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a Crazy Genius Composer RAW novel - chapter (97)
망나니 천재 작곡가 회귀하다-97화(97/482)
TOP 5이자 준결승전의 시작을 앞둔 공연장은 북새통이었다.
“심다인, 얘 왜 안 보여? 리허설 바로 진행되어야, 생방송 시간 맞출 수 있다니까!”
“지금 다 도착했답니다!”
“아오, 이래서 내가 결승전까지는 그냥 합숙 생활해야 한다고 얘기했던 건데!”
스태프들은 급박한 얼굴로 무전기에 대고 악을 써 가며 공연장을 뛰어다녔다.
달랑, 한 시간짜리 생방송이지만….
그에 앞서 방송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시간과 확인이 수반되어야 했다.
비단, 제작진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참가자들 또한 선보일 무대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수십 번씩 돌리며 리허설 무대를 올랐다.
긴장감에 잃어버리지 않도록 계속 입으로는 가사를 중얼거리고, 무대 동선을 체크했다.
더불어.
오늘은 심사위원들까지 경직된 표정으로 자신들이 맡은 참가자를 데리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하준아, 오늘 목 컨디션은 어때?”
“좋아요.”
“그래, 그럼 마지막 하이라이트 구간만 한 번 더 불러 볼까?”
“네-.”
이영아는 생각보다 차분한 얼굴이었다. 긴장이 안 되는 건 결코 아니지만, 무언의 확신이 있었다.
강하준이 TOP 2안에는 들 거라는 확신.
그의 팬덤이 견고한 덕분에 사전투표나 문자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무대를 옆에서 함께 코칭해 주며 강하준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결과로 얻어 낸 확신이었다.
얘는 대체 언제 잘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밤낮, 새벽 구분할 거 없이 연습 과정이 담긴 녹음 파일을 보내왔다.
강하준이 라운드마다 점점 더 좋은 보컬을 선보일 수 있었던 까닭도 아마 이런 연습량 덕분이겠지.
─ 차라리 다 없던 일이면 좋겠어. 너를 몰랐으면 좋았을걸.
그래.
어제 보내 준 녹음 파일보다 지금 부르는 노래가 훨씬 더 좋게 들리는 것만 봐도 단 하루 사이에 또 성장을 이뤄 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애가 떨어질 리가 없어.’
하나, 1위를 할지까지는 확답할 수 없었다.
자신이 참가자 중 유일하게 뮤지션이라고 인정한, 제 콘서트에 게스트 가수로 초대하고 싶을 만큼 흠잡을 곳 없는 실력을 갖춘 윤제이가 있었으니까.
하물며, 윤제이의 준결승 멘토는 HS였다.
그녀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발휘될 수 있도록 힌트를 던져 준 장본인이 바로, HS다. 그런 사람이 작정하고 멘토로서 코칭을 해 준다니….
심지어 본업이 작곡가인 만큼 편곡은 당연히 환상적으로 뽑아냈을 터였다.
‘이건 거의 반칙 아닌가?’
뭐, 그래도.
2위만 하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 테니, 강하준이 연습해 온 대로만 무대에서 선보인다면 충분할 거다.
아마.
강하준 또한 윤제이가 신경 쓰이는 모양이었다.
“음?”
연신 그녀와 HS가 서 있는 쪽을 흘끔거렸다. 그 시선을 눈치챈 이영아는 강하준의 얼굴을 끈덕지게 바라봤다.
‘엄청나게 견제하나 보네.’
항상 밝은 얼굴로 일관하던 강하준이었다. 어딘가 기이함마저 느껴질 정도로 매일 같은 표정을 짓고, 정해진 연습량을 수행하는 로봇 같았다,
그러나.
지금 윤제이를 바라보는 강하준의 눈빛에는 경계심과 승부욕이 한데 엉켜 아슬하게 넘실거렸다.
경계와 승부욕이 주는 적당히 팽배한 긴장감은 좋다.
하나….
너무 과하면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하준아.”
“…….”
“강하준!”
“…예?”
이영아는 상념에 잠겨 보이는 강하준을 불러 세웠다.
“중요한 순간인데 어디에 정신을 팔고 있는 거야?”
“아, 죄송합니다.”
“하준아, 오늘 경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리고는 단호한 투로 첨언했다.
“더 중요한 건 네가 만족할 만한 무대를 하는 거야.”
곧게 마주해 오는 이영아의 시선에 강하준은 멈칫하며 고개를 푹 숙여 보였다.
“프로그램 특성상 절대 지고 싶지 않은 마음도 이해해. 다만, 앞으로도 계속 누군가를 이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오르다 보면 너 스스로만 힘들어질 거야.”
이영아는 지금, 이 순간 강하준에게 그저 심사위원이 아닌 동종업계 선배의 마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네가 무슨 이유로 처음 마이크를 잡았었는지에 대한 이유도 잊어버리겠지.”
자신이 이 길을 10년 넘게 걸어오며 선택하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며 뼈저리게 깨닫던 감정들을 곱씹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가수는 그러면 안 돼. 자신이 왜 마이크를 잡았는지 그 이유를 잊은 가수는 생명력이 끝난 거야.”
자신도 그랬던 적이 있으니까.
누구보다.
뼈저리게 후회해 본 적이 있으니까.
“넌 그러지 말아야지.”
진심으로 제 뒤를 따라 걸어올 후배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특히나 강하준은 올바른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더 올곧은 방향으로 달려오길 바랐다.
“네, 명심할게요.”
“오늘 너만의 무대를 하고 와, 그거면 된 거야.”
강하준이 제가 한 말을 깊게 새겨들었다는 양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일등은 못 하더라도, 꼭 후회 없는 무대를 하고 내려오길 바랄 뿐이었다.
* * *
어느덧 준결승전의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텅텅 비었던 공연장 좌석을 수천 명의 방청객이 가득 채워지고, MC는 본격적인 경연 시작에 앞서 장내의 열기를 더 뜨겁게 달구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안녕하십니까! K-싱어스타의 총 MC를 맡은 김성규입니다.”
그리고는 형식적이고 진부한 심사위원 소개와 더불어 TOP 5 참가자에 대한 소개를 이어 나갔다.
또한.
무대 전광판을 가리키며 준결승전의 룰과 무대 순서에 대한 설명도 빼먹지 않았다.
1. 심다인 X 김광진
2. 김석훈 X 원진섭
3. 이유주 X 제이블
4. 강하준 X 이영아
5. 윤제이 X H S
“지금부터 실시간 시청자 문자 투표를 시작합니다. 본인이 응원하시는 참가자의 이름 혹은 경연 순서에 따라 부여된 숫자를 적어서 보내 주시면 됩니다.”
MC의 유려한 진행 실력으로 방송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우선.
무대 위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이유주, 연습 많이 했지?”
“네….”
무대 뒤편에 대기하고 있던 제이블은 이유주의 힘 빠지는 답변에 미심쩍게 흘겨봤다.
“편곡은 완벽하니까 너만 잘하면 돼.”
하나, 세심하게 그녀를 살펴 줄 여유는 없었다.
“어차피 댄서도 있고, 무대 연출도 화려하니까 동작 크게 할 필요 없어. 고음에서 호흡만 흔들리지 마. 표정도 여유를 잃으면 안 돼.”
그저 마지막으로 현실적인 코칭을 해 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오늘 경연을 이기는 게 중요했다.
제 이름과 자존심이 걸린 상황이니까.
여타 심사위원들은 1위는 못하더라도 2위만 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호승심이 남다른 제이블은 달랐다.
‘꼭, 1위.’
제이블은 이유주를 맡게 된 순간부터 곧장 어떤 무대를 선보여야 할지부터 생각했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이유주는 여타 경쟁자들에게 오직 보컬로 맞수를 두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었으니까.
그래서 더욱 파격적인 편곡과 화려한 퍼포먼스에 포커스를 맞춰서 코칭을 진행했다.
특히.
윤제이가 보여 준 적 없고, 보여 줄 리 없는 무대에 더욱 포커스를 맞췄다.
‘절대 질 수 없어.’
그리고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윤제이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아니.
그녀의 뒤에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는 거였다.
‘HS….’
제이블은 이번 K-싱어스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윤제이의 노래에 여러 차례 놀랐었다.
비록 겉으로 잘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녀의 독보적인 음색과 리듬감은 곡을 주고 싶게 만들 만큼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윤제이의 잠재력을 알아본 HS의 안목 또한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지 못했었으니까.
하나, 마냥 박수 쳐 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늘은 제 이름을 걸고 저들과 경쟁해야 한다.
더군다나 아주 위협적인 팀이지 않은가?
비단 자신뿐만이 아니라, 여타 모든 팀이 윤제이와 HS의 조합을 가장 경계하고 있을 터였다.
그래.
오늘 심사위원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만 보더라도, 다들 바짝 날을 세우고 온 모양이었다.
물론.
같은 심사위원이라도 HS는 제외였다.
근데 다른 심사위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은 의식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제이블은 HS가 의연하다 못해 태평해 보이기까지 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쫓아가서 왜 그렇게 여유롭냐며 따져 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오늘에야말로 무조건 윤제이를 꺾고 1위를 차지해서 보여 주리라 의지를 다졌다.
‘어딜 보시는 거지?’
이유주도 제이블의 선글라스 안으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읽어 내곤,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윤제이가 보였다.
한창 진행되고 있는 김석훈의 무대를 마치 방청객처럼 바라보며 노랫소리에 맞춰 손을 까딱거리고 있었다.
‘재수…없어.’
자신이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유가 흘러넘치는 건가? 그래서 맘 편히 경연을 즐기고 있는 걸까?
솔직히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던 거 아닌가? HS만 아니었으면 예선부터 탈락했을 텐데.
그녀가 눈매를 가늘게 치켜뜨며 윤제이를 흘겨보던 찰나였다.
“질 수 없잖아?”
제이블이 여전히 시선을 고정해 둔 채로 물었다.
“쟤한테 질 거야?”
이유주는 마치 제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물어오는 말에 흠칫 놀라며 바라봤다.
갑작스러웠지만, 그가 말하는 ‘쟤’는 윤제이라는 사실만큼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그, 그게….”
이내 제이블이 시선을 거두며 악착스러움이 묻어나는 어투로 재차 되물었다.
“오늘 준결승전에서 질 거냐니까?”
“어….
이유주는 집요하게 자신과 시선을 마주하며 물어오는 그의 눈을 피하기도 잠시.
“아니요. 지고 싶지 않아요.”
결의를 다지는 이유주의 눈동자 안에 독기가 들끓었다. 제이블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흡족하다는 양 고개를 잘게 끄덕이며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그래, 그럼 다 이겨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다녀와.”
때마침.
스태프가 이유주에게 다음 순서임을 알렸다.
* * *
한편.
현승은 스테이지 아래편에서 이유주의 무대를 기다리며 짜증 섞인 어투로 중얼거렸다.
“빨리빨리 좀 시작하지….”
물론.
무대가 기다려지는 건 아니었다. 그저 제이블이 맡은 만큼 어떻게 편곡이 되었을지가 궁금한 까닭이었다.
그때.
돌연 암전이 찾아오고 디스플레이 전광판은 마치 화염에 휩싸인 듯 붉은빛을 뿜어냈다.
─ 내 맘속에 꺼지지 않을 불씨가 타올라.
동시에 이유주의 목소리로 녹음한 코러스 소절이 장내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둥, 둥, 둥, 둥-.
그리고는 거친 전자 기타 사운드가 점차 커지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오?’
현승은 흥미롭다는 양 눈썹을 들썩였다. 많은 사람의 이목을 단박에 끌어당길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시작이었다.
“와….”
옆에 서 있던 윤제이 또한 두 손을 모은 채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윤제이, 입 좀 닫고 봐.”
“네? 아, 네….”
“너 꼭 내 여동생 같다.”
“여동생이 있으세요?”
“응, 시골 쥐 같은 여동생.”
윤제이가 따라서 “시골 쥐…?”하고 중얼거렸다.
‘여동생분은 아예 다르게 생기셨나 보네.’
입을 멍하니 벌리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고 시골 쥐 같다고 한 거였는데, 아무래도 여동생의 생김새가 시골 쥐를 닮았다고 오해한 모양이었다.
근데.
‘그럼 나도 시골 쥐를 닮았다는 건가…?’
윤제이가 뚱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다 말고, 다시금 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아니, 시선을 빼앗겼다는 말이 더 맞겠다.
강렬한 곡에 잘 어울리는 무대 연출과 화려한 퍼포먼스 그리고 시선을 끌어당기는 이유주의 얼굴까지.
세 가지의 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마치 현역 아이돌의 단독 콘서트 무대라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래.
자신에게는 없는 화려함을 과감하게 폭발시킨 무대였다.
‘진짜 예쁘고, 또 잘하고….’
그런 무대에 압도당한 윤제이의 고개가 점차 바닥으로 떨어지던 찰나였다.
“이런 게 바로 경연 무대의 묘미긴 하지.”
HS가 무대를 바라보다 말고 고개를 잘게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그의 눈에도 좋은 무대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와 동시에 이유주의 무대가 하이라이트로 향해 가며 무대 앞에서는 뜨거운 불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오오오-!”
좌석에서는 연신 작고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맞다.
그의 말처럼 경연 무대라 하면 여러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판세를 뒤엎을 만한 기회가 되기도 하고.
‘난 너무 매번 같은 색깔만 보여 주긴 했어….’
끝내 윤제이의 고개가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하듯 떨어졌다.
“야.”
그때 현승이 그런 윤제이를 내려다보며 불러 세웠다.
“벌써 시골 쥐 모드 끝이야?”
“네? 무슨…,”
“와와 거리면서 감탄하더니 갑자기 왜 나라 잃은 표정이야.”
“무대가 너무 좋아서요….”
그 말을 들은 현승이 “허?”하고 콧방귀를 끼며 되물었다.
“네가 더 좋은 무대를 보여 주면 되는 거 아냐?”
“그게, 저는 이유주와 달리 시골 쥐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구석에 가서 목이나 풀고 와.”
윤제이는 “네.”하고 의기소침하게 답한 뒤 털레털레 걸어갔다.
“음….”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현승이 작게 중얼거렸다.
“시골 쥐는 너무 심했나? 현아도 되게 싫어하긴 했지….”
현승은 그녀가 갑자기 의기소침해진 건 자신이 계속 놀려 댄 까닭이리라 확신했다.
* * *
무대를 끝낸 이유주는 만족스러운 무대를 선보였다는 생각에 뿌듯함이 차올랐다.
그래, 이 정도면…!
숨을 고르며 무대를 내려와 곧장 제이블을 찾았다.
“멘토님-!”
마치 백 점짜리 시험지를 엄마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하는 아이마냥 뛰어오던 이유주의 표정이 일순 딱딱하게 굳어 갔다.
“아, 안녕하세요….”
제이블의 근처에 서 있던 HS와 윤제이를 마주한 탓이었다.
“무대 잘 봤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어색함 속에 아주 형식적이랄 수 있는 말이 오가고,
“그럼 이만….”
이유주는 윤제이를 한번 흘겨보고는 마저 걸음을 옮겨 제이블의 곁으로 쪼르르 다가갔다.
“저 괜찮았….”
“HS가 뭐라 그런 거야?”
하나, 제이블은 무대가 괜찮았는지 물어보려던 이유주의 말을 툭 자르며 물었다.
“아니, 방금 마주쳤을 때 서로 얘기하지 않았어?”
“그냥 제 무대 잘 봤다고 하시길래 감사하다고….”
제이블은 눈매를 가늘게 늘어트리며 그녀의 말을 따라서 중얼거렸다.
“무대를 잘 봤다라….”
이유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냥 형식적인….” 이라고 덧붙였으나, 제이블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저 무대를 잘 봤다는 말만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닐 뿐이었다.
어쩐지.
곁눈질로 한 번씩 살필 때마다 이유주 무대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 같더니….
‘제아무리 HS여도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던 모양이군.’
제이블이 다시금 고개를 돌리자, 안절부절해하는 HS가 보였고(*헬멧 써서 안 보임)
윤제이는 완전히 풀이 다 죽은 얼굴로 어디론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연습이라도 하러 가나 보지?’
제이블은 비록 자신의 힘을 쏟아부은 이 무대의 주인공이 이유주라는 게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 정도의 무대라면…’
분명 HS에게 기선제압이 되었으리라 확신했다.
아니지.
비단, 그뿐만이 아니라 여타 심사위원의 긴장감을 팽배하게 만든 무대였으리라 확신했다.
‘꼭, 1위.’
제이블은 단단한 주먹을 말아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