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58
회귀 전, 아마겟돈 토벌전.
토벌전에 동원된 플레이어는 모두 S급 평가를 받고 있었으며, 그 수는 대략 60여명이었다.
당시에 토벌전에 참가한 십이좌는 정확하게 , , , , , , 로 7명.
이외 온태양과 그의 파티원들 또한 토벌전에 참가했었다.
“끌끌, 그래, 그거다! 너희가 그리 힘을 합치면 합칠수록, 나는 더욱 이 세상의 공포가 될 것이다!”
아마겟돈은 다른 마인들보다 전혀 격이 다른 힘을 선보였었다.
플레이어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그들은 아마겟돈이 사령술로 부리는 군세에 대항하기 힘들어했다.
기프트
그때 유일하게 아마겟돈의 마법에 대응하는 플레이어가 있었다.
온태양.
그리고 그의 파티원들.
매구를 쓰러뜨린 이후로 명실상부 최강의 파티로서 통하게 된 그들은 아마겟돈의 마법을 막아냈다.
나아가 기프트를 사용한 온태양은 파티원들의 기프트를 공유해 놈의 모든 마법을 파훼해버렸다.
“더는 네 멋대로 되지 않을 거다. 내가 그렇게 두지 않을 테니까.”
“하하하! 기이한 일이로다. 그런가, 일시적이기는 해도 사람들의 응원이 너에게 집결한 것인가! 네가 비록 신화를 현현하지는 않았되, 신화에 필적하는 힘을 보여주는구나!” “무슨 소리인지 모를 소리나 하고, 그냥 조용히 죽어라.”
“그동안 관심 있게 지켜본 수고가 무의미하지는 않았구나. 네 신화는 정말 먹음직스럽게 익었고, 그래서 네 몸이 몹시 탐이 나는구나.”
아마겟돈의 어둠을 갈라내며.
온태양은 그의 세계에 침투했다.
손에 쥔 구국의 검이 빛을 발하며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그는 검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구국의 검
칠성참요검을 바탕으로 만든 검의 마법을 발동한다.
마인들에게 상극으로 작용하는 힘.
검이 빛의 입자로 흩어진다.
어둠을 밝히는 별빛이 그의 세계에 무수히 떠올랐다.
그 별빛이 아마겟돈에게 쏟아지며, 끝내 그에게 죽음을 선사한다.
아니,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질긴 놈.”
온태양은 별빛을 검으로 되돌리고, 아직 쓰러지지 않은 아마겟돈에게 다가갔다.
아직 한 번 남았다.
그러니 마지막 공격은 제 손으로 직접 끝을 내고 싶었다.
온태양은 몸을 채 가꾸지 못하며 비틀거리는 노인에게 검을 찔렀다.
“─걸려들었구나.” “……!!”
그것이 그의 패인이었다.
아마겟돈이 입가를 찢었다.
가슴을 찔린 그가 온태양을 보면서 낄낄 웃고 있었다.
“나는 오직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지금의 몸보다 신화를 받아들이기에 더 좋은 몸을 얻을 수 있는 이때를 말이다.” “이, 이게 뭐야!? 검이 왜 빠지지 않는 거…커헉…!!”
“그 몸을, 잘 받아 가마.”
그의 신화 속에서 일어나는 일.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온태양이 늦게나마 파티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아마겟돈의 몸에서 솟구친 촉수가 그의 몸을 붙잡고,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우웁…!!” “너를 내 신화로 끌어들였던 것은 네 기프트를 약화하기 위함이었다. 구국의 검이라는 것 역시 여기서는 온전히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겠지!그것도 모르고 내게 놀아났구나.” “……!!”
“그간 너의 기프트를 관찰했다만, 정신공격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것 같더구나. 그래서 준비하느라 제법 시간이 걸렸지.”
아마겟돈이 끌끌 웃었다.
그가 온태양에게 손을 뻗었다.
노인의 손이 온태양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꼭 예술품을 다루는 듯한 손길.
온태양은 소름이 끼치는 듯했다.
그 순간, 거대한 기운이 솟아났다.
신화 현현
영원불멸
“내 세계에서 너라는 존재는 나를 뛰어넘지 못한다.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에서 나는 네 영혼을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주무를 수 있다는 뜻이지.”
아마겟돈이 온태양의 머리에 손을 턱 하고 얹었다.
온태양은 고개를 돌리려 했다.
본능이 얼른 노인의 손길을 피하라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촉수가 그의 머리를 붙잡아 돌리지 못하게 했다.
“자, 나와 몸을 바꾸자꾸나.”
오직 아마겟돈만이 할 수가 있는, 영혼을 다루는 마법.
두 존재의 영혼이 바뀐다.
온태양의 기프트가 저항한다.
아마겟돈의 신화가 그의 기프트를 찍어누른다.
“그래, 이것이다.”
이윽고 아마겟돈은 온태양의 몸을 차지할 수 있었다.
온태양의 기프트가 그를 주인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했다.
“내, 내 몸이 거기에 왜….”
한편 온태양의 혼은 아마겟돈에게 흘러들어 갔다.
노인의 몸속으로 들어간 온태양은 크게 당황했다.
아마겟돈, 아니, 이제 온태양이 된 그가 키득거렸다.
“그럼 이제 영원불멸의 신화 또한 회수해야겠구나. 내가 너를 죽이면 새로운 신화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영원불멸도 되찾을 수 있게 되겠지. 본디, 내 신화였으니까.”
“얘, 얘들아, 도…어억….”
“꼬마야, 현실을 좀 인지하자꾸나. 그 몸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거냐.”
어둠이 사라져간다.
그 즉시, 봉구래가 아마겟돈을 저격했다.
아마겟돈, 아니, 온태양은 도움을 청하려던 파티원들에게 공격당했다.
아마겟돈은 낄낄 웃으며 손에 쥔 검을 흘려보냈다.
“그동안 열심히 컸다.”
구국의 검
검신이 빛을 내뿜는다.
빛의 입자가 되어 흩날리는 검이 아마겟돈의 몸을, 온태양의 영혼을 소멸시켰다.
☆
아마겟돈이 선언한 2주일이 지나,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아…. 오늘이 그날인가.”
“TV!! 얼른 TV 켜!”
“이미 켜놨으니까 얼른 와요!!”
“진홍의 신님 제발, 부탁이에요….”
결전의 날로부터 하루 전.
이동 제한 금지가 떨어진 사람들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밤을 지새웠다.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그들은 아침이 밝자마자 당장 TV를 켰다.
이날 아침에는 TV 어느 채널에든 같은 화면만 나오고 있었다.
“”””…….””””
서울남산타워 최상층 전망대.
아직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지 않은 전망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또한 전망대 상공에는 헬리콥터가 몇 대나 활공하고 있었다.
선녀의 허락을 받아, 앞으로 있을 전투를 담으려는 사람들이었다.
[안녕하세요, 국민 여러분. 저희는 이번 전투를 중계하는….]잠시 후, 화면 아래로 다른 화면이 나타났다.
뉴스 데스크였다.
각 방송사에서 섭외한 중계자들이 저마다 조금 후에 있을 전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러면 제니스클랜은 이번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건가요?] [네, 아쉽게도 그렇습니다. 저번에 아마겟돈에게 당한 피해가 워낙 커, 현재 대규모 병력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더군요. 다행이라면 제니스 클랜로드를 대리하고 있는 과 오검 2명이 개인적으로 참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럼 이번에 아마겟돈 토벌전에 참가하는 클랜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마나관리기구의 회의 내용으로는 아마겟돈 토벌전에 참가하는 클랜은 판도라, 신라, 명왕, 템페스트라고 합니다. 총 4개의 클랜과 실력 있는 S급 플레이어들이 투입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제니스클랜은 그렇다고 치고…. 그러면 나머지 S급 클랜은 어째서 참가하지 않는 건가요?] [레귤러스, 블레이즈, 삼라, 동해는 다른 작전에 참가한다고 하더군요. 쓰러뜨려야 할 것은 아마겟돈만이 아니잖아요.]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국민들은 아침에 눈을 떠서는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게 될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그들은 중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다.
[마나관리기구에서 예측하기로는, 아마겟돈의 출몰과 함께 릴리스와 마몬의 테러도 있을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다른 클랜들은 대기 상태에 있는 거죠.] [흠…. 그래도 모든 플레이어들이 아마겟돈과 싸우는 것도 나았을 것 같은데요.] [전투 장소를 생각하십시오. 너무 많은 병력은 오히려 움직이는 것에 제한을 받기 마련입니다. 단순하게 수가 많다고 좋아할 수 없는 거죠.] [그렇군요. 하긴 여럿이서 한 명과 싸우면 동선이 꼬여서 싸우는 것이 힘들기도 하겠네요.] [그런 거죠. 그래서 레귤러스하고 블레이즈클랜이 마몬을 상대하고, 다른 두 클랜이 릴리스를 상대하게 된 것입니다. 저 무대에 올라가는 클랜들과 플레이어들도 60명으로 수를 맞추려고 했다고 하고요.] [양보다는 질이라는 소리란 건데, 각 작전에 투입되는 플레이어들 중 유명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모든 작전에 투입되는 사람들은 저희가 한 번쯤 들었을 법한 이명의 소유자들입니다. 거기에서 몇몇을 거론하자면….] [십이좌는요?] […하고 는 마몬에, 과 은 릴리스 토벌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아….] [지금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아마겟돈일 텐데….] [이보세요, 자꾸 끊지 마세요.]사람들은 2주일 동안 불안감을 꾹 억누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들도 도중에 심기가 뒤틀리고는 했다.
방송을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들은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치며 화를 삭여야 했다.
[아마겟돈 토벌에 투입될 십이좌는 , , , , , , 마지막으로 입니다.] [7명이나 참가하는 거군요. 그럼 이 정도면 기대해볼 만하겠네요.] [글쎄요, 님과 을 쓰러뜨린 것을 보면 아마겟돈도 꽤 만만치 않은….]“아우, 속 터져! 어미야! 이거 얼른 채널 돌려라! 다른 방송에서 보자! 내가 사회를 해도 저보다 잘하겠다! 저놈 말을 듣고 있으면 내가 그냥 답답해 죽겠어!”
“그래야겠네요, 다른 채널 방송을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 상황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염세적인 비관론이 아니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다만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낙관론이었다.
그것이 현실성이 있든, 없든.
그들은 이유를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설령 그것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아! 지금 플레이어들이 올라옵니다! 저기 보십시오!]“”””……!!””””
채널을 바꾸려던 사람들이 그 순간 멈칫했다.
그들이 눈을 크게 뜨고는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플레이어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화면 가까이 얼굴을 내민 사람들은 그들을 하나하나 파악하려고 했다.
“뭐야? 왜 판도라클랜은 없어?”
엘리베이터는 총 2차례에 걸쳐서 운영되었다.
40명의 플레이어가 내렸다.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기다리는 플레이어들은 보이지 않았다.
[판도라클랜은 왜 안 보이는 거죠? 도착은 한 거겠죠?]계속 비관론이나 말하던 중계자가 이때만은 그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그러던 그때였다.
[아! 어어어어…!!]플레이어들이 나타난 것과 동시에 전망대에 거센 바람이 불었다.
화면이 바뀌었다.
“”””…….””””
전망대 끝자락.
플레이어들이 마주 보는 선상에서 별안간 공간이 쩍 갈라졌다.
그 속에서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나타났다.
[아마겟돈입니다! 아마겟돈이 지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중계자가 목청껏 외쳤다.
사람들은 거의 넋이 나간 상태로 아마겟돈을 바라보았다.
모니터 너머로 보고 있는 그들도 노인이 범상치 않은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화면에 나온 플레이어들도 아마겟돈의 등장에 순간 주춤했을 정도다.
[이런, 내가 너무 빨리 온 건가? , 그 꼬마는 여기 보이지 않는구나.]헬리콥터가 접근할 필요도 없이, 아마겟돈은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 사람들에게 모두 들리게 했다.
거슬리기 짝이 없는 웃음소리.
겨우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절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
노은하는 언제 오는 것인가.
판도라클랜은 왜 보이지 않는가.
사람들은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사람들 중 일부가 화면 끝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호오….]그때쯤, 아마겟돈이 웃는 소리는 사람들의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화면이 빠르게 이동했다.
플레이어들이 있는 뒤편.
엘리베이터가 정면으로 나온다.
층수를 표시하는 숫자가 바뀌고, 이윽고 숫자가 멈춘다.
드르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적갈색 망토와 푸른 제복을 걸친 플레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 명, 한 명 비장한 얼굴을 하며 화면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화면은 그들을 거느리듯이 선두를 걷는 플레이어를 쫓았다.
[1분, 지각이다. 꼬마야.] [1분은 더 살 수 있어서 잘됐네. 감사히 여겨.]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구나.]살아있는 신화를 대신하는 상징.
판도라 클랜로드.
노은하.
그가 자신만만하게 내뱉은 말에, 아마겟돈은 혀를 내둘렀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859(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