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20
계기는 마나교 반혼제 테러였다.
마나교는 반혼제에 필요한 주구와 불법 도구들을 사모으고 있었다.
신도들의 부탁을 받았다고 하나, 특정 시체를 불법적으로 빼돌린 게 드러나기도 했다.
주교, 부교주 등 관계자들이 전부 사망하거나 행방이 묘연해지게 되며 수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었지.
의문만 남긴 사건이었다.
수사는 미궁에 빠진 채 종결됐다.
공소권이 없었는데 수사를 벌일 수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정황은 명백했다.
어둠이 개입했어.
반혼제는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그만큼 반혼제를 벌이는데 필요한, 수많은 양의 주구와 불법 도구들을 잡음 없이 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마나교는 해냈다.
즉, 어둠의 눈길을 피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어둠이 그만한 거래도 파악 못 할 눈뜬장님도 아니었다.
결국 가능성은 두 개였다.
어둠이 눈을 감아주었거나.
어둠이 유통망을 책임져주었거나.
어느 쪽이든 어둠이 관여하였다는 뜻이다.
백서진 선생님이 그럴 리 없으니, 어둠에 몸을 담근 사람들 중 누군가 마나교를 지원하고 있던 거야.
어둠이 옛날 같지 않다.
어둠에 배신자가 있다.
은하는 백서진에게 마인의 존재를 알려주게 되면서 짐작했다. 그래서 그는 마나교 반혼제 테러와 어둠을 연결할 수 있었다.
동시에─.
─마나교 반혼제 테러의 이면에는 아마겟돈이 있었을지도 몰라.
은하는 의심했다.
아카데미에 재학하고 있던 시절, 회귀 전에 온태양의 파티에 속했던 베베가 어떤 인물이었던가.
그녀는 마인이었고.
아마겟돈의 사람이었으며.
신도림이 회귀 전에 다룬 아티펙트들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아마겟돈과 마나교하고 묘한 연결고리가 생기게 된 것이다.
마나교에서 아마겟돈이 대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깊은 관계가 있었을 것이란 확신을 품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은 아마겟돈의 사람이야.
아마겟돈 – 베베 – 마나교.
어둠 – 선우화령 – 마나교.
두 개의 관계를 연결하게 되면서 선우화령의 정체가 밝혀지게 됐다.
그렇기에 은하는 아마겟돈이 돌연 모습을 드러냈을지라도 당황하지 않았다.
☆
“설마 화령이가 이런 식으로 네게 당하게 될 줄이야. 영웅인 주제에 이런 짓도 서슴지 않고 하는구나.”
아마겟돈이 선우화령의 몸을 빌려 말했다.
그것만으로도 주변 일대에는 묘한 압박감이 드리웠다.
한창진, 이십오는 위험을 느끼고 재빨리 물러났다.
그럼에도 은하는 태연했다.
그가 이죽거렸다.
“너희는 정당한 방법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을 테니까. 싹이 보였으면 바로 잘라내야지.”
“전초제근이라는 건가. 그렇더라도 제법 위험한 생각이로구나.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 위험을 자초하는 인간의 말로는 하나뿐이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영웅이 되거나 혹은 위험에 잡아먹혀서 죽거나. 꼬마야, 너는 어느 쪽일 것 같으냐.”
노인이 끌끌 웃었다.
그가 뿌리는 기세가 사나웠다.
예전이었다면 저 기세에 버티는 게 고작이었으리라.
그래, 예전 같았으면 말이다.
백화요란
놈을 처음 만난 그때 이후로.
자신은 더더욱 강해졌다.
이제는 아마겟돈이 내뿜는 기세를 간단히 뿌리칠 수 있었다.
그가 백화요란의 마법을 발휘하자, 붉은 꽃잎이 나부꼈다.
꽃잎이 아마겟돈의 기세를 차단해, 이십오와 한창진이 편히 숨을 쉬게 해주었다.
그러자 노인의 입이 찢어졌다.
“그때보다 많이 강해졌구나. 하긴, 그것도 그러겠지. 너는 그때 이후로 살아있는 신화에 버금가는 신화를 쌓았으니 말이다.”
“됐고, 썩 꺼지지 그래. 그 몸에는 볼일이 있으니까.”
“그럴 수는 없지. 내가 사라지면 화령이가 가진 정보를 빼내려는 걸 모를 줄 아느냐.”
“그래서? 옛날처럼 심장을 빼내서 자결이라도 시키게? 내가 그때처럼 가만히 당하기만 할 것 같아?”
당당하게.
은하는 이제 자신의 기운을 뿌리며 노인을 압박했다.
노인의 표정이 달라졌다.
블러핑이 아니란 걸 아는 것이다.
지금의 은하는 그만큼 강했다.
결국 노인이 기세를 먼저 거두며, 물러나는 척을 했다.
“예끼, 이놈이…. 정말 노인에 대한 배려심이라고는 없는 놈이로구나.”
“배려도 배려해줄 사람에게나 해야 할 일이지. 당신이랑 놈이랑 연결고리가 있다는 건 알았으니까 얼른 꺼지기나 해. 빙의한 몸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을 테니까.”
“맞는 말이기는 하지. 그런다지만 화령이의 힘을 무시하는구나. 비록 화령이가 이렇게 어이없게 당했지만 힘을 발휘하면….”
“3:1.”
“……?”
“의 몸을 이용해 싸우더라도 3:1이나 상대할 수 있겠어? 그리고 여기 어디에 내 환수들도 있는데.”
“3:1이라…. 그래, 지금 보니 저기 이 있었군. 이 몸으로 혼자 셋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겠어.”
“그러니까 썩 꺼져.”
“하지만 내가 직접 나선다면 과연 어떨 것 같으냐?”
그 순간, 노인의 눈이 번뜩였다.
붉게 반짝이는 안광이 말하는 것은 거짓으로 치부하고 넘길 수 없었다.
아마겟돈의 강림.
그렇게 된다면 상황은 역전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후, 노인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서렸다.
“…세계선이 분리돼 있군. 이러면 좌표를 설정할 수 없겠어.”
“안타깝게 됐네.” “꼬마야, 공간을 다루는 힘이라도 손에 넣었나 보구나. 그래서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나온 것이냐.”
은하의 예상대로였다.
주위 공간은 은하의 손에 의해서 통제되고 있었다.
기존 세계와 다른 세계였다.
아마겟돈이라고 해도 소용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더니─.
“─하지만 어설프구나. 내가 정말 좌표를 설정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한 것이냐. 그렇다면 오산이다.”
노인이 씩 웃었다.
은하의 얼굴은 굳어졌다.
예상이 빗나갔다.
은하는 누군가 자신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감각을 깨닫고 혀를 찼다.
이윽고─.
─파직!
선우화령의 뒤에 있는 허공에 돌연 균열이 일었다.
균열은 점점 커지더니, 결국에는 깨져나갔다.
균열을 통해서 기존 세계와 통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아마겟돈이 나타났다.
“영혼이란 신기한 법이지. 이렇게 분리된 세계선을 넘어, 다시 하나로 모이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 영혼에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이 통용되지 않는 법이다.”
“젠장.”
“내 영혼과 일찍이 이 몸에 심어둔 내 영혼 조각이 이어져 있는 이상, 좌표는 설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 꼬마야. 상황이 이렇게 바뀌었는데도 계속 고집을 부릴 것이냐.”
깨진 공간 속에서 나타난 존재.
한밤중에도 선글라스를 낀 채로, 흰머리가 무성한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그리고 노인의 뒤로 상당한 기백의 소유자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 수는 모두 여섯.
은하도 아는 얼굴들이었다.
“이것으로 7:3. 아니지, 화령이까지 포함하면 8:3이겠구나.” “””…….”””
“이거라면 우리의 승리 아니냐?”
회귀 전에 구마라고 불린 마인들의 등장이었다.
☆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욕이라는 감정은 어찌할 수 없는 법이지.”
“어디 재미있는 곳에 간다 하더니 혼란도 이런 혼란이 따로 없구만!”
“쟤네…, 먹어도 돼?”
“저기 머리 묶은 남자 빼고, 둘 다 내 취향은 아니네.”
“이거, 참…. 웬일로 저희가 이렇게 다 모일 줄은 몰랐군요.”
“딱히 돈이 되는 걸 가지고 있지는 않아 보이는군. 쳇, 괜히 왔어.”
릴리스, 사마엘, 아바돈, 벨제뷔트, 마스테마, 마몬, 아마겟돈까지.
은하는 회귀 전에 재앙을 일으킨 마인들을 마주하고 경악했다.
설마 이렇게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이건 진짜 예상외인데.
구마가 나오려면 아직 1년이나 더 남아 있었는데, 이 타이밍에 이렇게 우르르 나타난다고?
전세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아마겟돈 한 명도 강적이었건만, 그에 못지않은 마인들이 여섯 명이 더 있었다.
만약 전투가 벌어지게 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아니, 진다.
자신이 아무리 강해졌다고 하지만 혼자서 저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이 모습으로 만나는 건 처음이지? 이게 내 본체란다, 꼬마야.”
그때 앞으로 나선 아마겟돈이 끌끌 웃으며 말했다.
은하는 두 자루의 검에 힘을 주며 대꾸했다.
“…우르르 끌고 올 줄은 몰랐네.”
“네가 전초제근이라고 말했었지. 그래, 그 말이 맞아. 싹이 보이면 자라기 전에 없애버려야지. 그러니 너를 죽일 수 있을 때 죽이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
“…….”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이쯤이면 그때보다 많이 익은 거지. 나머지는 네 몸을 갈취해서 천천히 익히면 되는 것 아니겠냐.”
아마겟돈과 함께 마인들이 웃었다.
아바돈처럼 식욕을 이기지 못하고 당장에라도 전투에 돌입하려 하는 놈들도 있었다.
그러니 은하는 더더욱 긴장했다.
그렇다고 해도─.
─놈은 저렇게 말해도 아직 나를 죽일 생각이 없어.
은하는 아마겟돈의 기세를 느끼고 판단할 수 있었다.
아마겟돈은 기백을 내뿜었을지언정 살기를 드러내지 않았다.
단순한 위협일 뿐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내가 가만히 당해줄 것 같아?”
“흠?”
“너희와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면 이 공간은 부서질 테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차리게 되겠지.”
“…….”
“네놈들의 기운을 느낀 십이좌들과 플레이어들이 달려올 것은 뻔하고, 너희는 세상에 그동안 숨기고 있던 정체를 드러내게 되지 않겠어?”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계획보다 이르기는 하다만, 정체를 계속 감출 생각은 없으니까. 그런데 제법 우리에 대해 잘 알고 있구나?”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 지금은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을 텐데?”
“…….”
“신인류인지 뭔지를 공개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과연 이런 식으로 허무하게 드러낼 수가 있겠어? 그렇게 되었다가는 단순히 나한테 암약하고 있던 것을 들킨, 테러리스트에 지나지 않겠지. 아니, 테러도 일으키기 전에 덜미가 잡힌 우범자들이겠지.”
“제법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꽤 자세히 알고 있는 것 같구나. 로 미래라도 본 것이냐.”
“그건 알려줘야 할 이유가 없고. 그리고 내 생각보다 인원이 몇 명 부족한 것 같은데…. 준비도 제대로 끝마치지 않고 테러를 시작하더라도 괜찮은가 보지?”
“”””……!!””””
“허….”
블러핑이었다.
회귀 전의 기억에 기반한 블러핑.
그러니 마인들은 묘하게 현실적인 블러핑을 알아차리지 못하리라.
아니나 다를까 노인이 탄식했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벨페고르는 내가 죽였다고 해도, 아가레스가 보이지 않았는데 아직 찾지 못한 거야.
마인들 중에서 가장 강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던 아가레스.
은하는 그녀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블러핑을 가한 것이다.
그리고 조금 전 노인의 반응으로 의문까지 해결할 수 있었다.
아가레스는 아직 놈들의 편에 서지 않은 것이다.
혹은 아직 마인이 되지 않았거나.
어느 쪽이든 은하는 이제 마인들이 자신과 싸우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그렇다고 해도 놈들을 이 이상으로 자극할 수는 없어. 그러다가 욱해서 전투를 벌이게 될지도 모르니까.
어쩔 수 없었다.
은하는 이쯤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가 여유를 가장해 내뱉었다.
“그러니까 썩 꺼져. 오늘은 곱게 보내줄 테니.”
“허허…. 이거, 참…. 이러면 누가 위기에 몰린 건지 모르겠구나.”
아마겟돈이 쓴웃음을 지었다.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어찌 보면 무력 충돌은 하지 않고 서로 자존심만 챙긴 꼴이었다.
아마겟돈은 선우화령을 데려간다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며.
은하는 목숨을 구했다.
“정작 목숨을 구한 것은 너이거늘, 이거 내가 목숨이 아까워서 네게서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는구나.”
“그럼 정말 싸워보든가.” “끌끌, 담력 하나는 센 아이로구나. 아니다.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가마.”
아마겟돈은 고개를 저었다.
결국 그가 기세를 풀었다.
마인들은 아쉬워하는 눈치였지만 그의 명령을 거스르지 않았다.
그리하여 냉전과도 같았던 상황이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왔더니 설마 안쪽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 줄이야.”
“”””……!!””””
백서진.
은하의 뒤편에서 공간이 깨지더니,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
“이 다른 생각을 품은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그래서 놈이 대체 뭘 하는 건지 지켜보고 있었더니…. 그게 너하고 연결되어 있었군.”
“이거 참, 오랜만이군.”
새로운 난입자의 등장이었다.
백서진은 은하를 무시하고 나서며 아마겟돈을 마주했다.
“네가 살아 있다고 듣기는 했어도, 정말 살아 있었을 줄은 몰랐다.”
“너희가 알지 못하게 진행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너희는 영혼에 관한 금기에는 손을 대는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지 않았더냐.”
“나는 둘째치고, 다른 놈들은 전부 그랬지.”
한때는 전우였을 두 사람이 회포를 푸는 일은 없었다.
그들은 단지 서로를 마주한 채로 삭막하게 말을 주고받기만 했다.
“익현아.”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군.”
“대체 뭘 하려는 생각이냐.”
“오랜 친구의 부탁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말해줄 수가 없지. ‘너희’는 필시 막으려고 들 테니까.”
아마겟돈은 끌끌 웃고.
백서진은 입을 다물었다.
오랜 전우였기에 아는 것이다.
대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진이 너 역시 우리를 이대로 가만히 보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야. 네가 더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수를 이기지 못할 테니까.”
“내가 신화를 현현하면 못할 것도 없을 테지.”
“그 신화는 어디 너만 현현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리고 너와 달리 나는 신화를 현현하고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너는 목숨을 포기해야겠지.”
“…….”
“나 또한 오랜 전우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대로 보내다오.”
“그래, 좋다.”
아마겟돈이 현실을 인지시킨다.
백서진도 알고 있었다.
그는 결국 한숨을 쉬었다.
아마겟돈의 권유에 응한 것이다.
“단, 은 내게 넘겨라.”
“흠….”
“보나마나 네 손에 넘어가게 되면 마인이 되거나, 네 인형이 되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래서?”
“비록 나를 배신했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오랜 세월 동안 내 심복이 되어주었던 녀석이다. 놈의 죽음을 모욕하고 싶지는 않아.”
“네가 직접 죽이겠다는 거로군.”
“그래.”
“흠, 오랜 친우의 부탁이니 그래, 그대에게 넘겨주지.”
아마겟돈은 생각에 잠겼다.
이내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마스테마가 부축하고 있던 선우화령을 버렸다.
백서진은 곧장 그를 받아냈다.
“아…. 자, 장관….” “그래도 네 명예는 지켜주마.”
“……!!”
선우화령이 백서진을 향해 힘겹게 손을 뻗었다.
그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한다.
백서진은 그의 유언조차 듣지 않고 목을 베었다.
선우화령의 목이 떨어졌다.
“그 몸을 줄 생각은 없겠지?”
“당연하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동안 공을 들여 어둠에 만들어둔 인재를 잃게 되었구나.”
“그만 가라. 다음에 보게 될 때는 순순히 보내주지 않을 거다.”
“글쎄, 어떨까. 끌끌.”
선우화령의 시체를 보며.
아마겟돈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노인은 미련을 보이지 않고 등을 돌렸다.
노인이 향하는 방향에 파문이 생겨 아공간이 나타났다.
놈들이 아공간에 발을 들였다.
바로 그때─.
“─맞아, 궁색 맞게 퇴장하더라도 이 말은 하고 가야지.”
아공간을 닫기 전.
아마겟돈이 뒤를 돌았다.
노인의 시선은 백서진 뒤에 있는, 은하에게 꽂혔다.
은하도 노인을 응시했다.
“그럼 꼬마야.”
“…….”
“머지않은 미래에서 보자. 그때는 신화를 완전하게 체화해 있거라.”
그 말을 마치고.
마인들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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