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1)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1화
11화. 뱀사냥 (1)
덜컹거리는 마차.
그 안에서 학센 자작가의 시종 빅터는 불신과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맞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학센 자작가의 장남 데미안 학센이 앉아 있었다.
‘또 무슨 일을 꾸미시려고 날 데려가시는 거지?’
불과 몇 분 전, 빅터는 다른 시종들과 함께 급사한 말의 사체를 처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데미안 학센이 시킬 일이 있다며 빅터를 불러냈다.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요?
-나랑 같이 랜드워크 도시로 가야겠다.
-예, 예? 그, 그 위험한 곳을 대체 왜 가시려는 겁니까!
-시킬 일이 있으니 잠자코 따라와라.
그때의 대화를 떠올리며 빅터는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랜드워크 도시로 들어가면 화가 잔뜩 난 검은뱀과 맞닥뜨리게 될 게 뻔했다.
그렇다고 가지 않을 수도 없었다.
데미안 학센은 자작가의 후계자였다. 그리고 후계자를 모시는 게 빅터의 의무였다.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다…….’
빅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데미안 학센은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다.
굉장히 오래된 책인지 표지가 모조리 삭아 있었다.
데미안 학센이 책을 읽는 모습은 처음 보는지라 호기심이 동했다. 빅터는 데미안 학센에게 물었다.
“도련님, 대체 무슨 책을 그렇게 열심히 보고 계시는 겁니까요?”
“이거 말이냐? 흑마법서다. 요번에 얻은 물건이지.”
데미안 학센의 대답에 빅터는 슬며시 웃었다.
“도련님, 그런 허무맹랑한 거짓말에 제가 속아 넘어갈 것 같으십니까?”
“진짜인데.”
“제가 글자도 모르는 무식한 놈이기는 하지만 흑마법서가 얼마나 위험하고, 얻기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빅터가 가슴을 쫙 펴며 말했다.
데미안 학센은 그런 빅터를 힐끔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역시 넌 재미있는 놈이야.”
* * *
몇 시간 뒤, 마차는 무사히 랜드워크 도시에 도착했다.
“빅터.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있다.”
도시 내부로 들어오자마자 데미안 학센은 빅터에게 자루 하나를 내밀었다.
자루를 보자마자 빅터는 인상을 썼다.
자루 아래가 축축하게 젖은데다가 이상한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도련님, 이게 뭡니까요?”
“사람 머리.”
“아니, 도련님. 말씀드렸잖습니까. 제가 아무리 무식해도 그런 농담에는…….”
빅터는 별생각 없이 자루의 안을 들여다봤다. 눈을 부릅뜨고 있는 머리와 눈이 마주쳤다.
“흐하아아아악!”
빅터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넘어졌다. 데미안 학센은 자루를 집어 들었다.
“도, 도도, 도련님!”
“진정해라. 사람들이 다 보고 있잖냐.”
데미안 학센의 말대로 주변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뭡니까?”
“자세한 건 나중에 물어봐라. 지금 네가 할 일은 머리랑 이 수첩을 도시에 있는 교단에 넘겨주는 거다.”
데미안 학센이 수첩을 내밀었다. 빅터는 얼른 수첩을 받았다.
“아주 중요한 임무다. 이것들을 꼭 교단에 이것들을 넘겨줘야 해. 그래야 뒤탈이 없다.”
“뒤, 뒤탈이요?”
빅터의 물음에 데미안 학센이 웃으며 말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물으라고 했지? 알아들었으면 빨리 움직여라.”
빅터가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루와 수첩을 품에 안은 채 대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럼 나도 움직여야겠군.”
* * *
데미안 학센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저번 날에 습격했던 술집이었다.
‘대가리를 잘라 버리는 건 쉽지만 그래서야 성이 차지 않아. 내 가족을 건드렸으니 몸통부터 잘근잘근 밟아주마.’
데미안 학센은 랜드워크 도시에서 검은뱀을 뿌리째 뽑아 버릴 생각이었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도시에 있는 검은뱀의 지부 위치를 모두 알아야 했다.
그래서 술집을 찾아온 것이다.
‘겸사겸사 사장한테 비약도 뜯어내고.’
그러나 데미안 학센의 계획은 처음부터 막히고 말았다.
“……문을 닫았잖아?”
술집의 문은 널빤지에 의해서 막혀 있었다.
널빤지 위에는 폐업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이를 어떻게 한담.”
데미안 학센은 턱을 매만졌다.
이렇게 된 이상 다른 조직원을 잡아서 거점의 위치를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검은뱀의 조직원을 어디서 찾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이 날강도 같으니라고!”
갑자기 고성이 들려왔다.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자 두 남자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당장 내 돈 내놔! 내놓으란 말이야!”
삐쩍 마른데다 누더기를 걸치고 있는 남자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 돈?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일자리를 주선해 주는 대신에 수고비를 받겠다고.”
누더기의 항의를 들은 사내가 콧방귀를 뀌었다.
누더기와 달리 새 옷을 입고, 체격도 건장했다.
“수고비? 그래! 받겠다고 했지! 하지만 소개비로 8할이나 떼간다는 말은 안 했잖아!”
“지금 말하면 되겠네. 소개비는 8할이다.”
데미안 학센은 두 사람을 유심히 관찰했다.
정확히는 건장한 남자의 목덜미를 쳐다봤다. 목덜미에 뱀 문신이 그려져 있었다.
“이 사기꾼아! 당장 내 돈 내놔!”
누더기가 남자에게 매달렸다.
남자가 인상을 팍 쓰더니 누더기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꺽!”
누더기의 등이 새우처럼 굽어졌다.
남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누더기의 머리카락을 움켜잡고 싸대기를 때리기 시작했다.
“야, 이 거지새끼야. 일자리가 없어서 매달릴 때는 언제고 막상 일을 구하고 나니까 나한테 지랄이야.”
“그, 그만.”
“그만은 뭘 그만이야. 이 새끼야. 좋은 일자리를 구해다 줬으면 감사한 줄 알아야지. 날강도? 사기꾼?”
“억! 어억!”
누더기는 남자가 때리는 대로 모두 얻어맞기만 했다.
남자는 한참을 때린 뒤에야 손을 멈췄다.
“퉷! 한 번만 더 내 눈에 띄어 봐. 그때는 두 다리를 분질러 버리겠어.”
남자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런 남자의 어깨를 누군가 움켜잡았다.
“넌 또 뭐야.”
남자는 인상을 팍 쓰고 뒤를 돌아봤다.
데미안 학센이 남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검은뱀 소속이지?”
“그런데 뭐? 너도 일자리가 필요하냐?”
“아니, 그거 말고 다른 게 필요하다.”
“다른 거라고?”
“도시에 있는 검은뱀의 거점을 모두 말해라.”
그 말에 남자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이 새끼가 미쳤나!”
대뜸 남자가 주먹을 내질렀다.
데미안 학센은 남자의 주먹을 가볍게 피하며 롱소드를 뽑아 들었다.
칼날이 남자의 손목을 스치며 지나갔다. 이윽고 남자의 손이 땅에 툭 떨어졌다.
“아아아아악!”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손목을 움켜잡았다.
손가락 사이로 피가 새어 나왔다.
“이, 이 개새끼가 내, 내 팔을! 내 팔을 잘랐어!”
“시끄럽군. 좀 조용히 해 주겠나?”
데미안 학센이 남자의 목에 장검을 들이댔다.
남자는 딸꾹질을 하며 입을 다물었다.
“말귀를 제법 잘 알아듣는군. 마음에 들어.”
“너, 너는 누구냐.”
“데미안 학센이라고 말하면 알아들으려나?”
“……데, 데미안 학센? 서, 설마 술집을 습격했던 살인마 귀족?”
“듣기 거북하군. 나는 정당한 복수를 했을 뿐인데.”
“가, 감히 도시로 돌아오다니. 주, 죽고 싶어서 환장한…….”
“조용히 하라고 부탁하지 않았나?”
데미안이 칼날과 목을 더욱 밀착시켰다. 남자의 얼굴의 창백하게 질렸다.
“저기 있는 술집은 왜 폐업한 거지? 내가 난동을 피우긴 했지만 가게 자체는 멀쩡했을 텐데?”
“미, 미친놈…… 그, 그런 일이 생겼는데. 손님들이 가게를 찾아올 거 같아? 수입이 나오지 않아서 보스가 폐업시켰다!”
“사장은? 안데르센 어쩌구 하는 놈 말이야.”
“그, 그 늙은이라면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보스가 처리했다.”
데미안 학센은 입맛을 다셨다.
또 비약을 뜯어내려고 했는데 아쉽게 되었다.
“다음 질문이다. 랜드워크 도시에 있는 검은뱀의 거점을 모두 말해라.”
남성의 눈빛이 흔들렸다. 망설이고 있는 게 분명했다.
“저런……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군. 귀라도 하나 잘라 줄까?”
“아, 아니야! 말할게! 말할 테니까 그만둬!”
협박은 유효했다. 조직원은 데미안 학센에게 모든 걸 털어놨다.
데미안은 미리 챙겨 온 도시의 약도에 조직원이 말하는 장소를 모두 표시했다.
중앙의 본부를 제외하면 무려 다섯 곳이나 되었다.
“뭐가 이렇게 많아?”
“거, 검은뱀은 랜드워크 도시에서 가장 큰 조직이다. 그 정도는 당연…….”
“깡패 새끼들이 대단해 봤자 깡패 새끼들이지.”
데미안 학센은 조직원의 목에서 검을 떼어냈다. 조직원의 얼굴이 조금 밝아졌다.
“그, 그럼 이제 살려 주는 거지?”
“아니.”
데미안 학센이 검으로 조직원의 목을 베었다.
조직원은 무슨 일을 당했는지도 모른 채 숨통이 끊어졌다.
“어차피 교단이 나서면 너희들은 다 죽은 목숨이다.”
교단은 흑마법사는 물론이고 협력자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빅터가 증거를 건넨다면 검은뱀과 흑마법사의 거래가 교단에 알려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교단에서는 곧바로 검은뱀을 이단 혐의로 처단하리라.
데미안 학센은 그전에 검은뱀을 몰살시킬 생각이었다.
이런 선례를 만들어야 이후에 만날 적들이 가족들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게 아닌가.
“마침 가까운 곳에 하나가 있군.”
데미안 학센은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때, 바닥에 떨고 있는 누더기가 보였다.
누더기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데미안 학센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데미안 학센은 조직원의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었다.
돈주머니를 꺼내서 남자에게 던졌다.
“이, 이걸 왜 저에게…….”
“오해하지 마라. 너 때문에 이놈을 죽인 게 아니니까.”
“그, 그럼 왜 이 돈을 제게 주신 겁니까?”
“겸사겸사.”
그 말에 누더기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데미안 학센은 그런 누더기를 내버려 둔 채 걸음을 옮겼다.
* * *
데미안 학센이 첫 번째로 찾아간 거점은 뒷골목에 위치해 있는 2층짜리 건물이었다.
건물의 입구에는 껄렁껄렁해 보이는 조직원 한 명이 경비를 보고 있었다.
데미안 학센은 터벅터벅 걸어서 조직원에게 다가갔다.
“이봐, 여기는 잡상인 출입금지야. 빨리 꺼져.”
조직원의 경고에도 데미안 학센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조직원이 인상을 팍 쓰며 으르렁거렸다.
“내 말 안 들려? 개처럼 두들겨 맞고 싶지 않으면 꺼지…….”
사정거리에 들어오자마자 데미안 학센이 롱소드를 휘둘렀다.
조직원의 목이 깔끔하게 절단되었다.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뱀 조직원들은 널찍한 테이블을 펼쳐놓고 술을 마시며 도박을 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남녀 한 쌍이 알몸인 채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이 개잡종 새끼들 같으니!”
남녀 앞에는 한 중년 남성이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창녀들을 감시하라고 세워놨더니 오히려 창녀랑 눈이 맞아서 도망을 쳐? 내 얼굴에 먹칠을 해도 유분수지!”
“지, 지부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 살려주세요! 다, 다시는 안 그럴게요! 지부장님 말씀을 다시는 거역하지 않을게요!”
두 남녀가 손을 싹싹 빌었다. 그럼에도 지부장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 썅년아! 네가 갚아야 할 빚이 얼마인데 도망을 쳐! 네 애미가 못 갚고 죽었으면 딸이라도 악착같이 갚아야 할 거 아니야!”
지부장이 여자의 머리를 낚아챘다. 고통스러운지 여성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후, 안 되겠다. 둘 다 목을 베어다 본보기로 삼아야겠다.”
“지, 지부장님! 제발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제, 제발 부탁드려요!”
“닥치지 못해!”
지부장이 두 남녀의 얼굴을 걷어찼다.
남녀는 바닥에 엎어진 채로 신음을 흘렸다.
“지부장님, 그만하시고 오셔서 한판 하시죠.”
“맞습니다. 저런 버러지들에 신경질을 내서 뭐 합니까.”
도박 중이던 조직원들이 지부장에게 말했다.
지부장은 씩씩거리며 도박판에 끼어들려고 했다.
그때, 지부장이 문 앞에 서 있는 데미안 학센을 발견했다.
“아…… 진짜 이 멍청한 새끼가 경비도 제대로 못 서네.”
지부장은 신경질을 내며 손으로 머리를 마구 털어댔다.
“이런 씨발, 오늘 경비 서기로 한 놈 누구야?”
“헨리입니다.”
“그 새끼 내 방으로 데려와. 이번 기회에 정신교육을 단단히 시켜야겠어.”
“알겠습니다.”
“알겠긴 뭘 알아! 가만히 앉아만 있지 말고 당장 저 새끼 쫓아내!”
지부장이 화를 내며 조직원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조직원은 머리를 어루만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씨발.”
지부장에게 얻어맞은 탓에 조직원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이 분노를 데미안 학센에게 풀 생각인지 주먹을 매만지며 다가왔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발을 들여놔? 검은뱀이 우습게 보이냐? 오늘 정신이 번쩍 들게 해 주마.”
데미안 학센은 굳이 대답하지 않고 장검을 움직였다.
칼날이 조직원의 목을 훑고 지나갔다.
잠시 후, 남자의 머리가 목에서 미끄러지더니 땅에 떨어졌다.
“……어?”
“어엉?”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조직원들이 멍청한 소리를 냈다.
너무 갑작스러운 동료의 죽음에 다들 상황 파악이 늦어졌다.
머리를 잃은 육체가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그 순간, 조직원들은 제정신을 차렸다.
“브, 브로드가 죽었다!”
“스, 습격이다!”
조직원들은 황급히 무기를 찾았다.
그러나 그들이 무기를 쥐는 것보다 데미안 학센이 더 빨랐다.
데미안 학센이 조직원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끄억!”
“커억!”
데미안 학센이 롱소드를 휘두를 때마다 피가 튀었다.
조직원들의 몸이 잘려 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모두 시체로 변했다.
딱 한 명, 지부장만 남기고 말이다.
“으, 으아아악!”
지부장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다. 데미안 학센을 삿대질하며 벌벌 떨었다.
“너, 너 뭐야! 내, 내가 누군지 알아? 거, 검은뱀의 간부야!”
“시끄럽군.”
데미안 학센이 지부장의 발목을 짓밟았다.
으득
소리와 함께 발목이 부러졌다. 지부장은 비명을 질렀다.
“소리를 지르면 이번에는 잘라 버리겠다.”
데미안 학센의 경고에 지부장은 입을 꽉 틀어막았다.
그가 조용해지자 데미안 학센은 알몸의 남녀를 쳐다봤다.
“사, 살려 주세요!”
알몸의 남녀가 데미안 학센의 앞에 엎드렸다.
데미안 학센은 별 관심 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은 나가도 좋아.”
“가, 감사합니다!”
“되도록이면 건실하게 살고.”
“며, 명심하겠습니다!”
두 남녀는 황급히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도망쳤다.
“그럼 이제 우리 둘만 남았군.”
데미안 학센의 시선이 다시 지부장에게 옮겨졌다. 지부장의 낯빛이 흙색으로 변했다.
“지금부터 묻는 말에 대답해라.”
“그, 그럼 사, 살려 주실 겁니까?”
“일단 들어보고 결정하도록 하지.”
데미안 학센은 허리를 숙여 지부장과 눈높이를 맞췄다.
“이 도시에 있는 검은뱀의 지부를 모두 말해라.”
처음에 만났던 조직원에게 듣기는 했지만 완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교차검증을 할 필요가 있었다.
“그, 그건 대체 왜…….”
데미안 학센이 지부장의 얼굴을 칼자루로 후려쳤다.
지부장은 깨진 이빨을 토해 내며 괴로워했다.
“묻는 질문에만 대답한다. 알겠나?”
지부장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