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85
마인, 바르바토스.
그는 유수진의 등 뒤를 잡고서는 흡족해하고 있었다.
이 나라에서 최고로 평가되고 있는 열두 명의 플레이어, 십이좌.
자신이 그중 한 명을 사로잡았으니 흡족하지 않을 리 없었다.
“자, 그럼 이제부터 고민인데 너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안을 걸러내 형체만 남길까, 아니면 포르말린에 넣어버릴까.”
“…….”
“아, 저항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네가 움직이는 순간 나는 그 머리에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
“…너희는 누구지.” “말했잖아. 마인이라고. 칠마보다 급이 달린다는 인식이 있어 기분이 좋지 않기는 하다만, 신인류보다는 마인이라는 어감이 나는 더 좋군. 바르바토스다.”
바르바토스는 어깨를 들썩였다.
유수진이 저항하는 기세가 보이면 방아쇠로 그녀의 머리를 건드렸다.
그때마다 유수진은 저항을 멈추고 다시금 기회를 노리는 형세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포기해라. 너희한테 승세는 전혀 없으니까 말이야.”
바르바토스는 단언했다.
후방은 그가 이끄는 슬레이어들이 점령했다고 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들은 도망칠 수 없다.
만약 도망친다면, 후방을 점령한 바르바토스의 슬레이어들이 그들을 추격할 것이다.
절대, 절대, 절대로─.
“─너희는 이길 수 없다.”
바르바토스는 자신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과신이었고, 곧 패착이었다.
그가 유수진의 행동을 감시하는데 온 신경을 쏟아부은 결과─.
─요정환장
마키나 스나이퍼
바르바토스는 감지망에 벗어나서, 먼 거리에서 그를 저격하는 스나이퍼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다.
깨달았을 때는 늦은 뒤였다.
이미 탄환이 총구를 빠져나와 그를 노리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콰아아아앙!!
굵직한 빛줄기가 그를 덮쳤다.
그 순간, 유수진은 기회를 보고는 바르바토스의 총구를 쳐냈다.
바닥을 구른 그녀가 품에서 칼을 꺼내 들었다.
“잘했어.”
손가연.
유수진은 자신의 를 칭찬하며, 바르바토스의 가슴팍에 냉큼 칼을 꽂아 넣었다.
“끼야아아아아아악!!!”
전세가 뒤집혔다.
바르바토스가 렉 현상을 일으키며 소멸의 위기에 처했다.
☆
문자 그대로.
어둠이 뜯겨나간다.
류연화가 만들어낸 얼음 비가 연신 의 세계에 쏟아지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냉기가 자욱이 깔려, 그곳을 점차 겨울의 세계로 만든다.
“이, 이게 어떻게…! 설마 신화라도 체화한 거냐!?”
은 경악했다.
그는 자신의 세계가 흔들리는 것을 믿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류연화는 답이 없었다.
그녀는 공중에 얼음 길을 만들어, 그 길을 미끄러져 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한매류 극의
북풍한설
어둠 속에 발을 들인 류연화.
그때쯤 의 세계에는 눈이 수없이 휘날리고 있었다.
겨울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내 그녀가 창을 힘껏 휘두르자, 냉기가 그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퍼져 나갔다.
“말도 안 돼…. 추락감을 느끼지도 않는다고? 내 세계에서 대체 어떻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냐!!”
어둠이 얼어붙는다.
마치 얼음이 깨지듯 세계에 쩌적 금이 가고 있었다.
은 류연화의 창을 피해내며 몇 번이고 부정했다.
그때 류연화가 처음으로 말했다.
“나는 눈이고, 얼음이고, 냉기고, 겨울이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 “겨울은, 어디서든 찾아올 뿐이야.”
자신이 곧 겨울이다.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하지만 은 그녀가 한 말을 이전에 들은 적이 있었다.
그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남궁성운도 그런 말을 했었지…. 그래, 네 자체가 자연이 돼버리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냐.”
무위자연의 경지.
전대 남궁성운은 신화를 현현하지 않고도 그것에 버금가는 경지를 그렇게 불렀었다.
은 옛 기억을 떠올리고는 혀를 내둘렀다.
“남궁성운도 그 경지에 이르게 된 나이가 삼십 후반을 넘겨서였다!! 그런데 네가 그놈보다 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류연화는 그것을 입증하고 있었다.
의 세계가 부서져나간다.
그리고─.
─환수 변환
피닉스의 날개
라이거 블래스터
노은하가 날아들었다.
류연화가 그의 존재를 확인도 않고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그 자리를 은하가 대신한다.
은하의 총신이 전격을 머금었다.
“내 아내가 대단하기는 하지.”
은하가 씩 웃었다.
그 순간, 전격이 뿜어졌다.
─────!!!
류연화가 균열을 낸 세계에.
은하가 블래스터로 발한 전자포가 번쩍 굉음을 일으킨다.
푸른 전류가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에 거대한 구멍을 뚫어낸다.
동시에 의 가슴팍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냈다.
“커헉…!”
이 피를 토한다.
그가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고서는 어둠 속으로 추락한다.
“노─으으으으은─하아아아아─!!”
어둠이 옅어진다.
검은 세상이 색을 되찾는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은 연신 은하의 이름을 불러댔다.
☆
의 신화가 사라졌다.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은 아직 죽은 것이 아니었다.
“끄윽….”
바닥에 드러누운 그가 꿈틀거린다.
슬레이어들이 그를 보호한다.
이윽고 그가 바닥에 손을 짚고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허억, 헉, 크윽…!!”
신화를 현현한 대가다.
더욱이 그는 신화를 현현한 상태로 패배를 맞이하기까지 했다.
그의 영혼이 소실하는 것은 물론, 그가 지금까지 이룩한 신화의 격이 떨어지고 있었다.
철퍼덕
이 피를 토했다.
그가 다시 바닥에 쓰러진다.
무릎을 꿇고 몸을 덜덜 떤다.
늙은 몸으로 신화를 감당하기에는 충분치 않았던 까닭이다.
“전세는 이걸로 역전됐네.”
은하는 진홍의 세계에서 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의 말대로, 판세가 바뀌었다.
조금 전하고 다르게 슬레이어들의 기세가 대폭 꺾였다.
이 은하에게 패한 것으로 사기가 꺾인 것이다.
…나도 버티기는 힘드네.
한편 은하 역시 속으로는 신화의 부담을 감당하는 중이었다.
하루에 두 번이나 신화를 발했다.
두 다리가 땅바닥에 붙어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만큼 마인의 몸과 그의 기프트가 신화의 대가를 감당하는 것에 꽤나 최적화되어 있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신화를 거두고 싶지만, 그렇게 됐다가는 플레이어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어.
고통을 감내하며.
은하는 최대한 태연한 얼굴을 하고 신화를 유지했다.
판도라 클랜원들은 그걸 알아차린 기색이었다.
[괜찮아?] [버틸 만해. 다른 사람들은 어때?] [어떻기는…. 네 신화 덕분에 다들 많이 나아졌어.]진서나가 텔레파시를 보내왔다.
판도라 클랜원들은 모두 무사했다.
은하는 그 사실에 안도했다.
한편 류연화도 그가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류연화가 계속해서 은하의 앞으로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꼭 자신이 그를 지키겠다는 듯한 형세였다.
은하는 그녀의 배려에 고마워하며 말을 걸었다.
“연화 누나.”
“응.”
“다른 쪽은 어떻게 됐어?” “남훈이랑 우비가 파티를 이끌고 지원을 갔어. 강릉시 플레이어들도 추가로 투입됐을 거야.”
“그렇다면 거기도 어찌어찌 숨통이 트였겠네.”
은하는 류연화에게 소식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현철이 있는 전장에도 지원군이 투입되었다고 하니 피해를 어찌어찌 막을 수 있을 터였다.
이제 문제는 저놈들인데….
은하는 슬레이어들을 노려보았다.
신화를 현현한 이상 가능한 많은 슬레이어들을 죽여야 했다.
되도록 이 자리에서 모두 없애서, 화근 자체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간신히 우세를 점했다 한들 자신들의 피해가 상당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사력을 다해서 슬레이어들과 싸운다면….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나 슬레이어들을 없애는 대신 그들 역시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두 번째로 현현한 신화로는 그들을 모두 지킬 수 없었다.
은하는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선택을 내리기로 했다.
이대로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바로 그때─.
“─성운이가 잘 키우기는 했구나. 설마 신화를 현현하지 않은 상태로 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가다니 말이야. 은하 네 도움이 있었다지만 그래도 정말 대단하구나.”
“”””…….””””
돌연 아공간이 열렸다.
그 속에서 마스테마가 나타나고, 백서진이 걸어 나왔다.
그가 슬레이어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는 을 힐끔 쳐다보고 은하에게 시선을 향했다.
“설마 별동대를 꾸려놓았을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다. 너는 정말로 용의주도하구나.” “그래서요? 제 상대는 이제 당신이 하겠다는 건가요?”
“흠, 나밖에 네 맞수가 될 상대가 없기는 하겠지.”
전세는 다시 알 수 없게 됐다.
마스테마가 연 아공간에서 추가로 슬레이어 몇몇이 걸어 나온 것이다.
그들이 내뿜는 기세가 상당했다.
무엇보다 은하는 백서진의 존재를 경계하고 있었다.
신화를 두 번이나 사용했는데….
내가 저 사람을 이길 수 있을까?
겉으로는 백서진을 도발했지만.
은하는 속으로 전투가 일어날 때를 가정하고 있었다.
알 수 없었다.
백서진의 능력은 미지수였다.
특히 그의 신화라면 더더욱.
은하는 그를 경계했다.
그러자 백서진이 웃었다.
“그런데 과연 네가 내 상대가 될지 잘 모르겠구나. 그 몸으로 나하고 붙을 수 있을 것 같으냐?”
“못할 것도 없죠.”
“괜한 객기를 부르는구나. 그따위 도발에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런데도 굳이 도발에 넘어가주자면 어디 한 번 경험해보든지.”
백서진이 시가에 불을 지폈다.
그가 연기를 내뱉었다.
그 순간 공간이 부르르 떨렸다.
백서진의 몸에서 흘러나온 어둠이 주변 일대를 잠식해나갔다.
이 부리던 어둠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밀도였다.
그의 어둠에 삼켜진 모든 것들이 존재를 잃어가고 있었다.
“어떠냐?”
“…….”
은하의 세계도 집어삼켜졌다.
그가 저항하려 해도 소용없었다.
백서진의 어둠이 불꽃 끄트머리를 확 잡아챘다.
거기에서부터 침식이 시작됐다.
불꽃의 세가 줄어들고 있었다.
“신화를 완전히 현현하지 않았는데 네 신화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지.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냐.” “…….”
“네가 아마겟돈의 신화를 물리쳐서 신화의 격을 높였다고 한들, 설령 살아있는 신화를 뛰어넘는 존재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네 신화는 절대 내 신화를 이기지 못한다는 거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어둠이라고.
백서진이 말을 덧붙였다.
그가 불이 꺼진 시가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시가조차 어둠에 삼켜져 사라졌다.
…무슨 신화인지 모르겠어.
한편 은하는 경악하고 있었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갑자기 세계가 백서진에게 침식당한 것이다.
게다가 그는 침식에 저항할 수가 없었다.
그로 인해 은하의 신화는 자동으로 거두어지고 말았다.
신화가 무효화된 것이다.
“자, 그럼 상황은 원래대로 됐으니 어떻게 할지 봐야 하는데….”
그때 백서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슬레이어들을 살폈다.
그들의 상태도 심각하기는 했다.
“어느 한쪽이 살아남는다고 해도, 살아남는 쪽도 오래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되겠구나.”
백서진이 상황을 분석했다.
그가 오른손을 쥐었다.
세상을 까맣게 물들이던 어둠이 곧 그의 몸속으로 흘러들어 갔다.
“저쪽도 판세가 기울어졌다고 하니 여기에만 신경을 쓸 수 없는 일이고 말이야.”
백서진이 쓴웃음을 짓는다.
그가 은하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 네가 이겼다.” “…….”
“나는 완벽하게 너를 죽이기 위해 이렇게 모습을 드러냈는데…. 결국 너를 이대로 살려 보내줘야만 하는 상황이 됐으니, 네가 이긴 셈이지. 이미 지금쯤이면 내가 변절한 것이 마나관리기구에 들어갔겠지?”
은하는 답하지 않았다.
백서진의 물음대로였다.
류연화가 이 자리에 나타났다는 건 마나관리기구도 백서진의 변절을 알아차렸다는 뜻이 된다.
백서진이 이곳에서 플레이어들을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악인이라는 그의 정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러면 방책을 바꿔야지 않겠냐. 내 취향에는 맞지 않는 일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최대한 많은 전력을 온존해서 이 나라를 전복해야지.”
어둠에서 움직이는 것은 끝났다.
모든 것이 드러나고 말았으니 이제 정면에 나서기로 하겠다.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의 요지를 알아차렸다.
쿠데타다.
백서진이 이 나라를 상대로 이제 쿠데타를 벌이겠다고 선언한 거다.
“너희에게 충분히 피해는 입혔으니 이쯤에서 물러나도록 하마. 다음에 보게 될 때는 나와 네가 생사결을 벌이게 되겠구나.”
마스테마가 아공간을 열었다.
슬레이어들이 그 안으로 들어간다.
백서진도 뒤를 돌았다.
망토를 펄럭인 그가 말했다.
“그 대결에서 내가 이기게 된다면, 다시 군주의 시대가 오게 되겠지.”
그때는 필시.
너도 나도 왕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재건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 거다.
전란의 소용돌이가 들이닥치겠지.
백서진이 아공간으로 발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그러니 그때 보자, 은하야.”
백서진이 아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이윽고 벌어진 공간이 봉합되자.
그제야 숨을 조이는 것만 같았던 분위기가 사라졌다.
“”””…….””””
플레이어들이 바라보는 방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숲과 도로가 파괴된 광경이 조금 전 목숨을 건 사투가 있었음을 알려줬을 뿐이다.
“젠장….”
그때쯤 은하는 반동을 이기지 못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더 이상 움직일 힘이 없었다.
☆
백서진이 사라진 그 시각.
다른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슬레이어들도 퇴각 신호를 들었다.
“쳇, 이대로 물러나야 하는 건가. 결국 이놈들 때문에 다른 놈들에게 손 한 번 대지도 못했네.”
슬레이어들은 혀를 찼다.
강현철, 이도진.
그들은 겨우 두 사람을 상대하느라 발목이 붙잡히고 말았다.
종국에는 그들이 신화를 현현하는 단계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뒤에서 기습을 노리지 않았더라면 그들이 신화를 현현하게 만들어줄 뻔했다.
우걱우걱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다수를 이길 수는 없었다.
강현철과 이도진은 플레이어들을 살려 보내는 대가로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꺼어억. 먹느라 고생했네. 번개도 생각보다 괜찮았어. 지금도 위장을 따끔따끔 찌르고 있는 느낌이 뭔가 기분이 좋아.”
이도진을 꿀꺽 삼킨 할파스는 이내 자신의 배를 통통 두드렸다.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직후 그가 트림했다.
그러자 번개가 파직 튀어나왔다.
“이것 봐! 이거! 을 먹으니 를 사용할 수 있게 됐어!!”
할파스가 들뜬 어조로 말했다.
그가 몸에 푸른 번개를 둘렀다.
“나, 저것도 먹어도 돼?”
이내 할파스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강현철을 가리켜 물었다.
어깨 한쪽이 깊이 패 있었다.
할파스가 뜯어먹은 것이다.
이동혁이 곧장 나섰다.
“어차피 네 힘은 한 명에 한해서 먹어 치운 상대의 능력을 사용하는 거지 않나? 이건 내게 넘겨.”
“먹고 싶은데….”
“이건 내 인형이다. 건드리지 마라. 내가 을 노린다고 말했는데, 내 말은 듣지도 않고 기어코 그놈을 먹어버리기나 하고. 그러니 나는 라도 가져가야겠다.”
“치이….”
“쯧, 여기저기 헤집어진 곳이 있어 수복하는 것도 일이겠군. 한쪽 팔은 기계 팔이라도 달아야겠어.”
강현철의 시체를 이리저리 살피며.
는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이 되도록 신체를 유지한 채로 이도진을 상대했던 반면, 할파스는 전투를 벌이면서 강현철의 시체를 훼손했다.
아무래도 그를 인형으로 만드는 건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 될 듯했다.
그때, 아공간이 열렸다.
마스테마가 걸어 나왔다.
“플레이어들의 피해가 적기는 해도 소득이 있어서 다행이군요. 이걸로 와 를 얻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마스테마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전투를 벌이고 쉬고 있던 슬레이어들이 히히 웃어댔다.
“그러면 어서 자리를 이동합시다. 플레이어들의 추적이 있을 테니.”
마스테마의 지시에 따라.
슬레이어들과 마인들이 아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들이 있던 자리에 살아있는 존재는 찾을 수 없었다.
그곳에 남은 것은 쓰러진 나무와 붕괴한 지반, 격렬한 전투가 있었던 흔적과 시체들뿐이었다.
죽은 자들만 남은 자리는 무척이나 황량하고, 한산하기만 했다.
☆
백서진이 변절했다.
와 이 사망했다.
그들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황이 그들의 죽음을 가리켰다.
는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일어나길 반복하면서 미치광이처럼 현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은 세상에 빠르게 퍼졌다.
리라이프 플레이어 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