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10th Circle mage RAW novel - Chapter 248
248
116.김정은
“그동안 참 힘들게 살았어요. 남편이나 저나···. 초율이도요.”
안지민은 약간 서글픈 표정으로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이야기해나갔다.
“저희 둘 다 너무 어릴 때 만나서, 결혼하고 애 낳고 그랬거든요.”
안지민이 처음 남편을 만난 건 고등학교 때였다.
두 사람은 서로 고깃집 아르바이트에서 우연히 만나, 같이 일을 하면서 친해졌다.
학교는 달랐지만, 둘 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일을 해야 했기에 서로 공감대가 맞았다.
“항상 집에서, 일터에서 시달리는 저를 남편이 매일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고, 도움을 줬죠.”
안지민은 결국 남편이 군대에 갔다 올 때까지도 기다려줬고, 전역 후에는 본격적으로 살림을 차렸다.
“정말 없는 살림에 많이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도 많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다 행복했던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
유진광은, 안지민과 박효상이 단순한 불장난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오래 사랑을 이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니 쉽게 못 잊는 거겠지.’
안지민은 서울의 야경을 내려보다, 다시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런 것도 다 미련이에요, 남편 말대로 다 잊어버렸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안지민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려오자 유진광이 대뜸 입을 열었다.
“지민 씨. 제 얘기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네??”
유진광은 안지민의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과거에 대해 술술 얘기하기 시작했다.
“저를 아는 모든 사람은 제가 부모 잘 만나서, 그저 탄탄대로의 편한 인생만 걸어왔다고 생각하던데, 절대 아닙니다.”
그는 과거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멸시와, 동생과의 차별, 동생의 무시 등을 모두 설명하며 계속 중얼거렸다.
“거의 4년 전까지만 해도 막장 인생을 살았어요···.”
유진광은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듯, 어두운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처음에 이 실장님을 만난 것도, 좋은 인연으로 만난 건 아니었죠. 하지만···.”
유진광은 이준혁과 엮이게 된 후, 바뀐 자신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저도 열심히만 하면 대한민국··· 아니, 전 세계 최고 기업의 오너가 될 수 있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쥬얼리, 제약, 전자, 통신, VR 등등···.
비록 이준혁이 뒤에서 설계하고 만들었지만, 유진광이 전면에 나서서 한 일도 많았다.
“그러셨군요···.”
안지민은 눈물을 뚝, 그치곤 진지한 표정으로 유진광의 사연을 경청했다.
그녀의 상식으로 부자들의 삶이란, 늘 여유 있고 행복한 삶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것, 먹고 싶은 것도 다 사 먹을 수 있고, 집 걱정 없이, 돈 걱정 없이 마냥 즐겁게만 살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유진광의 얘기를 들어보니, 막상 그런 거 같지도 않았다.
“진광 씨는 근데 왜 여태껏 결혼을 안 했나요?”
안지민은 돈 많고, 높은 위치에 있는 유진광이 왜 아직도 노총각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안지민의 물음에 유진광은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그냥요. 여자들이 저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돈을 보고 가까이 접근하는 거 같아서 제가 싫었습니다.”
“아···.”
유진광도 과거에 숱한 연애를 해봤지만, 결국 나중에 가면 여자들이 전부 유진광의 돈만 바라보고, 값비싼 선물이나 명품을 원했다.
사실 아버지 카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유진광이었기에, 여자들은 그런 유진광의 내력을 금세 읽어버린 후 팽해버렸다.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언제부터인가 여자들이 싫어지고, 멀리하게 되더라고요.”
“저런······.”
유진광이 그동안 이상한 여자들에게 물려서 곤혹을 치룬 사정을 듣게 되자, 안지민은 그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이제는 진광 씨도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사실 수 있을 거예요.”
안지민의 말에, 유진광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대답했다.
“그렇죠? 저도 이제 마음씨 곱고, 예쁜 여자를 만나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예쁜 딸도 가지고 싶고요.”
“······.”
안지민은 유진광이 자신을 쳐다보며, 그런 말을 하자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럼 우리 이만 내려갈까요.”
“잠시만요.”
안지민의 제안에 유진광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팔각정에 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요.”
그러면서, 유진광은 저쪽 편에 있는 빨간 우체통 하나를 가리켰다,
“느린 우체통이라고 아세요?”
“아···.”
안지민도 과거 남편과 함께 넣어본 적이 있었다.
‘1년을 기다려야 받아볼 수 있는 편지였지···.’
연인들이 1년을 기약하며, 서로에게 보내는 그런 멜랑꼴리한 이벤트!
유진광은 주책스럽게 젊은 연인들이나 하는 그런 이벤트가 하고 싶었던지 안지민을 졸라댔다.
“우리 서로에게 편지 한 통씩 적어주고 내려갑시다.”
“······.”
유진광의 간절한 부탁에 안지민은 어쩔 수 없이 편지지를 받아들고, 1년 후 유진광을 위해 편지를 적어나갔다.
*
“후······.”
몇 년 만에 찾아온 북한의 상공은······.
‘여전하군,’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
최근 북한이 개혁·개방을 한다지만, 그건 늘 하는 말이고 여전히 북한은 폐쇄되어 있었다.
‘핵이 없어져도, 북한은 여전히 북한이지······.’
핵이 아니라, 북한 공산당이 사라지지 않는 한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란 없었다.
‘그때 해방시켜준 청진의 주민들은 잘살고 있군···.’
몇몇은 다시 수용소로 끌려갔지만, 다들 그럭저럭 숨어서 잘살고 있는 거 같았다.
‘김정은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고 말이지···’
녀석 또한 늘 그렇듯 포동포동한 체격을 유지하며, 잘 먹고 잘살고 있었다.
‘이번엔 곧바로 정은이에게로 간다.’
저번엔 괜한 뻘짓을 해서 많이 돌아갔다면,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슝!
나는 곧바로 김정은이 거처하고 있는 노동청 본관으로 순간 이동했다.
“응?”
그러자, 웬 돼지 한 마리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뭐냐, 네놈은?”
돼지는 곧바로 나를 쳐다보자마자, 욕지거리를 갈겼다.
나는 그런 돼지를 향해.
“나?”
저벅저벅.
나는 마력을 방출하며 정은이에게로 걸어갔다.
“돼지 잡으러 온 도살자다.”
“뭐?”
쐐액ㅡ!
퍼억!
“끄악!”
곧바로 플라잉 킥으로 구둣발을 차올려, 김정은의 대갈통을 축구공처럼 가격했다.
쐐애애액ㅡ!
철푸덕!
녀석은 피떡이 되어, 허공에서 공중제비를 3바퀴나 돌더니 벽에 처박혔다.
“헉··· 허억······.”
나는 그런 김정은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며, 입에 담배를 물었다.
“돼지 새끼···. 그동안 너 때문에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북한 주민의 손으로 개혁을 하겠답시고, 날린 시간이 정말 아깝게 느껴졌다.
게다가, 그렇게 시간을 쏟고도 통일을 이뤄내지도 못했다.
“이제 그만 북한 문제도 정리할 때가 되었다.”
사업도 이제 궤도에 올랐고, 돈 걱정도 사라졌다.
설령 북한을 흡수통일 하게 된다 해도, 마탑이 북한 주민들을 모두 먹여 살릴 만한 자금이 있었다.
그러니, 이제.
“너만 조지면 돼···. 정은아. 아니, 이 돼지 새X야.”
“흐······.”
퍽, 퍽, 퍽, 퍽!
“크헉! 제발 그만···!”
퍼억!
“쿠악!”
녀석은 난생 처음 당해보는 무차별적인 폭행에, 양손을 들며 바둥거렸지만 내 주먹을 막아내지 못했다.
가드를 뚫고 파고드는 주먹이 김정은의 턱주가리로, 눈탱이로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내렸다.
*
“후···.”
나는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김정은을 후들겨 팬 후, 담배를 입에 물곤 연기를 훅, 하고 내뱉었다.
“돼지야.”
내 부름에 김정은이 몸을 움찔하며.
“예.”
하고 차분히 대답했다.
나는 그 대답을 듣자마자.
짜악ㅡ!
“으악!”
정은이의 뒤통수를 거세게 후려갈겼다.
“꿀이라고 대답해야지. 꿀!”
“······.”
“다시 한번. 정은아~!”
“꿀~!”
“그렇지. 너는 앞으로 예, 라고 대답하지 말고 꿀이라고 대답해야 한다. 알겠지?”
“ㅇ··· 꿀! 꿀꿀!”
“그래, 하하. 잘한다. 이 꿀꿀이 같은 녀석!”
나는 김정은의 대답이 매우 만족스러워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계속 상상 속으로만 해왔던 것이 현실로 옮겨지자, 가슴 속에서 벅찬 기분이 솟아올랐다.
“이 돼지 녀석. 그동안 너희 김 씨 3부자 때문에 남북한 주민들이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어휴, 말이 안 나온다.”
“······.”
일제강점기가 막 끝난 후, 일본에게 해방되자마자 소련과 중국 때문에 또 다시 한반도가 분단되었을 때.
그리고, 김일성의 독재가 시작되어 그것이 김정은에게까지 내려오게 되었을 때.
많은 한민족들이 고문과 고통 속에서 죽어갔고, 남북한은 통일되지 못하고 갈라진 채 반세기가 넘도록 남남처럼 지냈다.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다···.’
김정은을 제압한 이상.
그 밑에 있는 조선로동당 간부들마저 제압하면 북한은 이제 온전히 내 손 안에 들어오는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통일도 해야지.’
중국의 급변 사태에 대한 대비이긴 했지만, 언젠가는 북한과 남한은 하나가 되어야 했다.
평생 이렇게 김씨 돼지들의 독재가 계속될 순 없었다.
‘예전에 중국이, 한반도는 사실 중국의 일부라고 했었지?’
과거 중국 총서기가 미국 도럼프 대통령을 만나, 정말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지껄였다.
하지만, 중국 최고 권력층과 중국인들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중국몽이니 뭐니··· X딸이나 열심히 치고 있는데, 두고 보자. 앞으로 누가 이 세계에서 패권을 쥐게 되나.’
나는 북한을 손에 넣은 후, 중국의 급변사태 때 만주지역과 중국 동북지역을 모두 먹어버려야겠다고 결심한 후, 입을 열었다.
“돼지야.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해라.”
“ㅇ··· 꿀!”
김정은은 예, 라고 대답하려다 황급히 꿀이라고 바꾸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
“와아ㅡ!”
“수령님 만세!”
“김정은 동지 만세!”
내 명령이 떨어지고 얼마 후.
김정은은 곧바로 당 최고인민회의를 소집를 소집했다.
그 회의에는 백여 명이 넘는 조선로동당 간부들과 인민무력부, 그리고 총 참모부 간부들이 전부 모였다.
김정은은 그런 간부진들을 향해.
“우리 북한은 지난 75년의 괴뢰 체제를 반성하고, 앞으로 남한과 평화적 통일을 위해 힘쓸 것이며, 주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로 응징할 것이다!”
“우와아아··· 엥?”
“수령님이 왜 조선을 북한이라고 하시지?”
“게다가 우리의 주적이 남한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 중국은 우리 조선을 구해준 혈맹국인데?”
간부진들은 갑자기 돌변한 김정은의 태도에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정은은 간부들이 뭐라 하든, 계속해서 자신의 연설을 이어나갔다.
“그동안 소련과 중국의 야욕에 의해 반세기 넘게 갈라져 온 우리 한반도는 이제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는 더이상 거짓 통일이 아닌, 진짜 통일을 외치며 남한과의 평화통일과 남한 대통령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우리 최종환 대통령은 역대 단군이래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서, 통일된 우리 남북한을 이끌 위대한 대표이자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김정은이 남북한 통일의 떡밥을 풀고 있을 때, 나는 정은이의 뒤에 서서 야금야금 패러사이트를 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