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09
전투가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놈은 재빨랐고, 무엇보다 강했다.
이게 뭐야?
고작 이런 거나 보여주려고 지금껏 날 기다리게 한 거야?
그럼 실망인데?
탁 트인 동굴과도 같은 지형.
놈은 던전을 마음대로 주물러서는 플레이어들이 몸을 엄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덕분에 헌터, 레인저, 스나이퍼들의 임기응변이 늘어났다.
하지만 매구에게는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다.
기프트
귀멸(鬼滅)
그때 가디언들이 순간적으로나마 매구의 움직임을 봉했다.
엄폐물에 숨어서 매구를 겨냥하던 사람들이 곧장 마법을 퍼부었다.
십이좌 유수진.
지금 이때까지 숨을 죽인 상태로 절호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그녀도 그때를 놓치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공간을 찢어발기는 소리.
플레이어들이 합세한 마법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이 매구에게 쏟아졌다.
사람들은 확신했다.
유수진의 저격이 매구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었을 것이라고 말이다.
이런….
이건 좀 세기는 했네.
실제로 매구의 상처가 심각했다.
놈의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쿵쿵쿵
마치 심장이 박동하는 것처럼.
적색의 세상이 크게 요동쳤다.
별안간 마나가 가시화되며 매구의 몸에 깃들었다.
구멍이 난 상처가 금세 아물면서, 매구가 완전히 회복되었다.
히히히
너, 강해졌네?
좋아, 너는 마지막에 죽여줄게.
놈이 거대한 입을 찢었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상처를 회복한 놈을 보고 질겁했다.
바로 그때─.
─휘이익!!
놈의 꼬리가 움직였다.
아홉 개의 꼬리가 살아있는 것처럼 기습을 가하려던 플레이어들을 꿰뚫었다.
그중에는 블레이즈클랜의 팔옥, 황석하도 있었다.
“…커헉…!!”
꼬리 한 번의 공격에.
황석하의 상체가 날아갔다.
그의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졌다.
황석하가 절명했다.
“이 개자식이!!”
또 다른 팔옥인 임채성이 분노해서 달려들었다.
그가 대검을 힘껏 내리쳤다.
그 자리에 매구는 없었다.
임채성은 고개를 들었다.
“……!!”
매구는 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배가 천장을 향하도록 공중에 뜬 놈이 히죽 웃었다.
물리법칙을 무시하며.
매구가 별안간 공중에서 움직여, 임채성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놈이 입을 벌렸다.
기프트
모드: 블레이드 울프
블레이드 쓰러스트(Blade Thrust)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엄폐물에서 튀어 나가자마자 몸을 거대한 늑대로 탈바꿈한 진파랑이 돌격을 가했다.
매구가 임채성을 삼키기 전에.
미사일처럼 날아간 진파랑이 놈을 밀어냈다.
오, 조금 컸네?
[그때랑 지금이랑 같은 줄 아냐!?]매구의 몸에 푸른 검들이 박혔다.
하지만 바닥에 착지한 놈이 가볍게 몸을 털자, 검들이 푸른 털로 돌아가 바닥에 떨어졌다.
직후 매구가 움직였다.
진파랑 또한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크르르르!!
괴수들의 싸움이었다.
두 마리의 괴수가 공중으로 뛰어 앞발을 움직였다.
진파랑은 이전의 싸움을 답습하듯 놈의 목을 콱 물었다.
나 목 건드리는 건 싫어하는데.
좋아, 넌 지금 죽여주지.
[……!!]매구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상황이 순식간에 반전했다.
매구의 목을 꽉 문 채로 지면으로 떨어지는 진파랑.
매구가 몸을 비틀었다.
매구가 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진파랑의 등이 지면을 향하게 되었다.
쿠구구구구!!
[…어…어어어…어어…ㅇ……ㅓ…………….]지면에 충격이 가해지고.
진파랑의 등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맞고 말았다.
진파랑이 정신을 반쯤 잃었다.
뒤이어 지면에서 송곳 같은 기둥이 솟구쳤다.
푸슉!
대롱대롱.
진파랑이 기둥에 꿰뚫린 채 허공에 매달렸다.
그가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미티어
레이징 인페르노
진파랑이 빈사 상태에 빠졌다.
판도라 클랜원들이 빠르게 움직여 매구의 시선을 돌렸다.
불길에 둘러싸인 암석이 떨어졌다.
불줄기가 지면을 갈랐다.
매구는 재빨리 공격을 피해서는, 진파랑의 숨통을 마저 끊기 위해서 달려나갔다.
─한매류, 빙판길
우보(牛步)
그림자 밟기
그 앞을 류연화가 가로막고.
한창진이 천라지망을 사용해서는 은하에게 배운 우보를 감행했다.
매구의 그림자를 밟은 그가 냉큼 움직임을 봉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매구는 한창진의 포박을 파훼하고 류연화에게 달려들었다.
파랑 머리! 너도 기억하고 있어!
너는 얼마나 강해졌냐!?
매구가 신이 나서 사념을 보냈다.
류연화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뒤에 있는 진파랑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관철하듯 놈을 피하지 않았다.
한매류 특식
무한 소나기
허공에 마법진이 생겨났다.
얼음의 창들이 떨어진다.
지면에 냉기가 자욱이 깔리고.
적색의 대지가 얼어붙는다.
매구는 그 공격마저도 피해냈다.
마침내 얼음의 창 세례에서 벗어난 놈이 앞발을 뻗었다.
겨울 안개
류연화의 신체가 무너졌다.
얼음의 입자가 되어 매구의 공격을 피해낸다.
매구는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발전이 없구나?
내가 대응하지 못할 줄 알고?
매구의 꼬리가 빛을 뿜었다.
고등제어기술.
매구가 류연화의 마법에 간섭했다.
얼음의 입자로 변한 그녀의 몸이 다시 형체를 띄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가 빠르게 창을 회전했다.
한매류 특식
만년설(萬年雪)
류연화를 중심으로.
세상에 깔린 냉기가 으르렁거린다.
마치 냉기가 맹수라도 된 것처럼 그녀를 감싸고 적을 공격한다.
아니, 그것은 용이었다.
안개로 이루어진 용들이 포효했다.
마법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세상이 변화했다.
겨울의 세계가 찾아왔다.
절대 녹지 않는 얼음이 온 세상을 덕지덕지 묻혔다.
────!!
하얗고, 차가운 세상.
그 세상이 단숨에 압축되었다.
용들이 매구의 움직임을 막는 사이 압축된 세상이 매구를 먹어치웠다.
…좀 전에 한 말 취소.
이건, 대단한데?
순간 죽는 줄 알았네.
매구가 얼음 속에 갇혔다.
놈이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고 눈동자를 움직여 그녀에게 사념을 보내왔다.
류연화는 답하지 않고 놈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퐈아아아아!!
너무나 허무하게.
얼음과 함께 놈의 몸이 깨어졌다.
그럼에도 류연화는 안심하지 않고 기척을 더듬었다.
“─위.”
“응.”
진서나의 텔레파시가 전달됐다.
정하양이 위치를 알려왔다.
동시에 그녀에게 날아간 은하 또한 그녀에게 매구의 위치를 알렸다.
류연화는 은하에게 몸을 맡겼다.
그녀가 잠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조금 전, 그녀가 서 있던 자리가 처참하게 붕괴했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매구가 마법을 가한 것이다.
쳇, 아깝네.
그러고 보니 네가 있었지?
너는 얼마나 강해졌냐?
네가 제일 기대되네.
균열이 간 지면을 밟은 매구가 호기심을 보였다.
류연화를 부대 뒤편에 내려준 그는 공중에서 놈을 가만히 내려다보기만 했다.
피이이익!!
이내 불길이 거세졌다.
진홍의 불길이 점점 세를 확장하며 주위를 뒤덮기 시작했다.
오호라.
뭘 보여주려는 거구나?
매구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놈이 움직였다.
동시에─.
“─감히 내 동료를 죽여?”
강현철이 움직였다.
매구는 은하가 뒤덮은 불길 속을 뚫고나온 강현철의 존재를 눈치채지못했다.
의표를 찌른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제왕검 10식
도검광중
십이좌 지용현.
그 역시 의표를 찔렀다.
강현철이 매구의 발을 붙잡은 사이 허공에 거대한 검들이 만들어졌다.
그 검들이 강현철과 매구를 향해 떨어졌다.
화르륵!!
강현철은 당황하지 않았다.
매구의 앞발이 그의 가슴을 꿰뚫는 타이밍에 맞춰.
그의 몸이 불꽃으로 환원되었다.
매구의 눈이 크게 떠졌다.
강현철은 씩 웃었다.
“뒈져라.”
불꽃으로 뒤덮인 악마.
그 악마가 자신의 가슴을 내주고, 검을 쥐지 않은 손으로 놈의 앞발을 꽉 붙잡았다.
물질이되, 물질이 아닌 상태.
애매한 상태에 놓여 있는 강현철이 검의 비를 맞았다.
검들이 매구를 꿰뚫고, 강현철의 몸까지 꿰뚫었다.
하지만 검은 불을 베지 못했다.
그의 신체가 크게 흔들릴 뿐, 그는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았다.
오히려 매구만─.
“─……!?”
신체를 마나로 환원하는 것쯤이야 나도 할 수 있지.
검들이 매구의 몸을 통과했다.
상황이 뒤바뀌었다.
강현철은 매구를 붙잡고 있었다.
그렇게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매구가 강현철과 같은 상태로 변하게 되자, 강현철은 오히려 놈에게 붙잡힌 꼴이 되었다.
그 상태에서 매구가 입을 움직여 강현철의 불꽃을 물어뜯었다.
콰직!
“…크윽!”
강현철은 완전히 불씨로 변해서는 후방으로 대피했다.
불씨로 변한 몸이 돌아왔다.
왼쪽 어깨가 없었다.
매구는 그 어깨를 자랑스럽다는 듯 물고 있었다.
너, 맛있네?
강현철이 원래 몸을 찾으면서.
매구가 물고 있던 불꽃도 원래대로 돌아갔다.
이내 놈이 보란 듯이 강현철의 어깨를 씹어삼켰다.
───!!
그리고 그때.
지용현이 놈에게 달려들었다.
판도라 클랜원들도 함께였다.
불길 속에서 나타난 그들은 모두 어깨에 불꽃의 망토를 걸치고 있는 상태였다.
우보(牛步)
우보(牛步)
목민호.
유남훈.
두 사람의 우보는 불안정했다.
하늘에 떠 있는 은하가 그들에게 우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빠른 속도로 달려 매구를 그들의 영역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들의 검이 포효했다.
다이아몬드 블래스트
블레이즈 크래셔(Blaze Crasher)
진홍의 불길이 섞인 검격.
양방향에서 날아든 검격이 매구를 공격했다.
더욱이 지용현의 공격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보인다.”
어베니어즈 클로크
그동안 존재를 감추고 있다가.
최은혁은 마침내 몸에 두르고 있던 망토를 풀어헤쳤다.
그의 신형이 불쑥 나타나고.
공격을 막아내던 매구의 눈에 순간 당황함이 서렸다.
최은혁은, 웃고 있었다.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기프트
매구의 약점이 보인다.
지난 1년 동안.
놈에게 다리가 잘린 일을 기억한 최은혁의 집념이 빛을 발했다.
그의 날이 시퍼렇게 빛났다.
─용의 참격
헤파이스토스의 용광로로 만든 검.
그 검이 진가를 드러냈다.
새하얀 빛이 뿜어져나오며 주위를 굽이굽이쳤다.
이내 궤적이 휘었다.
매구의 반격을 피한 궤적이 놈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푸슉!!
…너, 강한데?
매구의 얼굴에 선이 그어졌다.
용의 참격이 놈의 눈을 빼앗았다.
그 대가로 최은혁은 놈의 꼬리에 옆구리가 꿰뚫렸다.
그가 공중에서 몸을 비틀었다.
검령환위
그의 신형이 사라진다.
후방에 대기한 검과 위치를 바꾼 그가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큭….”
최은혁이 신음을 흘렸다.
서포터들이 그에게 뛰어갔다.
기프트
여우비가 그의 상처를 치료한다.
매구의 눈을 빼앗은 대가가 컸다.
최은혁이 전투 불능 상태가 됐다.
그런데도─.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 던전에 있는 한, 나는 이 정도 부상은 금세 회복할 수 있거든.
매구의 상처가 다시 아물었다.
그동안 당한 게 부질없다는 듯.
던전의 마나가 매구의 몸속으로 스며든 것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불길이 움직였다.
주위를 가득 채운 불길이 이윽고 은하에게 집결했다.
판도라클랜 의식마법
성역 선포: 성화
사람들의 의지가 불꽃이 되어.
그 의지가 검신에 깃들었다.
환수변환
라이거 체인
뇌보
불꽃의 날개가 사라지고.
전류가 깃든 쇠사슬이 은하의 몸을 보호한다.
공중에서 순식간에 자리를 이동한 은하가 라이거 체인을 해제했다.
거대한 라이거가 매구를 물었다.
환수변환
피닉스의 날개
불길이 주위를 뒤덮은 건 순식간.
세 쌍의 날개가 매구를 불태우고, 은하의 머리칼이 붉게 물들었다.
그의 눈동자 속에서 진홍의 불길이 크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백화요란
두 자루의 검이 반응했다.
한손직검이 꽃이 되어 사라지고.
주위가 꽃잎과 불씨로 나부낀다.
그리고─.
─잔월효성
맹고슈가 별빛으로 산화한다.
꽃, 별, 불씨.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는 입자가 주위를 가득 메운다.
직후 놈에게 맹렬히 몰아친다.
끄아아아아악!!
한 번의 공격이 일곱 번에 달하고.
매구의 마법을 방어한다.
동시에 방어력까지 저하시킨다.
놈이 처음으로 비명을 질렀다.
은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디바인 크림슨
세상이 활활 타오른다.
불길의 기세가 더욱 커지고.
매구를 공격하는 입자가 더욱 강한 불씨를 머금는다.
매구의 몸이 불에 타고, 찢어지고, 갈라지고, 꿰뚫린다.
결국 놈이 분해한다.
─어, 어어, 이게 아닌데….
재생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매구의 몸이 분자 단위로 나뉘어 바닥에 떨어진다.
그것들마저 불꽃이 태운다.
이것으로 끝이다.
은하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콰직!
푸슈욱!!
“…어?”
오른팔이 날아갔다.
은하는 제 눈을 의심했다.
팔이 없었다.
피가 분수처럼 나오고 있었다.
히히히
분자 단위로 불에 타면서.
매구가 웃고 있었다.
이내 불씨가 크게 약해졌다.
매구의 몸이 빠르게 재구성됐다.
불꽃으로 뒤덮인 세계가 재빠르게 사라져갔다.
매구가 몸에 묻은 불씨를 털었다.
신기한 마법이네.
세계선을 분리해, 너만의 세계를 만드는 마법인가?
순수한 의문.
은하는 황급히 칼집으로 돌아온, 잔월효성을 뽑아들었다.
매구는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놈이 키득거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이 바보야.
이미 던전이라는 세계를 내 손으로 좌지우지하고 있는 나한테 그런 걸 쓰면 어떡해?
“”””…….””””
이 던전이 존재하는 한.
네 세계가 내 세계보다 더 높은 차원에 위치할 수 있을 리 없지.
던전의 다른 주인들은 모르더라도, 특히 나한테는 말이야.
“젠장….”
그래도 조금 신선했어.
눈여겨본 보람이 있네.
너도 마지막에 죽여줄게.
매구가 떨어진 팔을 문다.
콰드득!
여봐란듯이.
놈은 은하의 팔을 질겅질겅 씹고 히죽 웃었다.
놈이 그 팔을 꿀꺽 삼켰다.
자, 다음은 누가 올래?
리라이프 플레이어 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