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a Crazy Genius Composer RAW novel - chapter (117)
망나니 천재 작곡가 회귀하다-117화(117/482)
김 실장이 제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보고는 경악스럽다는 양 혀를 내둘렀다.
“이게 돼지우리지, 녹음실이야?”
그 물음에 현승이 헤드셋을 벗으며 답했다.
“저기 뻗어 있는 이들이 돼지는 아니고 그저 그런 아이돌이니, 아무래도 녹음실이겠죠?”
“그걸 몰라서 묻겠어? 일주일이 다 되어 가길래 와 봤더니, 아주 초토화를 만들어 놨네.”
그의 말대로 녹음실은 온갖 배달 음식과 커피의 잔여로 더럽혀져 있었다.
그래, 그럴 만도 하지.
무려 6일에 걸쳐 녹음했으니, 안 봐도 얼마나 몰아치듯 진행되었을지 눈에 훤했다.
‘저 녀석들도 괜히 애먼 곳 와서 고생하네.’
제가 아는 현승이라면 더문이 객식구라 해서, 설렁설렁 녹음하지는 않았을 터.
김 실장은 별안간 제 새끼들도 아닌 자들의 자는 얼굴을 보며 애잔함을 느꼈다.
하나.
훌륭한 지휘자를 만나, 디렉터를 받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이 경험은 그들에게 아주 값지고 영양가 높은 거름이 되어 줄 터였다.
‘그래도 용케 버텨 냈네.’
김 실장이 봉투 안으로 빈 캔을 집어넣던 찰나였다.
“작곡가님.”
언제 깨어난 건지, 주우민이 홀로 일어나 앉아 있었다.
“뭐야, 왜 벌써 깼냐?”
“방금요.”
주우민은 퉁퉁 부은 눈가를 비비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근데 아까 말씀하신 ‘그저 그런’이라는 수식어는 빼 주시면 안 돼요?”
“그럼 다른 걸로 바꿔 줘? 무명? 비운의? 알바돌? 중고 신인? 어떤 게 좋아?”
“하하, 다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네요.”
그리고는 실없이 웃으며 나지막이 덧붙였다.
“그래도 이제 다른 수식어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유명, 천운의, 열정돌, 역주행 같은….”
“꿈도 야무지네.”
“그럼요, 작곡가님한테 곡을 받았는데, 그 정도 꿈도 안 꾸면 진짜 기만하는 거죠.”
현승은 그런 주우민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물었다.
“그런 의미로 부스 들어갈래?”
주우민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네?”하고 되물었다. 뭐냐고, 훈훈한 분위기로 가는 거 아니었나? 갑자기 분위기 부스라니? 지옥문 열고 들어가라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내 멘트가 영 별로였나?’
한참 머리를 굴리기도 잠시.
“아, 갑자기 현기증이….”
주우민은 슬쩍 눈치를 살피며 다시 소파 위로 쓰러지듯 몸을 뉘었다.
“너 나중에라도 연기는 절대 하지 마라.”
정말.
발연기도 저런 발연기는 또 처음이었다.
‘쯧.’
이내 현승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손가락을 탁 튕기며 물었다.
“김 실장님, 계진성 연락처 아시죠?”
“개진상 연락처는 왜?”
“이제는 슬슬 정정할 때가 됐잖아요.”
김 실장은 잠시 갸웃거리더니, 뭔가 떠올랐는지 “아!”하고 손가락을 튕기며 되물었다.
“저번에 오보 났던 거 말하는 거야?”
“예, 그거.”
“어차피 더문 쪽에서도 컴백 기사 정도는 낼 거 아니야?”
“그렇기야 하겠죠.”
“그럼 굳이 우리까지 나서서 정정할 필요는 없지 않아?”
그 물음에 현승이 김 실장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답했다. 아무쪼록 발연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듯한 주우민의 얼굴을 보아하니, 안 자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제가 판을 한번 좀 깔아 줘 보려고요.”
“갑자기 무슨 판?”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깔아 보는 거죠.”
김 실장은 동문서답처럼 돌아온 현승에 답변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단순히 협박 때문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었다.
돌연 현승이 무명 아이돌에게 곡을 주겠다고 했을 땐, 천하의 민현승도 소녀팬들의 협박은 무서운가 보다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결국 ‘재미’ 때문인 모양이다.
보통 그 ‘재미’를 쫓다 보면 늘 좋은 결과가 따르긴 했지.
그래.
얇게 호선을 그리며 올라간 현승의 입꼬리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이 녀석, 지금 무척 재밌구나.
“저 녀석이 작두를 탈지, 고꾸라질지 궁금해서요.“
의미심장한 말을 끝으로 현승의 시선은 곤히 잠든 안지호의 얼굴 위로 향해 있었다.
그리고.
보통 그 ‘재미’는 늘 좋은 결과를 불러오곤 했었고.
“하여튼, 제 곡이기도 하니까 많이 팔리면 좋은 일이잖아요.”
“그렇긴 해도, 개진상 말고 다른 홍보 채널 태워도….”
“확실히 그 기자가 글을 자극적으로 잘 쓰긴 하더라고요.”
김 실장의 말을 뚝 자른 현승이 씩 웃으며 덧붙였다.
“할 말 있다고, 연락 좀 달라고 전해 주세요.”
* * *
TM 엔터테인먼트 연습실 내부는 음악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끼익, 끼익-!
더문 멤버들이 발을 굴릴 때마다 잔뜩 낡은 마룻바닥은 연신 마찰음을 냈다.
“하아, 하아….”
이내 최정혁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쿵.”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최정혁 일어나.”
“형, 잠깐만.”
“아니, 일어나.”
지금 최정혁은 단호한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안지호가 몹시 얄궂게 느껴질 따름이었다. 원래부터 멤버 중 가장 독기 넘치는 사람이라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표독스러울 정도였다.
녹음이 끝난 이후부터였던가?
그날 이후로 매일같이 연습실에서 거의 숙직하다시피 죽어라 맹연습에 돌입했고, 지금도 벌써 5시간째다. 이 정도면 작곡가님에게 집착병을 옮아온 게 아닐까?
‘그래도 잠시 쉴 틈은 줘야 할 거 아니야….’
물론 최정혁도 늘 장난스럽다기는 하지만,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와 비교하지 않을 만큼 컸다. 또한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는 안지호의 마음도 이해한다.
그래, 리더니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정말 끝일 테니까.
‘나도 알긴 알지만….’
최정혁은 울상을 한 채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맞춰 보던 파트만 한 번 더 맞춰 보고 쉬게 해 줄게.”
“알았어, 알겠다고….”
안지호가 어깨를 다독였다. 그런 둘을 바라보던 다른 멤버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무도 힘들다 말하지 못했다. 말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소비될 테니까.
“휴-우.”
이 틈을 타 이찬영도 땀으로 찐득하게 들러붙은 티셔츠를 펄럭거리며 잠시 숨을 돌렸다.
“자, 모두 힘내자. 딱 한 번만 맞춰 보고 음료수 사 줄게.”
이윽고.
안지호가 활기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손뼉을 치며 끊겼던 음악을 다시 재생시키려던 찰나였다.
지이이이잉-!
휴대폰 화면에 ‘대표님’이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여보세….”
─ 지호야!
안지호가 휴대폰을 귓가에 가져다 대는 순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일순 인상을 찡그리며 귓가에서 떼어 냈다.
‘김 대표님 목청이 이렇게 좋으신지 이제 알았네.’
전화를 걸어온 게, 대표라는 걸 확인한 멤버들은 잠시 쉴 틈이 생겼다는 생각에 곧바로 바닥에 쓰러지듯 누워 버렸다. 묵묵히 버텨 내던 주우민도 다리에 힘이 탁 풀렸는지 벌러덩 드러누우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대표님 나이스.’
그래, 지금 대표님이 눈앞에 있으셨다면 쌍 엄지라도 들어 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예, 대표님.”
그런 멤버들을 곁눈질로 살피던 안지호는 다시 수화기를 귓가에 가져다 대며 물었다.
─ 아무래도 너희 정말 잘 될 건가 보다.
“예? 당연히 잘 돼야죠. 설마 이런 당연한 얘기하시려고 전화하신 건 아니죠?”
─ 설마 이런 시시한 얘기나 하려고, 너희가 연습하는 시간을 뺏겠어?
“그럼요? 설마 우리 컴백 일자 확정 난 건가요?”
그 말에 멤버들도 귀를 쫑긋 세웠다,
컴백.
요즘 더문은 ‘컴백’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설렜으니까.
─ 응, 맞아. 기사 덕분인지, 아주 수월하게 쇼케이스 장소랑 음방 날짜까지 다 잡혔어.
멤버들은 안지호가 입모양으로 “나이스.”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들끼리도 눈빛을 공유하며 가볍게 손뼉을 부딪쳤다.
그때.
수화기 너머에서는 김효섭의 염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근데 좀 생각보다 이른 편인데 괜찮겠어?
“몇 년간 언제든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 철저히 해 왔잖아요. 저희는 당장 내일도 가능해요.”
─ 역시, 우리 지호답다. 근데 사실 지금 전화한 용건은 다른 거야. 조금 전에 기사 하나 올라왔거든?
그 말에 안지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컴백 기사요?”하고 되물었다. 컴백 기사가 나는 거야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없는 형편에도 컴백 때는 꼭 홍보 기사 한 줄 정도는 내 왔으니까.
─ 그래, 근데 이걸 어쩌냐?
“갑자기 왜요?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 어, 아주 큰 문제야.
안지호는 더욱더 수화기에 가까이 귀를 가져다 대며 마른침을 삼켰다. 대체 컴백 기사로 무슨 문제가 생겼길래 이렇게나 심각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거지?
“무슨 일이길래 저러지?”
“그러니까….”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인지한 멤버들도 하나같이 상체를 일으켜 안지호를 빤히 바라봤다.
맞다. 더문에게는 기적이랄 수 있는 행운이었다. 당장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다고 해도 이상할 게 전혀 없었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제발.
안지호도 단순 기우이길 바라며 다음 말을 기다렸고.
머지않아.
수화기를 통해 잔뜩 흥분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너희 어쩌냐, 문범재 선생님 콘서트 게스트 가수로 섭외가 들어왔어!
“예? 뭐, 뭐라고요?”
─ 왜 못 들은 척해, 인마! 너희, 앞으로 정말 쉴 생각은 접어 놔야겠다고!
돌연 안지호도 연습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쿵-!
수화기 너머에서는 연신 “여보세요?” 하는 김효섭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야, 찬영아, 너 내 볼 좀 꼬집어 봐….”
이미 안지호의 혼은 빠져나간 채였다.
* * *
박아영은 요즘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최애 아이돌 그룹인 ‘더문’이 아주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다소 걸릴 줄 알았던 컴백은 약 10일 뒤로 확정이 난 까닭이었다.
“미쳤나 봐, 미쳤나 봐!”
박아영은 뿌듯함에 가득 찬 손가락을 놀려 기사를 클릭했다.
[ [단독] HS가 점 찍은 보이 그룹, ‘The Moon’ 다음달 7일, 출세표 던지며 컴백! ]가뭄에 콩 나듯 올라오던 더문의 기사가, 오늘 아침 유명 포털 사이트 메인 자리를 차지했으니까.
─ TM 엔터의 대표 아이돌 그룹, ‘The Moon’이 컴백 소식을 밝혔다. 앞서 더문은 한차례 LS 엔터로 이적했다는 오해에 휩싸인 바 있었으나 그건 사실이 아니며, 단지 좋은 기회로 HS와 연이 닿아 곡을 받게 되어 LS 엔터 사옥에 몇 번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입장을… (중략)
스르륵, 스르륵-.
─ HS는 자신이 만든 ‘le seul’이라는 곡이 그룹 더문이 가장 잘 소화해낼 수 있으리라 판단되었다며 곡을 주게 된 계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중략)
얼마 전 올라왔던 추측성 기사와 비교하면, 더욱 상세한 내용이 기재된 기사라 믿어봄 직했다.
스르륵, 스르륵-.
─ HS는 그들에게 자신의 곡만 준 것이 아니라, 디렉터로서 모든 것에 깊게 관여했다고 말했다. LS 엔터에 아티스트들이 더문의 트레이닝해 준 비하인드 또한… (중략)
기사 내용을 읽어 내려갈수록 박아영의 입가에는 점차 화사한 미소가 번져 나갔고.
─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룹 ‘더문’이 LS 엔터의 대표 아티스트 문범재의 전국 콘서트 게스트 가수 중 하나로 초청되었다는 점… (중략)
“어머!”
이어진 기사 내용에 놀란 그녀는 별안간 휴대폰을 떨어트리고야 말았다.
“저, 정말인가?”
그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문범재 단독 콘서트라면 국내 정상급 보컬리스트들이 온다고 명성이 자자하지 않은가?
그래.
단 한 번도 아이돌 그룹이 초청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기사에는 아이돌 그룹인 더문이 초청되었다고 적혀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후-우.”
이내 박아영은 심호흡을 내 쉬며 휴대폰을 다시 주워 나머지 기사 내용을 확인했다.
─ 현재는 더문은 녹음까지 다 끝낸 뒤, 활동을 위해 마지막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HS와 문범재의 초이스를 받은 그룹, The Moon의 다음 컴백에 귀추가 집중… (중략)
스르륵, 스르륵-.
↳ 아니 그래서 얘네 누군데? 또 나만 모르는 거야?
↳ 것보단 TM 엔터라는 곳은 어디임?ㅋㅋㅋㅋㅋㅋ
↳ 근데 HS 곡이라니까 나도 모르게 또 기대하고 있네;;
↳ HS는 대체 언제 쉬어? 또 차트 쓸어버리는 거 아님?
↳ 이미 음원 차트는 HS의 놀이터야 몰랐어?
스르륵, 스르륵-.
↳ 올나잇 화력 좀 보여주자! 얼른 와서 주접 떨어줘!
↳ 우리 무니들 얼른 컴백해,, 탁,, 컴백해,, 탁,,,
↳ 홍보 너무 안 한 거 아님? 비주얼 싹 다 좋은데 왜 몰랐지?
↳ 문범재 전국 콘서트 초빙됐다고? 우선 믿고 파본다;;
↳ 얘네 무대 찾아봤는데 폼 미쳤다,, 여태 왜 안 떴어?
아무래도 아직은 더문이라는 그룹이, 작곡가 HS의 인지도에 편승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럼 뭐 어떠하리?
이렇게라도 인지도가 높아져야, 사람들이 더문의 진가를 알아볼 기회가 더 생기지 않겠는가?
↳ 늑대들 또 몰려와서 더문보고 무작정 하울링하고 있네ㅋㅋ
↳ 윗댓 너무해ㅋㅋㅋㅋㅋㅋ하울링이라니;;
↳ 근데 쟤네 팬덤 진짜 독기 개오지잖아; 일화 진짜 많던데?
↳ 맞아; 그룹보다 팬덤이 유명한 건 또 처음임ㅋㅋㅋㅋㅋ;;
박아영은 천천히 댓글을 읽어 내리다 말고 조소 섞인 코웃음을 쳐 보였다.
“얼씨구?”
원래 같으면 바로 대댓글을 달았을 그녀였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열폭을 보고 있으니, 조금은 가소롭달까?
이전부터 오랫동안 여타 팬덤들은 내 새끼 같은 그룹 ‘더문’을 무시하고, 팬덤인 올나잇까지 무시해 대고는 했다. 그럴수록 올나잇은 더욱 표독스러워질 수밖에 없었고.
하나.
이제는 아무도 더문을 무시할 수 없을 터였다. HS의 곡으로 서지니가 그랬듯, 정아린이 그랬듯 더문도 제 색깔에 맞는 옷을 입고 가장 화려하게 날개를 펼칠 수 있을 테니까.
그래.
이제부터 더문의 시대가 열릴 거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 잠시 느껴지는 모멸감과 수모는 괜찮았다.
올나잇의 일원으로서 더문이 더욱 밝게 빛나도록, 그들의 밤하늘이 되어줘야 하니까 이 정도쯤이야.
“아, 근데 진짜 너무 잘 됐다….”
박아영은 더문의 기사가 떠 있는 휴대폰을 두 손으로 꼬옥 감싸며 기도드리듯 얼굴을 기대었다. 더문에게 곡을 준 HS에게 깊이 감사하는 뜻으로 드리는 기도였다.
그래.
두고, 두고 감사하며 절대 잊지 않으리라 맹세했다.
“제대로 보답을 해 드려야겠지?”
박아영은 다급히 편지지 한 장을 꺼내어 펜을 쥐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들여 편지의 머리말을 적어 내려갔다.
[ 하늘 같은 작곡가님, 가내 평안하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