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81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백서진이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지한 것은 11년 전이었다.
11년 전, 은하가 라는 이명을 손에 넣은 그 시기.
“…그 거울의 주인이 나타났다고?”
상대의 욕망을 가늠하는 아티펙트.
척사 다뉴조문경.
오랫동안 주인을 시험하던 거울을 손에 넣은 사람이 나타났다.
백서진은 흥미를 품었다.
내 뜻대로 다룰 수 있는 놈인가.
아니면 다룰 수 없는 놈인가.
백서진은 그 거울의 주인이 되는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마침 시기가 적절했다.
앞으로 아마겟돈이 일으키게 ‘될’ 재앙에서 가급적 그 자에게 공훈을 몰아주는 식으로 하면 될 터였다.
그리하여 그자를 체제의 상징으로 만들어낸다.
생각할수록 괜찮은 시나리오였다.
“한 번 확인해봐야겠군.”
백서진은 행동으로 옮기기로 했다.
우선 노은하에 대해서 조사한다.
떠도는 정보가 아니라 직접 그에게 접촉해서 자세한 정보를 알아낸다.
문제는 그가 아카데미에 재학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는 학생이라는 것이었다.
슬레이어들을 이용할 수 없다.
대책을 강구해야 했다.
그러다 떠오르는 수가 있었다.
“어디 보자…. 그러고 보니 이때쯤 고등아카데미에서 십이좌를 초청해 강연하는 일정이 있었을 텐데….”
대단히 운이 좋게도.
그해, 그는 아카데미 문화제에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 시기를 노려 노은하에게 접근해 직접 파악하는 것이다.
“나랑 비슷한 전법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있을 줄은….”
그런데 노은하를 만나러 갔더니.
노은하가 우보를 사용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연습 중이었다.
조용히 노은하의 훈련을 지켜보던 백서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와 비슷한 스타일을 추구하다니, 저게 어떻게 된 일이지?
창진이 녀석이 가르쳐준 건가?
노은하가 펼치는 보법과 검술에서 자신의 기술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살수의 움직임이다.
그가 자신에게 맞게 개조했더라도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대체 뭐하는 놈이지.
노은하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의 정체를 확인하러 온 백서진은 오히려 그의 정체를 더욱더 알 수 없게 되었다.
한편으로 마음이 동하기도 했다.
그를 자신의 제자로 삼고 싶었다.
검을 휘두르는 집념.
군데군데 묻어나는 살기.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
자신의 뜻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당장에 로 삼고 싶었다.
그러지 않아도 창진이가 옛날하고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살수의 마음가짐도 잊고 유해져선,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
목적 반, 호기심 반.
백서진은 노은하에게 접근했다.
그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면서 노은하의 인간상을 파악하려 했다.
“─은하 너에게 한 가지 물으마.”
“…네.” “네 검은 무엇을 위해 있는 거냐.”
그래서 물은 것이다.
노은하가 무엇을 목표하고 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검을 휘두르는지 말이다.
만약 그가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백서진은 그를 로 받아들였으리라.
하지만 백서진의 기대를 배신하고, 노은하는 전혀 다른 답을 내놓았다.
“─선녀를 지키기 위한 검입니다.”
그때 노은하의 눈을 본 순간.
백서진은 노은하에게 집념이라고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엿봤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
너무 위험하다.
아니, 감당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자신과 반대되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선녀에게 위해가 되는 모든 것을 적으로 돌리겠다는 생각이라니….
나하고는 맞지 않는다.
선녀란 어떤 존재인가.
선녀는 플레이어와 다를 바 없다.
선녀 역시 통제받아야 한다.
이 나라를 제어하기 위한 장치로서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백서진의 지론이었다.
그러니 그는 결단코 선녀의 위세가 강해지기를 바라지 않았다.
선녀는 상징으로서 군림해야 돼.
정치가로서 군림하는 게 아니라.
배우는 연기만 하면 될 뿐이다.
노은하는 위험하다.
적이 될 수 있다.
없애야 한다.
하지만 백서진은 선뜻 결정할 수가 없었다.
고작 17살에 불과한 놈이야.
시간을 들여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얼마든지 있어.
그리고 아직 위협은 되지 않아.
그때, 백서진은 노은하가 자신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오히려 즐겁기만 했다.
자신의 적이 될 수도 있는 존재.
이 얼마나 반가운 존재란 말인가.
군주들이 모두 사라진 후로 그에게 적이라 할 수 있는 존재가 없었다.
백서진은 오만했고, 거만했다.
그래서 그는 노은하의 처리를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감시는 계속하기로 했다.
동시에 세뇌도 해보기로 했다.
아직 그는 어렸다.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자아를 바꿀 시간은 충분했다.
아카데미 고등부 3학년 편입에는 나이 제한이 존재하지 않았지.
백서진은 아카데미 제도를 이용해 노은하를 감시하기로 했다.
이에 그는 노은하가 3학년이 되는 시기에 맞춰, 자신의 사람을 한 명 심어놓기로 했다.
“저 보고 아카데미에 가라고요?”
“그래. 가서 노은하가 어떤 놈인지 자세히 알아내도록.”
“그 아이가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그럼 신분을 위장하고 편입 시험을 치러야겠네요.”
베베.
그녀는 백서진의 사람이었다.
편재에 휩쓸려서 마인으로 변모한 그녀는 백서진에게 구해져, 그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했었다.
그녀가 아카데미에 편입한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었다.
“그래도 네게 보상은 해줘야겠지. 아카데미 도서관을 조사해보거라. 도서관 지하에 예전에 익현이 놈이 숨겨놓은 아티펙트들이 있을 거다. 그걸 가져가거라.”
“살아있는 신화가 숨겨놓은 거라니 어떤 게 숨겨져 있을지 기대되네요. 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베베는 아카데미에 편입해 노은하에 대해 조사했다.
그런데 노은하가 되레 베베를 잡아 배후를 추적하려고 했다.
설마 내가 역추적을 당할 줄이야.
백서진은 당황스러웠다.
만약 베베에게 아마겟돈이 걸어둔 세뇌마법이 통하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정체를 노은하에게 모조리 까발려지게 됐을 것이다.
노은하는 끌어들일 수 없다.
백서진은 결론을 내렸다.
그는 노은하를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쯤 노은하의 주변에는 많은 권력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시리우스그룹과 앨리스그룹.
두 개 그룹 직계들과 약혼한 그를 섣불리 없앨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다.
노은하가 아무리 성장한다 해도, 결국 한계가 있는 법이다.
백서진은 단념하기로 했다.
그것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노은하는 다시 한번 그의 예상을 벗어나고 말았다.
아니, 뛰어넘었다.
“─잘 가게.”
서울 재앙.
그것은 자신과 아마겟돈이 준비한, 재건 이래 가장 거대한 재앙이었다.
아마겟돈의 목적은 경외심을 얻어 신으로 거듭나기 위한 무대였고.
백서진 자신에게는 선녀의 권위를 크게 떨어뜨려 놓기 위한 자리였다.
동시에 문준의 허를 찔러, 그를 제거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자네의 뜻에는 공감했지. 군주가 이 나라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 돼. 하지만 나는 된다.”
선녀를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해.
은 반드시 없애야 했다.
그는 선녀와 국민들이 힘을 모아서 세상을 멸망 이전으로 되돌리는 걸 바라고 있었다.
백서진은 절대 바라지 않았다.
어째서 힘을 가진 자들이 굽히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눠야 하는가.
그런 세상은 잘못되었다.
그래서 을 죽였다.
백서진은 그를 죽이는 것으로 이제 마나관리기구와 십이좌를 휘어잡는 명분과 권한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변수가 튀어나온 것이다.
노은하다.
“이라….”
마치 이 재앙에 대비했다는 듯이.
노은하가 재앙을 물리쳤다.
그리고 신화를 체화했다.
의도치 않은 영웅의 탄생이었다.
백서진은 그제야 노은하의 존재에 위험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권력, 재력, 무력, 민심.
하지만 모든 것을 손에 넣은 그는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
그때쯤 백서진은 노은하가 어둠과 비슷한 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었다.
그를 건드리려고 한다면 자신 또한 적잖은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 사람이 사실 죽은 게 아니라 마인이 되어 되살아났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행히 방법이 있었다.
노은하는 자신과 아마겟돈이 아무 관계도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의 착각을 이용한다.
자신은 노은하의 편처럼 행동하고, 정면에 아마겟돈을 내세우는 거다.
그렇게 해서 노은하의 눈을 돌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런데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가.
“하하, 대체 뭐하는 놈이지?”
마나교의 반혼제 테러도.
제2차 의정부 탈환전에서 군대의 포격도.
백서진과 아마겟돈이 꾸민 재앙은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어디 그뿐인가.
” 님만큼 더 나은 십이좌 필두가 과연 있을까요?”
제2차 의정부 탈환전.
원래라면 백서진은 이때를 끝으로 십이좌 필두에서 물러나려고 했다.
선우화령에게 자리를 내줘, 자신은 어둠으로 돌아가서 진정한 비선실세로 군림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노은하가 을 몰아내, 그 자리에 를 앉혔다.
졸지에 백서진은 정부에 관여하는 영향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되레 노은하의 영향력이 커졌다.
을 이 나라의 군주로!
서울 재앙 이후 알음알음 거론된, 노은하를 군주라고 부르는 소리는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었다.
나아가 그는 한창진을 내세워서는 백서진의 어둠을 가져가기도 했다.
더 이상 노은하는 백서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결국 백서진은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이 갤럭시그룹의 직계 최정훈과 손을 잡은 것이다.
선우화령의 마음은 알고 있었다.
내 자리에 욕심이 난 거겠지.
이전부터 선우화령은 기회가 되면 백서진의 권위를 침해하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장기말로 끝날 생각이 없던 것이다.
백서진은 묵인했다.
자신이 그에게 밀린다면, 그것은 곧 자신이 이 나라를 지배할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의 일탈을 정도껏 묵인해주었다.
그런데 그것이 사달이 났다.
노은하가 그를 붙잡은 것이다.
할 거면 들키지 않게 했어야지….
마냥 을 탓할 수는 없었다.
노은하의 대응이 너무 과감했다.
백서진도 깜짝 놀랐을 정도다.
그만큼 노은하는 선녀를 위협하는 세력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긴 것이다.
꼬리를 잘라내야 한다.
여기서 을 내줘서는 안 돼.
아마겟돈의 연락을 받고.
백서진은 즉각 움직였다.
그는 노은하에게 화를 내는 한편, 의 입을 막을 기회를 노렸다.
기회가 오자마자 곧장 죽였다.
백서진의 행동에 망설임은 없었다.
어차피 아마겟돈은 마나교 반혼제 테러 이후로 혼을 연구하는 것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이제는 복제 인간을 만드는 한편, 그 몸에 본체의 영혼을 성공적으로 집어넣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그 몸은 본체의 몸보다도 훨씬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고.
은 기회를 봐서 사망하고, 새로운 몸으로 태어날 예정이었다.
그러니 계획에는 차질이 없어.
그렇게 노은하의 눈을 속였다.
은 비밀리에 되살아났고.
백서진은 언젠가 올 기회를 위해서 잠적해 있기로 했다.
얼마 후, 칠마의 테러가 일어났다.
이게 분기점이 될 것이다.
아마겟돈이 이기기만 하면, 전세를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백서진의 바람은 꺾였다.
노은하가 신화를 현현했다.
그가 아마겟돈을 물리쳤다.
물론, 아마겟돈도 도박에서 질 때 어느 정도 대비해놓기는 했다.
그는 온태양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백서진의 눈을 피한 존재가 그를 죽여버리고 말았다.
아마겟돈은 완전히 소멸해버렸고, 백서진은 그를 죽인 존재를 찾을 수 없었다.
“전부, 실패하고 말았군.”
노은하.
백서진은 은하의 이명이 버젓이 라고 불리는 것을 보고서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궁지에 몰렸다.
가 된 노은하는 몇 년 안에 어둠을 완전히 정복하고서는 자신이 배후임을 깨닫게 될 터였다.
그때가 되면 끝이다.
자신이 가진 모든 힘이 노은하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다.
더는 물러날 데가 없었다.
백서진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 목숨을 판돈으로 올린다.
그리하여 그는 현 상황을 극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판을 만들었다.
노은하와 함께 선녀의 힘이 돼주는 사람들을 없애버릴 기회를 말이다.
“그렇게 된 거다, 은하야.”
☆
그 시각.
다른 곳에서 바실리스크와 싸우던 플레이어들도 슬레이어들과 대치해 기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 이동혁? 저 사람은 분명 죽었을 텐데….”
강현철.
이도진.
두 사람이 기습을 당했다.
그러지 않아도 끝나지 않는 전투로 지쳐가던 그들은 치명상에 가까운 상처를 입고 말았다.
박혜림은 두 사람을 치료하면서, 슬레이어들 사이에 섞인 이동혁을 발견했다.
어디 그뿐인가.
악명 높은 슬레이어들은 물론이고, 죽었다고 알려져 있던 슬레이어들도 버젓이 살아 있었다.
마인들까지 있었다.
“쟤네 둘, 맛있겠다.”
“한 놈만 먹어라. 나머지 한 놈은 내가 인형으로 만들 거니까.”
덩치 큰 마인이 손가락을 빨면서 침을 질질 흘렸다.
는 가볍게 혀를 찼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고? 그냥 다 죽이면 되는 건가?”
그때 한 슬레이어가 입을 열었다.
좌중에 울려 퍼진 물음.
슬레이어들이 낄낄거렸다.
플레이어들은 입술을 깨물었다.
양측 모두 알고 있었다.
힘의 우위란 명확했다.
키야아아악!!
더군다나 군단장은 저들을 적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기도 했다.
슬레이어들과 군단장.
플레이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들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그분께서 오늘 일이 절대 세상에 새어 나가게 하지 말라 명령하셨다. 그러니 1명도 멀쩡하게 살려 보내선 안 된다.”
“너희가 목숨을 구제할 방법은 셋! 우리한테 포로가 되어 살아남든가, 그냥 정신이 파괴당해 살아남든가, 기억을 조작당해 살아남든가다.”
슬레이어들의 기습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인사에 지나지 않았다.
본격적인 살육이 시작되었다.
☆
또한 그 시각.
백서진과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던 선우화령, 마스테마가 나타났다.
사정을 파악할 때가 아니었다.
그럴 겨를이 없었다.
기회는 지금밖에 없어.
상황은 명백했다.
백서진이 배신했다.
놀람은 잠시였다.
십이좌 유수진.
그녀는 호흡을 가다듬고 스코프로 백서진을 조준했다.
현재 그는 노은하와 이야기하느라 자신의 존재를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즉, 적의 지휘관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지금 나는 감지망에 벗어나 있어.
가장 후방에 있는 나는 저놈들의 감지망에 노출돼 있지 않을 거야.
저들은 지금 기습이 성공했다면서 시시덕거리고 있었다.
아주 제대로 방심했다.
유수진은 이 기회를 노려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
바로 그때─.
─철컥
“…….”
머리 뒤에 무언가가 닿았다.
차갑고 단단한 무언가.
그게 무엇인지 뒤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총구다.
누군가 그녀가 깨닫지 못할 정도로 기척을 감춘 채 접근한 것이다.
“스나이퍼의 약점은 바로 이거지. 타깃에 집중하느라고 정작 제 뒤는 신경도 안 쓰는 것.”
“…….”
“자고로 사냥의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은 사냥감을 사냥하는 짐승을 노리는 법이지. 안 그런가?”
완전히 뒤를 잡혔다.
유수진은 방아쇠에서 손을 놓았다.
그녀가 분하다는 듯이 물었다.
“누구냐.”
“바르바토스(Barbatos). 그게 내가 마인으로서 가진 이름이다.”
“마인이라고?” “마인이 칠마만 있으란 법이 있나? 네가 모르는 어둠에는 많은 마인이 그분께 의탁하고 있지.”
남자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그러고는 총구로 유수진의 머리를 톡톡 때렸다.
“게임 끝이다. 총에서 손 떼. 너는 모처럼 내 마음에 들었으니, 이대로 살려두마.”
“…….”
“그리고 그분의 대업이 끝난 다음, 내 컬렉션으로 삼아주지.”
남자, 바르바토스의 비웃음.
유수진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외통수였다.
후방까지 놈들에게 점령당했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