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47
제47화
23화
로크는 스킬 창을 열었다.
마나 제어(B), 육체 강화(D), 살기(C), 점멸(D), 검술 마스터리(C), 바르커식 : 번개의 호흡(C), 강인한 체력(C), 무호흡(C), 수면 회복(B), 마나의 호흡(B), 화염구(D), 독 저항(C), 약초학(D), 약 제작(D), 뛰어난 방어력(C), 백 스텝(C), 기척 감지(A), 동체 시력(B), 민첩한 반응 속도(C), 뇌진각(B), 강화 치유(C), 속박(D), 워터 볼(D), 땅 파기(D), 왕의 위엄(A), 관리자의 눈(SS).
수많은 스킬 중에서 로크는 관리자의 눈을 확인했다.
[관리자의 눈]등급 : SS
-옛 존재 &%*% 힘을 이어받아, 대상의 현재 능력치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대상에게 걸려 있는 ‘상태 이상’을 파악할 수 있다.
SS급이지만, 설명은 의외로 간단했다.
‘뭐, 그건 상관없지.’
중요한 건, 이 스킬을 이용하면 어머니가 왜 눈을 뜨지 못하는 건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그거면 됐다.
“이제 여기 일을 정리한 다음에 넘어가면 되겠네.”
아직 이른 시간.
로크는 다시 침대로 갈까 했지만, 저녁을 걸렀기 때문인지 배에서 밥 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이대로 잘 순 없을 거 같았다.
다시 자더라고 뭔가 입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이럴 때는 족발 아니면 라면이 최고인데……. 피자도 좋고, 치킨도 예술이지…….’
“쩝…… 인스턴트 완전 당기네.”
저쪽에 있을 땐, 정말 편했다.
배고프면 그냥 시켜 먹으면 됐고, 그것도 아니면 24시간 열려 있는 편의점에서 사 먹어도 되었으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수 없었다.
그런 편의 시설이 있지 않았고, 무엇보다 과학이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 세상은 아직 어둠을 이겨 내지 못했다.
밤이 되면 짙은 어둠 때문에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
오늘처럼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몰라도, 다른 날에는 밖을 돌아다닐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배달 잘 시킬 자신 있는데…….’
게임은 잘 못하지만, 배달시키는 것 하나는 정말 잘할 자신이 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직접 요리하기 귀찮다면 전용 요리사를 깨우면 된다.
배고픈 로크는 그렇게 꿀잠을 자는 알프레도를 걷어차듯이 깨워서 요리를 시켰다.
알프레도는 투덜거렸다.
“……아니, 저녁에 그렇게 먹으라고 깨워도 안 일어나시더니……. 이 오밤중에…….”
“그래서 문제야?”
“문제죠! 안 그래도 요즘 악몽을 꿔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밤중에 요리하라고 시키면…….”
“돌아가면 이번 임무를 완수한 보상으로 너의 월급 올리는 것도 가능한데.”
“저는 언제나 환영이죠! 이런 부탁 언제든지 하셔도 됩니다!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로크 님의 전속 집사니까요!”
돈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태도가 바뀌었다.
거기에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휘적휘적하면서 대충 요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눈에 불을 켜며 초집중하기 시작했다.
각성한 것 같았다.
‘단순한 놈, 그래서 마음에 들지만.’
“아,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한번 확인해 볼까?”
로크는 불을 다루며 요리하고 있는 알프레도의 등을 응시하며, 관리자의 눈 스킬을 사용했다.
“관리자의 눈.”
이름 : 알프레도
성별 : 남
나이 : 20살
특성 : [봉인] [능력치]
힘 : 25 민첩 : 35 체력 : 35 마력 : 20
[수면 부족], [피로], [근육통]‘역시.’
로크의 눈이 반짝였다.
관리자의 눈은 로크가 생각했던 대로 헌터의 상태 창을 보는 것처럼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상태 이상이 수면 부족, 피로, 근육통이라……. 왜지?’
알프레도의 능력치는 E급 헌터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힘은 25밖에 되지 않았지만 민첩과 체력이 비교적 높으며, 마력은 준수한 편이었다.
하지만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특성 부분이다.
‘봉인?’
없다면 그냥 없다고 뜨면 된다.
헌터에게 특성은 무조건 하나씩 주어지기에 그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
‘그래도 특별한 경우는 있었지.’
“아마, 타인의 특성을 훔치는 헌터였지?”
그놈에게 특성을 뺏긴 헌터의 특성은 [없음]으로 표기되었었다.
그런데 왜 굳이 ‘봉인’이라고 표기된 것일까?
만약 봉인이 풀리면?
‘알프레도도 특성을 가질 수 있는 건가?’
“흠…….”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으세요?”
탁.
요리를 끝낸 알프레도가 그의 앞에 볶음밥을 내려놓았다.
“재료가 얼마 없어서, 지금은 이걸로 참아 주세요.”
“뭐, 상관없어.”
먹음직스러운 볶음밥을 보며, 로크는 숟가락을 들었다.
당연하겠지만, 이곳 음식은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MSG와 현대판 맛집에 길들여진 그의 혀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그냥 배를 채우고,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 정도다.
‘아공간만 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 안에 있는 재료만 있다면 이것보다 훨씬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을 텐데.
아쉬웠다.
* * *
아침이 됐다.
로크는 에레나를 시켜 영지민들을 영지 광장으로 모이게 했다.
광장에는 누가 봐도 급하게 만든 조잡한 단상이 하나 있었으며, 그 앞으로 영지민들이 모여 있었다.
영지민들은 갑작스러운 소집에 불안한 듯 술렁였다.
“왜 우리를 모은 거지?”
“혹시 세금 인상?”
“어휴, 정말 상상하기도 싫구만…….”
“쯧, 일하러 가야 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들을 모은 거야?”
“하아…….”
원래라면 가게를 열어야 할 시간.
“어이어이,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맞아, 어쩔 수 없잖아. 너희도 알잖아, 집정관의 그 X랄 맞은 성격.”
“쯧, 만약 참가하지 않으면 어떤 행패를 부릴지.”
“어쩌다가 그런 놈이 집정관이 된 건지, 제길!”
“어쩔 수 없지, 일단은 참자고.”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이곳에서 집정관은 그야말로 왕이다.
그의 말 한마디로 이 영지가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눈치를 안 볼 수 없었다.
“그나저나 언제 나오는 거지?”
“그러게 말이야.”
영지민들이 그렇게 기다리고 있을 때, 단상 위로 로크가 올라왔다.
“어?”
“누구지?”
집정관인 리트리버가 올라올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이 올라오자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 누구지?”
“집정관 아들인가?”
“에이, 그러기엔 너무 안 닮았잖아.”
“하긴.”
“집정관보다 훨씬 잘생겼네.”
외부인의 등장에 다시 한번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에 옆에 있던 에레나가 조용히 시키기 위해서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로크가 가볍게 손을 들어 제지했다.
그녀는 고개를 한 번 숙인 후, 다시 뒤로 물러났다.
로크는 목소리에 마나를 담았다.
“집중.”
그의 목소리가 좌중으로 퍼진다.
로크의 목소리는 분명히 작았지만, 이상하리만치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똑똑히 들렸다.
마나를 이용한 것이다.
술렁임이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 옆 사람과 귓속말을 주고받던 사람도 고개를 돌려, 로크를 바라봤다.
집에 가고 싶다고 울고 있던 아이 또한 뚝 그치고 제자리에 서서 시선을 로크에게 고정했다.
‘대단하구나.’
에레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은 결코 적지 않다.
이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건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리 마나를 담아 말했다고 해도 저렇게 하기 힘들 텐데. 저건 선천적으로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어야 해.’
“모두가 압도되었구나.”
저 눈빛을 봐라.
모두가 로크를 바라보고 있다.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다, 아니 위엄인가?’
그저 서 있을 뿐인데, 그 존재감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었다.
그는 그런 사람들을 근엄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직 15살.
성인이 아님에도 이 정도였다.
‘정말 미래가 두렵구나. 재능을 개화하며 껍데기를 깨자마자 이 정도의 속도라니, 마치 다른 사람처럼…….’
에레나가 감탄하고 있는 동안.
로크는 좌중을 둘러보더니 조용해진 것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나의 소개를 하지. 나의 이름은 로크 바르커라고 한다.”
“……!”
간단한 소개지만, 그 소개가 가져온 파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영지민들의 얼굴에 놀람이 가득했다.
‘바르커 가문이다!!’
‘직계가 왔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왔었지만, 직계가 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무언가 일이 있어도 항상 집정관인 리트리버가 나서서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직계가 직접 오다니.
‘도대체 왜?’
영지민들의 반응에 로크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길게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간단명료하게 말하지. 지금까지 하이든 영지에서 무참히 피해자를 냈던 연쇄 살인범은 내가 붙잡았다.”
두 번째의 놀람이 여기에 있었다.
연쇄 살인마!
안 그래도 그놈 때문에 늦은 시간에 영지를 돌아다니는 것이 무서웠고, 항상 두려움에 사람이 많은 곳만 찾아다니며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집에 있어도 안심할 수 없었다.
어떤 피해자는 집 안에서 일가족이 살해되어, 내장을 쏟은 채로 죽었으니까.
어디에 있더라고 안심할 수 없었다.
경비가 순찰을 돌아도 놈을 막을 수 없었다.
영지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신에게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제발 이번엔 우리가 아니길…….’
‘내가 아니길…….’
‘나만 아니면 돼…… 나만…….’
이기적이라고 할지라도 연약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숨어서 위험이 피해 가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제발 누군가가 저 살인마를 잡아 주길!
그들은 그토록 염원하며, 간원했다.
한데, 그 살인마를 잡았다고?
“그, 그게 정말입니까?”
충격을 깨고, 한 남자가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다.
로크는 그를 쳐다보며, 눈을 마주하며 말했다.
“그래.”
로크가 손을 들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알프레도가 몇 구의 시체를 가지고 왔다.
그건 리트리버가 아니었다.
시체를 본 로크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용할 건 해야지.’
알프레도가 옮긴 시체는 바로 암살자였다.
로젠이 리트리버를 죽이기 위해서 보냈지만, 결국 에레나에게 죽은 암살자다.
‘도대체 로크 님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신 건지.’
암살자의 시체를 보며, 에레나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하이든 영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정한 범인은 집정관인 리트리버다.
그렇다면 그를 죽이고, 이곳에 데려와야만 했다.
‘하지만 로크 님은 그러시지 않으셨지.’
원래대로라면 그래야 했겠지만, 로크는 일부러 사건과 관계없는 놈들을 연쇄 살인마라고 말하고 있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왜?’
의문이 강하게 머리에 남았지만, 로크가 나서지 말라고 말했기에 에레나는 의문을 구겨 넣었다.
‘나는 로크 님을 믿고, 기다린다.’
“정말 그놈들이 여, 연쇄 살인마인가요?”
“그렇다.”
로크는 약간 과장된 눈짓, 몸짓으로 분노, 증오 같은 감정을 담아 치가 떨린다는 듯 암살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놈들이 바로 연쇄 살인마다!”
영지민들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반응을 살피던 로크는 타이밍 맞춰서 뒷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들이 이놈들을 잡아내지 못했던 건, 연쇄 살인마가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수! 즉,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
“그렇다.”
로크는 숨을 들이마셨다.
“우리는 이놈들을 붙잡기 위해서 끝까지 추격하고, 추적했고, 드디어 꼬리를 밟을 수 있었다.”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이놈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을 때, 드디어 일망타진하는 것이 가능했다.”
포즈는 약간 과장되게.
로크가 이렇게 설명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먹어야 할 가문의 명성이 떨어지면 안 되잖아. 먹을 거면 이왕 싱싱하게 먹어야지.’
로크는 시선을 돌려 몇 명을 잡아냈다.
은연중에 감시하는 눈길.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염탐, 관찰하는 것 같았다.
‘다른 가문에서 역시 나왔네.’
하이든 영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아무리 가문에서 막아도 결국 새어 나갈 수밖에 없다.
이곳에 이미 다른 가문의 감시자가 있다.
‘꼬투리 하나라도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는구나.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지.’
꼬투리 잡아 돌아가서, 뒤에서 욕할 게 뻔했다.
그건 안 된다.
그래서 대타를 세웠다.
암살자를 연쇄 살인마로 탈바꿈해서, 어그로를 분산시킨 것이다.
‘가문에서 뽑은 집정관이 범인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알려지면, 아무리 그래도 타격은 있거든.’
그러기 위한 대리다.
‘내가 욕하는 건 상관없지만, 다른 놈이 욕하는 건 안 되지.’
내로남불.
나는 되고, 저놈들은 안 된다.
불평등하다고 해도, 원래 세상은 불평등한 법.
불만 있으면 상담 정도는 들어 줄 수 있었다.
“그럼 끝난 건가……?”
“저놈들이 범인이라는 거면.”
“그렇지, 끝난 거지.”
불안에 떨던 영지민들의 표정에 안도감이 깃들었다.
기쁨과 환희.
더는 집에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밤에 두 발 뻗고 편안하게 잘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 기쁨을 감추는 건 힘들었다.
“만세!!!”
“드디어 안심하고 살 수 있겠구나!!!”
“와아아아아아!!”
영지민들의 커다란 환호가 영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연쇄 살인마 때문에 얼마다 두렵고, 무서웠던가.
밤이 무섭고.
사람이 없는 골목을 지나갈 때면 알 수 없는 공포와 불안 때문에 몸을 떨어야만 했었다.
지옥의 나날.
다음 차례는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혹은 자신의 가족이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에 제대로 잠들지 못했던 나날.
그 지옥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몇몇 영지민들은 야반도주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정도였다.
“와아아아!”
공포와 불안에서 해방된 영지민들의 기쁨과 희망으로 가득 찬 환호는 계속되었고, 그 와중에 한 영지민이 외쳤다.
“로크 바르커 님! 만세!!!”
이 지옥과도 같은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하며 연쇄 살인범을 잡을 수 있었던 건, 무능한 집정관인 리트리버가 아닌 바르커 가문에서 나온 직계!
로크 바르커였다.
그가 있었기에 연쇄 살인범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주인공은 로크였다.
로크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었다.
그의 몸에서 형용할 수 없는 위세와 존재감이 풍기며, 주변을 강하게 압도했다.
‘세상에…….’
알프레도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단지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인데, 로크의 등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커 보였기 때문이다.
태산처럼 든든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그에게 내맡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한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제 이 영지는 안전하다! 나 로크 바르커의 이름으로 맹세하지. 이제 너희가 공포에 떨며 잠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로크의 목소리가 무겁게 울렸다.
힘을 품은 목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한 믿음과 안도감을 느끼게 했다.
그의 말과 동시에 지금까지 참아 왔던 감정이 터지듯,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로크 님!!”
“로크! 로크! 로크!”
“로크 님! 사랑해요!”
“만세!!!”
“사! 랑! 해! 요! 로! 크! 님!”
쏟아지는 박수갈채에 로크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의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쑥스러워하거나 이 갈채에 부담스러워할 법도 하지만, 로크는 전혀 아니었다.
‘EX급 게이트 공략을 끝내고 나왔을 때는 이것의 10배는 넘은 인원에게 받았는데 뭐.’
이미 익숙하다는 듯이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 이후, 로크는 집정관이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물러났다고 했다.
“새로운 집정관이 올 것이다. 그 집정관은 내가 직접 뽑아서 보낼 테니! 믿어도 된다!”
“믿습니다!”
“당연히 믿지요!”
“로크 님!!”
‘뭐, 귀찮아서 내가 뽑은 생각은 없지만, 대충 떠넘겨야지.’
그 이후, 로크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에 관해서 설명한 후 자리를 파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뭘.”
“와! 정말 대단했어요! 로크 님, 사람들이 그렇게 환호하는 모습이라니……. 정말…….”
알프레도는 옆에서 호들갑을 떨며 말했다.
로크의 뒤에 있었기에 영지민들이 로크를 바라보는 눈빛이 어땠는지, 훤히 볼 수 있었다.
존경과 경외를 담은 눈빛으로 로크를 보고 있었다.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으면서.
“그래도 정말 잘됐어요! 영지민들이 그렇게 기뻐하고, 웃고 있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어요.”
알프레도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몸을 살짝 떨었다.
모멸적이고 경멸과 멸시가 가득했던 눈빛만 받아 왔던 로크가 드디어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
감사와 고마움을 담은 사람들의 환호와 그 눈빛은, 곁에서 로크가 고생하는 것을 지켜봐 온 알프레도에게 묘한 감정이 들게 했다.
“네 일도 아닌데 왜 네가 그렇게 좋아하냐?”
“로크 님의 좋은 일은! 저에게도 좋은 일이죠! 저는 로크 님의 전속 집사니까요! 엣헴!!”
“됐고, 가서 식사 준비나 해.”
“아! 그러고 보니 이제 점심이군요! 알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흐흐흐, 실력 발휘 좀 하겠습니다!!”
알프레도는 후다닥 뛰어서 식당으로 갔고, 에레나는 본가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 물러났다.
“그럼 나는.”
로크는 하나의 방을 찾았다.
그곳은 리트리버가 있는 방이었다.
방 안은 어두웠다.
정오지만, 커튼을 치고 있었기에 방 안은 어둡기 그지없었다.
그런 방 안은 조용하면서도 삭막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로크의 시선은 정확하게 침대를 향해 있었고, 그 위에는 한 아이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로크는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할래?”
그의 질문에 아이의 얼굴이 천천히 돌아갔다.
아직 10살도 채 되지 않았을 법한 아이의 표정은 또래와 다르게 힘이 없었고, 그 눈에는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의 어둠과 절망이 가득하였다.
죽은 동태눈과 같았다.
그 아이는 로크를 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