정부 예술의 전당으로 출발합니다.]보급 물자를 운반하고 있는 상태로 괴시니와 싸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은하는 보급 물자를 다른 소대에 맡겼다.
보급 물자는 괴시니를 쓰러뜨리면 의정부로 들어오게 되는 그들에게 돌려받으면 될 뿐이었다.
이윽고 그들은 서부로를 달려나가, 빠르게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하양아, 네가 인원을 적당히 빼서 예술의 전당을 수색하라고 전해줘. 거기서 물자를 저장해야 하니까.”
“응, 알았어.”
코쿤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은하는 예술의 전당에서 괴시니가 보금자리로 삼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예술의 전당에 보급기지를 만들기 전에 샅샅이 조사해야 했다.
[제5 통신소대에서 알려드립니다. 현재 괴시니를 수색 중. 제2 보급소대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 도착하는 대로 속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그러던 중, 레귤러스클랜이 맡은 통신소대에서 연락이 왔다.
은하는 진서나, 아리엘을 시켜서 제각기 제2 공략소대와 제5 통신소대와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
“카에데 네가 레인저들을 데리고서 괴시니를 찾아줘. 발견하는 그 즉시, 교전하지 말고 소대로 돌아오고. 아, 텔레파시스트로 서담비나 김메리를 데리고 가.”
“알았어. 그렇게 할게. 텔레파시스트는 메리로 데려갈게.”
은하는 괴시니의 수색을 명했다.
호시미야 카에데가 판도라클랜에서 레인저들을 추려 괴시니를 찾으러 떠났다.
어디에 있는 거지?
은하는 예술의 전당에서 서식하던 제4위계 몬스터를 쓰러뜨렸다.
그러면서 텔레파시를 기다렸다.
제2 보급소대, 제2 공략소대, 제5 통신소대가 3방향에서 찾고 있었다.
괴시니가 영역을 옮기지 않았다면 머지않아 모습을 드러내리라.
아니나 다를까─.
[─김메리 텔레파시스트입니다. 괴시니의 소재를 파악했습니다.]텔레파시가 전해졌다.
김메리가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괴시니는 현재 예술의 전당 근처에 있다는 모양이었다.
이제 은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졌다.
다른 소대들이 올 때까지 괴시니를 추적만 하고 있느냐, 아니면 먼저 싸우고 있느냐.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은하는 판도라클랜을 믿었다.
“서나야, 아리엘.”
“응, 뭐라고 전달할까?”
“왜! 왜! 왜! 난 뭐하면 되는데?”
“우리끼리 먼저 토벌한다고.”
[제2 보급소대에서 알려드립니다. 지금부터 제3위계 오버랭크 몬스터 괴시니를 토벌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진서나 텔레파시스트였습니다.] [제2 보급소대에서 제2 공략소대, 제5 통신소대에 전파합니다! 현재 괴시니의 소재 파악 완료! 괴시니의 자세한 위치는 정하양 네비게이터에게 확인 바람! 제2 보급소대는 먼저 괴시니를 토벌하고 있도록 할게요! 이상 아리엘이었습니다!]리라이프 플레이어 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