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06
선력 21년 2월.
마침내 디바이스가 완성됐다.
벽해수로부터 연락을 받은 은하는 곧장 그의 공방으로 향했다.
“16시간째 잠을 자지를 못했어…. 이건 고문이야. 이제 집에 보내줘. 너무 더워.”
“…고생한다.”
“아, 악마다. 16시간째 자지 못해서 이제는 악마가 다 보이네.”
사당역에 있는 벽해수의 공방.
직원들은 은하를 보자마자 극진히 대접해주었다.
벽해수 단독으로 운영하던 공방도 이제는 옛일이었다.
그들은 그를 벽해수의 세공장으로 안내했다.
벽해수가 아티펙트를 세공하거나, 품질을 검사하기 위해 쓰이는 방의 환경은 무척이나 쾌적했다.
소파에는 백현율이 드러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림 그릴 게 많아서 재밌지?”
“…악마다. 아니, 사탄이다.”
백현율에게는 아직 이명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벽해수의 공방에서 제작된 디바이스들이 대거 풀리면 덩달아 백현율의 명성도 알려지게 될 터였다.
물론, 백현율은 일거리가 들어오는 상황 자체를 반기지 않았다.
그는 넌더리가 난다는 얼굴을 하며 아예 은하로부터 등을 돌렸다.
“나 건들지 마. 10분이라도 자게 내버려두라.”
“그래, 잘 자라.”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깡!”
백현율이 수면안대를 낀다.
은하에게 손사래를 친 그는 이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곯아떨어졌다.
현율이가 애들 디바이스 디자인을 담당하느라 바쁘기는 하겠지.
원체 잠이 많은 친구였다.
은하는 그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리고 잠시 후, 바로 조금 전에도 용광로가 있는 작업장에 있던 듯한 벽해수가 나타났다.
그의 목에 젖은 수건이 걸쳐져 있었다.
“미안, 조금 늦었지? 현율이 저거, 또 여기 와서 자고 있네.”
“자주 있는 일이야?”
“얘 일하는 데랑 가까이에 있으니 자주 있는 일이기는 하지. 피곤해서 자기 방에 가는 것조차도 귀찮은지 거기 소파에서 자더라고.”
“형 방인데, 완전 현율이 전용이 돼버렸네.”
“뭐, 어쩔 수 없지. 자게 내버려둬. 원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잘 자야 나오는 법이거든.”
벽해수가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한편 그는 양손으로 긴 상자 두 개를 들고 있었다.
은하는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벽해수를 도와주려고 했다.
그러자 벽해수가 손사래를 쳤다.
“됐어, 거기 앉아 있어.”
“검은 잘 만들어졌어?”
“지금 내가 만들 수 있는 검 중에 이것보다 더 좋은 검은 못 만든다고 자부할 수 있지.”
맞은편에 백현율이 누워 있었기에.
벽해수는 은하 옆에 앉았다.
땀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럼에도 은하는 아랑곳하지 않고 책상 위에 놓인 상자를 보는 것에 집중했다.
“길이는 네가 전에 쓰던 두 자루의 겨울하고 똑같아. 근데 무게는 이게 조금 더 무거워.”
“얼마나 무거운데?”
“그래봤자 자루당 0.3kg 정도?”
“그 정도면 양호하네. 길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어.”
“대신 그만큼 더 단단해졌어. 아마 성역 선포를 사용할 때 검에 가해질 부담도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래? 그럼 다행이네. 겨울들은 시간이 지나면 성역 선포의 부담을 견디지 못했거든.”
판도라클랜 의식마법 성역 선포.
그 마법을 사용하려면 은하만 아닌 클랜원들도 막대한 부담을 느껴야 했다.
이미지를 통일하기 위해서 고도의 마나 컨트롤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그들도 마법의 효과를 얻고자 하면 디바이스에 부담을 가해야 했다.
그나마 그들의 디바이스는 덜했다.
하지만 마법의 중심에 놓여 있는 은하와 은하의 디바이스는 그보다 훨씬 큰 부담을 느껴야 했다.
지금까지는 해수 형의 실력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
용광로를 새로 만들기를 잘했네.
그런데 벽해수의 이야기를 들으니 헤파이스토스의 용광로가 그 단점을 보완해준 모양이었다.
은하는 흡족했다.
이제 상자를 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검들 이름은 뭐야?”
“저번에는 겨울을 소재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별과 꽃을 소재로 삼았어. 현율이 쟤가 그림을 잘 그리잖냐.”
“별과 꽃?”
“한손직검은 꽃을, 맹고슈는 별을 소재로 삼았지.”
“그래서 이름은?” “뭐부터 볼 건데?”
“한손직검부터.”
“제일 앞에 있는 상자를 열어봐.”
벽해수가 제일 앞에 있는 상자를 가리켰다.
은하는 상자를 열었다.
“””…….”””
불닭이, 깡이도 궁금한지 상자로 고개를 내밀었다.
은하는 검을 찬찬히 감상했다.
…예쁘네.
검에 대한 감상이었다.
검은 튼튼하고 잘 벨 수만 있다면 디자인은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한 은하의 생각을 바꾸는 검이었다.
벽해수가 지향하는 심플함과.
백현율이 지향하는 디자인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검신이 새까맣지? 칠성참요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더라고.”
“그래서 이름은?”
“백화요란(百花燎亂). 이름 그대로 온갖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것 같지?”
은하는 조심스럽게 검을 꺼냈다.
검신이 새까맸다.
그런 검신의 날에는 붉은 꽃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처럼 새겨져 있었다.
꼭 밤하늘에 나부끼는 것 같다.
백현율의 솜씨라고 한다.
“효과는 시리게 피는 겨울과 거의 비슷해. 버프며, 디버프며, 여하튼 오랫동안 지속하는 마법의 효과를 무효화시켜 버리지. 한 번의 공격을 최대 7번이나 되는 공격에 달하는 위력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아, 대신 마나를 실어야 한다.”
“대박.”
“마음에 드냐?” “엄청 마음에 드는데?”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시리게 피는 겨울의 강화판이었다.
튼튼하고, 공격력이 증가했다.
거기에 아군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그대로 유지된 듯싶었다.
아마 디버프 캔슬 마법의 효과도 더 강해졌을 테지.
은하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당장이라도 시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한 자루가 더 있었다.
그는 다른 상자로 손을 가져갔다.
이내 상자를 열었다.
“””…….”””
“그게 별을 소재로 만든 검이야. 잔월효성(殘月曉星). 새벽녘의 달과 별이라는 뜻이지. 그럴듯하지?”
맹고슈의 검신도 새까맸다.
칼날에는 빛의 입자가 듬성듬성 새겨져 있었다.
그것이 꼭 밤하늘에 뜬 별을 연상케 했다.
그리고 빛의 입자가 모인 무늬는 달빛을 떠올리게 했다.
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고요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디자인이었다.
“이것도 마음에 드네. 이름이 뭐라 그랬지? 잔월효성이라고?”
“그래, 잔월효성.”
“내장된 마법의 효과는 뭐야?”
“백화요란하고 마찬가지로 한 번의 공격을 최대 7번이나 되는 위력으로 만들어리는 효과가 있어. 무엇보다 이 검은 마법을 베어내고 흡수해.” “베어내고 흡수한다니 동시에 같은 작업을 한다는 소리야?”
“그렇게 말하면 되려나? 이 검은 내장된 마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법에 저항하는 성질이 강하거든. 그래서 웬만한 마법을 베어낼 거야. 그리고 자동적으로 베어낸 마법의 파편을 흡수할 거라는 뜻이지.”
“그럼 내장된 마법을 발동하면?”
“그동안 흡수한 마법을 방출하는 검격을 쏘아낼 수 있어. 그런 데다 칠성참요검을 분리해서 만든 탓인지 백화요란과 같이 사용하게 될 경우,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어. 그때는 별빛이 휘날리겠지.”
“백화요란과 같이 사용하면?”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 놀랐어. 두 자루의 검이 합쳐지면서 마법을 새로운 경지로 끌어올린다고 해야 맞으려나?”
“…….” “어때? 죽이지?”
“굉장하네.”
눈발을 기는 겨울의 상위호환.
은하는 산(山)로 되어 있는 가드를 매만지며 흡족해했다.
힐트도 잡기 편하게 되어 있었다.
“좋은 검을 만들어줘서 고마워.”
“나야 재료가 만들어달라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뿐이지. 그 외에는 용광로랑 현율이가 힘을 쓴 거고.”
이렇게 새로운 검을 손에 넣었다.
잔월효성을 상자에 담아둔 은하는 벽해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은하는 얼른 새로운 검들의 성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제발…. 잠 좀 자게 조용히 해줘.”
“현율아, 이제 일하러 갈 시간이야. 그만 일어나라.”
“아, 좀….”
덕분에 백현율은 잠에 들었다가도 금세 깨어나야 했지만 말이다.
☆
선력 21년 4월.
군대가 해산되기도 하고, 새로운 십이좌들도 업무에 익숙해지게 되며 정국이 안정되고 있었다.
따라서 선녀정부는 후기 탈환전을 논하기 시작했다.
저번 의정부 탈환전에서 의정부와 경기 북부 일부를 평정했으니, 이제 남은 경기 북부를 점령해야지.
의정부에 코쿤이 설치되면서.
이제 의정부에는 몬스터들이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북부에서 몬스터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는 추세였다.
이대로 경기 북부를 방치했다가는 기껏 줄여놓은 몬스터들이 불어나 경기 북부를 점령하고, 나아가서는 의정부까지 침략할 수 있었다.
하여, 선녀정부든 국민들이든 모두 후기 탈환전을 시작해야만 한다는 견해를 일치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들을 비롯해서 이해 관계자들이 활발히 움직였다.
“─이번에 마나관리기구에서 보낸 공문이야. 탈환전에 참가하고 싶은 클랜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는 모양이야.”
중구, 판도라 클랜회관.
은하는 한서현의 집무실을 찾았다.
집무실에는 불닭이와 깡이가 먼저 와 있었다.
쟤네는 요새 서현이한테 가 있네?
클랜원들이 라라한테 마음이 가서 서현이한테 가는 건가?
서현이 일 방해나 하지 말고 그냥 내 곁에 있지….
불닭이가 한서현의 어깨에 앉아서 그녀의 뺨을 비빈다.
깡이는 그녀의 무릎 위에 앉아서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은하는 두 환수들이 자신의 아내를 독차지하는 모습을 보고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 기색을 읽은 것인지 한서현이 피식 웃었다.
“왜? 날 뺏긴 것 같아 질투 나니?”
“내가 환수들한테 너를 뺏겼다고 질투할 것 같아?”
“그럼 내가 지금 네게서 보고 있는 색은 무슨 의미일까.”
“…….”
한서현이 턱을 괸다.
그녀가 눈웃음을 짓는다.
은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신 의자를 끌어와서는 한서현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이게 그 공문이야?”
“응. 너도 한 번 봐봐.”
이내 은하는 마나관리기구에서 온 공문을 읽어보았다.
대략 후기 탈환전에 참가할 클랜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모집 부문은 두 개였다.
하나는 경기 북부의 평정.
다른 하나는 경기북부청사 공략. 다시 말해, 제2위계 몬스터 매구를 공략하는 부대였다.
“다른 클랜들 상황은 어때? 다들 하겠다는 분위기야?”
“선녀정부에 대한 불만은 있겠지만 참가하지 않을 수는 없지. 클랜들이 후원받고 있는 그룹들이 참가하라고 권유하기도 해서, 반응이 뜨거워.”
“S급 클랜들은 어떻게 할 거래?”
“레귤러스, 명왕, 동해, 삼라클랜은 경기 북부를 평정하는 부문에 참가할 거라는 것 같아.”
제2차 의정부 탈환전의 업적으로.
판도라클랜은 올해부터 S급 클랜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S급 클랜들과 공조가 이전보다 훨씬 늘어났다.
게다가 은하가 플레이어의 대표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과 배경 때문에 다른 클랜들이 판도라클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고 있었다.
덕분에 한서현은 클랜들의 동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창진 형도 도와줬을 테니, 서현이 정보력이 높아지기는 했겠지.
그나저나 깡이 저놈은 왜 서현이 배에 머리를 비비는 거야?
중간에 깡이 때문에 은하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가기도 했지만.
은하는 한서현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플레이어나 재계 그룹들이 이번에 후기 탈환전에 참가하려는 이유는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야.
돌아가는 상황은 일목요연했다.
선녀정부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후기 탈환전을 완수하고, 경기 북부를 발전시켜야 했다.
하지만 선녀정부는 잦은 재앙으로 경기 북부를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면 선녀정부는 부족한 자금은 어떤 방식으로 모을 것인가.
국민들에게 세금을 거두는 방법은 기껏 민심이 안정되고 있는 상황에 좋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재계그룹들과 플레이어들의 손을 빌리는 것밖에 없지.
재계그룹과 플레이어들.
그들에게 돈과 힘을 빌린다.
그 대가로 선녀정부는 경기 북부의 실효적 지배권을 내주는 것이다.
사업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회귀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었다.
당연히 선녀정부의 위세는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것이 최선이었다.
선녀정부는 의정부를 탈환했으며, 경기 북부에 대한 행정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 상태로 선녀정부에 대한 민심이 좋아졌다면, 재계그룹들이 가져간 지배권도 회수해올 수 있었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심은 구마들이 나타나게 되면서 더더욱 악화되었다.
결국 의정부와 경기 북부는 사실상 재계그룹과 플레이어들 손에 떨어진 셈이나 다름없었다.
회귀 전의 기억을 떠올린 은하는 한서현에게 물었다.
“선녀정부에서 따로 이야기 없어? 공문에 적힌 것 이외에도 참가하는 집단에게 보상하겠다는 거.”
“에둘러 말하기는 했지만 평정하는 지역을 개발하게 될 때, 어느 정도 권한을 주겠대. 클랜들에게는 해당 지역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주겠다는 거겠고, 재계그룹에게는 사업 우선권을 주겠다는 거겠지.”
치안 유지권과 사업 우선권.
사람들이 군침을 흘릴 권한이었다.
S급 클랜들이 작년 탈환전에 큰 피해를 보았음에도 후기 탈환전에 참가하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은하조차도 끌릴 정도였다.
해당 지역에서 권한을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그 지역의 지배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참가하는 집단이 많을 만도 했다.
그래서 선녀정부도 그것을 알고서 참가하는 집단을 꼼꼼히 심사해서 선별할 거라는 듯했다.
물론 판도라클랜은 예외였다.
“그리고 선녀정부에서 그러더라. 판도라클랜은 어느 부문을 선택해도 우선적으로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그래?”
“민심도 있고, 십이좌 수도 많으니 판도라클랜의 눈치를 보는 거겠지. 그러니 말만 해. 네가 원하는 대로 작전에 참가할 수 있을 거고, 어느 정도 지휘권도 얻을 수 있을 거야.”
한서현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는 부문에 참가하겠다고 굳이 로비할 필요도 없었다.
선녀정부는 판도라클랜의 의견을 중요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어디에 참가할 거니?”
“음, 그러게….”
결국 은하는 선택만 하면 된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은하의 선택은 정해져 있었다.
하나밖에 없었다.
“─매구 토벌전에 참가해야지.”
“후…. 그럴 것 같기는 했어.”
선녀정부의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매구를 쓰러뜨려야 했다.
그리고 매구를 토벌하는 부대만이 의정부를 지배할 수가 있는 권한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북부 평정이 활발히 이뤄져 서울과 북부의 중심지가 될 지역이 바로 의정부였다.
의정부의 가치는 경기 북부 중에서 가장 컸다.
그러니 은하로서는 다른 클랜들이 의정부에는 손을 대지 못하게 해야 했다.
무엇보다─.
─온태양이 없는 이상, 토벌전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어.
그러니 온태양이 없는 자리를 내가 대신 메꿔야 해.
이전 삶에서.
매구를 토벌할 수 있던 결정적인 계기는 온태양과 그의 파티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힘이 필요했다.
그래서 은하는 온태양을 대신해서 자신이 그의 파티원들을 데리고서 매구를 토벌할 생각이었다.
“생각은 정말 변함없니?” “응, 놈한테는 저번 탈환전에 지은 빚이 있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가 힘을 키우려면 의정부에 영향력을 넓힐 수 있어야 해.”
“그래, 그건 네 말이 맞아. 후…,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매구를 토벌한다.
은하의 생각은 확고했다.
한서현도 눈치챈 듯했다.
아니, 이럴 것이라 예상하고 있던 눈치였다.
그녀는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럼 마나관리기구에 답변하고, 조만간에 간부 회의를 열어 참가할 클랜원들을 모집해야겠네.”
“그래, 그렇게 하자.”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깡!”
“얘네가 뭐라니?”
“자기들도 참가하겠다네.”
“요즘에 내 옆에 꼭 붙어 있더니, 다시 남편 옆으로 간다는 거구나. 심심해지겠네.”
“빠빠….”
“깡….”
남편을 잘 부탁한다며.
그녀가 불닭이와 깡이에게 말했다.
그러자 두 환수가 한서현을 떠나서 다시 의정부로 가야 한다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은하는 혀를 찼다.
“주인은 난데, 이것들은 왜 나보다 서현이를 더 좋아하는 거야?”
“네가 험하게 굴려서 그러나 보지.”
은하가 어처구니없어하든 말든.
불닭이는 한서현의 어깨에서 절대 내려오려 하지 않았으며.
깡이는 연신 한서현의 배에 자신의 머리를 문질렀다.
“깡!”
그 이후로도, 계속.
두 마리의 환수는 걸핏하면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