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24
아들이 태어났다.
은하의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세상 사람들은 모두 기뻐했다.
[축! 의 득남! 오늘부터 아빠가 됐어요.]오죽하면 신문에 실리는 건 물론, 저녁 뉴스 후반 볼거리 코너에서도 알려질 정도였다.
아이는 그렇게 태어나자마자 온갖 축복을 받았다.
당연히 그 아이는 24시간 중에서 하루 태반을 잠을 자면서 보내느라 자신이 얼마나 축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아가야, 자니?”
“삐삐삐 빠빠….”
“조용히 해라.” “뿌뿌….”
“깡.”
은하는 툭하면 아이를 찾았다.
그는 한서현이 안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흐뭇해했다.
아기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모유 수유가 끝나나 싶더니 어느새 잠이 든 것이다.
아이의 단잠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은하는 따라온 불닭이와 깡이에게 신신당부했다.
“라라라♪”
불닭이와 깡이가 천방지축이라면 라라는 굉장히 점잖았다.
그래서 은하는 라라가 아기의 뺨을 살며시 건드리는 모습을 보고서도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불닭이와 깡이가 삐졌다.
은하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애가 이제는 사람처럼 됐네. 처음 얼굴을 봤을 때만 해도 머리 모양이 못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계속 내 배 속에 있다가 자궁에서 빠져나오느라 그랬던 거지. 그런데 네 아이인데 못생겼다는 말을 하면 어떡하니. 부모는 아이가 뭘 해도 예쁘다고 칭찬하는 거야.”
“알았어, 기억해둘게. 지금은 아주 예쁘네.”
“날 닮았으니까.”
“날 닮은 부분은 어디 있고?”
“널 닮은 부분은…. 아, 방금 봤지? 하품하는 게 널 닮았네.”
“…….”
“발가락도 널 닮았네.”
한서현이 장난을 친다.
은하는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아기를 안아 든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평소에도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그 아이에게 젖을 물려주고, 이후 잠을 재워주는 그녀는 이제 성스럽게만 느껴졌다.
그녀와 아이에게서 빛이 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아빠가 한 말이 딱 맞네.
아내나, 아이나 천사가 따로 없다.
은하는 크게 동감했다.
“그래서 아이 이름은 생각해봤니?”
그러던 그때였다.
한서현이 물었다.
은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한서현은 아이를 낳기 전부터 계속 은하에게 이름을 정하라고 했었다.
은하에게는 난감한 과제였다.
“생각해본 게 몇 개 있기는 한데, 이런 일은 부모님이나 장모님에게 맡기는 게 좋지 않을까? 그분들이 아기 이름을 직접 정하고 싶은 것 같던데….”
“안 돼. 첫 아이의 이름은 무조건 네가 정해야 해. 그래야 네가 계속 이 아이에게 정을 붙일 거 아니니.”
“끙….”
지금도 정을 붙이고 있건만.
한서현은 그래도 불안한 모양인지 은하가 이름을 붙이게 했다.
우스운 일은 그녀의 의견이 은하의 가족들을 이해시켰다는 것이다.
결국 은하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이름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로 생각해둔 게 있긴 한데, 유성이 어때? 노유성.”
“노유성?”
“응, 노유성.”
은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이름이 우주와 관련된 만큼 아이에게도 우주와 관련된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유성과 혜성.
은하는 그중 유성을 선택했다.
“혜성이도 좋지만 울림이 좋아서.”
“유성이. 응, 나쁘지 않네. 그러면 돌림 자로는 ‘유’ 자를 생각한다는 거지?”
“일단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한 명으로 끝날 리 없다.
자신의 아이는 앞으로도 몇 명 더 태어날 것이다.
그러니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은하는 ‘유’ 자 돌림을 생각했다.
유리, 유나, 유현 등등.
여러 이름을 염두에 둘 수 있었다.
“그래, 유성이가 좋겠네. 아빠하고 이름이 비슷해서 좋네. 안 그러니, 유성이 아빠?”
“…그러네.”
한서현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
유성이 아빠.
은하는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고 멋쩍어했다.
그러나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자신도 이렇게 아버지가 될 테고, 한서현 역시 어머니가 될 터였다.
☆
“내 동생이 애아빠가 되었다니…. 그럼 나는 고모가 되는 건가?”
“와, 자고 있는 모습도 귀엽다. 꼭 천사 같아.”
한서현도 체력을 회복하면서.
그녀의 면회가 차차 허락되었다.
이날은 은하의 가족들이 방문했다.
은아와 은애는 침대에서 잠을 자는 노유성을 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긴, 나도 이제 고모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기는 했지. 초등학교 동창들 중에는 얼마 전에 결혼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누나도 결혼을 하겠다고? 안 돼, 아직 안 해도 돼. 왜 그걸 하려고 해?”
“얘 좀 봐. 자기는 벌써 세 번이나 결혼했으면서 나한테 뭐라 하네.”
노은아도 이제는 30살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아이를 보며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모양이었다.
은하는 그녀의 감정을 포착해서는 재빨리 나섰다.
“주변에 좋은 사람도 없잖아. 애초 솔로일 때는 실컷 자유를 즐겨야지. 나중에 결혼해서는 자유롭게 살지 못할 텐데, 벌써부터 결혼에 얽매일 필요는 없잖아. 또 누나는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줄을 설 남자가….”
“그래서 나랑 결혼해서 자유롭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구나.”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했어. 다른 사람들이 그렇다는 거지.” “다른 사람들 누구?”
“…….”
“유성아, 아빠가 정말 글러먹었지? 그래도 걱정 마렴. 아빠가 저런대도, 엄마가 먹여 살릴 테니까.”
은하는 은아에게 열변했다.
그러자 한서현은 따가운 눈초리로 은하에게 물었다.
은하는 움찔했고,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느라 쩔쩔매야 했다.
“어휴, 아빠가 됐으면서 내 동생은 변하지 않는구나.”
노은아의 한숨은 덤이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고 잠자는 노유성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아, 눈 떴다.”
노은애가 입을 열었다.
곤히 자던 아이가 눈을 떴다.
“아우아우.”
“아, 귀여워. 애 웃는 것 봐. 안녕, 유성아? 은애 고모라고 해. 앞으로 은애 고모가 재미있게 놀아줄게!”
“꺄아, 너무 귀여워.”
아이가 방긋방긋 웃었다.
그러자 은애도 환한 얼굴을 했고, 은아는 새된 소리를 내면서 아이와 눈을 마주치려 했다.
“아빠 얼굴을 봤을 때는 울었는데, 누나랑 은애 얼굴을 보고는 웃네.”
“아버님이 많이 우울해하셨지. 뭐, 우리 아버지 얼굴도 보고 울었지만. 언니 얼굴을 보고도 울었고.”
은하와 한서현은 신기해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을 두런두런 이야기했다.
아버지와 장인어른은 일을 마치고 즉각 병원으로 달려왔다.
두 사람은 아이를 보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가 그들을 보자 대뜸 울음을 터뜨리고 난리를 치자 우울해하며 돌아가야 했다.
물론, 아이는 아직 사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우리 아빠도 이상해. 애 우는 걸로 그렇게 슬퍼하다니….
그나저나 유성이가 여자들한테는 잘 웃어주네. 남자라서 그런가?
아, 처형 같은 예외도 있었지만.
아이의 배냇짓에 불과했지만.
아이의 모든 행동에 멋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부모였다.
은하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떠올랐다.
“은애 네 기프트로 유성이가 지금 뭐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어?”
“응? 음….”
은애가 한서현의 허락을 받고서는 유성이를 조심스럽게 안았을 때.
은하가 그녀에게 물었다.
은애는 아이를 보며 따라 웃다가 아이의 감정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고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가한다는데?”
“””…….”””
그 말을 마치고 얼마 안 되어.
아이가 배설했다.
은하는 기저귀를 갈아줘야 했다.
☆
그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
어느 날에는 브루노와 줄리에타가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다.
“아기는 정말 귀엽다니까. 어떻게 이렇게 작을 수 있지? 브루, 어서 당신도 말 좀 해줘 봐.”
“흠….”
줄리에타는 말이 많았다.
한서현과 안부를 주고받던 그녀가 아이를 보며 눈을 반짝였다.
마침 아이가 깨어 있었다.
그녀가 아이를 브루노에게 건넸다.
브루노는 어베니어를 키운 경험으로 아이를 받아들었다.
그가 아이에게 손가락을 내밀었다.
아이가 덥석 잡았다.
그의 입가에 웃음이 걸렸다.
“손아귀 힘이 좋구나.”
“…그래요?”
은하는 어처구니가 없어 했다.
자신이 지금 콩깍지가 씌어 있어도 브루노처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브루노는 다른 모양이었다.
그가 결심한 듯 말했다.
“이 아이가 크면, 나중에 제 몸을 지킬 수 있게 격투술을 알려주마.”
“아, 네…. 유성이가 많이 좋아하겠네요.”
판도라클랜 기술고문 브루노.
그는 때로는 은하보다 더 혹독하게 클랜원들을 굴리는 사람이었다.
은하는 아이의 미래가 불쌍해졌다.
여하튼 그런 일이 있었다.
“─와, 유성이 오늘은 깨어 있네?”
“유성아, 잘 있었어?”
어느 날에는 이유정하고 정하양이 찾아왔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 유성을 귀여워했다.
오히려 자신이 어머니라도 된 듯, 아이를 대하려고 했다.
한서현은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며 침대에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말한 것이다.
“너희도 얼른 아이를 만들렴. 내가 이렇게 몸져누워 있을 때….”
“그러고 싶어도 은하가 틈만 나면 언니를 보러 오는걸?”
“음, 나도 가질 수 있으면 가지고 싶지.”
“하하….”
세 사람의 시선이 쏟아졌다.
은하는 시선을 슬쩍 피했다.
특히 정하양과 이유정이 집요했다.
두 사람이 은하의 얼굴을 꿰뚫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얼른 유성이 동생 만들어줘야지. 그치, 유정아?”
“그러게. 유성이가 혼자서 있으면 자라면서 많이 외롭겠어.”
그런 일도 있었다.
한서현은 방관하기만 했고.
아이는 방긋방긋 웃기만 했으며.
은하는 난처해했다.
이러다 육아에 치이겠네….
어쩌면 클랜로드를 그만두고서는 육아 마스터가 되는 게 아닐까.
은하는 장난으로 떠올린 상상을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
이날에는 판도라 클랜원들이 왔다.
클랜원들이 워낙에 많았기 때문에 그룹을 지어 방문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아리엘, 카에데, 류연화, 조아라, 이리야, 하백련이 찾아왔다.
그녀들의 반응 또한 똑같았다.
“아가야! 공연을 마치고 온 아리엘 누나 왔다!”
“쟤 내보내. 아니면 마스크를 입에 채우든가.”
“웁웁…!”
벌컥 하고.
아리엘이 요란하게 들어왔다.
카에데는 이제는 익숙해진 것처럼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냈다.
그녀가 아리엘의 입에 걸어주면서 말소리를 내는 것을 봉인했다.
“우웁….”
“조용히 해.”
아리엘이 바동거렸다.
하지만 벽해수가 만든 아티펙트는 그녀가 직접 풀 수 없었다.
카에데가 풀어주지 않으면 다시는 벗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아리엘은 마스크를 쓴 채로 아이와 인사를 나누어야 했다.
아이는 뭐가 좋은지 그녀의 손을 가지고 놀고는 했다.
“사진으로 보기는 했지만 귀엽다. 얘가 정말 노은하 2세라고?”
“당연하지.”
“아이야, 너희 아빠랑 다르게 꼭 착한 사람으로 자라야 해. 이모 말, 들어줄 거지?”
조아라의 얼굴이 풀어졌다.
아이가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마치 안아달라는 듯한 자세.
조아라는 감동해서는 조심스럽게 아이를 안았다.
“말랑말랑해. 귀엽다.”
“날 닮았지?”
“응, 은하 널 닮았어. 여기 발이랑, 아, 지금 하품하는 거.”
류연화도 아이를 안았다.
그녀의 품에 안긴 아이가 서슴없이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댔다.
류연화는 자신을 마치 한서현으로 착각하는 것만 같은 아이의 모습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한편 하백련이 아이를 향해 고개를 들이밀었다.
“얘가 아저씨 아이예요?”
“어. 귀엽지?” “서현 언니를 닮아서 귀엽네요.”
“아, 그래….”
“나중에 얘가 크면 저한테 뭐라고 부르는 거예요?”
“글쎄…. 누나라고 부르지 않을까? 너한테 동생이니까, 앞으로 백련이 네가 멋진 누나가 되어줘.”
은하는 키득거렸다.
어떻게 보면 아이는 절대 권력을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미래에 선녀가 되는 사람을 세상에 누나로 두게 됐으니 말이다.
태어나서 이 나라에서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할 수저를 쥔 셈이다.
“근데 너는 왜 가만히 있어?”
“내, 내가 뭘….”
그러던 은하의 시선은 카에데에게 돌아갔다.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체면을 차리고 있는 것인지 그녀는 아이를 안으려고 하지 않았다.
얼굴에 고민하는 게 보였다.
은하는 그녀가 아이를 안게 했다.
“너도 안아봐.”
“…….”
“귀엽지?” “그러네.”
아이가 카에데의 머리칼을 쥔다.
카에데는 그런 아이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흐물흐물해졌다.
꼭 녹아내릴 것 같은 얼굴이었다.
체면은 팔아치운 모양이었다.
그래서 은하는 괜히 더 카에데에게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주머니에 넣어서 못 가져간다.”
“노은하….”
“아니, 그냥 알고 있으라고.”
“네 아들이 너처럼 개구쟁이로만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휴 하고.
카에데가 쯧쯧 혀를 찼다.
은하를 볼 때는 눈살을 찌푸리던 그녀는 아이를 보고 다시금 얼굴에 힘을 풀었다.
☆
경기도 용인시.
하루 업무를 마친 여성은 마침내 퇴근할 수 있었다.
“후…. 내가 쥐꼬리만 한 월급이나 받아먹고 살면서 왜 이리 바보같이 일하고 있는 거지.”
여성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용인클랜의 행정원으로 근무하는 그녀는 삶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임금은 적었고, 근무 시간은 매일 늦게 끝났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자신의 팔자인 것을.
“사람 살기 참 힘들다.”
여성은 고아원에서 자랐다.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사회라는 약육강식의 세계에 던져진 그녀는 이처럼 일에 치여 살아야 했다.
그럼에도 삶은 도무지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이 나라가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네.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나.
이번 달 공과금과 집세, 통신비를 생각하면 사용할 수 있는 돈도 많지 않으리라.
그녀는 한숨을 푹 쉬었다.
마음 같아서는 광화문으로 나서서 시위라도 벌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시간도 없었고.
무엇보다 얼마 전에 PPK단이란 게 시위를 벌이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도 혹해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사회의 낙오자로 낙인찍히고 말았을 것이다.
“후, 일단 집에나 돌아가야지. 가서 청소할 시간은 얼마 없고, 맥주나 한 캔 마시고 자야겠네. 잘 시간도 얼마 없네.”
악덕 기업이 따로 없다.
판도라클랜은 복지가 꽤 좋다는데 경력을 살려서 이직이라도 해볼까 싶었다.
“판도라클랜은 실력만 본다고 하는 모양이던데…. 그럼 나 같은 애도 지원해볼 수 있지 않으려나.”
편의점을 나서며.
여성은 흐느적거리며 걸어갔다.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중얼거린 그녀는 일단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몸이 무거웠다.
피곤해 죽을 것 같았다.
그때였다.
“응?”
그녀는 멈칫했다.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었다.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그녀도 제법 마나를 다룰 줄 알았다.
그녀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근처에서 편재가 발생했다고.
클랜에 알려야겠네.
오늘 당직이 누구였지?
여성은 골목길을 바라보았다.
몬스터는 나타나지 않은 듯했다.
그렇다면 편재의 크기를 파악해서 확실하게 알리는 게 나을 터였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여성은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성실하고, 모범적이고, 정의로웠다.
그녀는 구두 굽을 울리며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건 뭐지?
곧 편재를 발견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편재치고는 기묘했다.
그녀는 보라색 기운을 살펴보고는 전화를 걸려고 했다.
바로 그때─.
“─……!!”
새로운 편재가 발생했다.
등 뒤에서 불쑥 발생한 것이다.
그녀는 처음으로 겪는 현상에 그만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녀가 깜짝 놀라든 말든, 두 개의 편재는 끌리는 특성에 따라 하나로 합쳐졌다.
그 과정에서─.
─화아악!!
그녀까지 휩싸이고 말았다.
편재가 그녀를 집어삼켰다.
그날, 마나관리기구 감시국에서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거대한 규모의 편재를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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