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79
트윈스 바실리스크는 인근 도로와 숲속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았다고 한다.
현재는 군세가 도시로 내려오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은 듯했다.
그나마 희소식이었다.
물론,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놈들은 필시 군세를 더욱 확장시킬 목적인 것이리라.
그러다 일정 개체 수에 도달하면, 군세를 이끌고 침공을 시작할 터.
그러니 그 전에 토벌전을 시작해 소탕해야 했다.
서울에서 참가하는 S급 클랜들은 우리하고 블레이즈, 신라, 템페스트, 레귤러스클랜으로 5개.
이외에 우리가 관할로 두고 있는 지역의 클랜들도 참가하고….
판도라클랜은 십이좌를 세 명이나 보유하고 있었다.
그로 인하여 십이좌들이 투입되는 대규모 작전에 져야 할 부담이 워낙 많았다.
다행히 산하 클랜들이 있는 덕에 어찌어찌 부담을 질 수 있었다.
은하는 도미니크의 클랜을 포함해, 중구와 동대문구에서 각각 하나씩 산하 클랜을 데려가기로 했다.
한 클랜당 10명씩이라 가정할 때, 서울에서 80여 명의 플레이어들이 강릉으로 이동하는 셈이었다.
칠마의 테러 이후 간만에 대규모 병력이 이동하는 작전이었다.
여기에 강릉시에 있는 플레이어들 지원까지 더해지면…. 족히 100명은 넘어가는 작전이 되겠네.
이날 밤.
은하는 집에는 돌아가지 않고 계속 작전을 되짚어보기에 바빴다.
제3위계 오버랭크 몬스터 두 체와 전투를 벌이는 작전인 만큼 투입될 인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100명이 넘는 숫자라면 적당했다.
그럼에도 그는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인원도, 실력도 다들 출중한데…. 회귀 전에는 두 녀석하고 싸우느라 태반이 죽어버렸다는 건데….”
이전 삶에서 은하는 강릉으로 떠난 플레이어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사망자는 과반수를 넘었었고.
생존자들은 당시에 일어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게다가 상당수가 정신이 붕괴하여 미쳐버리기까지 했다.
다만 모종의 이유로 작전이 실패해 군단장들을 토벌하느라고 어려움을 겪은 것만 알 수 있었을 뿐이다.
놈들 중에 정신에 간섭할 수 있는 몬스터가 있는 건가?
이에 은하는 생각했다.
박혜림을 미치게 할 만큼 강력한 세뇌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몬스터의 존재를 의심했다.
그러다 고개를 저었다.
편협한 생각이었다.
몬스터라고 의심할 수는 없었다.
음모론을 생각해 사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던 것이다.
당시에 이 일로 백련이 힘이 크게 꺾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획책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다른 사람들이 파헤치지 못할 만큼 세뇌마법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의 존재를 떠올린다.
한 사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마겟돈.
하지만 아마겟돈은 이미 죽었는데?
은하는 생각을 그만두었다.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여하튼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회귀 전과 같은 결과를 내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렇기에 그는 마찬가지로 회관에 남아 있던 류연화를 불렀다.
“연화야, 이리로 와줄래?”
[알았어.]한창 훈련을 하고 있던 듯했다.
그녀의 숨소리가 다소 거칠었다.
잠시 후, 류연화가 찾아왔다.
은하는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무슨 일이야? 이제 집에 가려고?”
“이것만 끝나고 집에 가게. 누나도 같이 갈 거지?”
“응.”
“그럼 조금만 기다려.” “알았어. 그런데 왜 부른 거야?”
“누나한테 부탁할 게 있어서.”
최악의 경우, 앞으로 일어날 일이 누군가의 음모라고 한다면.
그리고 이전 삶과 비슷한 결과가 일어난다고 한다면.
그에 따른 대비를 해놔야 했다.
그래서 류연화를 부른 것이다.
은하는 입을 열었다.
“내일 우리가 강릉으로 출발할 때.”
“응.”
“누나가 독자적으로 별동대를 꾸려 우리 뒤를 밟아주면 좋겠어. 혹시나 다른 사람들의 추적에 걸리지 않게 이십오를 대동하고. 이십오, 알지?”
“지난번 결혼식 때 만나본 사람을 말하는 거지? 나한테 넷째 마님이라 불렀던 사람.”
“맞아, 걔한테 도움을 받아.”
안타깝게도 이 판을 뒤집을 방법이 없었다.
누군가가 짜놓은 판 위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에서 은하가 할 수 있는 행동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거라고 할 수 있었다.
작전 명단에는 올라와 있지 않은 클랜원들을 예비 병력으로 데려가는 것이다.
“파티는 어떻게 꾸리면 될까?”
류연화.
그녀는 최대의 변수가 될 것이다.
은하는 그녀를 믿었다.
그리고 그녀는 은하가 예비 파티를 만들라는 말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은하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진해서 물었다.
“누나, 리엘이, 남훈이 형, 조아라, 가연이, 태희랑 우비 누나. 이렇게 7명이면 될 것 같은데?” “라라도 데려갈까?” “그래, 그게 낫겠다.”
“위험한 일인 거야?” “아직은 잘 모르겠어.”
“알았어. 그러면 나는 이십오라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너희를 몰래 뒤따라갈게.”
“부탁해.”
여차하면 신화를 사용해도 된다.
은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안을 떨칠 수 없었다.
☆
날이 밝았다.
공략대는 마나관리기구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했다.
강릉으로 가는 교통편이 모두 끊겨 도로 상황이 쾌적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한 그들은 그날 점심이 되었을 때 강릉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군락지가 불어나는 속도가 지금 어마무시하다고 합니다. 알을 깨고 태어나는 몬스터들도 장난 아니게 많다고 하고요.”
신라클랜의 네비게이터가 다가와 공략대원들에게 이야기했다.
강릉에서 활동하는 플레이어들이 잇달아 정보를 내놓기도 했다.
그들이 내뱉는 정보는 하나같이 최악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들은 얼굴을 굳혔다.
이대로 놈들의 개체 수가 늘어나면 내일 중으로 인근 도시를 습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모두 은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결국 그들은 결단을 내리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바로 출발할 수밖에 없겠네. 몇 시간 뒤에 날이 지기는 하겠지만 어쩔 수 없잖아.”
“날이 완전히 저무는 걸 계산하면 2~3시간은 더 늘어날 거야. 상당히 아슬아슬한 시간이기는 해도, 나름 해볼만하기는 하겠어요.”
강현철.
박혜림.
두 사람이 의견을 내놓았다.
사람들은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군락지가 밤중에 빠르게 늘어나서 침공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랬다가는 최악이 따로 없다.
시급하게 토벌해야 했다.
“좋아요, 그럼 바로 토벌하러 가죠. 지체할 시간이 없잖아요.”
은하도 동의했다.
이에 플레이어들은 강릉시 클랜의 플레이어들의 도움을 받아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도중에는 차에서 내려야 했다.
도로가 파괴되어 이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차에서 내린 플레이어들은 속보로 군락지가 조성되고 있는 장소로 향했다.
이윽고 그들은 군락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장난이 아니네.”
저 너머에서 뱀들이 서로 엉켜서 도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이내 플레이어들을 발견한 뱀들이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사람들은 일대 전체를 뒤덮고 있는 뱀들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호시미야 카에데는 질린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카에데.”
“어.”
“저놈들을 모두 뚫고 지나가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 군단장들에게 가장 빠르게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줘.”
“하늘로 올라가서 찾아볼게.”
“쌍둥이 네비게이터.”
“네, 클랜로드. 근데 제 이름은….”
“일대를 뒤덮은 놈들의 개체 수, 이름, 정보, 무리의 평균 위계 등을 얼른 분석해줘.”
“맨날 우리 보고 쌍둥이래. 그냥 링이라고 불러주지…. 칫, 좋아요. 해볼게요.”
은하는 클랜원들에게 지시했다.
잔챙이들은 강릉시 플레이어들에게 맡기기로 했다.
목적은 어디까지나 군단장의 토벌.
잔챙이들을 상대하느라 힘을 뺄 수 없었다.
[카에데의 전언이야. 군단장들의 위치를 확인. 좌표는….]레인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길을 찾고 있는 가운데.
군단장의 위치를 제일 먼저 찾은 사람은 호시미야 카에데였다.
진서나가 텔레파시를 보냈다.
“도로 양옆으로 흩어져 있다라.”
트윈 바실리스크는 약 3km 정도 거리가 떨어져서 활동하고 있다는 정보였다.
그렇다면 공략대를 여기에서 둘로 나누어야 했다.
은하를 비롯해 각 클랜 대표자들이 의견을 주고받았다.
“저희와 산하 클랜은 왼쪽에 있는 바실리스크를 상대할게요.”
“판도라 클랜로드. 다른 클랜들의 지원은 필요없어?”
“딜러와 서포터들은 충분히 있으니 후방 지원을 맡아줄 클랜이 있으면 좋겠는데….”
레귤러스 클랜로드 구연수의 물음.
은하는 자신의 곁으로 모인 이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폈다.
그때 템페스트 클랜로드 강예희가 눈에 들어왔다.
“템페스트클랜이 후방에서 지원해주세요.”
“네, 그렇게 하죠. 가자, 수진아.”
강예희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그녀가 유수진과 클랜원들을 이끌고 자리를 떠났다.
블레이즈, 레귤러스, 신라클랜도 곧 오른쪽에 있는 군단장을 토벌하러 움직였다.
은하는 클랜원들을 돌아보았다.
“우리도 가자.”
카에데가 좌표가 되어주고 있다.
은하는 아공간을 열었다.
클랜원들이 아공간 안에 들어가고, 은하가 마지막으로 들어가 아공간을 닫았다.
“어후, 사진으로 본 것보다도 훨씬 거대하네. 저게 뱀이야? 용이지.”
“진파랑, 몇 번이고 말했지만 괜히 놈의 눈을 보려고 하지 마.”
“나도 알고 있거든?”
아공간을 나선 그들은 근처에 있던 군단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진파랑은 수풀 속에 몸을 숨긴 채 혀를 내둘렀다.
다른 뱀들과 다르게 바실리스크는 특히나 길고 거대했다.
목민호가 주의를 주었다.
“어떻게 할까.”
그때 카에데가 그들이 있는 곳에 조용히 착지했다.
그녀가 활 시위에 화살을 걸고는 은하의 의견을 구했다.
“은아 누나.”
“응, 은하야.”
“바실리스크의 석화 마법에 대항할 마법은 구사할 수 있지?”
“어제 완벽하게 배워놨어. 그런 건 걱정하지 마.”
“마나 저항력을 올리는 마법은?” “그것도 지금 걸어줄게.”
“마법의 효력이 끝나기 전에 미리 다시 마법을 걸어줬으면 해.”
“걱정하지 마. 그렇게 할 생각이야. 또 말할 거 있어?”
“다치지 마.”
“은하 너도.”
노은아가 피식 웃었다.
은하는 그녀에게 후방을 맡기며, 진서나에게 말을 걸었다.
“서나야, 알지?”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아니?”
“너는 알 거라고 믿어.”
“후, 그래. 다른 군단장을 상대하는 플레이어들하고 언제든 텔레파시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란 거지?”
“맞아. 너도 알겠지만 저 녀석들은 서로 목숨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저쪽에서 신호하면 알려줄게. 우리가 신호하게 될 때는 저쪽에 알려줄 거고.”
“너만 믿는다.”
“힘내.”
후위에는 노은아, 진서나, 메이링, 메이린, 차은우가 남을 예정이었고.
중위에는 배수빈, 카에데가.
전위에는 은하와 목민호, 진파랑, 도미니크 등이 설 예정이었다.
이윽고 전투 편성을 확인한 은하는 언제든 발사할 때를 기다리고 있던 카에데에게 말했다.
“카에데, 신호하도록 해. 지금부터 전투를 시작할 거라고.”
“알았어.”
“비행이 가능한 사람들은 군단장이 제2페이즈로 변하는 것을 조심해. 코카트리스 모드로 변하게 될 때, 등에서 날개가 돋아난다 하니까.”
은하의 명령이 끝나고.
마침내 카에데가 화살을 쏘았다.
빛을 머금은 화살이 상공에 터져, 호를 그리며 지상에 떨어졌다.
키야아악!!
수천 갈래의 화살이 쏟아지고.
마치 뱀들의 왕처럼 똬리를 틀고 가만히 앉아 있었던 바실리스크가 몸을 꿈틀거렸다.
녀석이 은하의 존재를 눈치챘다.
“전투 시작.”
은하의 말을 끝으로.
플레이어들이 수풀 속에서 나와서 군단장에게 달려들었다.
기나긴 전투의 시작이었다.
☆
서울에서 십이좌들과 공략대원들이 강릉에 도착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 시각, 왕을 따르는 무리는 제법 거리가 떨어진 곳에 기척을 감추고 있었다.
“십이좌가 일곱 명이나 투입되다니 기대 이상이로군요.”
“제3위계 오버랭크 몬스터가 하필 두 체나 나타났으니 어쩔 수 없지. 그리고 판도라클랜이 십이좌 셋을 보유하고 있어 많게 보이는 거다.”
“어쩌면 한 클랜이 십이좌 여럿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양날의 칼이라 할 수 있겠군요. 평소에는 그들이 정국을 좌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비상시에는 십이좌 수에 비례해서 전력을 투입해야 하니까요.”
“용산구, 중구, 동대문구에서 각기 산하 클랜을 차출했다고 하더라도, 부담이 상당하기는 하겠지.”
“오늘 일로 판도라클랜은 상당수의 전력과 관할 지역의 영향력을 잃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겠군요.”
왕은 무덤덤히 말했고.
마스테마는 왕의 말에 수긍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슬레이어들 중에는 기척을 감추고 먼 거리에 있는 광경을 보는 것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가 있었다.
그들은 그가 만드는 거울을 통해서 전투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투입되지 않아서 아쉽군요. 까지 투입되었다면 판도라클랜이 확실히 몰락의 길을 걸었을 텐데….”
“어쩔 수 없지. 노은하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니 말이야. 만약을 대비해 판도라클랜에 일부 병력을 온존시켜두려는 거겠지.”
일곱 명의 십이좌가 모였다.
왕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했다.
은 적수가 되지 않았다.
이번에 저들을 일망타진한 다음, 판도라클랜을 차근차근 말려 죽이면 될 뿐이다.
바로 그때였다.
“노은하가 군단장을 죽였습니다.”
“대단한 실력이군.”
거울에 비친 노은하.
그가 파티원들의 지원을 받아서는 바실리스크의 허를 찔렀다.
사각지대에서 접근한 그가 재빨리 놈의 머리에 구멍을 낸 것이다.
하지만 다른 개체가 살아있는 한, 바실리스크는 죽지 않는다.
다시 그때였다.
“과 가 협공을 해서 바실리스크를 죽였습니다.”
거의 동시에 또 다른 개체가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슬레이어들은 대한민국 최강자 중 세 손가락에 거론되는 십이좌들의 전투에 혀를 찼다.
그때, 덩치가 큰 데다 살집이 많은 남자가 말했다.
꼭 아바돈을 연상케 하는 외견의 남자였다.
“할파스, 쟤네 먹고 싶어. 한 명은 나한테 줘. 내가 먹을래.”
자신을 할파스라고 소개한 남자.
아니, 마인이 손가락을 빨았다.
바실리스크 두 마리가 죽었는데도 위기를 느끼지 않는 듯했다.
그것은 이동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 명은 나한테 넘겨줬으면 하는데. 인형으로 쓰면 딱 좋을 것 같거든.”
가 키득거렸다.
그러자 슬레이어들도 낄낄거렸다.
그들도 저마다 한마디 보탰다.
“그럼 나는 . 데려가서 내 취향에 맞게 길들여보지.”
“는 가지고 놀다가 흥미가 뚝 떨어지면, 그냥 정신을 붕괴시켜 사회로 돌려보내고. 십이좌 전원이 사망했다고 하면 이상하잖아?”
“그럼 노은하는? 한창진은? 진파랑은?”
왕은 그들이 경박하게 지껄이는 걸 내버려두었다.
그의 시선은 오로지 거울에 못박혀 있었다.
“바실리스크들이 부활하는군요.” “그래, 예상대로다.”
라이프 베슬을 공유하는 군단장들.
두 마리는 동시에 죽어서 본래라면 이 세상에서 소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놈들은 소멸되지 않은 채, 재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플레이어들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저들은 절대로 죽이지 못해.”
왕은 입가를 끌어올렸다.
그가 단언했다.
그야 당연했다.
왜냐하면─.
“─저한테 세 번째 라이프 베슬이 있으니까요.”
라이프 베슬은 두 개가 아니었다.
세 개였다.
왕이 넘겨준 아티펙트.
마스테마가 그것을 두 팔로 안고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놈들의 힘이 빠지게 될 때 기습을 가한다. 그것으로 끝이다.”
비겁한 게 아니다.
이기기 위해서 무엇이든 한다.
그것이 바로 옳은 것이고, 정의다.
왕과 그들의 방식이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