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67
사랑은 상대를 위하는 것이다.
자신을 위해 성욕을 푸는 행동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욕망이나 다름없다.
“하악.”
“큭….”
릴리스의 마법이 위험하고 무서운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사람을 이기적으로 만든다.
개인의 욕구를 풀기 위해 애꿎은 사람의 마음을 상처입히고.
동시에 마법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자신이 자신을 상처 입히고, 또한 상대방을 상처 입혔다는 정신적인 충격에 빠지게 한다.
“하윽.”
곳곳에서 신음이 터졌다.
쾌감에 몸을 맡기는 신음.
그러나 소리는 굉장히 구슬펐다.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마음속에서 꼭 붙잡아두고 있는 욕망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는 인간이란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짐승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은 열락에 몸을 맡기는 한편, 자신이 이성적으로 억제한 욕망을 터뜨리고 있다는 상황을 한탄했다.
“헉, 헉….”
“혀, 현철 오빠, 잠깐….”
“미, 미안하다…. 크윽…!!” “…괜찮아요. 저는 정말 괜찮으니 그런 얼굴 하지 마세요.”
숨을 헐떡인다.
땀이 흐른다.
그리고 눈물이 떨어진다.
“흑….”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열락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좋다, 기쁘다, 쾌락적이다.
그들은 육체가 가져다주는 감각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인간성을 상실한, 추악한 일면을 가진 자신을 마주해야만 했다.
그들은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짐승이 되기를 자처했다.
자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쾌락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하앙♥”
거기서 더 나아가서는.
짐승이 되기로 한 그들은 자신이 인간이었다는 사실도 잊고, 정말로 짐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아가 붕괴한다.
그리고 마법에서 깨어나게 되면, 그들은 끔찍한 기억을 회상하고는 완전히 자아를 잃게 될 터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괜찮아요, 왜 울고 그래요. 평소에 오빠답지 않게….”
“헉, 크윽….” “끝나고 국밥이나 먹으러 가요.”
☆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은 분주하게 주위를 돌아다니며 텐트를 쳤다.
그러면서 그들은 마법에 걸려버린 사람들에게 덮쳐지지 않게, 굉장히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한편으로 박혜림과 같이 연인이 마법에 걸렸을 경우, 스스로 자진해서 그들에게 덮쳐지는 일도 있었다.
그게 제일 효과적이기는 하지….
모르는 사람하고 밤을 보내기보다 아는 사람과 밤을 보냈을 경우에, 마법에 걸린 사람들의 정신 상태가 비교적 안정된다고 하니까.
가장 좋은 대처법은 마법에 걸린 사람끼리 얽히게 하는 것이었지만.
연인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꼴을 절대로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동료가 욕망에 이끌려 생판 타인과 얽히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결국 상대방을 치료하고자 몸을 던졌다.
덕분에 성비가 얼추 맞춰졌다.
“나, 나도 누가 좀…!! “”””…….””””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느 이성에게도 간택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평소 행실이 불량했거나.
인망이 좋지 않았거나.
그 외 여러 가지 요인으로.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보고도 애써 고개를 돌렸다.
“”””…….””””
결국 그들은 구속구에 묶인 채로, 마법의 효력이 다할 때까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릴리스의 테러는 이것으로 4번.
지금까지 어느 누구하고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은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말로는 둘 중 하나였다.
성욕을 이기지 못하고 죽든가.
기껏 마법에서 풀려나도 아주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고서 정신이 붕괴해버리거나.
다행히 선녀정부는 작전에 참가할 사람들을 편성하는 것에 힘을 썼다.
구속구에 묶인 사람은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하앙♥” “연화 누나, 잠깐만….” “안 돼, 나, 아직이야….”
여하튼 은하도 이제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류연화가 릴리스의 마법에 걸렸다.
그녀의 욕구를 누가 해소해주는가.
진파랑?
진파랑은 김메리에게 달라붙었고, 애초 은하는 류연화를 진파랑에게 냅다 던져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봉구래?
아니, 은하는 누구에게도 류연화를 넘겨주고 싶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
내가 맡아야지.
이미 관계를 한 번 끝마쳤다.
류연화의 힘이 대단했다.
그녀에게서 벗어나려면 필연적으로 그녀를 상처입힐 게 뻔했다.
그래서 은하는 류연화에게 제 몸을 내어주고 있었다.
“예전부터…. 쭉…. 이렇게 되기를 바랐어.”
“…….”
“이렇게라도 맺어지니까…. 너무, 좋다♥”
봉구래가 쳐준 텐트 안.
류연화는 사람들이 보지 않게 되자 더욱 과감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은하는 알고 있었다.
그가 손을 뻗었다.
그녀가 고양이처럼 그가 뻗은 손에 뺨을 비볐다.
완전히 정신을 잃었네.
류연화는 현실에서 눈을 돌렸다.
이성을 내팽개치고 은하를 덮치는 자신이 너무 수치스럽고, 부끄러워 의식의 끈을 놓아버렸다.
그녀가 내뱉는 말들은 모두 그녀의 의사에 반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이 잠들어 있던 욕망이기도 했다.
인간이었기에 감춰왔을 욕망.
정제되지 않고, 날 것으로 진득한 원초적인 감정이다.
“나는 어디 안 갈 거야. 그러니까 천천히 해, 천천히.”
“아….”
은하는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녀가 아무리 추악하다 할지라도.
그녀는 인간 류연화였다.
은하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위에 올라타 있던 류연화는 겨우 손길이 닿은 것만으로 깜짝 놀라며 움찔했다.
이내 그녀는 은하에게 몸을 맡겨, 그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포갰다.
그녀가 하체를 움직인다.
그러고는 은하의 목을 안는다.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는, 나는 이럴 생각이….”
“괜찮아. 착하지, 옳지.”
류연화가 흐느낀다.
은하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생전 처음 보았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은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른 한 손으로 등을 쓸어내렸다.
“누나 잘못 아니야. 누나는 하나도 잘못한 거 없어.”
“흑….”
릴리스의 마법에서 깨어난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관계 도중에 몇 번이고 다독여주며 정신을 안정시켜줘야 했다.
은하의 위로가 통했는지.
류연화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그녀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서, 이제 은하는 위치를 바꿨다.
“…뭐, 해…?” “누나 기분 풀어주려고.”
사랑이란 상대를 위하는 것이다.
개인의 욕망을 푸는 사랑의 끝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은하는 류연화를 위하기로 했다.
☆
릴리스의 마법에 걸린 사람들의 몸에서는 이상한 마나가 흘러나온다.
그 마나는 관계를 맺는 상대방의 정력을 증진시키는 힘이 있었다.
또한 그 사람마저 세뇌시킨다.
“”””…….””””
그렇게 사흘 밤낮이 흘렀다.
신음이 끊이지 않는 날이 없었다.
사흘째가 되면서 사람들은 서서히 마법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죽을 거야, 죽어야 해…. 앞으로 어떻게 살란 말이야!!
커헉…!!
마법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사람들은 후유증을 겪는다.
자신이 사흘 밤낮 동안 벌인 짓을 떠올리고 정신이 붕괴하거나.
남자들의 경우에는 생명을 쥐어짠 정력 증진에 의해 쇼크사를 겪는다.
그러다 보니 마법에 걸리지 않은 플레이어들은 이날도 분주히 움직여 사람들을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
사흘째는 그렇게 비명만이 울렸다.
“음….”
곳곳에서 비명이 터졌기 때문일까.
새벽까지 몸을 움직이고 잠에 든 그녀가 몸을 뒤척거렸다.
첫 번째 날은 쉴 틈이 없었고.
두 번째 날은 조금 잠잠해졌고.
세 번째 날은 많이 나아졌다.
이렇게 잠을 잘 수도 있게 되었다.
이 누나가 우는 건 처음 봤는데….
평생 살면서 흘릴 눈물은 이번에 다 흘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야.
은하는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류연화가 수면을 취하고 있을 때도 그녀를 보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체력이 많이 부치기는 했지만.
은하는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마인의 육체를 가져서 다행이지.
기프트 덕분이기도 하고.
은하는 곤히 잠든 류연화를 보고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마인이 되면서 체력이 늘어난 데다 기프트의 도움도 있었다.
기프트 .
이전 삶에서 도 그랬지만, 그의 기프트는 정신이 날아갈 때쯤 발동해서는 쓰러지지 않게 했다.
체력이 떨어질수록 강해진다.
그로 인해 은하는 사흘이 지나서 릴리스의 마법에 후유증이 발생해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아….”
“일어났어?” “은하, 야….”
류연화가 눈을 떴다.
푸른 눈, 새하얀 얼굴.
은하는 그녀의 뺨 위로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해주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이내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다 빨갛게 익었다.
“…미안해. 내가, 미치지 않았어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
“미안해. 나 때문에 좋지 않은…, 경험을 겪게 해서 미안해.”
류연화가 이불로 몸을 가린다.
몸을 반쯤 일으킨 그녀가 손으로 근처를 더듬었다.
그녀가 창을 쥐었다.
은하는 황급히 창을 잡았다.
“그 창으로 뭐하려고?”
“…….”
류연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가 무엇을 할지는 뻔했다.
자결하려는 것이다.
날붙이는 진즉 밖에다 둘 걸….
은하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혀를 찼다.
그러자 류연화가 움찔했다.
그녀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미안해….”
“하아…. 누나는 나한테 할 말이 그것밖에 없어?”
은하는 창을 뺏어 내려놓았다.
이윽고 몸을 일으켜 그녀의 눈물을 손가락으로 훑어주었다.
그녀의 맨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눈물로 번진 얼굴.
못생겼다.
사흘 밤낮을 씻지 않은 결과였다.
하지만 은하는 그 얼굴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어?”
털썩
은하는 류연화를 쓰러뜨렸다.
그녀의 얼굴에 당황함이 서렸다.
“맨정신으로는 처음이지?” “…….”
“나쁜 기억은 다 잊고, 이제부터 좋은 기억으로 만들어야지.”
이것 역시 릴리스의 마법에서 깬 사람들의 정신을 안정시키는 것에 좋은 대처였다.
그들이 단지 욕망에 몸을 맡겨서 움직였다는 것을 부정하게 만들고, 그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그리하여 기억을 덧칠한다.
은하는 류연화에게 입을 맞췄다.
처음만 해도 당황해한 그녀는 며칠 동안 그와 몸을 섞다 보니 차츰 능숙하게 혀를 섞기 시작했다.
“이건, 의무적으로 하는 건….” “의무적이었으면 누나가 깼을 때, 거기서 끝내고 말았겠지.” “…….”
류연화가 은하를 빤히 올려다본다.
은하는 그녀가 그동안 듣고 싶었을 말을 해주었다.
“좋아해, 그러니까 울지 마.” “아….”
류연화와 이렇게 됐을 때부터.
은하는 책임을 질 생각이었다.
애초 그녀에게 마음이 없었더라면 그녀에게 당해주지도 않았으리라.
“이제는 연화라고 부를게. 괜찮지?”
“…응. 고마워. 나도 좋아해.”
두 사람은 다시 몸을 섞었다.
☆
비명이 어느 정도 잠잠해졌을 때.
은하와 류연화도 슬슬 텐트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서로 등을 돌린 상태로 옷을 입었다.
옷이 엉망이었다.
“클랜으로 돌아가면 버려야겠네. 특히 제복은 완전히 찢어져서….”
“저기, 미안해….”
은하가 장난조로 말하자.
류연화는 옷을 입다 말고 다시금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은하는 킥 하고 웃음을 흘렸다.
“이제 그만 나가자. 다들 밖에서 걱정하고 있을 거야.”
“응.”
옷을 다 입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은하는 텐트 문을 열었다.
류연화가 조심스럽게 따라 나왔다.
“자, 손.” “응.”
은하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멍하니 바라보던 류연화가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은하의 손을 잡았다.
그대로 두 사람은 사람들이 모인 야영지로 나섰다.
“얼씨구. 좋았냐?”
제일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바로 배수빈이었다.
그녀가 흥 소리를 내고 다가와서는 두 사람에게 시비조로 말을 붙였다.
은하는 가볍게 웃기만 했고.
류연화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하…. 그래도 무사한 것 같으니까 다행이네. 연화 언니는 괜찮은 거 맞는 거지? 몸은 어때?”
“걱정해줘서 고마워. 몸은, 음…. 괜찮은 것 같아, 아마도.” “괜찮기는 뭐가 괜찮아. 노은하가 이때가 기회라고 냅다 달려들어서 아주 험하게 다뤘겠지. 하여간 쟤는 진짜 아주….”
“”…….””
은하는 류연화의 명예를 위해.
류연화는 그저 창피해서.
두 사람은 입을 다물었다.
한편으로 배수빈의 주위에 서 있는 플레이어들은 두 사람을 보고 연신 실실거리고 있었다.
저 사람들이 왜 웃는 거지?
얼레리꼴레리.
꼭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했다.
은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봉구래가 몰래 알려주었다.
“자기네가 제일 대단했어. 자기는 진짜 몸이 대단한가 봐?” “…어?”
“연화 언니도 쉬지 않고 했으니…. 자기,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어머, 생각해도 내가 다 흥분되네.
봉구래가 콧소리를 내면서 은하의 팔을 툭툭 쳤다.
그가 추가로 말을 보탰다.
“그리고 아까.” “아까 뭐….”
“깨어나고도 또 하니까, 다들 저런 얼굴을 하는 거지.” “”…….””
류연화도 그 소리를 들었다.
류연화의 얼굴이 더 새빨게졌다.
그녀가 은하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자신의 얼굴을 가리려고 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주고는 그제야 사람들이 실실 웃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것보다 구래야, 다른 사람들은? 바보 형은 어떻게 됐어?” “파랑 오빠는 마법에서 깨어나고 정신을 잃고 쓰러졌어. 애초 남자는 거의 그 지경이 됐는데…. 너는 왜 멀쩡한 거냐? 진짜 괴물이네, 이거. 제2위계 하렘 괴물 납셨어, 아주.”
질문은 봉구래에게 했는데.
대답은 배수빈에게 들려왔다.
그녀가 혀를 쯧쯧 차며 알려줬다.
현재 진파랑은 먼저 던전을 나가서 병원에 실려 갔다고 한다.
김메리도 따라붙었다고.
이외에 다른 플레이어들도 정신이 깨어나는 대로 병원으로 이송되어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듯했다.
“그러니까 네가 마지막으로 나온 거야. 저 사람들이 왜 실실거리는지 이제는 알겠지?” “아, 그렇구나.”
은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여담으로 마법에서 정신이 깨고도 멀쩡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는 모양이다.
강현철.
그는 녹초가 된 박혜림을 들쳐업고 서포터들의 치료를 받으러 갔다고 한다.
“어쨌든 이걸로 릴리스 토벌 작전은 끝난 거네. 그만 철수하자.”
한편 은하가 지휘도 하지 못하고 텐트 안에서 시간을 보내던 사이.
배수빈이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녀가 손뼉을 치자, 플레이어들이 철수를 시작했다.
“보기 좋네요.” “ㅇㅎㅇㅎ 파이팅!”
” 님 울리기만 해봐라. 내가 가만 안 둘 줄 알아.”
“…….”
그들이 종종 은하를 지나쳐서는 한마디 덕담을 건네고는 했다.
그렇게 일을 벌여댔으니.
은하가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은하와 류연화의 관계를 눈치챈 것이다.
어쨌든 이걸로 칠마들은 다 죽고, 재앙은 끝난 건가.
은하는 한숨을 쉬었다.
이제는 편히 쉴 수 있겠다.
클랜회관으로 돌아가서 며칠 동안 자지 못했던 만큼 푹 쉬리라.
은하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였다.
배수빈이 지나가다 툭 내뱉었다.
“아, 그리고.”
“어, 왜?”
“사흘이나 토벌전을 벌여댔으니까, 밖에 있는 사람들도 다 알고 있어.” “…….”
“당연히 네가 뭘 했는지도.” “…….”
“서현 언니가 이렇게 전하라더라.” “…뭐라고?” “하양이가 임신해서 병원에 있어서 다행인 줄 알라고. 네가 돌아오길 고대하고 있겠대. 사흘? 그 언니가 예쁘게 하고 기다리고 있겠다던데?”
“…….”
“아, 엄청 기대된다. 드디어 네가 죽는 걸 보게 되는 건가? 그래서 뭐 하고 싶은 말 없냐?” “…유정이는 뭐래?”
“너보고 저질이래. 그리고 자기도 3일, 기대하겠다는데? 서현 언니가 사흘 끝난 다음, 자기도 사흘이라나. 유정이도 은근히 지기 싫어하더라. 배 속에 애도 있으니 당연히 말로만 그러는 거겠지만.”
“…….”
재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은하는 죽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