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156
156
74.포식자
-교사 코인 떡상 실화냐? 우수 교사 대상 상금 1000억 원 증정!
-유진광, 통큰 대상 상금 수여. 상금 한방으로 인생역전한 교사는 누구?
-졸업식 최대의 수혜자는 학생들이 아니라, 바로 이 사람?
.
.
.
“흐흐흐······.”
나는 조용히 졸업식장을 빠져나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기사를 확인했다.
‘역시나 진광이가 이번에도 어그로는 제대로 끌었네···.’
대충 유진광에게 임창용 선생님을 비롯한 우수 교사에 대한 상금을 전달해달라고 했다.
한데, 유진광은 그걸 넘어서 우리 학교 후배들에게 취업 자리까지 약속했다.
‘어차피 앞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할 테니까······.’
유진광이 취업 자리를 약속하긴 했지만, 정년까지 보장한 건 아니었다. 철밥통이 아니란 뜻이다.
‘열심히 안 하면 국물도 없는 게 바로 우리 회사니까······.’
연봉 세고, 근무 환경 좋고······.
그런 것도 다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는 혜택이었다.
일 대충 하고, 동료들 눈치나 슬슬 보면서 대강대강 일하는 사람들은 곧바로 인사고과에 반영되어서 빠르게 걸러졌다.
‘결국 후배들도 자기 하기 나름이다.’
지금 당장은 무식해서 아무것도 몰라도, 열심히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회사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끌어줄 것이다.
‘밑바닥부터 닦고 올라와야겠지만······.’
마탑에 입사한다고, 뭐 양복 근사하게 빼입고 멋드러진 책상에 앉아서 펜대나 좀 굴리다가 퇴근할 줄 안다면 오산이었다.
‘녀석들은 들어오자마자 화장실 청소부터 해야지.’
게다가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센 것도 그들이 학창시절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갔고,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해준 것뿐이지, 이런 꼴통 학교 졸업생들에게까지 무턱대고 고액의 연봉을 줄 리는 당연히 없었다.
‘아무튼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제 곧, 마탑 제약 때와는 비교도 안 될 큰 폭풍이 불어닥칠 터였다.
‘단순히 전자업계만 날아가는 게 아니지.’
어쩌면, 거기에 종사하는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이 대거 휩쓸려 나갈 게 분명했다.
‘재벌들이야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나는 아무런 힘도 없이 태풍에 휩쓸려 나갈 사람들을 위한 대피소를 만들어야 했다.
‘결국 내가 전부 인수하는 수밖에 없나······?’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전부 가능하다.
‘내겐 자금을 순환시킬 회사도 있고, 마법적 능력도 있으니까.’
처음 귀환했을 때만 해도 참 어리버리를 많이 탔다.
돌아보면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많았는데, 그게 다 내 경험 부족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은 시행착오였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
북한뿐만 아니라, 도산해서 길거리에 나앉는 사람들을 구제할 B플랜은 이미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까톡.
“응?”
그렇게 상념에 빠져 거리를 걷는데, 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아리 : 준혁 씨. 오늘 아버지가 좀 보자고 하시는데,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아리네 아버님이 웬일로 나를?’
사실 내가 북한에 가 있을 때, 아리가 최종환 대통령에게 내 정체를 말했다고 했다.
물론 내가 허락했고, 최종환 대통령에게도 비밀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아리가 다짐을 받았다.
-이준혁 : 대통령님이요?
-아리 : 네. 준혁 씨가 앞으로 할 일들이 한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아버지가 준혁 씨를 만나고 싶어 하세요.
-이준혁 : 음······.
지구로 귀환해서 돈 걱정없이 가족들과 편하게 살기 위해 사업을 벌이다 보니, 결국 내가 이 세상을 움직이는 중심이 되어버렸다.
‘더이상 조용히 숨어서 사는 건 그른 건가······.’
흑막 뒤에 흑막 짓은 여기까지.
이제 슬슬 정치 권력자들과 엮이거나, 협력해야 될 때가 왔다.
-아리 : 준혁 씨. 부담스러우면 굳이 만나지 않아도 돼요.
아리가 다시 톡을 보내왔다.
아무래도 내가 답장을 안 하고, 미적지근하게 나오자 지레 걱정을 한 것이다.
이준혁 : 아니에요. 저야 늘 한가하니까, 대통령님 원하시는 시간대로 약속 잡아서 저에게 알려주세요.
아리 : 네. 알겠어요. 그리고 오늘 저녁에도 시간 비워줘요. 실프가 보고 싶데요. 오늘 저녁은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먹어요.
이준혁 : 흐흐흐. 알겠습니다.
나는 아리의 톡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딸래미가 보고 싶다는데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가야지.’
솔직히 지금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 급작스러운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가 생겨버려서 준비를 좀 해야 될 거 같았다.
‘아무래도 북한 얘기도 해야겠지?’
앞으로 내가 벌일 일들 중에 남북한의 통일 문제도 있었고, 각종 사업에 대한 재편도 있었다.
‘마탑 전자제품을 출시하면, 전자분야뿐만 아니라, 전 분야가 타격을 입는다.’
적든 많든, 그건 무조건적이었다.
내가 만드는 건, 그저 간단한 백색가전이 아니라 ‘강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기술 중 하나였다.
요즘 새로 IT업계에 뛰어드는 모든 벤처기업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본 패시브 스킬로 깔고 들어 간다.
그게 ‘약 인공지능’이 됐든 그보다 좀 더 나은 인공지능이 됐든.
하지만.
‘강인공지능을 만드는 회사는 아직 우리뿐이니까.’
알파 웨이치가 바둑 9단 이세돌을 꺾었다곤 하지만, 결국 계산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었을 뿐, 거기서 인간처럼 다양하게 사고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은 아직 없었다.
‘일단 내년이 대선이니까, 최종환 대통령께도 좋은 선물을 안겨줄 수 있겠군.’
남북한의 통일이라던가, 전 세계를 선도할 신기술이라던가.
나는 그 공을 전부 최종환 대통령이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로 공을 넘길 생각이었다.
‘애초에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은 없어.’
남들 앞에서 나대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런 건 유진광처럼 재능 있는 사람한테 몰아주는 게 최고였다.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현재 북한 상황은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나는 내 비밀에 대해 편하게 토론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인 박찬규와 함께 최근 일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야, 준혁아. 인민들에게 그렇게 통제 불가능한 힘을 안겨주면 이 세상 밸런스가 어떻게 되겠냐? 결국 네가 원한 세상도 이런 방식이 아니었잖아.
찬규는 그렇게 나를 설득했다.
나도 리한봉과 김누리의 사정을 딱하게 생각해서, 세상의 균형을 이질적으로 어그러뜨리는 힘을 부여하고 말았다.
그래서 찬규와 심도 있게 장시간 토의한 끝에, 그들의 힘을 다시 거두고 북한 문제는 내가 직접 마무리 짓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고생한 게 조금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거겠지.’
이대로 가면, 대규모 유혈 사태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을 흡수한 리한봉의 세력이 어디로 튈지도 몰랐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일 때 멈추는 게 최선이다.’
일단 각성한 사람들과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수룡을 본 사람들의 기억에 개입해서 일부 삭제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함경도에 퍼진 수용소는 갑작스러운 반란으로 수용소 인원들이 전부 탈출해 북한 곳곳에 숨어 있었다.
‘북한 문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접근한다.’
내년 안에 남북한 통일이 이루어지도록, 올해 안에 북한 문제를 마무리 짓는 게 내 첫 번째 목표였다.
‘정 지구에 마도 공화국을 구현하기 힘들다면, 화성도 한번 생각해볼 수 있고···.’
현재 백두산에 있던 수룡 ‘뀨우’를 화성에 보내놓은 상태였다. 뀨우는 내가 만들어 놓은 새로운 환경에서 마음껏 헤엄쳐 다니며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
“흠흠······.”
유진광은 군포 하이텍 고등하교의 시상식을 모두 끝내고,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우와, 부가티 베이론!”
“개쩐다.”
“저거 한국에 5대밖에 없는 차잖아! 26억짜리!”
최대출력이 자그마치 1200hp.
사고 싶어도 공급이 너무 제한적이라 아무나 살 수 없는 차가 바로 부가티 베이론이었다.
‘흐흐흐······.’
유진은 오늘 지루할법한 뻔한 졸업식을 멋지게 캐리하며, 스스로 흡족해하고 있었다.
‘실장님 덕분에 내 인생이 이렇게 폈으니, 이 정도 고생쯤은 뭐 아무것도 아니지.’
유진광은 오히려 이런 자리를 좋아했다.
자신을 뽐낼 수 있는 자리, 자랑할 수 있는 자리.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과 부를 부러워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고양감을 느꼈다.
‘원래는 항상 남들에게 무시만 받고 살았었는데······,’
대동그룹의 망나니 아들로, 가족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도 무시당하고, 멸시당해왔던 인생이었다.
‘사실상 아버지가 준 카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병신이었지.’
그래서 유진광은 아버지의 총애를 얻기 위해 온갖 미친 짓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안 좋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어릴 때 가졌던 꿈과 야망을 잃어버린 채 온갖 더러운 짓을 저질렀고 남에게 피해를 끼쳤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
유진광은 더 이상 아버지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아버지의 카드가 없어도 돈이 흘러넘쳤다.
다달이 통장으로 수억 원 이상의 월급이 들어왔고, 개인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다시 수억의 출연료가 들어왔다.
이게 다 이준혁 덕분이라 생각하니, 그에게 더더욱 충성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만 해도 이렇게 될 줄 상상도 못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정말 더러운 악연으로 엮인 사이였다.
하지만, 그 악연이 지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이 되어서 서로 협력하는 사이가 됐다.
유진광도 이준혁이 없으면 안 됐고, 이준혁도 이제 유진광이 없으면 안 되···는 정도는 아니겠지만, 많이 불편할 게 분명했다.
“존 킴. 다음 일정은 뭐지?”
“네. 진성 회장과의 오찬 약속이 계십니다.”
“흠···. 진성 회장이라······.”
유진광은 과거에 이미 진성회장과 인연이 있었다.
그것도 악연으로.
‘그놈이 갑자기 왜···?’
진성에서 사람이 하나 찾아올 것은 예상하고 있었으나, 부회장 아니면 진성전자 사장이 찾아올 줄 알았다.
한데.
‘차대훈이 직접 나를 만나러 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진성그룹 회장 차대훈.
유진광은 과거 전국경제인엽합 모임회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전경련의 왕이 이제는 내게 애걸복걸하러 찾아오는 것인가······.’
참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우스운 일이었다.
‘예전엔 내가 인사를 해도 받지도 않고, 아예 개무시하던 인간이······.’
유진광은 과거 아버지와 함께 전경련 모임에 참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고급 호텔에서 치러진 그 모임에선, 한국을 좌지우지하는 대기업 회장들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그 회장들의 뒤를 이어 차기 회장이 될 자제들도 모두 참석했다.
‘거기서 진성가(家) 녀석들은 나를 벌레 보듯 개무시하고, 깔봤었지······.’
진성은 아예 ‘대동 그룹’이란 회사 자체를 전경련과 같은 부류로 생각해주지 않았다.
그저 길 가다 발에 채이는, 무수히 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로 생각하고, 유진광이 허리까지 숙여 가며 악수를 건넸을 때 더럽다는 눈빛으로 외면하고 무시했다.
그래서 유진광은 그때의 기억을 아직까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똑같이 되돌려 주지. 차대훈.’
유진광은 이를 악물며, 오픈카에서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다. 두려울 게 없는 시원한 바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