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43
143
68.마탑전자
“후후······.”
진서윤은 현재 마탑이 세운 공장과 분사들을 돌아다니며 경호업무를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우리 애들에게 이런 식으로 일자리가 생겨버릴 줄이야······.’
그녀는 검은색 세단의 조수석에 탄 채, 비서인 김형곤이 운전에 몸을 맡긴 상태였다.
‘우리 애들도 이제 발로 뛰면서 살을 빼야지.’
장천수에서 진서윤으로 흑천회의 회장 자리가 물갈이 됐다.
회장에 오른 진서윤은 그 후, 흑천회와 k-black의 체질 개선을 시작했다.
‘썩은 살은 모두 도려내고, 이제 새살이 돋운다······.’
마약이라던지 도박 같은 각종 더러운 이권 개입엔 모조리 손을 뗐다.
그런 이권에 개입되어 있던 부하들은 갱생하지 않으면 모조리 빵에 집어넣었다.
‘나는 경찰이야······.’
그녀는 조직에 잠입한 경찰로서,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다.
조직의 밑바닥에서부터 온갖 더러운 일까지 겪어본 그녀였기에, 조직에 대한 생리를 누구보다 더 잘 알았다.
‘요즘은 경찰이 무슨 일을 하는지도 까먹었을 정도지.’
거의 조폭 생활에 더 익숙해진 그녀였다.
‘그래도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야.’
흑천회의 체질 개선을 시작하면서, 많은 부하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조폭들이 불법적인 일에 모두 손을 떼니, 손가락을 빠는 건 당연한 일.
진서윤도 그런 부분을 예상하고, 부하들에게 줄 퇴직금도 모두 준비해놓고 있었다.
‘사업체를 모두 정리하고, 흑천회와 k-black는 해산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변경되었다.
-흑천회 소속 조폭들로 경비회사를 만들어라.
그녀의 주군인 첸니르의 명령이 떨어졌다. 진서윤은 경찰청장의 말보다 첸니르의 명령을 더 열심히 따랐기에, 그 명령도 수용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 후 진서윤은 일반 합법적인 사업체는 그대로 유지하고, ‘블랙캅’이라는 새로운 경비업체를 창설했다.
블랙캅은 말 그대로, ‘k-black’가 야심 차게 내놓은 경비업체였다.
거의 순도 99% 조폭들로 꽉꽉 채워진, 경비만을 위해 태어난 회사.
-친절, 봉사, 희생!
이렇게 아침마다 조폭들은 상쾌한 구호를 외치며, 일을 시작했다.
‘마탑이 커나갈수록 일자리가 많아지니 천만다행이다.’
현재 마탑그룹이 소유한 모든 사업장에는 ‘블랙캅’ 경비 요원들이 파견되어 있었다.
일감 몰아주기라고 할 수도 있으나, 현재 일반 대중들에겐 k-black과 마탑그룹 간의 모종의 커미션을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큰 소란은 없었다.
오히려, 최근 갱생을 시작한 k-black과 마탑그룹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
-k-black조폭들 요새 경광봉 들고 마탑 회사 경호한다는 거 실화임?
ㄴ실화. 내가 어제 봤음. 목살 3겹 접힌 깍두기들이 밤에 경광봉 들고 돌아다니니까, 바지에 오줌 지리겠더라. 도둑들도 마탑 회사는 무서워서 얼씬도 안 할 듯.
ㄴ마탑 회사 잘못 털면 입에 시멘트로 공구리 쳐져서, 목포 앞바다에 수장됨. 그만 살고 싶으면 마탑 회사에 불지르셈.
등등, 인터넷 상에서도 이와같은 k-black의 변화로 연일 화제가 계속됐다.
“회장님. 도착했습니다.”
“어. 그래?”
진서윤은 경기도 수원에 있는 마탑전자 본사를 찾았다.
“와아, 건물 한번 끝내주네.”
김일곤이 회사 주차장에 차를 대놓으러 간 사이, 진서윤은 새로 지어진 마탑전자 본사의 외관을 구경했다.
‘지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 큰 규모를 언제 이렇게 준공했지?’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마탑 전자 본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새것’ 티가 팍팍 풍겼다. 빤질빤질한 에메랄드 빛깔 유리에, 40층 이상 되어 보이는 곡선의 유려한 건축물.
‘마치 외계 생명체가 지어놓은 건축물 같아······.’
진서윤은 SF영화 속에서나 봤던 그러한 건축물을 실제로 마주하다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사실 이 건물은 마탑 전자 출범을 기념해, 이준혁이 며칠 동안 고심해 뚝딱 만든 건물이었다.
외형을 만드는 건 하루면 되었지만, 내부의 시설 또한 외국의 최고급 빌딩을 많이 모방해서 만들었다.
지상 최고의 건축물을 만들겠다는 이준혁의 의지가 듬뿍듬뿍 담긴 건축물이었다.
또각또각.
10CM가 넘는 하이힐을 신은 진서윤이 본사 앞 정문으로 다가갔다.
“우와······.”
“예쁘다.”
그러자 본사 정문에서 정신없이 경비업무를 보고 있던 직원들이 그녀의 미모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진서윤입니다. 유 회장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아, 네네. 여기 출입증입니다.”
“고마워요.”
사실 마탑 전자에서 경비 업무를 보고 있는 직원들은 모두 블랙캅 소속 직원들이었다.
‘다들 열심히 하네.’
진서윤은 블랙캅에서 파견한 용역 직원들이 성실히 일하는 것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다들 그럼 수고하세요.”
“네, 두목··· 아니, 회장님.”
“흐흐흐······.”
진서윤은 두목이라는 말에 짓궂게 웃으며 본사 로비로 들어갔다.
“우리 두목님이시지만, 정말 너무 예쁘시다.”
“인정.”
블랙캅 경비들은 본사 로비로 걸어가는 진서윤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며 그렇게 쑥덕거렸다.
*
“안녕하세요, 유 회장님.”
“진 회장님. 어찌 친히 방문하셨습니까?”
“사실 마실 나왔어요. 새로 지어진 마탑 전자 본사도 겸사겸사 구경하고요.”
“하하, 그러셨군요.”
항상 미인 앞에 약해지는 유진광.
유진광은 그런 진서윤을 위해 다과를 준비한다, 뭐를 준비한다 하며 부산을 떨어댔다.
“유 회장님. 근데 이런 건물은 언제 다 지어놓으신 거예요?”
“하하. 그게 말입죠.”
유진광은 진서윤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떠벌이며 입을 잘게 놀렸다.
“사실 이게 다 이 실장님 덕분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대마법사님 말이군요.”
“그렇죠.”
유진광은 진서윤 또한 이제 마탑의 한 식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편하게 이준혁에 대해 얘기했다.
어차피 앞으로 마탑을 이끌어 가는 주요 인물들에겐 이준혁에 대한 정체를 밝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진서윤은 애초에 이준혁에 대해 유진광 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이 실장님께서 글쎄 수원에 마탑 전자 본사 건물을 세워놨으니 빨리 거기로 마탑 직원들을 이전시키라지 뭡니까?”
유진광은 이준혁으로부터 지령을 하달받고 마탑 전자 사장인 정남룡을 시켜 본사 이전을 단행했다.
“한데, 신규 사옥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 모든 게 구축되어 있어서 놀랐죠.”
“모든 게요?”
“예. 사무실부터 시작해서, 각종 편의시설까지. 없는 게 없었습니다.”
“그걸 도대체 몇 년 만에 만든 건가요? 수원에 이런 게 지어진다는 소문은 처음 들었는데.”
이 정도 규모면 서울에 있는 랏데타워 만큼이나 엄청난 규모였다. 한데, 뉴스나 신문에 그러한 기삿거리가 한 줄도 나가지 않았으니 이상한 일이었다.
“몇 년이라뇨?”
“이거 짓는데 걸린 기간이요.”
“몇 년이 아니라, 몇 시간 정도 걸렸을 겁니다.”
“예에?”
“아니면 며칠이던가.”
진서윤은 뜨거운 커피를 입가에 가져가다가 깜짝 놀랐다.
이 방대한 규모를 몇 시간 만에 구축하다니? 며칠이라고 해도 말이 안 되는 규모였다.
‘정말 대마법사의 위엄이란······.’
진서윤은 이준혁과 척지지 않고, 그의 밑으로 들어간 게 정말 최고의 선택, 신의 한 수라는 걸 느꼈다.
“아무튼 본사와 가까운 곳에 새로운 공장들도 준설해 줘서 공정 효율이 대폭 올라갔죠.”
“그렇군요······.”
진서윤은 조심스럽게 커피를 홀짝거리며, 그저 열심히 고개만 주억거렸다.
‘거의 상상만 하면, 바로 현실에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인 건가···.’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든 설명해낼 수가 없었다.
‘이준혁. 그는 정말 ‘신’인 거야······.’
신이 아닌 이상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낼 리가 없었다.
하지만, 진서윤이 놀란 건 수면 위로 올라온 빙산의 일각만 보고 놀란 것뿐이었다.
아직 진짜는 보지도 못했다.
“자, 이걸 보십시오.”
마치 강남월드에서 히든 카드라도 쥐고 있는 도박쟁이처럼 여유만만한 미소를 짓는 유진광.
그는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책상 위에서 박스 하나를 가져왔다.
“이게 뭔가요?”
“일단 직접 보십시오.”
그러면서, 유진광은 아무 글자가 없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색 박스를 개봉했다.
“우와······.”
그러자 진서윤이 입을 가리며 감탄했다.
“이거 저 만져봐도 되죠?”
“물론입니다. 회장님.”
유진광은 박스를 진서윤 쪽으로 밀며 희희낙락한 표정을 지었다.
사악.
진서윤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맥플폰이나 진성S보다 더 예쁘게 새긴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
“이게 설마 마탑에서 만든 스마트폰인가요?”
“맞습니다.”
“마탑 스마트폰······.”
유진광이 건넨 스마트폰은 진성노트S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모습이었다.
‘베젤이 하나도 없어······.’
진성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요즘엔 베젤이 거의 없어서, ‘베젤리스’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화면의 맨 위쪽에 스피커와 카메라 때문에 아직 베젤이 살짝 남아 있었다.
하지만 마탑에서 만든 마탑노트S는 그러한 베젤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이거 근데 화면이 왜 이렇죠?”
기기의 전원 버튼을 눌러 이것저것 만져보던 중, 화면 위로 새로운 홀로그램이 떠올렸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 뜬 화면과 똑같은 화면이 진서윤의 정면으로 크게 떠오른 것이다.
“요즘 진성 전자와 헬디전자가 미는 주력 상품이 폴더블 스마트폰이죠?”
“네.”
폴더블 스마트폰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접이식 스마트폰이었다.
접이식 스마트폰은 다양한 각도로 기기와 화면을 ‘접어서’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기기를 휴대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고정해서 사용할 때는 태블릿 PC처럼 큰 화면으로도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조잡하고 구시대적인 방식은 최대한 지향하고 있습니다.”
“조잡하다니요?”
유진광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진서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폴더블 방식도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 못한 최신기술인데, 그걸 깡그리 무시하다니?’
유진광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겠다 싶었던지, 정면에 떠오른 홀로그램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건 단순히 허공에 화면만 띄운 게 아닙니다. 자 보시죠.”
휙, 휙.
“헉! 설마 이거?”
“맞습니다.”
진서윤은 유진광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뒤늦게 알아차리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제가 지금 허공에 헛손질을 하는 게 아닙니다. 헛손질은 이미 10년 전에 많이 했죠. 이제는 그런 짓 안 할 겁니다.”
유진광은 아버지 밑에서 동생한테 무시당하고 치이던 때가 생각났든지 그렇게 부연하며 홀로그램에 ‘터치’를 시작했다.
“스마트폰 화면처럼, 마탑 스마트폰으로 띄운 홀로그램은 허공에 띈 영상에 터치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자 보세요. 허공에 화면을 띄우니 얼마나 크고 좋습니까?”
“······.”
“이렇게 대형 모니터만 한 폴더블 폰이 나올 수 있습니까?”
“······.”
유진광은 현재 ‘전자기기’라는 틀을 벗어나, ‘공간’이라는 새로운 차원을 얘기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상식의 틀을 완전히 부수는 방식.
바로 마탑의 방식이었다.
‘실장님 덕분에 앞으로 어깨에 뽕 좀 넣고 다녀도 되겠다.’
유진광은 자랑할 거리가 떨어질 때마다, 매번 산소호흡기처럼 새로운 컨텐츠를 불어넣어 주는 이준혁에게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