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209
209
96.원 소스 멀티 유즈(OSMU)
“크으··· 역시 준혁이야.”
박찬규는 마탑그룹 사무실에서 이준혁이 김두환으로 변신해 국회에 오물을 뿌리는 것을 생방송으로 지켜봤다.
“좋은 소재가 되겠어······.”
얼마전, 이통 3사를 쳐부수는 건 이미 소재로 써먹었다.
찬규는 자신의 소설이, 일명 ‘뽕’이 심하게 들어간 글이라는 걸 인정하고, 최대한 주인공이 자극적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그래야 활활 불타오르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의 찬규는, 인터넷에서 오랫동안 서식하면서 약간 성격이 이상해졌다.
무언가 단체 생활 같은 데를 들어가면 사람들과 잘 화합하지 못하고, 적응이 안 돼서 늘 힘들었던 것이다.
‘그게 다 내 운명이지······.’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이준혁 덕분에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생겼고, 조력자들도 많이 늘어났다.
그래서 찬규는 요즘 편하게 글을 쓰고 있었다.
‘돈 문제도 이제 해결됐고 말이지······.’
찬규는 매달 200만 원 이상 엄마한테 돈을 보내고 있었다. 과거엔 수입이 적어서 용돈도 보태드리지 못했지만, 최근에 운이 좋아서 ‘10서클 고딩의 귀환’이 대박이 났다.
‘대박이 났다기보단, 내가 좀 억지를 썼지.’
남들은 1편 써서 유료 조회수 1000대, 혹은 그 이상이 나온다면 찬규는 하루 3편을 모아서 천을 넘겠다는 각오로 매일매일 라이브로 3편씩 글을 써서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남들이 다 퇴근한 시간인 새벽 5시까지 글을 쓰는 경우도 많았고, 어제는 새벽 6시에 집에 들어갔다.
‘그래서 엄마가 좀 걱정을 하시지만, 그래도 뭐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옛날처럼, 내가 자고 싶은 대로 다 자고, 쉬고 싶은 대로 다 쉬면서 좋은 글을 쓴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찬규는 최근 잠자는 시간이나 채팅하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요즘엔 신문도 많이 읽고 있으니까······.’
예전엔 조금 구독하다가 돈이 없어서 중간에 끊어버렸는데, 요즘엔 그래도 여유가 좀 생겨서 신문도 1년 치 끊고, 키보드도 100만 원어치 이상 샀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금씩 베풀고 있었다.
‘이번에 네이브 A스토어에 들어가서 1등 할 줄은 상상도 못 했지···.’
찬규의 소설은 편수가 100편 이상 넘기기 시작한 이후로, 투스토어, 니디북스, A스토어 순으로 유료가 들어갔는데 이번에 들어간 A스토어에서 대박이 났다.
‘비록 1일 천하, 하루뿐이긴 하지만 1등도 잠깐 해봤었으니까······.’
물론 하루 만에 1위에서 퉁겨져나갔다.
하지만, A스토어에서 하루 동안 그러고 있었던 것만으로도 찬규는 많이 고무될 수밖에 없었다.
‘순위가 10위권 안팎으로 한 달만이라도 꾸준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네이브 A스토어는 외부 시장에서 코코아 스토리와 쌍벽을 이룰만큼 큰 시장으로, 작가들이 외부유통할 때 가장 크게 생각하는 플랫폼 중 하나였다.
‘거기서 한 달 동안 순위권에만 들어도 몇천만 원에서, 몇억씩 가져가는 작가들도 많으니까······.’
1차 연재 플랫폼에서 성적 보다, 외부에서 대박나서 몇십·몇백 배로 수익이 빵빵 터지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튼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다음 작품에선 더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번엔 운이 좋아서 자신의 실력보다 더 많은 돈을 번 찬규였지만, 지금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문제점을 더 보완해서 찬규도 대박 작품을 더 써보고 싶었다.
‘노력해야겠지. 책도 더 많이 읽고, 글을 쓸 때도 많이 생각하면서 쓰고, 또 다른 작가들에게도 많이 배우고······.’
찬규는 최근 글쓰기 강의나 작가 모임 같은 데 자주 참여해서, 여러 유명 작가들의 팁이나 노하우 등을 많이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냥 흘러가는 얘기도 나중에는 결국 다 도움 되는 얘기니까······.’
그런 살아 있는 정보들이 모여서, 작품의 질이 더 올라가고 내용도 풍성해진다고 믿었다.
‘아무튼, 이번 건 최대한 쓰고 싶은 만큼 쓰고, 후련하게 털어버린 후에 신작을 시작해야겠다.’
처음에는 연독률이 너무 빨리 떨어져서, 빨리 접고 새 글을 쓰고 싶었던 찬규였다.
하지만, 주변 작가의 조언으로 이번 작품을 잘 마무리한 후 온전히 집중해서 차기작을 쓰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고, 결과론적으로 그게 맞았다.
‘달동네에서 월 200~300씩만 꾸준히 들어와도, 외부에서 400~500이상 추가로 들어 올테니 글 수입만으로도 월 600~800이상 들어올 거 같은데······.’
물론 그게 끝까지 지속되진 않겠지만, 매일 3편씩 쓴다면 앞으로 4~5달 이상은 그렇게 들어올 거 같았다.
‘물론 그 전까지 차기작도 확실히 생각해놓고, 준비도 많이 해야지.’
현재 헌터 학원물(환생)과 게임물(귀환), 그리고 일반 전문가물 중에 무엇을 써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이번 작품도, 쓰면서 계속 공부해나가니까 좀 많이 벅차고 힘들긴 한데, 많이 준비해서 잘 된 적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지······.’
이 바닥은 순발력이 매우 중요했다.
언제나 트렌드가 매번 오락가락했고, 그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유료로 갈만한 성적이 나오기 힘들었다.
‘나 또한 이번에 마법사물이 유행해서 따라 썼으니까······.’
갑자기 많은 작가들이 마법사물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연재 초반부터 투베 상위권을 차지하는 걸 보고 찬규도 ‘10서클 고딩의 귀환’을 쓰게 됐다.
찬규가 혼자 멍하니 잡생각을 하고 있던 그 무렵.
“찬규 씨.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시원한 아이스 미숫가루를 타온 이지연이 찬규에게 다가오며 그렇게 물었다.
“그냥 이것저것이요.”
후루룩.
찬규는 이지연이 건네준 미숫가루를 먹으며 그렇게 둘러댔다.
그러자.
“10서클 고딩의 귀환인가 그거 영화로 개봉한다더니, 언제 개봉하는 거예요?”
이지연이 찬규에게 질문을 던졌다.
“영화요? 그거 다음 주인가 다다음 주인가······.”
찬규는 잠시 머리를 갸웃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아니, 본인 소설이 영화화돼서 개봉하는데, 왜 그렇게 관심이 없어요?”
이지연이 이상하다는 듯이 그렇게 묻자.
“하루 3편씩 글 쓰다 보니, 다른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요. 한 편 쓰면 또 다음 편 스토리 구상해야 되고, 다음 편 쓰면 또 다음 편 쓰는 스토리 구상이나, 아니면 다른 책도 읽어야 하고······. 자료조사가 부족하면 하루 종일 인터넷을 뒤적거리거나 전문서적을 공부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찬규의 설명에.
“우오오······.”
이지연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냥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쏟아낸 줄 알았는데, 여러모로 공부할 게 많군요?”
“네. 사실 저는 대학교는커녕 수능도 안 쳐본 고졸이라, 수능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고, 대학교도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지도 잘 몰랐죠.”
마법 대해서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찬규는 초반에 독자들한테 ‘주인공이 왜 패러사이트만 쓰냐? 다른 것 좀 써라’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사실 찬규가 아는 몇 안 되는 마법들 중에 제일 효율적인 게 패러사이트여서 그것을 집중적으로 쓴 것인데, 독자들은 지겨워 한 것이다.
그래서 찬규는 중간에 마법 서적을 구입하거나, 인터넷에서 서클별 마법을 공부해서 후반부에는 그래도 주인공이 다양한 마법을 구사했다.
이지연은 그런 찬규를 내려다보며,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영화화도 되고, 게임으로도 만들어지니까 많이 기쁘시겠네요?”
이지연의 물음에 찬규는.
“그럼 수익이 더 많이 들어와서 좋을 거 같긴 해요.”
라고 덧붙이며 고심에 빠졌다.
‘요즘엔 웹소설이 소설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웹툰이나 드라마·게임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많이 활용되니까 유명작가들의 수익도 많이 늘어났지······.’
예전엔 ‘웹 소설 시장만 해도 대박이다’였지만 지금은 ‘웹툰도 하고 영화나 게임으로도 만들면 홍보 효과도 되고 더 대박이다’로 바뀌었다.
그래서 작가들도 작품을 구상할 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질 것에 대비해서 작품을 구상하는 작가들도 많았다.
‘나는 솔직히 마탑에서 어거지로 밀어주는 거지만······.’
찬규는 자신의 작품이 아직까지는 원 소스 멀티 유즈로서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롯이 이준혁이라는 친구 덕에, 빽으로 올라타서 좋은 행운을 누리는 것뿐. 마탑이 밀어주지 않았다면, 그저 외부유통을 도는 선에서 작품의 수명이 끝났을 것이다.
‘나도 언젠가는······.’
찬규는 자신도 언젠가 스스로의 힘으로 원 소스 멀티유즈를 할 수 있는 작품을 써내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끼익.
그렇게 찬규와 이지연이 서로 시시닥거리던 그때.
“아, 피곤하네······.”
노곤해 보이는 얼굴의 이준혁이 걸어들어왔다.
“야, 이준혁!”
찬규는 국회의원들을 신나게 참교육해주고 온 이준혁에게 달려갔다.
“왜 이렇게 늦었냐?”
찬규의 물음에 이준혁은.
“대통령님을 만나고 왔어.”
그렇게 짤막하게 덧붙인 후, 외투를 벗었다.
*
‘이번 방송사 일까지 잘 마무리되었으니, 이제는 내실에 집중해야겠다······.’
그동안 걸림돌이었던 TV방송사들과 국회의원들은 모두 찌그러졌다.
그래서 나는, 방송 이외에 앞으로 해야 될 목록 리스트들을 쭈욱 생각해보았다.
‘일단 찬규의 소설로 만든 영화를 개봉하고, 게임도 오픈하고, 그 다음은······.’
당장 해야 될 일은, 내 친구 찬규의 일을 돕는 것이었다.
‘아마 다음 주에 개봉한다고 했으니까, 찬규랑 같이 보러 가야겠다.’
게임은 아쉽게도 VR게임이 아닌, 3D 홀로그램 게임으로 먼저 출시했다.
‘VR은 아직 제품을 생산하지도 않았고,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
그래서 일단 수억 대가 팔린 마탑폰과 연동될 홀로그램 게임부터 개발했다.
그리고 영화는.
‘내가 직접 만들었지.’
찬규의 소설이, 거의 내 인생을 수필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나는 내 기억을 토대로, 영상 기술들을 복합적으로 조합해서 ‘10서클 고딩의 귀환’이라는 영화 한 편을 만들었다.
‘잘 될지는 모르겠네······.’
3D 홀로그램 기술을 적용한, 찬규의 첫 멀티 유즈 작품이자 어쩌면 내 인생을 그린 영화일지도 몰랐다.
그런 뜻깊은 영화이기에, 나는 찬규와 함께 다음 주에 같이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다.
*
1주 후.
“우오오오. 사람들이 많이 왔네······.”
나와 찬규는 단둘이서 CUV영화관에 왔다.
원래 영화관은 가족이나 연인이랑 많이 오는 법이지만, 나는 오늘 특별히 내 친구 찬규를 위해 남자끼리 영화를 보러 왔다.
“후. 자리 좋군.”
찬규가 약간 뒤쪽 좌석에 착석하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자, 이거 먹어라.”
나는 찬규에게 팝콘을 건네며, 찬규의 옆에 따라 앉았다.
‘홀로그램 영화를 보러 오는 건 난생 처음이네······.’
내가 설계하고 만든 기계이긴 하지만, 이렇게 고객 입장에서 보는 건 또 처음이었다.
두두둥ㅡ!
그렇게 차리에 착석해 찬규와 함께 팝콘을 나눠 먹고 있는데, 영화관의 불이 모두 꺼지며 홀로그램의 영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 시작했어, 준혁아.”
“어? 응.”
아까는 태연한 모습이더니,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찬규는 놀라서 내 손을 덥석 붙잡았다.
나는 피식 웃으며, 상영을 시작한 ‘10서클 고딩의 귀환’을 시청했다.
-이계에서 귀환했다.
화르륵!
-그런데 지구에 괴수는 없었다!
퍼어어엉ㅡ!
시네마 오프닝 멘트가 끝난 후, 내가 지구로 복귀하기 전 마계와 싸웠던 최후의 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