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a Crazy Genius Composer RAW novel - chapter (412)
망나니 천재 작곡가 회귀하다-413화(412/482)
자말의 정식 발매와 동시 세간은 시끌벅적해졌다.
[ 래퍼 JS, 개인 SNS서 “이번 정규 앨범 타이틀곡 ‘G.H.S’는 존경심을 담아” 작곡가 HS 거론… ] [ 자말, 개인 SNS서, “이번 정규 앨범 수록곡 대부분 작곡가 HS의 도움으로 재탄생하게 되어, 활동명 또한 JS로” 활동명 변경에 대해 직접 이유 밝혀… ]팔로워 수가 많다는 점을 이용해, 본인 SNS에 자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마추어 세계에서는 제법 실력파로 알려진 자말의 첫 정규 발매라는 점에 있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어냈다.
‘이 정도로 인기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뿐만 아니라, 왜인지 모르겠으나 MV를 제작한 SP 스튜디오에서도 힘을 실었다.
[ SP 스튜디오, 이번 ‘G.H.S’ MV 제작 과정 담은 비하인드 필름 영상 공개! ] [ SP 스튜디오, 이번 MV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진정한 아티스트의 모습을 담아…. ]덕분에, 업로드된 자말의 MV 조회수는 눈 깜짝할 새 백만 대를 돌파했다.
그래.
이 정도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했을 텐데.
G. H. S
20xx.xx.xx
official release
타임스퀘어에 떡하니 발매 홍보를 해 버릴 줄이야.
“너 아니야?”
─ 아니라니까?
“진짜 아니야?”
─ 이번에는 진짜 아니야.
사라 스튜어트는 곧 죽어도 본인이 아니라고 했으나.
(자말 앨범 재킷 사진)
sara_ G. H. S 20xx.xx.xx official release
이미 개인 SNS 계정에 토시 하나 안 다르게 적어 업로드한 걸로 보아, 확실했다.
티라도 나질 말던가.
왜 사라 스튜어트까지 나서서 이러는 건지.
현승에게 있어서 이 사태는 몹시 수치스러웠다.
“그래도 직접 제작비 지원해 준 뮤비인데 한 번은 봐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와중에 김우현은 아침 댓바람부터 찾아와 희롱했다.
그래.
저건 희롱이다.
“멋있던데?”
잔뜩 신나서 놀리고 싶은 마음이 그득한 얼굴을 보아라.
“그렇게 멋있으면, 이사님이나 실컷 보세요.”
“너를 위한 헌정곡, 아니지, 헌정 뮤비인데?”
“아, 그러니까 안 본다고요!”
정말이지, 희롱이 확실했다.
* * *
퇴근길에 오른 현승은 왠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 이유는….
가는 내내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G.H.S’ 때문이었다.
─ 갓치스, 갓치스, 이젠 그를 먹고 더 높이 올라가.
그뿐만 아니라….
끼이이익─.
신호에 걸려 차량을 멈춘 뒤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바이크를 탄 남자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불꽃 마크가 새겨진 헬멧을 뒤집어쓴 채였다.
저게 언제부터 유행이었다고.
현승은 보지 않고, 듣지 않으려 애써 외면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발매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미국 내 커뮤니티는 자말의 곡….
아니지.
JS의 ‘G.H.S’로 떠들썩했다.
부우우웅!
현승은 신호가 바뀌자마자, 불꽃 마크가 새겨진 헬멧을 뒤집어쓴 남자를 추월해 속도를 올렸다.
금방 또 가라앉겠지.
그러나.
그건 안일한 생각이었다.
다음날도, 또, 그다음 날도.
이쯤 되니, 온 세상이 자신을 희롱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는 곳곳마다 G.H.S가 들려왔다.
회사에서도 G.H.S의 성적에 따른 보고서가 쏟아졌고.
김우현의 희롱은 계속되었으며.
하물며 집에 가면 여동생이라는 진상이 괴롭혔다.
“갓취스! 갓취스!”
저런 것도 여동생이라고.
“그만해라?”
“헉! 갓취스 님께서 그만하라고 선언하셨다.”
“그만하라고.”
“헉! 제가 감히 갓취스 님을 화나게 만들다니!”
현아는 퇴근하고 돌아온 현승을 맞이하기 위해 현관까지 달려 나와서는 자말의 곡 ‘G.H.S’ 일부를 따라불렀다.
“갓취스, 갓취스, 이젠 그를 먹고 더 높이 올라가. 예!”
“너 평생 노래는 하지 마라. 특히 랩은 절대로.”
현승은 그런 현아를 무시하고는 곧장 방으로 향했다.
끼이익.
그러나 방 안에는 이미 누군가 있었고.
그건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보고 있는 아버지였다.
“아버지?”
아버지는 자신이 온 것도 모르고 모니터 화면에 들어갈 기세로 찰싹 붙어있었다.
들썩들썩.
그런 아버지의 어깨가 왠지 신나 보였고.
‘뭘 보시는 거지?’
현승은 그런 아버지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아.”
그리고 입에서는 짤막이 탄식이 터졌다.
[ HS의 곡이 내겐 마약이거든. 그가 내 곡을 듣는다면 황홀경에 젖겠지.]영상 화면에 떠오른 자막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지금 자말의 ‘G.H.S’ MV를 보고 있다는걸.
[ 나는 HS의 뒤를 따라, 어느샌가 무대 위로. ]현승은 여태껏 계속해서 외면해 왔던 MV 영상을 마주하고야 말았다.
아버지가 보고 계시니, 꺼 버릴 수도 없었다.
이내.
들리지도 않으시면서, 뭘 알고 하시는 건지.
휙, 휙.
아버지는 마치 래퍼처럼 손을 연신 휘적거렸다.
“하….”
현승은 이마 위로 손을 올려놓으며 한숨을 내 쉬었다.
지금 아버지의 제스처가 영상 속 자말과 흡사한 까닭이었다.
자말이 아버지를 망쳐 놨군.
[ 갓치스, 갓치스, 이젠 그를 먹고 더 높이 올라가. ]그래도 영상 속 자말은 꽤 프로페셔널해 보였다.
지난번, MV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말이다.
물론.
전문 제작팀이 붙었으니 당연한 결과겠지만.
그뿐만은 아니었다.
마치 판을 깔아주니, 포텐이 터진 것 같달까?
흔치 않은 촬영과 연출 기법처럼 자말의 제스처와 표정 또한 흔치 않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빨려 들어가게 만든달까?
그래.
다들 난리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그래.
그건 알겠는데, 대체 소품이 다 왜 저래?
안 그래도 까만 사람이 새까만 천으로 눈을 가린 거 하며.
불꽃이 피어오르는 한 중앙에서 불꽃 마크 헬멧을 쓴 거 하며.
피부색과 상반되게 새하얀 곰돌이들 사이에 앉아 있는가 하며.
척 봐도 동물의 섬 배경 같은 곳에 앉아, 낚시하는 시늉 하며.
온통.
자신을 상징하는 것들로 가득했다.
아아.
이래서 길거리 사람들이 불꽃 마크 헬멧을 쓰고 다니고.
곰돌이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고, 검은색 천을 두건처럼 매고 다니는 거였구나.
이거 참….
동물의 섬 유저도 대폭 늘어난 거 아닌지 모르겠네.
휙, 휙.
이 와중에 연신 래퍼처럼 손을 휘젓는 아버지를 바라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게임을 하세요, 아버지.
* * *
당연한 얘기겠지만….
자말의 ‘G.H.S’는 새로 집계된 빌보드 차트 10위에 안착했다.
[ Billboard Hot 100 ]1위 And again – Daniel Parker
2위 shine brigh – Daniel Parker
3위 it gets dark – Daniel Parker
4위 childhood – Daniel Parker
5위 Turn around – Sarah Stewart (Prod. HSxMatteo)
.
.
8위 I’ll leave it – HS
9위 More than just music – Vincent Mah
10위 G. H. S – JS (Prod. HS)
사실 당연한 결과는 아니었다. 빌보드 차트가 그리 만만한 곳은 아니었으니까.
미숫사라나 빈센트 그리고 다니엘의 경우 이름값이 있으니 당연한 얘기였다지만.
자말의 경우는 달랐다.
신인에, 랩이라는 장르에, 더군다나 아직 세상에 잔여물처럼 남은 흑인이라는 편견을 뚫고.
빌보드 차트인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HS라는 이름을 등에 업었으니 가능한 이야기였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그만큼 세계적으로 ‘HS’라는 이름이 알려진 셈이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유명해져 볼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좋은 점을 꼽자면….
“지금 VINCIS 주가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
“알겠어요.”
“현승아, 자말 처음 발견하고 알려준 거, 나인 거 알지?”
“네네.”
박 전무와 김 이사로선 회사 주가가 올라가서였고.
“오늘 점심은 나가서 먹죠.”
“사람들이 알아볼 텐데?”
“아뇨, 아무도 모를 거예요.”
현승의 입장에선 길거리 사람들이 모두 같은 헬멧을 써 줘서, 맘 편히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거였다.
아무도 진짜 HS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테니까.
“배고프니 얼른 가죠.”
현승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려던 찰나였다.
지이이잉!
어디선가 거센 진동이 울렸고.
“어? 도라이 변호사인데?”
김우현이 휴대폰 액정에 뜬 ‘가온 이은우 변호사’라는 글자를 보고는 되물었다.
“직접 받을래?”
“아, 네.”
이내 현승이 전화를 건네받았다.
“여보세요.”
─ 기다리다가 숨넘어갈 뻔했어요.
“안 넘어가셨잖아요.”
─ 그렇기는 해요.
현승은 전화를 받은 지 10초도 안 돼서 전화를 끊고 싶었다.
명색이 변호사라는 사람이 이렇게 무게감이 없어서야….
“저기, 잡담은 좀 스킵하고, 본론만 하시죠?”
─ 그러죠. 제가 JN 엔터 대표를 중심으로 좀 파 봤더니, 엄청난 증거들을 좀 발견했거든요?
“저는 JN 엔터 대표한테는 관심 없고, 김우석만 잡으면 됩니다.”
─ 그래도 이왕이면 사이좋게 다 잡으면 좋지 않겠어요?
그 물음에 현승이 콧방귀를 끼었다.
“피식.”
사람이라는 족속은 으레 본인에게 더 이득이 되는 쪽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아마 이은우도 김우석을 파려던 중에, JN 엔터와 관련된 비리를 발견했을 테고.
단순한 소송보단, 그쪽이 조금 더 그림이 화려할 테니 규모를 키우려는 거겠지.
그래.
가온과 본인의 명성을 더 높이 세우기 위해서.
“아무래도 사건 스케일 키워서 건수 좀 늘려보고 싶으신 것 같은데, 그러다가 괜히 VINCIS에 피해 오는 거 아닙니까?”
현승이 눈매를 날카롭게 좁히며 되묻자, 김우현과 박 전무는 통화내용을 엿듣고자 상체를 기울였다.
─ 뭐, 그것도 맞기야 하죠.
이은우는 아무런 반박 없이 순순히 인정했다.
정말 속이 훤히 비치다 못해, 드러나는 인간이다.
“당신 좋으라고, 비위 맞춰줄 생각 없습니다. 그냥 시킨 소송이나 똑바로 진행….”
현승이 딱 잘라 말하던 그때.
─ 그래도 JN 엔터까지 잡아야 김우석이 돌아갈 둥지마저 잃어버릴 거 아니에요.
이은우가 웃음기 서린 목소리로 현승을 살살 꼬시듯 덧붙였다.
─ 그럼, 서로가 좋은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현승이 표정을 굳히기도 잠시.
“지금 어디십니까?”
─ 저야, 한국이죠.
“기다리시죠.”
─ 네? 갑자기 그게….
더 이상 대답을 잇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대체 무슨 일이야?”
“걔가 또 헛소리해?”
박 전무와 김우현은 기다렸다는 듯 현승을 붙들고 물어왔으나.
“잠시 들어와 주시죠.”
현승은 대답 대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에서 대기 중이던 미셸을 불러들였다.
그러고는 이내.
“저희 밥은 한국 가서 먹는 거 어때요?”
제법 비장한 어투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