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793
식물들이 활개를 친다.
포탄들이 떨어지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보호마법으로 막는 것도 어려워.
식물들이야 어찌어찌 가능하더라도 포탄까지 모두 막기는 힘들어.
은하는 크게 혀를 찼다.
주먹을 세게 쥐었다.
속에서 화가 들끓었다.
“─이 미친놈들이 지금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거야!?”
플레이어들이 소리쳤다.
은하의 심정을 대변했다.
몬스터로 변모한 방연지의 출몰은 어쩔 수 없는 재해였다지만.
군대가 의정부로 포탄을 쏘는 것은 명백한 사고였다.
상황이 회귀 전처럼 되고 있어.
도대체 뭐 때문에 군대가 갑자기 포탄을 쏜 거지?
도대체 왜?
어째서 군대가 포탄을 쏘는 건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의정부는 거의 완벽하게 탈환했다.
그런데 군대가 움직여, 의정부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뭔가 잘못되고 있어. 지금 군대에 잘못된 명령이 떨어져서 이 사달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럼 누가 명령을 내린 거지?
은하는 떨어지는 줄기를 잘라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플레이어들이 패닉에 빠져 있었다.
아니, 그것은 광기였다.
“아아악!! 이 미친 놈들이 우리를 죽이려 하고 있어!!”
“우리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야!?”
“씨이발, 우리는 뭐 토사구팽이다, 이거라는 거야!? 아니면 우리 공을 너희가 차지하겠다는 거냐!!”
“선녀가 명령한 게 틀림없다! 분명 의정부 탈환의 공을 선녀정부에서 가져가기 위해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야!!”
제 동료가 포탄을 맞고 그야말로 고기 조각처럼 산산이 흩어진다.
플레이어들이 그동안 고생하면서 지켜낸 건물이 허무하게 무너진다.
그들은 거의 처절하게 부르짖으며 군대를 욕하고, 선녀를 욕했다.
“젠장…!!”
포격이 시작되고 불과 5분 만에.
플레이어들은 선녀정부에 강렬한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무언가 착오가 있을 것이란 소리는 씨알도 먹히지 않을 상황이었다.
“이 새끼들이….”
십이좌들 또한 분노했다.
강현철은 줄기를 잘라내던 블레이즈 클랜원이 떨어지는 포탄에 죽어 나간 모습을 보고 화를 냈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지금은 상황을 파악할 때가 아닌, 어떻게든 의정부를 탈출해야 할 때니까! 전군 짐을 간단하게 꾸려서 회룡역까지 달려가도록 해!”
그때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가 감정에 몸을 맡기려던 사람들에게 외쳤다.
구연수의 말이 맞았다.
지금은 분노할 때가 아니었다.
일단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플레이어들은 구연수의 지시대로 의정부를 탈출하기로 했다.
“상태가 심한 부상자는 들것에다 실어서 옮겨라! 근처에 부상을 입은 사람이 있다면 움직이는 걸 도와라! 마법으로 포탄을 쳐내려 하지 말고 떨어지기 직전에 요격하라!!”
곧 지휘관들도 정신을 차렸다.
그들까지 이성을 잃었다가는 자칫 소대의 전멸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들이 빠르게 소대원들을 통제해, 능숙하게 지휘했다.
플레이어 경력이 긴 그들의 지휘가 다른 플레이어들을 진정시켜주었다.
“서포터는 치료에 전념하도록 해! 포탄은 캐스터, 레인저가 막아낸다! 진서나! 아리엘! 김메리! 전 분대에 전파해!”
“야! 나는!?”
“형은 저 줄기들이나 막고 있어!”
그때 은하는 불기둥을 일으켜서는 제2 보급소대원들의 시선을 끌었다.
덕분에 소대원들을 빠르게 통제해 적확한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
진서나, 아리엘, 김메리의 활약이 눈에 부시기도 했다.
[─여러분 모두 진정하세요. 다들 마음을 가라앉히고 제 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특히 김메리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그녀가 맑은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분노에 몸을 맡긴 사람들도.
고통에 겨워하던 사람들도.
그녀의 목소리에 마음이 누그러져 순순히 통제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이 자식들이 무슨 생각인 거지?
사령관도 그렇지만, 그 밑에 있는 놈들도 정신머리가 있는 놈들이야?
생각이 있으면 의정부에 우리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거 아니야.
한편 은하는 분노를 억눌러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속에서 활활 들끓고 있는 불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이번 삶에는 일어나지 않도록.
은하는 사령관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이 사달이 났다.
진행 과정도 회귀 전과 똑같았다.
탈환전이 끝나가며 선녀의 방문이 예정되어 있었을 때, 갑자기 군대가 전차를 동원해 회룡역에 올라왔다.
그리고 포격을 가해 플레이어들이 고생해가며 지켜낸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지금 당장 놈들을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그보다 우선 이후에 일어날 일에 대처해야 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물론, 플레이어들이 선녀에 대한 반감을 대놓고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연히 민심도 떠나가리라.
의정부 탈환전 이후 선녀의 입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되리라.
내가 어떻게 해서 선녀의 입지를 여기까지 끌어올렸는데, 젠장!
기껏 끌어올린 선녀의 권위도.
이번 일로 허사가 될 터였다.
공들여 쌓은 탑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마리라.
은하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당장 사령관의 목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마저 다른 사람들처럼 무작정 분노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군대 외에도 몬스터로 변한 방연지까지 남아 있었다.
──!!
방연지도 문제였다.
그녀가 공중에 부유하며 식물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식물들이 길목을 틀어막은 탓에, 플레이어들은 포격이 떨어지는 중에 먼길을 돌아가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휘릭!
방연지가 종종 식물들을 움직여서 떨어지는 포탄을 쳐냈다는 것.
의정부를 지키겠다는 의사인지.
아니면 방해하지 말라는 의사인지.
그것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만들어내는 식물이 역설적이게도 포탄을 막아내고 있는 실정이었다.
물론, 운이 나쁠 경우에는 포탄이 다른 곳에 떨어져서 플레이어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도 를 저대로 놔둘 수 없어.
방연지가 의정부를 밀림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의정부를 탈출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불행한 일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눈에 들어온 사람들을 죽이고 있기까지 했다.
[명왕 클랜로드를 대리해 임시로 클랜로드를 맡게 된 고은실입니다. 현재 명왕클랜은…, 제3위계 몬스터 플로리스트와 전투 중에 있습니다. 이에 명왕클랜에서는 플로리스트의 정보를 소대장들에게 공개합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그때 명왕클랜에서 텔레파시가 도착했다.
사망한 도완준을 대신해 고은실이 대리하게 된 듯했다.
은하는 그녀가 전하는 정보를 듣고 생각에 잠겼다.
지금까지 마나 폭주를 억눌렀다가, 를 죽이게 되면서 폭주를 더는 억누르지 못하게 된 듯하다니.
그래서 몬스터와 마인의 중간에서 몬스터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라….
등에 날개가 돋아나고.
신체 일부가 식물로 된 것을 빼면.
플로리스트는 거의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명왕클랜의 정보에 따르면 플로리스트는 지금도 계속 변모하는 상태라는 듯했다.
“…마인이 되는 건 실패했나 보네.”
은하는 나직이 내뱉었다.
그녀가 온전히 정신을 유지했다면 마인으로 거듭날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녀는 점점 몬스터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듯했다.
몬스터와 마인의 차이는 인간의 마나를 주식으로 삼느냐 아니냐는 것.
그녀가 인간의 마나를 탐하는 이상 타협의 여지는 없었다.
죽여야 했다.
군대도 어떻게 해야 하지만….
플로리스트부터 어떻게든 해야 해.
마나는 마나를 불러들이고.
군단장은 몬스터를 불러들인다.
그녀를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다시 의정부에 몬스터들이 들어차게 될 것이다.
그러니 결단해야 했다.
은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판도라 클랜원들이 달리고 있었다.
“─지금부터 몇 사람은 나랑 같이 명왕클랜을 지원해서 플로리스트를 토벌하러 갈 거야!”
“””‘……!!””””
클랜원들이 놀란 기색을 보였다.
의정부를 탈출하기도 바쁜 상황에 플로리스트를 토벌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클랜원들 대다수가 얼마 전 매구와 군단장들과 전투를 벌이며 큰 부상을 입고 있었다.
은하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전투를 벌일 수 있는 클랜원들을 뽑아야 했다.
“조아라, 남훈이 형, 목민호, 이천서, 아리엘, 쌍둥이 자매. 이상 7명은 나랑 플로리스트를 토벌하자.”
“상대는 제3위계라며! 나도 가서 도와줄게!”
“은혁이 넌 다리 치료에나 전념해. 지금도 달리는 게 쉽지 않잖아.”
“윽….”
클랜원들도 상황을 파악했다.
그들도 의정부를 빠져나가기 위해 플로리스트를 토벌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러다 보니 호명당한 클랜원들은 입술을 깨물면서도 은하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한편 최은혁이 자신도 나서겠다며 의사를 표현해오기는 했다.
은하는 단칼에 거절했다.
“야! 나는!?”
“파랑이 형은 잘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등에 태워줘. 수빈이 너도 빗자루로 사람들을 운반해주고.”
“후…. 포탄이 떨어지고, 식물들이 이렇게 굽이치는 상황에 운전하려면 장난이 아니겠네. 알았어.”
많은 인원을 데려갈 수 없었다.
다친 사람들이 많았다.
어차피 다른 소대에서도 자신처럼 플로리스트를 토벌하기 위해 병력을 편성하고 있을 터였다.
그는 자신과 같이 행동할 사람들을 선별하자마자 곧장 방향을 틀었다.
이에 그들도 뒤를 따랐다.
“카에데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클랜원들 보호나 받고 있도록 해. 괜히 엘릭서의 효과를 믿고 전투에 참여하려고 하지 말고.”
“활이 없으니 지원은 못 하겠지만 다른 방법으로 지원할 거야. 그리고 네 걱정은 필요 없어. 오글거리니까 제발 그러지 마.”
“하여간 고집은….”
한편으로 그는 호시미야 카에데의 쾌차를 빌었다.
엘릭서로 치료하고 의식을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였다.
그녀가 무리하지 않도록 바랐다.
이내 은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크릉!
그때 깡이도 따라나섰다.
그가 전장으로 떠난다는 걸 파악한 깡이가 모습을 바꿨다.
성인 2~3명을 등에 태울 수 있는 크기로 자란 라이거.
은하가 지시하자, 깡이는 제 등에 조아라와 쌍둥이 자매를 태웠다.
“좀…. 슬프다.”
“뭐가?”
그리고 플로리스트에게 향하던 중.
깡이의 등에 매달린 조아라가 돌연 그런 말을 꺼냈다.
은하는 곁눈질하며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서 슬픈 기색이 묻어나고 있었다.
“는 명왕 클랜로드를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거 아니야.”
“…….”
“자기 손으로 연인을 찔러 죽이고, 그걸 받아들이지 못해 이런 식으로 폭주하는 게 마음이 아파서. 그리고 명왕 클랜로드도 불쌍해.”
조아라가 우수에 찬 듯이 말했다.
아카데미에 재학했었을 때, 그녀는 명왕클랜에서 실습을 받았다.
그때 이후로 도완준과 인연을 트고 가 되지는 못했지만, 거의 스승과 제자처럼 지내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 스승의 죽음과, 그 죽음이 스승이 그리워한 연인의 손에 의해서 맞게 되었다는 사실이 슬픈 듯했다.
“그러니 얼른 토벌하자. 저 사람도 정신을 잃고 폭주해서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모를 거 아니야. 피해가 더 커지지 않게끔, 고이 보내주자.”
“…응, 그러자.”
이에 은하는 조아라를 다독였다.
그녀가 마음을 다잡은 듯했다.
그녀가 깡이의 털을 세게 쥐었다.
은하는 그녀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을 살피고 안도했다.
환수변환
피닉스의 날개
이윽고 플로리스트의 형체가 훤히 눈에 들어오는 거리가 되었을 때.
은하는 목민호에게 지시를 맡기며 불길의 날개를 펼쳤다.
“큭…!!”
그러자 몸이 고통을 호소했다.
아물던 상처도 찢어진 듯했다.
어쩔 수 없었다.
은하는 고통을 참고 비상했다.
그가 순식간에 플로리스트가 있는 고도까지 올라왔다.
블래스트 크로스
플로리스트가 명왕 클랜원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사이.
그때까지 최대한 기척을 감추고서 배후로 날아간 은하는 즉각 검격을 쏘아냈다.
──!!
불길이 직격했다.
식물은 불길에 취약했다.
플로리스트가 황급히 방어했지만, 가까이에서 터진 공격을 모두 막지 못했다.
그녀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바닥으로 떨어졌다.
─너구나?
우리 오빠를 숨긴 사람이.
물론 그녀는 죽지 않았다.
그녀가 바닥에서 식물들을 피워내, 그것을 쿠션 삼아서 낙하 데미지를 완화했다.
이내 그녀가 앙칼진 눈을 빛내며 은하를 주목했다.
그녀가 손을 향하자, 식물 줄기가 은하를 붙잡기 위해 움직였다.
“왜 괜한 사람한테 이러는 거야? 내가 숨기기는 누구를 숨겼다고.”
딱 하고.
은하는 손가락을 튕겼다.
불꽃이 덮쳐드는 식물을 태웠다.
시리게 피는 겨울을 휘둘러 줄기를 베어냈다.
몸에 부담도 부담이지만….
오랜만에 검 한 자루만 사용하려니 영 어색하네.
생각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플로리스트와 싸우는 겸 몸도 풀어야겠다.
은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
그 시각.
의정부에서 머무르던 마나관리기구 직원들도 분주하게 도망쳤다.
전투에 특화돼 있지 않은 그들은 도망치는 과정에서 큰 피해를 보아야 했다.
당연히 그들도 선녀를 곱게 보지 못하고 있었다.
“임가을 이 개XXX아!!!”
머리 위로 포탄이 떨어진다.
직원은 피하지 못할 걸 직감하고 목청껏 부르짖었다.
──!!
하지만 직원이 죽음을 당하기 전.
민지아 특무국장은 지면에 손을 대 방벽을 생성했다.
지면을 변형시켜 만들어낸 방벽이 포탄의 공격을 막아냈다.
“정신 차리고 얼른 대피하세요!! 선녀님을 욕할 시간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먼저 구하고요!!”
직원은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민지아는 짜증이 섞인 어조로 직원을 타박했다.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린 직원이 다시금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그녀도 지면을 박찼다.
동시에 그녀는 포탄을 방어해내며, 사람들이 무사히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녀 외에 특무국에 속한 사람들이 관료주의에 적응해 행동이 굼떠진 사람들을 도왔다.
특무국은 이름 그대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부서였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대체 어떻게 된 거지?
군대가 이런 식으로 움직였다는 건 선녀님의 명령이 떨어졌다는 거야.
하지만 선녀님이 절대 이런 명령을 내릴 사람이 아닌데?
미쳐도 단단히 미친 명령.
민지아는 이 사달이 일어난 원인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오죽하면 그런 생각도 들었다.
쿠데타라도 일어난 건가?
그래서 의정부에 있는, 선녀님에게 힘이 될 수 있는 플레이어들을 전부 죽이려고 하는 건가?
쿠데타라니.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민지아는 선녀가 미쳤거나, 누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을 떠올릴 수 없었다.
그만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게 어느 쪽인지는….
의정부를 빠져나가서 군대를 만나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어.
이내 민지아는 가닥을 잡았다.
살아남는 게 우선이었다.
이대로 의정부에 있다가는 언젠가 포격을 당해 죽을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그녀는 전력을 발휘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얼른 의정부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던 중─.
─아….
뒤에서 무언가가 날아왔다.
돌멩이?
앞만 보고 달리던 민지아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뭔가가 그녀의 마나를 뚫고 정확히 뒤통수를 노렸다.
묵직한 일격.
순간적으로 뇌진탕이 찾아왔다.
그녀는 바닥에 엎어졌다.
뒤에서 뛰고 있던 사람들은 그만 무심결에 그녀를 짓밟고 말았다.
그녀의 시야가 흐려졌다.
“민지아 국장!! 괜찮은가!? 제발 정신 차려 보게!”
“…….”
누군가 그녀를 들어올렸다.
선우화령 감시국장이었다.
그녀는 그의 품에 안긴 채로 입을 움직이려고 했다.
뒤에서 뭐가 날아왔어요.
그녀가 그에게 조언하려 했다.
하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바로 그때─.
“─상태가 많이 위독하군. 근처에 서포터는 없나!? 얼른 불러오게나!”
선우화령이 뭐라 뭐라 외치더니.
그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불쑥 그녀의 입에 무언가를 집어넣었다.
쓴맛이 퍼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입에 들어온 게 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가 눈을 부릅뜨고 선우화령을 노려보았다.
“─잘 가게.”
하지만 독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말도 할 수가 없는 상태에 있던 그녀는 자신의 상태를 주변에다가 호소할 수 없었다.
끝내 그녀는 숨을 거뒀고─.
“─민지아 특무국장! 아니, 어떻게,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시신이 되어 들것에 실려 이송 중.
그녀는 떨어지는 포격을 맞고서는 산산조각이 났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7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