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91
서울 중등아카데미 제1수련장.
평소 중등아카데미 학생들이 단련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련장은 이날은 초등학교 졸업을 얼마 남기지 않은 아이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우와, 이게 다 대기줄이야?”
은아는 수련장 내벽을 빙 두르며 줄을 선 아이들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중등아카데미 입학시험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각 반은 A, B, C조로 나누어 시험을 번갈아 진행하는 형식이었다.
그런데도 수련장에는 이만한 사람들이 시험을 받기 위해 대기를 타고 있었다.
“아까 선생님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올해 지원자는 역대급으로 많다는데?”
“진짜 장난 아니다. 오후반 시험이 시작되기 전까지 다 안 끝나는 거 아니야?”
은아는 앞에 줄을 선 아이들이 하는 소리를 귀담아들었다.
그녀 역시 시험이 제 시간에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다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줄이 금세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제시간에 끝나겠네.”
“마나만 검사하는 거니까.”
“응? 아, 그렇구나.”
은아는 조금 전 감독관에게 들었다는 이야기를 꺼낸 여자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 나는 최희지라고 해.”
“반가워. 나는 노은아야.”
자신을 희지라고 소개한 여자아이는 줄을 섰을 때부터 근처 아이들에게 자신이 아는 정보를 알려주고는 했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과 친목을 다지고 있었다.
반면 은아는 그녀가 말을 걸어올 때까지 줄이 빠지는 것만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녀 역시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겠지만, 아이들이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서는 굳이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반면에 희지가 먼저 말을 걸어오니, 조금 무료했던 차에 반가웠다.
“은아 너는 어느 초등학교에서 나왔어?” “나는 도안초등학교에서. 희지 너는?” “나는 종각초등학교에서 나왔어. 종묘 정전에 설치되어 있는 코쿤에서 제일 가까이 있는 초등학교야.”
“응? 응, 그렇구나.”
은아는 희지가 콧대를 높이며 설명하는 초등학교에 대해서도 그러려니 넘어갔다.
그녀의 친구들 중에도 도안초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애네.
은아는 희지가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점이나, 출신초등학교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이나, 자신이 학교에서 마나를 제일 잘 다룬다고 말하는 점 등으로 그녀의 성격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는 대하기 껄끄러웠다.
지금도 그랬다.
희지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나, 자신이 아는 이야기만 늘어놓다 보니 은아는 어느새 장단만 맞춰주는 형국이었다.
“은아 너는 이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니?”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다.
희지는 장단만 맞추는 은아를 보고는 한순간 이마에 주름을 지었다.
그녀는 속으로 은아에 대한 평가를 한 단계 낮추고는, 새로운 화제를 던졌다.
“응. 체내 마나를 검사하는 거지? 예전에 초등학교에서 했던 것처럼 수정구에 손만 대면 끝나는 걸로 알고 있어.”
“우리 언니가 중등아카데미에 다니고 있거든. 언니가 그러는데, 체내 마나 검사도 입학성적에 들어간대.” “정말?”
“그냥 검사만 하는 거 아니었어?”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이들이 끼어들었다.
희지는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체내 마나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했다.
물론 은아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다.
사전에 신서영이 플레이어 아카데미를 지원하는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체내 마나를 검사해야 한다고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내 마나 검사에서 측정된 수치를 상대적으로 반영하여, 입학 성적에 가산한다는 사실까지.
감독관이 체내 마나가 적은 사람에게는 감점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꺼내기는 했지만, 불이익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플레이어의 세계는 재능위주의 세계였다.
플레이어 아카데미에서는 겉으로는 플레이어가 되는 데에는 어떠한 조건도 필요치 않다고 말하지만, 은연중에 체내 마나가 상당한 플레이어를 유치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마냥 불평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겉으로는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은연중에 불이익을 주는 일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었다.
차라리 아예 몰랐던 비밀보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 더 나았다.
그래서 그런지 응시생들 중에도 공공연한 비밀을 알고 있던 이들은 상당수 있었다.
“그럼 희지 너는 언니한테 마나를 다루는 법을 배운 거야?”
“그렇지 뭐.”
한편, 아이들은 희지를 둘러싸고 그녀가 언급하는 시험에 대한 이야기, 그녀의 친언니가 플레이어 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라는 이야기로 떠들었다.
그러다 희지는 줄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은아에게 물었다.
“은아 너는?”
“응?” “은아 너는 누구한테 마나제어를 배웠어? 아니면 너도 다른 애들처럼 초등학교 수업에서 배운 거니?” “음….”
이걸 말해야 하나.
은아는 어서 답해보라는 시선을 보내는 희지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동생한테 마나를 다루는 법을 배웠다고 말하면,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십이좌로 알려진 신서영한테 배웠다고 말하면, 오늘 하루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초등학교 수업에서 배운 게 전부야.”
그래서 초등학교에서 배운 게 전부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분위기에 편승했다.
희지는 “그렇구나.”하고 답하고는 다른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 이후로 희지가 은아에게 말을 걸어오는 일은 없었다.
은아도 더 이상 아이들의 대화에는 끼지 않고, 자신의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제 내 차례네.”
어느덧 희지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걸어가서는, 수련장 중앙에 설치된 수정구에 손을 댔다.
중등아카데미에서 사용하는 수정구는 초등학교에서 사용했던 수정구보다 거대한 크기였다.
그만큼 보다 세밀하게 체내 마나를 측정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희지가 수정구에 손을 대자, 수정구의 절반이 옅은 빛을 발했다.
동시에 그녀의 얼굴도 만족스러운 빛을 띠었다.
“…나쁘지 않네.“
감독관은 그녀의 체내 마나를 확인하고는 몇 가지 덕담을 건넸다.
그녀의 얼굴에 번진 미소가 더 진해졌다.
“얘들아, 다음 시험에서 봐.”
희지는 조금 전까지 대화를 나누던 아이들에게 손을 흔든 뒤, 수련장을 나섰다.
그녀의 뒤를 이어 아이들이 수정구에 손을 얹었지만, 대다수가 평균에 미치는 마나를 가지고 있었다.
이윽고 은아의 차례였다.
“노은아.”
“네.”
이름이 불린 은아는 거대한 수정구 앞에 섰다.
후우, 후우.
심호흡을 했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에는 수정구가 체내 마나를 측정하지 못하고 깨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수련장에 들어가기 전에 체내 마나를 상당량 소모한 뒤였다.
은하와 서영도 입학도 하지 않은 시기부터 체내 마나로 괜히 주목을 받을 일을 만들지 말라며 주의했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그때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니 제발─.
“─평균보다 그럭저럭 많은 편이구나. 괜찮네. 다음 제2수련장으로 이동해라.”
수정구는 희지가 채웠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쉰 은아는 감독관에게 인사를 하고는 제2수련장으로 내려왔다.
제2수련장에는 타원형으로 이루어진 트랙에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은아는 장애물이 있는 부근 외에도, 트랙에 마법이 전개되어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은아야, 여기야.”
트랙 밑에 은폐된 술식을 읽고 있던 그녀는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녀보다 먼저 마나 검사를 끝낸 아이들이 구석에 모여 있었다.
희지 역시 아이들 사이에 섞여 체내 마나 검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때마침 감독관이 제2수련장에서 진행되는 시험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 시험은 체력 테스트였다. 10분마다 해당하는 번호를 등에 붙인 학생 10명이 출발하면서, 트랙을 한 바퀴 도는 시험이었다.
시험성적은 한 바퀴를 완주한 시간에 따라 점수를 절대평가에 기초하여 상대적으로 분배한다는 이야기였다.
학생들은 시험 중 마나를 사용해도 되고, 마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한 바퀴를 완주하면 시험을 끝낼 수 있었다.
“나 달리기는 자신이 없는데.”
“마나를 소모하는 페이스를 잘 조절해야겠네.”
“희지야, 너는 어떻게 할 거야?”
아이들이 시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던 희지를 찾았다.
흥 소리를 낸 희지가 트랙을 쓱 둘러보더니, 바로 가까이 있는 아이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입을 열었다.
“내가 사실 초등학교에서 육상대회에도 나가고 그랬거든.”
“그러면 희지 너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네?”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지. 뭐, 우리 언니가 마나로 속도를 높이는 법을 알려주기는 했지만.”
“나도, 나도 알려주면 안 돼?”
희지는 아이들이 부러워하는 시선을 마음껏 즐겼다.
그녀는 육상대회에도 출전한 적이 있던 경험을 살려, 우수한 성적으로 제2수련장의 시험을 끝낼 거라고 자신했다.
“마나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구나.”
한편, 은아는 트랙에 전개된 술식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그러다 자신처럼 수련장을 면밀히 살피던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와, 예쁘다!
키가 크고 허리가 가는 여자아이였다.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얀 피부, 잔잔한 수면처럼 차분한 눈동자며, 연분홍색이 감도는 입술은 나이에 맞지 않을 정도로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머리칼이 하늘색이었다.
한 줄기 푸르른 꽃을 보는 것처럼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색이었다.
고무줄을 풀어, 긴 머리칼을 다시 묶고 있던 그녀가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홱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은아가 다른 사람들 몰래 손을 흔들었다.
여자아이는 은아가 다른 사람에게 인사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려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여자아이는 고개를 살며시 숙이는 것을 끝으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다른 아이들하고는 어울리지 않고, 몸을 풀려는지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은아 역시 가볍게 몸을 움직였다.
“…38번 최희지. 39번 노은아. 40번 류연화까지.”
어느덧 감독관이 호명했다.
적당히 몸을 푼 은아는 지정된 트랙으로 이동했다.
기분 좋은 우연이었다.
바로 옆에는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트랙을 내다보고 있었다.
다시금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이름이 연화구나? 나는 노은아라고 해.”
은아가 반가워하며 손을 내밀었다.
연화라 불린 아이는 차분한 눈길로 그녀가 내민 손을 바라보더니,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고개를 젖혔다.
나는 친해지고 싶은데.
예쁜 아이나 귀여운 아이를 보면 괜히 말을 붙이고 싶어지던 은아였다.
연화가 쌀쌀맞은 태도로 대한 것이 내심 서운했다.
어쩔 수 없기도 했다.
이것은 누군가는 떨어지고, 누군가는 붙는 시험이니까.
수련장에 모인 응시생들은 서로 친근하게 대하면서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 입학하고 친해지면 되지 뭐!
무한 긍정.
은아는 인형처럼 새하얀 피부에, 속눈썹이 긴 연화와 친해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크라우딩 스퍼트 자세를 취하고 있던 희지는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우리학교에서도 나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너희에게는 미안하지만, 잠시 들러리 좀 돼줘야겠어.
두 번째 시험 역시 상대평가였다.
그녀는 같은 줄에 선 아이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생각을 품고 있었다.
☆
“올해는 괜찮은 애들이 많네.”
총괄감독관은 머그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아이들을 모니터링 했다.
그 외에도 중등아카데미의 교관이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감독관들도 수련장의 영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올해는 정말 수확이네요. 내년에 가르치는 보람이 있겠습니다.”
“아이들의 체내 마나도 작년 시험보다 웃도는 수준이고요.”
감독관들은 저마다 올해 중등아카데미를 지원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제각기 눈여겨보고 있는 응시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응시생은 푸르른 수국을 연상시키는 것처럼 연한 푸른색을 지닌 머리칼의 여자아이였다.
“쟤가 류연화라는 아이인가 보지?” “네. 체내 마나 수치도 지원자들 중에서 가장 우수했습니다.”
“실력도 의심의 여지가 없을 거예요. 누가 뭐라 해도 중등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전부터 로 인정받은 아이니까요.”
감독관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류연화가 입학시험에 떨어질 거라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감독관들은 그녀와 나란히 달려야 할 아이들을 가엾게 여겼다.
중등아카데미의 입학시험은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둔 상대평가였다.
그러니 류연화가 두 번째 시험을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더라도, 기록이 그녀와 엇비슷하다면 그녀와 동일한 점수를 얻을 수 있기는 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감독관들은 류연화가 압도적인 차이로 아이들을 따돌려, 홀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녀보다 뒤쳐진 아이들은 절대평가에 따라 몇 단계 낮은 점수를 받을 테고, 비슷한 기록을 지닌 응시생은 상대평가에 따라 서로 다른 점수를 받고 마리라.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죠?”
감독관들은 모니터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류연화는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아이들을 따돌려 트랙을 질주했다. 깃털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장애물을 뛰어오르고, 트랩으로 설치해놓은 마법도 예측했는지 아무렇지 않게 피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였다.
“제2수련장에 있는 모든 카메라. 40번 류연화랑 39번에게 돌려.”
총괄감독관이 지시를 내렸다.
이윽고 모든 모니터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류연화와 아주 근소한 차이로 그녀를 쫓는 39번 여자아이의 얼굴이 나왔다.
“…39번, 쟤 이름이 뭐야?”
“노은아라고 합니다.”
“그래? 특이사항은? 쟤도 야?” “아뇨.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근데도 저런다고?”
총괄감독관은 류연화를 추격하는 39번 노은아의 실력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는 류연화가 그랬던 것처럼 공중곡예를 선보이며 장애물을 피하는 동시에 시간차로 발동되는 마법을 모조리 흘려보내고 있었다.
제2수련장에서 진행되는 시험은 응시자의 신체능력, 반사 신경, 순간판단력, 마나 활용능력 등을 보기 위한 시험이었다.
그래서 수련장에 설치된 마법은 정해진 순서대로 발동하는 술식이 아니었다. 시간차를 두고 발동되거나, 해당하는 조건을 만족했을 때 발동되는 트랩이었다.
그럼에도 39번 노은아는 초등학생이라고 보기 힘든 움직임으로 류연화를 바짝 쫓고 있었다.
물론, 류연화 역시 초등학생으로 보기 힘든 움직임이었지만.
그래도 로 인정받는 초등학생과 일반 초등학생은 다르지 않은가.
“…루키가 한 명 더 있었네.”
이제는 두 사람 모두 고등기술에 속하는 마법마저 피해내고 있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마법을 피해내기 위해 잠시 주춤하는 것이 아니라, 마법이 발동되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반 플레이어들도 쉽게 해내지 못하는 곡예였다.
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이 뛰어났다.
감독관들은 두 사람의 시험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라도 모니터에 몸을 들이 밀 정도였다.
“하, 내년에는 아주 가르치는 보람이 있겠는데? 에, 유망주들, 마지막으로 루키까지 있다니 말이야.” “어쩌면 내년 기수에서 차기 십이좌가 탄생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그럴 수도.”
감독관들은 거의 비등한 속도로 달리는 두 사람을 보고는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머지않아 감독관들의 얼굴은 모니터를 조작하고 있던 보조감독관의 목소리를 듣고 굳어버렸지만.
“그, 근데 둘 다 마나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순수 신체능력만으로 시험에 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말이 돼?
시험관들은 눈을 크게 뜨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의문에 답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제2수련장 오전반 A-4 시험결과]01위 06:36 40번 류연화 A+
02위 06:39 39번 노은아 A+
03위 08:42 38번 최희지 D+
04위 08:44 32번 김미연 D0
05위 08:45 34번 금순이 D0
06위 09:50 31번 염민정 E+
07위 09:55 36번 김미숙 E0
08위 09:58 33번 조연아 E-
09위 10:02 35번 장보
리 F0
10위 10:11 37번 김말자 F0
리라이프 플레이어 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