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00)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00화
100화 가시나무 (1)
이 세상에는 특수한 능력을 품고 있는 무구가 다수 존재했다.
대표적인 건 교단에서 제조하는 성검이었다.
신성력을 담고 있는 성검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삿된 것들을 물리치는 데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유적지에서 발견되는 유물검이었다.
고대의 기술로 만들어진 유물검은 하나 같이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쟁 병기로 분류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성검과 유물검보다 더욱 유명한 무구가 있었다.
바로 마검이었다.
마검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무구 중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별 볼 일 없는 병사조차 마검을 손에 쥐면 기사를 죽일 수 있었고, 기사가 마검을 쥐면 경지를 몇 단계나 건너뛸 수 있었다.
하지만 마검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바로 저주를 품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주는 사용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검의 사용자들은 처음에는 저항하다가도, 결국엔 그 강함에 취해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미치광이가 되어서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렇기에 마검은 금지 물품으로 지정되어, 발견되는 족족 파괴되기 일쑤였다.
-케헤헤헥, 모처럼 사람들 앞에 서니까 기분 좋은걸.
마검 ‘가시나무’가 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데미안이 가지고 있는 마검 ‘에레보스’와 달리 ‘가시나무’는 무척 수다스럽고, 지능도 높았다.
본래 마검은 지옥의 악마가 지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물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명확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의사소통도 가능했다.
복원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자아의 편린조차 보이지 않은 ‘에레보스’가 이상한 것이었다.
-그래서 파트너! 어떻게 할 생각이야? 도망칠 거야?
“도망? 얼간이 같은 소리를 하고 있군. 그럼 내가 이룩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데?”
-케헤헷,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인데? 설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게 맞는 거야?
“그래, 다 죽일 거다. 단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그 말에 마검이 큰소리로 웃었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이래서 난 파트너가 좋아! 가끔 좀 멍청한 짓을 하는 게 흠이지만 말이야!
리암 블루그린이 알렉산더 애플에게 검을 겨누었다.
“각하, 기어코 저항하실 생각이십니까?”
“저항하지 않으면? 그런다고 내가 살 수 있는가?”
“목숨만은 부지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날 얼간이로 아는군. 난 흑마법사와 얽혀 있어. 설사 형님께서 살려 준다 하셔도 교단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알렉산더 애플는 이미 결단을 내린 상태였다.
“그럴 바에는 여기 있는 모두를 죽이겠다. 진실을 완전히 지워 버리겠어. 그리고 왕위에 오르겠다.”
그 말에 리암 블루그린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말했다.
“제정신이 아니시군요.”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봤다.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케헤헥, 겨우 하이클래스 따위가 나대다니.
그때, 마검 ‘가시나무’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파트너, 뭐 하는 거야. 어서 내 힘을 보여 주라고!
알렉산더 애플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리암 블루그린을 향해서 칼을 휘둘렀다.
리암 블루그린도 똑같이 칼을 휘둘렀다. 두 사람의 칼이 허공에서 몇 번이고 부딪혔다.
무기가 충돌할 때마다 충격파와 공기가 터져 나왔다. 알현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비명을 질렀다.
“으허헉!”
“으아악!”
데미안은 두 사람의 전투를 가만히 관찰했다.
놀랍게도 알렉산더 애플은 리암 블루그린의 공격을 모두 받아치고 있었다.
이제 막 하이클래스에 오른 사람이 중견 하이클래스와 대등하게 맞선다?
원래대로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마검답군. 주인에게 휘둘리는 게 아니라 주인을 휘두르고 있어.’
데미안은 알렉산더 애플과 마검의 관계를 곧바로 파악했다.
마검이 마력을 운용해서 알렉산더 애플의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저래서 하이클래스의 경지에 오를 수 있던 것이었어.“
알렉산더 애플은 스스로의 힘으로 하이클래스에 오른 것이 아니었다.
마검의 힘을 받아들임으로써 하이클래스의 경지에 올랐다. 즉, 남의 힘을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데미안 경!”
한참 싸우던 도중, 리암 블루그린이 소리쳤다.
“전하와 저하를 데리고 피신하도록! 여기 남아 있으면 위험하다!”
데미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옆에서 하이클래스들이 싸우고 있었다.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다들 갑시다.”
데미안은 알현실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피신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건물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곧 화산이 터진다고 생각하시고 최대한 멀리 도망치십시오!”
데미안의 말에 사람들은 걸음을 재촉했다. 왕성이 작게 보일 때였다.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를 돌아봤다. 왕성의 위쪽이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박살이 난 그곳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케헥! 케헤헥! 오랜만에 몸을 푸니까 재미있네! 아주 즐거워!
마검의 웃음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데미안은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올리버 저하, 저 대신 사람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갑작스러운 말에 올리버 애플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 데미안 경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리암 경을 도와야겠습니다.”
“리암 경이라면 괜찮을 겁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습니다!”
올리버 애플이 자부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은 두 사람을 가만히 노려보다 말했다.
“오늘이 처음으로 패배하는 날이 될 겁니다.”
데미안의 눈에는 보였다. 마검이 내뿜고 있는 흑마력이 실시간으로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 말이다.
흑마력의 양은 이미 하이클래스를 뛰어넘은 상태였다. 어디까지 강해질지 데미안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 하지만…… 리암 경이 패배한다면…… 데미안 경도 위험한 거 아닙니까!”
올리버 애플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데미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제가 미쳤다고 마검과 싸우겠습니까.”
“상황을 봐서 리암 경을 피신시키고 도망칠 생각입니다.”
올리버 애플이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돌아오셔야 합니다.”
그 말에 데미안이 씩 웃으며 말했다.
“절 걱정하시기에는 아직 100년은 이릅니다.”
데미안이 베로니카 산체에게 말했다.
“베로니카, 따라와라. 날 도와줘야겠다.”
“어? 내가 왜?”
베로니카 산체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 옆에 있던 미하엘이 황급히 말했다.
“데미안 형! 저 여자 말고 제가 갈게요!”
“그래! 쟤를 시켜! 왜 날 시키려는 거야! 귀찮단 말이야!”
“미하엘, 너는 전하와 저하를 지켜야 할 거 아니냐.”
“그, 그건 저 여자도 할 수 있…….”
말하던 도중, 미하엘 라이언블룸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할 수 없겠군요. 알겠습니다. 저는 전하와 저하를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미하엘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동했다. 베로니카 산체도 그들을 따라가려 했다.
“넌 날 따라오라고 했지.”
데미안이 베로니카 산체의 목덜미를 움켜잡았다.
베로니카 산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에이씨, 빨리 도망쳤어야 했는데.”
* * *
리암 블루그린은 자신의 검을 내려다봤다.
보통 검이 아니라 블루그린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명검이었다. 그런 만큼 레어메탈이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었다.
얼마나 튼튼한지 조상 대대로 사용해 오면서 날이 무뎌진 적조차 없었다.
그런 명검이 지금은 톱날처럼 여기저기 이가 나가 있었다.
-케헤헷, 겨우 그런 잡검으로 나한테 달려들면 안 되지! 내 몸이 얼마나 단단한데!
알렉산더 애플의 손에 쥐어져 있는 마검이 신이 나서 소리쳤다.
리암 블루그린의 검과 달리 마검 ‘가시나무’는 멀쩡했다. 마치 방금 벼려 놓은 것처럼 말이다.
‘더 이상 정면에서 맞붙어서는 안 된다.’
가시나무는 오러를 뚫고 검에 타격을 입혔다. 몇 번 더 부딪혔다가는 칼이 박살 날 확률이 높았다.
“각하, 지금부터는 진지하게 상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친절하기도 하군. 이렇게 경고까지 해 두다니.”
알렉산더 애플이 조롱을 섞어서 말했다.
“리암 경, 잊은 모양이군. 본인도 블루그린 후작가에서 검을 수학했네. 그대가 어떤 검법을 구사할지는 이미 다 알고 있어.”
블루그린 후작가는 비검(飛劍)을 구사하는 가문이었다.
비검이란 오러를 방출하여 공격하는 검술을 말했다. 마력의 소모량이 컸지만 그만큼 변칙적인 전투법을 구사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 전투는 알렉산더 애플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아뇨, 각하께서는 아무것도 모르십니다.”
그러나 리암 블루그린은 알렉산더 애플의 말을 부정했다.
“어째서 기사의 경지를 네 개로 나누는지 아십니까? 경지에 따라서 구사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로우클래스는 오러를 구현하는 정도에서 끝난다.
미들클래스는 오러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그리고 하이클래스는…….
“각하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희 가문의 검술이 지니고 있는 정수를 말입니다.”
리암 블루그린이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새하얀 아지랑가 넓게 번졌다.
-멍청아, 마음의 준비를 해라.
마검의 목소리가 진지해졌다. 그만큼 리암 블루그린이 준비하는 기술은 심상치가 않았다.
“각하, 부디 조심하십시오.”
리암 블루그린이 검을 휘둘렀다. 초승달 모양의 오러가 무수히 쏟아졌다.
“이런 미친…….”
알렉산더 애플은 놀랄 틈도 없이 마검을 휘둘렀다. 오러를 쳐 낼 때마다 몸이 뒤로 밀려 나갔다.
-이봐! 더 힘을 주란 말이야! 왜 이렇게 비실비실해!
마검이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알렉산더 애플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때, 알렉산더 애플의 뒤로 리암 블루그린이 나타났다.
“리암 블루그린……!”
알렉산더 애플이 반응할 틈도 없이 리암 블루그린이 검을 내리쳤다.
하늘에서 거대한 참격이 떨어졌다. 참격은 알렉산더 애플의 정수리부터 사타구니까지 베어 냈다.
“크아아악!”
알렉산더 애플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마검을 늘어놓았다.
“후우…….”
리암 블루그린은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었다. 비검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마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하이클래스라 해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각하, 저는 진심으로 당신을 믿고 있었습니다.”
리암 블루그린은 일찌감치 왕세자를 포기했다.
그 망나니 기질은 절대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알렉산더 애플을 지지했다.
“제 손으로 각하를 처단하게 되어 유감입니다.”
“입 발린 소리를 하고 있군.”
알렉산더 애플의 입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리암 블루그린은 깜짝 놀라서 그를 쳐다봤다.
“……각하?”
“진짜 더럽게 아프군. 오러에 베이면 원래 다 이렇게 아픈 건가?”
알렉산더 애플이 몸을 일으켰다. 오러에 몸을 베였음에도 알렉산더 애플은 멀쩡했다.
리암 블루그린은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알렉산더 애플을 쳐다봤다.
“놀랍지 않나? 이게 바로 이 검의 능력이라네. 주인의 신체에 마검과 똑같은 경도를 부여하지.”
-누가 주인이라는 거야. 내가 사용하는 거라고 했잖아.
마검 가시나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항의했다. 알렉산더 애플은 마검의 항의를 가볍게 무시했다.
“리암 경이 멋진 모습을 보여 줬으니 나도 가만 있을 수 없지.”
알렉산더 애플이 마검을 역수로 쥐었다. 칼끝을 땅으로 향했다.
“마검의 능력을 그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게나.”
알렉산더 애플이 마검을 힘껏 내리꽂았다. 그 순간, 무수히 많은 가시나무가 돋아났다.
가시나무들이 리암 블루그린을 꿰뚫으려 했다.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리암 블루그린은 반사적으로 가시나무들을 베어 내려 했다.
하지만 검은 가시나무를 베어 내지 못했다. 충돌하자마자 산산이 부서졌다.
회피할 여유도 없이 가시나무가 리암 블루그린의 몸을 꿰뚫었다.
* * *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리암 블루그린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봤다. 창대처럼 굵은 나뭇가지들이 자신의 몸을 관통하고 있었다.
“쿨럭.”
좋지 못한 부위를 찔렸는지 피가 터져 나왔다. 생명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이게 마검의 능력이라네.”
알렉산더 애플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엄청난 속도로 가시나무를 피워 내지. 빠를 뿐만 아니라 파괴력도 강해. 하이클래스의 오러를 박살 낼 정도로 말이야.”
리암 블루그린은 연신 피를 토해 냈다. 한마디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조금 더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죽여야 할 놈들이 많아서 말이야.”
알렉산더 애플이 손짓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가시나무들이 꺾이더니 리암 블루그린을 겨누었다.
“그럼 이만 눈을 감으시게나.”
가시나무들이 리암 블루그린을 향해 뻗어 나갔다. 리암 블루그린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하늘에서 두 사람이 떨어졌다. 그중 한 명이 땅에 착지하기 직전 바닥에 칼을 꽂아 넣었다.
충격으로 인해서 땅이 갈라졌다. 그러자 가시나무들이 가루가 되어서 흩어졌다.
덕분에 리암 블루그린은 가시나무에게서 해방될 수 있었다.
“데미안 학센!”
알렉산더 애플이 희열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래도 다음에는 널 죽이고 싶었다! 이렇게 빨리 나타나 주니까 정말 기쁘구나!”
데미안은 알렉산더 애플을 보고 있지 않았다. 리암 블루그린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상처가 심하다. 빨리 치료해야 해. 넌 리암 경을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가…….”
“알겠어!”
베로니카 산체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리암 블루그린을 데리고 건물 밖으로 몸을 날렸다.
데미안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쳐다봤다.
베로니카 산체가 저렇게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지 몰랐다.
“아니, 저저…….”
굳이 미하엘이 아니라 베로니카 산체를 데려온 이유가 바로 이런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긴 했다.
미하엘은 충성심이 강해서 데미안을 절대로 버리고 가지 않을 테니 말이다.
베로니카 산체라면 쉽게 명령을 따르리라 생각했지만 설마 이렇게 흔쾌히 버리고 갈 줄은 몰랐다.
데미안이 저 녀석한테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을 때였다.
“시간을 끌겠다고?”
알렉산더 애플의 목소리가 들렸다. 데미안은 옆을 돌아봤다.
“미들클래스 따위가 하이클래스를 막겠다니. 내 평생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처음 들어보는군.”
-그러게 말이야. 나도 너보다 더 멍청한 녀석은 처음 봤어.
알렉산더 애플이 마검을 고쳐 잡았다.
“그 생각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똑똑히 알려 주마. 우선 네놈의 팔다리를 가시나무로 꿰뚫어서…….”
“이대로는 다 보이겠는데.”
별안간 데미안이 입을 열었다.
뜻 모를 소리에 알렉산더 애플은 미간을 좁혔다.
“뭐라고?”
“다 뚫려 있잖아. 위치도 높고. 이곳에서 널 죽였다가는 다 들킬 게 분명하단 말이지.”
알렉산더 애플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죽여? 너 따위가 날 죽이겠다고?”
“벌써 귀가 안 좋나 보군.”
알렉산더 애플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이를 갈며 으르렁거렸다.
“네놈이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그래, 네 소원대로 해 주마!”
알렉산더 애플이 달려들려던 찰나, 데미안 학센이 크게 소리쳤다.
“뭐!? 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흑마법을 사용할 거라고!”
너무 뜬금없는 소리에 알렉산더 애플은 그 자리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 뭐라고?”
“이 비겁한 자식! 흑마법을 사용해서 날 가두려 하다니!”
또다시 데미안이 소리쳤다. 목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왕성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였다.
“젠장! 이런다고 내가 겁을 먹을 줄 알고? 어림없다!”
“아니,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리를…….”
데미안이 손목의 팔찌를 풀었다. 그러자 시커먼 마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것을 본 알렉산더 애플과 마검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흑마력……?”
-뭐야! 어떻게 흑마력을 가지고 있는 거야?
데미안이 흑마력을 이용해서 술식을 구성했다. 곧바로 흑마법을 발현했다.
검은 장막이 건물 전체를 둘러쌌다. 덕분에 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가려졌다.
“이제야 좀 마음껏 싸울 수 있겠군.”
데미안이 목을 좌우로 꺾었다. 무척 여유로운 태도였다.
“그럼 쓰레기를 치워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