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45
145
68.마탑전자(3)
“유진광이 잘하고 있군.”
북한 문제가 내가 의도한 방향으로 서서히 물꼬를 트고 있는 것과 별개로, 마탑 그룹의 일도 유진광이 캐리해서 잘 나가고 있었다.
‘홀로그램 폰이라······.’
나는 한반도의 300m 상공에 떠서 주변 경치를 관람하며 생각에 잠겼다.
유진광이 아이디어 내고, 내가 구현한 홀로그램 미스릴 노트S.
과거 유진광이 상상 속으로만 구현하고 싶었던 미지의 폰을 내가 구현해줬다.
‘이제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는 의미가 없어진 건가···.’
이렇게 되면 TV 화면 크기도 의미가 없어진다.
‘사실상 디스플레이도 필요 없이, 영상을 비출 레이저만 있으면 되니까.’
또한 조잡하게 3D 안경을 쓰지 않아도 3차원 영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영상부문뿐만 아니라,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도 이 기술이 쓰일 수 있을 거야.’
벌써 유진광이 밑에 사람들을 시켜서 특허도 다 내놨다.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 당연히 이준혁이 최초 기술자가 됐다.
‘그동안 마탑 월드 OS의 어플도 많이 만들어 뒀으니까······.’
홀로그램은 영상 화면뿐만 아니라, 가상 키보드까지 띄울 수 있었다.
그러니 핸드폰이라는 작은 디바이스의 한계를 완벽히 벗어나, 게임이나 기타 다양한 기술 작업들을 노트북처럼 해낼 수 있었다.
‘사실상 초소형 슈퍼컴퓨터를 노리고 만든 거니까.’
이제 컴퓨터·노트북·스마트폰·테블릿PC 구분 없이 미스릴 노트S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게 가능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마탑월드 OS는 마톡과 증강현실(VR) 게임·사물인터넷으로 모바일·데스크톱을 넘어선 초현실연결망 OS가 될테니까.’
줄여서 MTOS.
나는 마탑의 OS에 국내의 카톡과 해외의 메신저를 대체할 ‘마톡’ 만들었다.
‘마톡에 기존에 존재하던 메신저 기능에, 영화·드라마·도서·게임 등등 각종 컨텐츠를 모두 담았으니까.’
현재 메신저를 무료로 풀고, 그것을 무기로 방대한 트레픽을 끌어모은 전 세계 메신저 프로그램들.
그들 또한 그렇게 끌어모은 트레픽으로 각종 산업에 진출하며 포식자처럼 구산업들을 무차별적으로 먹어치웠다.
결국 카톡이나 대형 플랫폼의 생태계에 편입되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이건 비단 소프트웨어적인 시장만 말하는 게 아니다.
‘택시나 배달, 그리고 숙박업소나 기타 생활 전반에 대한 모든 산업이 한 플랫폼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
그래서 처음엔 무료로 편입시켜주던 것을, 이제는 막대한 편입 비용을 요구해서 사업자들의 등쌀을 휘게하고 있었다.
결국 일부 플랫폼의 독점 현상이 지속되면, 고인물이 썩은물이 되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오게 돼 있었다.
‘내가 전 세계 플랫폼 시장을 통일하면 그러한 부조리를 모두 깨부술 수 있을 거다.’
나는 사실상 돈 욕심이라던지, 모든 욕심에 초탈했기 때문에 몇 푼 더 벌자고 시장을 독점한 후, 갑의 위치에서 갑질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 비용만 남기고, 나머지 이득은 컨텐츠를 생산하는 개발자에게로 돌려야지.’
그래야 소비자들도 좀 더 싸게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고, 개발자들도 깨끗하고 투명한 정산으로 인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었다.
‘기존의 레드오션에 뛰어드는 게 좋은 방식은 아니지만···.’
아무리 시장이 포화상태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제나 기회가 있었다.
‘내가 개발한 선진 기술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면 되니까.’
그렇게 하면 따라잡는 것을 넘어, 아예 남들이 닿을 수 없는 저 먼 곳으로 추월해버릴지도 몰랐다.
‘그러려고 피코급 반도체를 만든 거니까.’
그냥 단순히 진성 전자 반도체만을 이기기 위해 만든 게 아니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난립하고 있는 모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장을 통폐합하고 오버 테크놀로지 기술을 실현하려고 만든 것이었다.
최소 몇십 년은 앞서나갈 vr컨텐츠를 만든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우리 마탑 제품을 못 쓰면 안달 나게 만들어주지.’
늘 그래왔듯이.
마탑 쥬얼리, 마탑 제약, 그리고 이번엔 마탑 전자!
‘우리 마탑 전자제품이 없으면 불편해서 못 살 거다. 아마도.’
지금도 마탑 쥬얼리는 몇백억, 몇천억을 줘도 사기 힘든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공급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는 늘 천정이었다.
그리고 마탑 병원엔 늘 꼭두새벽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기존의 간판을 내리고, 마탑제약에 편입된 병원들이 온통 ‘마탑 병원’이란 간판을 내걸고 사생결단으로 마탑 영양제를 공급받기 위해 애걸복걸했다.
이제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는 마탑 제품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에서 최소 수십 년은 뒤처진 셈이 됐다.
‘아무튼 이제 슬슬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은데······.’
벌써 한국을 떠나 월북한 지 3달 차.
슬슬 학교 갈 준비도 해야 했다.
‘3월에 입학하니까.’
괜히 친척 때문에 홧김에 전국 1등 한다고 해서, 이 나이에 수능도 보고 학교까지 가게 생겼다.
‘사실 별 의미가 없긴 한데, 경험으로 한번 가보기나 해볼까······.’
캠퍼스 생활.
캠퍼스의 낭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다.
예전엔 그런 게 부러웠는데, 지금은 사실 별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사업 잘되고, 내가 하려는 일이 문제 없이 잘 풀리면 그게 행복이지.’
처음 지구에 돌아와서 돈에 쪼들릴 때만 해도, 매사에 ‘돈, 돈’했었다.
하지만, 이제 수십조 단위의 개인 자산이 통장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고, 내가 쥐고 있는 마탑 그룹의 지분만 팔아도 당장 수천조는 챙길지도 몰랐다.
마탑 그룹의 가치는 그만큼 빠르게 떡상하고 있었다.
‘진성이나 헬디 등등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나노소프트·야마존·페북·알리바바·바이두 등등 전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의 가치도 떡락하고 있다지···.’
거기에 윈텔, IBN, 츠넵드래곤 등의 하드웨어 회사들의 주가도 줄줄이 폭락하고 있다니까······.
아직 마탑 반도체나 전자제품, 소프트웨어가 출시되기도 전에 귀신같이 냄새를 맡은 해외 유명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고 있었다.
그들은 빼낸 자금으로 마탑의 지분을 0.001%라도 확보하려 했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우리가 돈이 급한 건 아니니까······.’
과거 박태진이 아렌 파핏에게 돈이 넘쳐난다고 훈수 뒀을 정도로, 우리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기존에 대동그룹에서 흡수한 사업체에서도 양호한 매출을 올리고 있었고, 새로 출범시킨 마탑 계열 직속 사업체들은 전 세계 시장을 쓸어버리다시피 하며 폭풍발전 중이었다.
그러니 매달 수십조 원 이상의 매출이 마탑 회사에 차곡차곡 쌓여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금액은 점차 늘어날 예정이었다.
‘나도 이제 꽉 마긴 방식대로만 나가지 않는다고.’
예전엔 나도 이제 평범하게 마법 사용은 최소화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누가 자꾸만 나를 건들고, 갑질하려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기존에 관철하던 방향을 바꿨다.
‘내게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활용한다.’
사기적인 힘이라고 욕해도 상관없었다.
내가 이계로 넘어가서 죽을 고생을 하며 쌓아온 힘이다. 내 힘을 어떻게 쓰든 누가 감히 간섭한단 말인가?
‘하지만 나는 욕심만 많은 돼지들처럼, 그것을 독점해서 갑질하는 인생은 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지금 전 사업을 통폐합해서 독점하려는 것은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모두가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평등하게 사는 세상.’
자유롭게 경쟁하는 게, 가장 공평하다라고··· 누가 그랬지만, 최소 그건 교육받을 환경이라도 타고난 사람들의 배부른 소리였다.
‘지금도 당장 돈 몇 푼이 없어, 최소한의 배울 기회나 병원 치료도 못 받고, 굶거나 아파서 자살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전 세계 자살률 1위 대한민국이 아니던가?
아프리카나 동남아 국가에 비하면, 그래도 부유하다고 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차별감도 사람의 의욕을 꺾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일단 자유롭게 경쟁시키더라도, 최소한 공평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겠다.’
나는 그렇게 결심하며 슬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북한 상황은 이제 리한봉에게 맡기고, 나도 내 본분으로 돌아가야지.’
잠깐 외도를 하긴 했지만, 결국 내 사업인 ‘마탑’과 내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왔다.
‘언젠가는 북한도 대한민국으로 편입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북한은 현재 동북쪽의 땅이 리한봉의 세력에게 완전히 점령당했다. 정은이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청진과 혜산의 9군단·10군단이 리한봉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그곳은 사실상 함경도, 양강도, 자강도를 지배하는 군단이었으니까······.’
북한 전체 면적의 1/3이 날아갔는데도, 김정은은 모르고 있었다.
‘이게 다 리한봉이 눈치 빠르게 머리를 잘 쓴 덕분이지.’
리한봉은 내가 준 계급의 권능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었다. 사실상 내가 직접 인민들을 초인 각성을 시켜 주는 튜토리얼은 모두 끝이 났다.
‘이제 리한봉을 위시한 고위급 간부들이 자신의 권능을 활용해 북한 주민들을 자신들의 권속에 포함시켜서 각성시키고 있으니까.’
그러니 말이 새어나갈 염려도 없었고, 반란이 실패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권속에 포함되는 숫자는 더더욱 늘어날 예정이니까.’
게다가, 굳이 권속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동북 3도에 있는 북한 주민들은 지금 식량 걱정없이 때깔 좋게 매우 잘 먹고 잘 입고 살고 있었다.
‘이젠 김정은에게 붙으라고 해도 안 붙겠지.’
북한 주민들은 리한봉의 질서에 편입되어, 새로운 힘을 각성하고 그것을 열심히 수련하고 단련해나가고 있었다.
‘언젠가 이루어질 쿠데타에 성공하기 위해서······.’
게다가 북한 내부의 사정은 현재 김정은의 개방 정책을 놓고 급진파와 온건파가 엄청난 대립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리한봉의 세력이 아니더라도, 북한 내부의 중심에서 여러 계파가 난립하며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을 무조건 추종하는 세력, 그리고 김정은의 개방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 기존에 있던 권력층 대신 신흥 권력층으로 오른 ‘돈주’들까지······.’
‘돈주’는 일명 남한식으로 치면, 북한의 재벌이나 마찬가지였다.
북한의 사금융 시장은 ‘돈주’라는 신흥부유층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주(錢主)라 불리는 사채업자와 비슷하지만, 제도권 금융시장이 없는 북한에서는 사실상 민간 금융회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소련이 멸망하면서 사실상 배급주의는 모두 끝이 났으니까······.’
돈주는 초창기에는 재일교포, 화교 중심이었다. 시장화 초기에 여유자금을 가질 수 있는 계층은 해외에서 달러를 가져올 수 있는 집단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무역 및 외화벌이 일꾼, 밀수꾼, 탈북자 가족, 장마당 장사꾼, 노동당 간부 부인 등 돈주의 출신 성분과 직업이 다양화되고 있다. 장마당 등이 활성화되면서 북한 내에서 돈을 축적할 수 있는 계층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돈주들이 사실상 북한 내의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고, 쿠데타가 이루어진다면 그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니까······.’
돈주는 북한 시장화를 이끌고 있는 집단으로 막강한 현금 동원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5만~1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돈주는 24만 명 정도 되었다.
북한에는 ‘은행’이란 이름이 붙은 기관은 여러 곳이지만 여·수신 기능을 담당하는 곳은 조선중앙은행 하나뿐이었다.
게다가 북한은 ‘인민이 벌어들인 돈은 인민을 위해 국가가 통일적으로 장악하고 관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해방 직후 58개였던 금융기관을 조선중앙은행으로 통폐합하고 국가정책금융은 물론 기업과 개인 대상의 금융까지 모두 담당하도록 했다.
‘북한 괴뢰정부가 관리하는 은행이란 사기꾼이나 마찬가지니까······.’
북한 주민들은 조선중앙은행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돈을 맡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인출은 자유롭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특히 1994년 극심한 경제난인 ‘고난의 행군’과 여러 차례에 걸친 화폐개혁으로 조선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됐다.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하려면 자산 전액을 조선중앙은행에 맡겨야 한다고 선전한 뒤, 돈을 맡기면 인출은 극히 일부만 허용하거나 예금 만기를 무기한으로 늘려 사실상 주민들의 돈을 강탈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돈주들이 상업은행의 기본 업무인 대출, 송금, 환전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지···’
리한봉은 현재 비밀리에 김정은의 행사에 불만을 가진 북한 내 최고위 돈주들과 비밀리에 접선 중이었다.
‘이제 내가 없어도 잘 해내겠지.’
나는 이제 간섭하는 입장에서 리한봉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지켜보는 방관자의 신으로 돌아갔다. 내가 알고 있는 리한봉이 맞다면, 기존의 김정은의 괴뢰국 독재를 철폐하거나, 최소한 김씨 일가 같은 그러한 악질적인 독재는 펼치지 않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
‘지금 돌아가면 아리한테 많이 혼나겠지······?’
슬슬 집에서도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아리가 혼자 육아를 전담하느라 고생이었다.
‘바가지 많이 긁힐 거 같은데.’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텔레파시로 연락해주기로 했는데, 텔레파시는커녕 전화도 유진광을 제외하면 전부 안 받고 있었다.
‘아리한테 무릎 꿇고 빌던가 해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아리 사이에서 태어난 ‘실프’도 보고 싶었다.
‘이제 진짜 집으로 돌아가자.’
나는 북한의 상공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북한의 사정을 훑어보다가 텔레포트를 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