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a Crazy Genius Composer RAW novel - chapter (261)
망나니 천재 작곡가 회귀하다-261화(261/482)
현승은 이두석을 만나고 돌아오는 대로, 미숫사라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니.
통보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지.
[ Look at me가 다시 1위 탈환 못 하면 미숫가루 100박스는커녕, 1박스도 얻기 어려워. ]문자를 보낸 지, 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사라는 전화를 걸어왔고.
심통 난 목소리로 그게 자신 마음대로 되는 거냐며 칭얼거렸다.
하나, 그런 걸로 맘이 약해질 현승이 아니었다.
“그럼, 내가 도와줄 테니까 일절 토 달지 말도록.”
현승은 그 말을 끝으로 본격적인 ‘look at me 1위 탈환 계획’을 실행시켰다.
“배고프셨죠?”
─ 갑자기요?
“먹이 좀 줄까요?”
제일 먼저 한 일은 개진상을 통해 사라 스튜어트의 ‘Look at me’가 작곡가 HS의 곡이라는 사실을 단독으로 공표하는 것.
그 뒤로는 물길을 타고 물이 흐르는 것처럼, 모든 일이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다.
[ [공식]작곡가 HS, 새로 발표한 사라 스튜어트의 ‘Look at me’ 빌보드 차트 진입… ] [ [단독]HS, 사라 스튜어트는 발판일 뿐, “이제 국내에 만족하지 않아” 본격적인 해외 활동 예고 ]3대 500 챌린지에 대한 관심이 잠잠해져 가기 무섭게, 다시 한번 연예 기사란은 ‘HS’의 이름으로 도배되고 있었고.
「 우리의 갓치스,, 어떻게 첫 해외 가수부터 사라 스튜어트냐,, 거기다 앨범 타이틀,, ㄹㅇ 클라스가 다르네,, 가슴이 웅장해진다 」
↳ 근데 타이틀이 수록한테 밀림; 참고로 그 수록곡은 사라 스튜어트가 작사 작곡한 곡임 ㅅㄱ
↳ 윗댓아~ 좀 제대로 알고 떠들어; 곡 정보 확인해 보니까 블랙엔젤도 엣치스가 편곡 봐준 거임;
↳ 지금 중요한 건 갓치스가 우리 품을 떠나 해외로 갈 수도 있다는 거임.. 팬미팅도 당첨 떨어져서 못 가 봤는데.. 이대로 보낼 수 없음..
↳ 진정 사랑한다면.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보내 주는 게. 맞지 않을까요? ^^~@
사라 스튜어트의 신곡을 ‘HS’가 만들었다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지자, 커뮤니티는 물론이거니와 국내 음원 차트 또한 크게 변동했다.
[ TOP 100 ]1위 Look at me – Sarah Stewart
2위 Villain daddy – 문범재 (Prod. HS)
3위 To me – 이효은 (Prod. HS)
4위 꽃이 지고 나서야(붉은 실 X HS) – HS
5위 Black angel – Sarah Stewart
6위 월하노인 (月下老人) – 이효은 (붉은 실 X HS)
7위 네가 떠난 숲 – 박신후 (붉은 실 X HS)
8위 겨울나무 – 이영아 (붉은 실 X HS)
9위 letter – 제이블 X 엣치스
10위 Villain – 제이블 X 엣치스 (feat.안지호)
빈센트 마흐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한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전체 음원 차트 1위 자리는 ‘Black angel’이 차지하고 있었다.
하나.
HS와 관련된 기사가 난 이후 곧장 ‘Look at me’의 음원 순위가 대폭 상승했고, 하루아침에 1위 자리를 뻬앗는 일에 성공했다.
사실.
현승에게 이런 순위 따위가 무슨 의미겠는가?
두 해가 넘도록 음악 작업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음원 차트 10위권은 현승의 단독 놀이터였다.
그래, 요즘 업계에서는 차트 내 HS 곡 하나만 재껴도 성공한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
다만.
지금은 순위 하나, 홍보 자료 하나가 아쉬운 때였다. 자신이 만든 ‘Look at me’가 빌보드 차트 1위에 다시 올라야만, 빈센트라는 악기를 손에 쥐어 볼 수 있으니까.
“후….”
현승이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건 모두 완료했다.
사실.
오스틴에게 딜을 걸어 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해서 1위를 한다면 빈센트 쪽에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이두석 쪽에서 조용히 힘을 보태 준 덕분에, 해외 몇몇 언론사에서 Look at me와 관련된 홍보 기사를 쏟아 내 주고 있었다.
사라 스튜어트 또한 개인 SNS를 새로 개설해, ‘Look at me’의 라이브 영상을 업로드 하는 둥,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래.
이 정도면 충분한 언론 플레이를 벌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빈센트의 영향력을 이겨 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걸까?
[ THE HOT 100 ]1위 Black angel – Sarah Stewart
2위 Look at me – Sarah Stewart
.
.
9위 fuckkkkkk – Sarah Stewart
10위 JJOL?z – rmftmd
새로 집계된 빌보드 핫100 차트에 변동 사항은 없었다.
“아, 씨….”
현승은 보고도 믿기지 않는 결과 앞에서 캔을 와그작 구겨 버렸다.
“이럼, 나가리인데….”
* * *
한편.
빈센트는 스케줄이 일찍 끝나자, 사옥에 보물이라도 숨겨 놓은 사람마냥 서둘러 돌아왔다.
“흠….”
그러나, 막상 어디 들어가지도 못한 채 텅 빈 복도를 서성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왜, 한 번을 안 나오지….’
빈센트가 애처로운 눈빛으로 신발 앞코만 툭툭 쳐 대던 찰나였다.
끼이이익-.
어슬렁거리던 복도 맨 끝에 있던 문이 조심스레 열렸고.
문 너머에서 걸어 나온 건, 다름 아닌 사라 스튜어트였다.
“아, 깜짝이야.”
그녀는 별안간 마주한 빈센트를 보고 놀랐는지, 심장을 부여잡은 채 눈알을 부라렸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본래 이 복도는 다니는 이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하물며, 빈센트는 올 이유가 전혀 없는 곳이기도 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복도에 나서자,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 반가운 기색을 한 빈센트를 보고 안 놀랄 수가 없었다.
“그냥 지나가던 길에.”
빈센트는 자신이 말하고도, 너무 형편없는 변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놓고 “널 기다렸지.”라고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나?
“그럼, 가던 길이나 가.”
역시나 사라 스튜어트는 의심의 눈초리로 자신을 훑어보다, 비키라는 듯 고갯짓했다.
“아님, 비키던가.”
빈센트는 그런 사라의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래, 비키라고 비킬 거였다면 자존심 버려 가며 이곳을 찾지도 않았다.
“내가 비키기 싫다면?”
“뭐 하자는 건데?”
“한 지붕 아래 식구끼리 얘기 좀 하자는 거지.”
둘의 시선이 공중에서 팽배하게 교차하기도 잠시.
“난 할 말 없어. 간다.”
사라가 빈센트를 매정하게 스쳐 지나갔다.
다만.
몇 걸음 떼지 못하고,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너 이번에는 다른 사람 곡 받았더라?”
사라는 빈센트의 이죽거리는 어투에 인상을 확 구기며 뒤돌았고.
“그게, 뭐?”
“아니, 절대 다른 작곡가 곡은 안 받는다고 그렇게 큰소리치더니, 웬 이상한 작곡가 곡 받은 게 웃겨서.”
“이상한 작곡가?”
“응, 기사 쫙 났던데? 사라 스튜어트가 HS라는 대한민국 작곡가의 곡을 받았다고 말이야.”
빈센트는 지난 기억을 곰곰이 되짚어보기도 잠시.
“나도 얼마 전에 HS라는 사람을 사옥에서 마주쳤었거든.”
별안간 헛웃음을 터트리며 부연했다.
“근데 나한테 갑자기 지 악기가 되라는 둥, 너한테 곡을 줬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놓는 거야?”
“너한테? 이런, 씨….”
“그땐 마냥 개소리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뒷말은 진짜였네.”
사라는 빈센트의 비아냥보다, HS가 빈센트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에 더욱 열이 뻗쳤다.
“그 사람, 좀 제정신 아닌 것 같던데 무슨 약점이라도 잡혔어?”
“뭐라는 거야.”
“아니, 뭐 사실 그 사람이 줬다는 네 타이틀곡도 나쁘진 않았는데 확실히 네가 만든 곡이 더 좋긴 하더라.”
별안간 빈센트의 칭찬을 듣게 된 사라는 “윽.” 하고 질색하는 신음을 토해 내며 되물었다.
“무슨 수작이야?”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는 거야. 나는 타이틀곡보다 Black angel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하거든.”
빈센트는 그런 사라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비단,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뿐만이 아닐걸? 지금 빌보드 차트 순위만 봐도 알잖아.”
목적이 분명했으니,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선 사라 스튜어트에게 어떤 취급을 받더라도 상관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지금이라도 타이틀곡을 바꾸는 건 어때?”
“진짜 남 일에 참견 좀 그만하고, 너 할 일이나 해.”
“지금 너한테 도움 될 만한 얘기를 하는 거라니까?”
빈센트는 답답하다는 듯, 두 손을 쭉 뻗으며 부연했다.
“아예 타이틀곡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Black angel로 밀어붙여 보는 거야. 특별히 나도 도와줄게.”
“네가 날 도와?”
“응, 내가 그 곡을 리메이크해서 발매하는 거지. 그럼, 원작자인 너도 좋은 거 아니야?”
“그게 목적이었구나?”
“악감정 싹 버리고 생각해. 이상한 놈이 만든 곡 붙들고 있지 말고, 될 만한 곡으로 빌보드에 확실히 입지를 굳혀 놔야지.”
빈센트의 목적은 단 하나.
자신이 Black angel을 리메이크할 수 있도록, 원작자인 사라의 동의를 받아 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자존심까지 버려 가며 경쟁자의 곡을 리메이크하겠노라고 결심했으니….
Black angel이 지금껏 없던, 아주 센세이션한 성적을 이뤄 낼 수 있도록 판을 짜 놓는 것.
물론.
가장 큰 수혜자가 곡의 원작자인 사라 스튜어트라는 걸 생각하면, 탐탁치 않았지만….
어차피 판이 시작되면 최대한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잘 조정하면 될 일이었다.
역시!
사라 스튜어트 또한 자신이 내건 제안이 제법 나쁘지 않았는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침음을 흘려 댔다.
“흐음….”
그러고는 이내 조심스레 입술을 열었다.
“나 근데 하나만 묻자.”
“뭔데?”
“왜 그렇게 Black angel이란 곡에 집착하는데?”
그 물음에 빈센트가 “집착?” 하고 되묻기도 잠시.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에 네 곡을 듣는데 몹시 놀랐어.”
지금 당장 ‘Black angel’을 듣고 있는 것처럼, 그때의 감정을 실어 부연해 나갔다.
“특히, 마지막 브릿지 구간에서는 소름이 끼쳤지. 내 눈앞에 암전이 찾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 네 능력이 그 정도인 줄은 몰랐는데….”
그러고는 감동에 젖은 얼굴로 숨을 돌린 뒤, 덧붙였다.
“데뷔 이래 리메이크라도 좋으니, 제대로 불러 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건 처음이었어.”
차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를 들어주던 사라가 이내 씩 웃으며 되물었다.
“근데, 정작 제일 중요한 건 모르고 있나 봐?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모르는 게 있다니?”
빈센트는 제 물음에도 의미심장하게 웃고만 있는 사라를 향해 재차 추궁하듯 물었다.
“무슨 말이냐니까?”
이윽고.
사라가 턱을 치켜들며 대답했다.
“네가 그렇게 집착하는 Black angel도 그 이상한 놈이 편곡 봐준 거야. 특히, 당신이 말하는 마지막 브릿지 구간은, 그 이상한 놈이 통째로 바꿔 준 거고.”
“어? 어… 그게, 무슨….”
그 말에 빈센트가 무어라 말을 잇지 못하고 있자, 사라는 더욱 기세를 몰아붙이듯 덧붙였다.
“리메이크 동의를 원하는 거라면, 나 말고 그 이상한 작곡가 붙잡고 물어봐.”
이내 사라는 넋이 나간 빈센트의 어깨를 툭 치고 스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