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893
은하의 신화가 특별하다면.
백서진의 신화는 특수하다.
이 나라를 재건하는 것에 일조한 백서진은 그 모든 과정을 신화로서 체화해냈다.
따라서 그가 재건한 나라에서 나는 모든 것들은 백서진의 통제를 받고, 백서진보다 격이 낮을 수밖에 없다.
“너희가 지금 삶을 누리는 이유는 모두 내가 어둠을 기반으로 나라를 세웠기 때문이지.”
국내 한정으로.
백서진의 신화는 어느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한다.
그가 적은 병력을 이끌고서 결전을 벌이러 온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네 신화는 내게 제대로 대항하지도 못하고 거두어진 거다. 내가 재건한 땅에서, 너의 신화는 내 신화의 일부에 지나지 않아.”
어떤 의미에서는, 백서진의 신화는 모든 신화 중 가장 앞에 배열되는 창세 신화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신화를 얻기까지 오랜 세월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제는 마침내 내게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이 없게 되었구나.”
백서진이 두 팔을 펼쳤다.
그의 망토가 펄럭이고 어둠 속에서 수십 개의 암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들이 쇄도해온다.
은하는 뇌보를 써서 피하려 했다.
…뇌보를 사용할 수 없어?
하지만 은하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당황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큭…!!”
결국 은하가 선택한 수단은 검으로 날아드는 암기를 막는 것이었다.
당연히 그가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수십의 암기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물며 어둠 속에 숨어서 날아드는 암기를 찾아내는 것도 힘들었다.
“…황혼검.”
[흠, 신기한 현상이로구나. 마나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니…. 저놈의 신화가 술식을 망가뜨리는가 보구나.]그나마 마나는 사용할 수 있었다.
은하는 체내 마나를 발현했다.
암기가 만들어낸 상처를 회복하고, 몸속의 섭리가 침투하는 독을 연신 파괴해댄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니, 그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해서 당황한 모양이구나. 그럴 수밖에 없지.” “…….”
그때 백서진이 말을 걸었다.
그가 의문을 해소해주었다.
“네가 그동안 사용한 마법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더냐. 그것이 온전히 네 손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그 마법의 근간을 구성하는 토대는 어디에서 나왔을 것 같지?”
“…….”
“바로 이 나라다. 마법의 이론도, 사상도, 기술도, 재화도 모두 내가 재건한 나라에서 나온 것이다.”
백서진이 감정에 차서 소리쳤다.
은하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의 신화가 어느 정도 이해됐다.
[호오, 물리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까지 통제하는 건가. 이런 신화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굉장한 집념이라고 할 수 있겠군.]황혼검이 평한 바와 같이.
백서진의 신화는 국가에서 비롯된 모든 것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오직 백서진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가능한 것이다.
성가시네.
은하는 혀를 찼다.
신화와 마법을 사용할 수가 없는 자신과 다르게 백서진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듯했다.
우보
백서진의 신형이 사라졌다.
은하는 직감에 의지해 백서진에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
신체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는 백서진에게 대응하기 힘들었다.
은하의 검이 허공을 가른다.
그리고 왼쪽에서 검이 파고든다.
그는 황급히 몸을 틀었다.
하지만 백서진의 검이 더 빨랐다.
그의 검이 옆구리를 베어냈다.
“젠장….”
은하는 욕지기를 내뱉었다.
또 독이다.
바일런트 베놈의 섭리가 꿈틀거려 독을 파괴한다지만, 그 과정이 다소 고통스러웠다.
거리를 벌린 은하는 베인 상처를 확인했다.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
문제는 신체 능력을 끌어올려서도 치료가 더디다는 것.
피가 멈추지 않는다.
은하는 조금 전 공격에 맹독 외에 다른 것도 섞여 있음을 알아차렸다.
“출혈을 일으키는 마법이다. 그건 독이 아니라 할 수 있지. 보아하니 그건 통하나 보구나.”
백서진이 입가를 끌어올렸다.
은하는 그를 노려보았다.
피이이익!!
출혈을 일으키는 마법이라면.
억지로 틀어막으면 될 뿐이다.
은하가 불닭이의 힘을 빌려, 곧장 상처 부위를 지졌다.
살을 태우는 고통이 끔찍했음에도 정신력으로 버텨냈다.
“…미친놈.”
[미친놈이구나.]그 광경에 백서진이 미간을 모으며 말을 토했다.
황혼검도 같은 말을 전했다.
은하는 그들의 말을 무시했다.
어떻게든 이 신화를 파훼할 방법을 찾아야 해.
완전무결한 신화란 없다.
인간이 만든 신화란 불완전하기에 어딘가에 약점이 있는 법이다.
은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백서진의 신화가 아무리 강력해도, 그의 신화에도 빈틈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하지만 주위가 어떤가.
어둠, 어둠, 어둠, 어둠….
온통 어둠 뿐이었다.
빈틈이란 보이지 않았으며, 공간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의 신화는 굉장히 특이했다.
기존 세계와 신화의 경계가 전혀 보이지 않으니 벗어날 수도 없었다.
그런 그의 마음을 읽은 것인지─.
“─경계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어둠이 어디 경계를 찾을 수 있는 것이었더냐.”
“…….”
“여기는 내 독자적인 세계다. 내가 허락지 않은 것들은 모조리 어둠에 삼켜지지. 아마 내 어둠에 삼켜진 사람들은 서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홀로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거다. 그러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독감과 공포심에 정신이 붕괴하고 말겠지. 그리고─.”
백서진이 말을 끌었다.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런 식으로 출혈을 막는 것도 재미가 없으니, 조치를 취해야겠군. 애초 지우는 것을 잊고 있었다.”
피이이익!!
불닭이가 비명을 지른다.
은하는 흠칫했다.
어깨에 걸쳐 있던 불꽃의 망토가 어둠에 사로잡혀 사라졌다.
“네 환수 또한 내가 만든 세상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었느냐. 만약 내가 이 나라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쩌면 네 환수도 태어나지 않았을지 모를 일이니까. 그러니 너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
“네 마나 저항력이 낮아지는 순간, 너 역시 어둠에 먹혀 소멸할 거다.”
“큭….”
“그런데 그 환수는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로군. 아, 그런가. 의정부에서 태어났다고 그랬나. 지금의 나라는 의정부까지 포함하고 있지는 않으니 당연한 일인가.”
다행히 깡이는 남아 있었다.
은하의 주위를 떠다니는 쇠사슬이 불닭이가 사라지자 분노하듯 울음을 토해냈다.
크르릉
이제 전격의 힘만 다룰 수 있다.
그마저도 마법은 사용하지 못한다.
은하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그게 전부였다.
아니, 더 있었다.
여명검과 황혼검.
“너를 놀라게 하려고 디바이스와 아티펙트도 없애려고 했는데…. 흠, 모두 없어지지는 않는구나. 그 검은 태극 등급 보물로 만들었다고 하니, 그것 때문에 그런 건가? 나, 원…. 태극 등급 보물은 정체가 무엇인지 지금에 와서도 모르겠군.” “…….”
“맹고슈는 왜 지워지지 않은 거지? 혹시 그 안에 이 나라의 것이 아닌 재료가 들어 있기라도 한 거냐.”
황혼검이 지워지지 않은 이유는, 아마도 일본에서 얻은 검을 재료로 삼았기 때문일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하지만 은하는 백서진의 의문에는 답하지 않고 침을 삼켰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
그 시각, 백서진의 비고.
그곳에서도 신화와 신화가 충돌해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
새하얀 눈과 새까만 어둠의 충돌.
처음에는 접전을 벌이던 전투는 곧 한쪽이 기세를 잃어가면서 승패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눈의 기세가 사나웠다.
어둠이 밀리고 있었다.
신화 현현
동빙한설(凍氷寒雪)
류연화.
그녀는 눈의 세계를 등에 지고는 당당히 어둠의 세계에서 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눈 결정으로 만들어진 도복.
그럼에도 물질로는 정의되지 않는 도복이 펄럭일 때마다 어둠 속에서 눈 결정이 흩날렸다.
“남궁성운의 신화를 전수받았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은 그녀가 선보이는 실력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
전성기의 힘을 되찾은 그도 끝내 류연화의 신화를 이기지 못했다.
그의 팔이 하나 잘려나갔다.
창에 베여 잘려나간 팔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 그 팔을 잡아채 몸에다 붙이기도 전에, 그녀의 뒤에서 부는 겨울 바람이 팔을 낚아챘다.
팔이 얼어붙는다.
곧 팔이 얼음처럼 깨져 사라진다.
“큭….”
두 팔로도 어찌할 수 없었는데.
이 한 팔로 류연화를 어찌 상대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는 공격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그 결과, 눈과 바람이 부는 세상이 어둠의 세계를 빠르게 침범했다.
온 세상을 눈으로 뒤덮는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았던 나락에 눈이 쌓인다.
“이런 신화가 어디에 있단 말이냐! 대체, 대체, 왜 죽지 않는 것이냐!!”
은 혼신의 힘을 실었다.
그의 마법은 성공한 듯싶었다.
하지만 류연화는 공격을 맞을 때면 눈 결정으로 흩어져 사라졌다.
은 그 광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에 류연화가 말하기를─.
“─내가, 세계 그 자체니까.”
너무나도 오만한 소리.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는 의 가슴을 베어냈다.
궤적에서 얼음이 자라난다.
위에서 아래로 사선으로 만들어진 궤적이 의 몸에 새겨진다.
그의 몸이 얼어붙는다.
이 저항했다.
그가 동결을 피해 도망친다.
류연화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런가. 네 녀석의 신화의 본체는 네가 아니라 뒤에 있는 세계 자체에 있다는 뜻이구나!!”
“…….”
“그렇다면 대응은 간단하지.”
조금 전 그 말로.
은 류연화의 신화에 대해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류연화는 그녀가 만들어낸 세계와 일심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녀를 공격한다고 죽지 않는다.
눈 결정이 존재하는 한, 류연화는 언제든 신체를 수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날려버리면 될 뿐이다.
은 두 손을 펼쳤다.
그가 자신의 세계에 고했다.
수십 개의 마법진이 떠오른다.
자신이 만든 세계에서 체내 마나의 제약을 받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내 은 수십 개의 마법을 하나의 마법으로 엮어냈다.
“아마겟돈이 연구했던 마법이지! 공간 자체를 소멸시키는 마법마저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느냐!!”
이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류연화는 담담히 그가 하늘에 펼친 마법진을 올려다보기만 했다.
그것이 끝이었다.
“…뭐?”
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그도 그럴 만한 것이 발동되려던 마법이 멈춘 것이다.
그가 고등제어기술로 간섭을 해도, 마법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소용없어.”
류연화는 창을 고쳐 쥐었다.
이제 끝낼 때가 왔다.
그녀를 중심으로 눈 폭풍이 불고, 그 폭풍이 사라졌을 때는 자리에서 자취를 감춘 뒤였다.
그리고 다시 눈 폭풍이 불고.
그녀는 어느새 의 뒤편에 존재하고 있었다.
“……!!”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신의 신화가 드리운 세계에서,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하고 신형을 움직일 수 있다니.
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황급히 자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피할 수 없었다.
어째서 몸이….
왜 안 움직여지는 것이냐!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새 그의 세계는 그녀의 세계에 완전히 잠식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이미 얼어 있었다.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얼음 속에 갇혀버리고 만 것이다.
꼭 환상에 홀린 것 같다.
하지만 의 생각과 상관없이, 류연화는 눈을 뜬 채로 얼음에 갇힌 그에게 걸음을 옮겼다.
아, 안 된다…! 이대로 죽게 되면 이번에는 소생도 하지…!
그녀의 창이 위로 향하고, 그때, 은 자신의 나이도 잊은 채로 얼음 속에서 목숨을 구걸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내뱉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올 리가 없었다.
류연화는 듣지 못했다.
들었더라도 대답은 바뀌지 않았다.
류연화의 창이 을 얼음째로 산산조각 내버렸다.
“내 신화는, 모든 걸 동결해버리는 신화니까.”
가 가지는 의미를 극대화한 신화, 동빙한설.
시간도, 공간도, 마나도.
심지어 그것이 신화일지라도.
그녀의 신화 앞에서는 동결된다.
그때였다.
──!!
의 어둠이 갈기갈기 찢겨, 이 세계에서 소멸한다.
그의 신화가 그녀의 신화에 먹혀, 그녀의 격을 증가시킨다.
그녀는 의 죽음을 뒤로하고 곧장 걸음을 움직였다.
해야 할 일은 아직도 많았다.
신화가 현현되어 있는 동안 일대에 발을 들인 슬레이어들을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
백서진이 칼로 자신의 손을 찔러 피를 흩뿌린다.
그 피가 공중에 퍼져서 마법진을 만들어낸다.
[촉매를 통한 마법이다! 조심해라!]황혼검이 경고했다.
은하는 흉흉한 분위기를 내뿜는 마법진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얼마 되지 않는 피가 머리 위에서 거대한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붉은빛이 번쩍였다.
혈화우(血花雨)
머리 위로 떨어지는 가시 비.
마법 미침을 피에 섞어서 강화시킨 마법이 무수히 많은 가시를 토해내 그를 공격했다.
고등제어기술인가.
은하는 침음했다.
마법이 그의 마나 회로를 공격해, 내부를 뒤흔들고 있었다.
발을 내딛기가 힘들어진다.
머리가 흔들리며 균형감을 잃는다.
그럼에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두 자루의 검을 휘둘렀다.
라이거 체인
깡이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쇠사슬이 된 깡이가 직접 움직여, 쏟아지는 공격을 쳐내버렸다.
이내 백서진의 마법이 마나가 되어 어둠 속으로 녹아든다.
은하는 그때를 놓치지 않았다.
황혼검
황혼검이 반응한다.
사라져 가는 마나를 붙잡아 자신의 검신에 가두어버린다.
[좋다, 마법은 흡수했다.]은하는 즉각 검을 휘둘렀다.
공격을 맞은 보람이 있었다.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쓸만한 마법을 얻었으니 말이다.
그가 내지른 검격이 고르게 퍼져, 가시 비를 쏘아냈다.
조금 전, 은하를 공격한 가시 비가 이번에는 백서진을 덮쳐들었다.
정신까지 공격하는 마법이야.
이 공격이 성공하면 놈의 신화가 흔들리게 될지도 몰라.
그때를 노리는 거야.
하지만 은하의 기대는 배신당했다.
백서진이 팔을 크게 휘두른 것으로 가시 비가 어둠에 먹혀든 것이다.
“나름 놀라운 발상이기는 했다만 그뿐이지. 내 어둠은 어떤 것이든 집어삼킬 수 있거든.” “쳇….”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공격이 실패로 돌아갔다.
은하는 혀를 찼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체내 마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쿵쿵쿵
그때 심장이 크게 박동했다.
기프트가 발동하려는 조짐이다.
은하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숨을 가다듬었다.
남궁성운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모든 근본은 그 몸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려무나.’
남궁성운은 백서진의 신화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의 신화 앞에서는 어떠한 공격도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한 것이다.
그렇기에 충고한 것이리라.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믿을 수 있는 힘은 바로 자신의 신체에서 나오는 힘밖에 없노라고.
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몸.
오롯이 자신의 것.
백서진의 신화로도 간섭하지 못한 몸 말이다.
“이제 포기하는 것이냐?” “포기는 무슨.”
은하는 이죽거렸다.
이 상황에 몰리니 알겠다.
남궁성운의 말이 맞았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믿을 것은 자신의 몸밖에 없었다.
신화도 아니고, 마법도 아니다.
그것들을 체화하기 위해서 단련된 몸만이 진정으로 믿어야 할 힘이다.
32년의 효율성이 더해져.
28년의 세월이 누적된 육체.
은하는 자신했다.
할 수 있어.
더는 먹히지 않을 것이다.
제어해내겠다.
은하는 기프트를 발동했다.
이 아니다.
가 아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기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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