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1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15화
115화 철의 시련 (1)
몰타는 데미안을 데리고 본단 내에 있는 공방으로 향했다.
야장으로 유명한 신성교단답게 공방의 규모는 굉장히 컸다.
교인들이 끊임없이 철과 석탄을 나르고 있었고, 사방에선 철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곳곳에 놓여 있는 화로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거의 소도시에 맞먹는 크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과연 신성교단 같은 거대한 집단을 지탱하는 곳다웠다.
“이쪽으로 와라!”
몰타는 데미안을 공방의 구석진 곳으로 데미안을 데려갔다.
“이곳이 철의 시련을 치를 장소다!”
데미안은 뭔 소리냐는 얼굴로 몰타를 쳐다봤다.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딱 하나, 바닥에 커다란 철판이 깔려 있었다.
“흥,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마라.”
몰타가 허리춤에 걸려 있던 망치를 손에 쥐었다. 철을 두드릴 때 사용하는 벼름망치였다.
몰타가 벼름망치로 철판을 가볍게 때리자 철판의 가운데가 벌어지면서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데미안은 철판의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넓고 거대한 공동이 보였다.
공동 안에는 낡고 녹슨 무기가 가득 쌓여 있었다.
“철의 시련은 신성교단에 처음 투신하신 선조들께서 고안하신 시험이다.”
몰타가 입을 열어 설명했다.
“우리 드워프가 금속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겠지?”
드워프들이 괜히 야장술로 유명한 게 아니었다.
타고난 손재주는 물론 다른 종족에게는 없는 특별한 능력들이 많았던 것이다.
철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직접적인 생각이 들리는 것은 아니었다.
금속의 순도와 성질,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선조들께서는 뛰어난 기사라면 우리처럼 철의 목소리는 듣지 못하더라도 좋은 금속을 고를 수 있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
다른 기사들이 들었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항의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냥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실제로 뛰어난 재능을 가진 기사들은 본능적으로 좋은 무기를 알아봤다.
딱히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감으로 찾는 것뿐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그 감이 기가 막히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저 공동에는 야장들이 연습용으로 만들다 버린 무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 모두 폐품이나 다름없지만…… 딱 한 자루 레어메탈로 만들어진 무기가 있지.”
데미안은 공동을 내려다봤다. 모두 새빨갛게 녹이 슬어 있었다. 외형으로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네가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의 기관이 작동해서 문이 닫히게 된다. 다시 문을 열기 위해서는 레어메탈로 제작된 무기를 찾아서 저기 있는 홈에 끼워 넣으면 된다.”
몰타가 가리키는 한쪽 벽을 보니 벽면에 꽤 큼직한 구멍이 나 있었다.
“그럼 다시 기관이 작동해서 문이 열리게 되고 너는 시험에서 통과하게 되는 것이지.”
데미안을 공동에 쌓인 폐품들을 가만히 바라보다 물었다.
“제한 시간은 없습니까?”
“없다. 무제한이야.”
“쉽군요.”
“쉽다? 크하하핫, 이래서 애송이들은 안 된단 말이지.”
몰타는 무척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수천 명이 넘는 기사들이 영급 성검을 얻겠다고 철의 시련에 도전했다. 하지만 어떻게 됐는지 아느냐? 하루 종일 저 안에 갇혀 있다가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나왔어! 제발 문을 열어 달라고 애걸복걸하면서 말이야!”
아무래도 몰타는 데미안이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 확신하는 듯했다.
“참,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아래에는 녹슨 날붙이들이 가득해서 떨어지는 것조차 위험하거든. 실제로 발을 잘못 디뎌서 발등에 큼직한 구멍이 뚫린 녀석도…….”
“저기 있군요.”
대뜸 데미안이 말했다. 몰타가 미간을 좁혔다.
“무슨 소리야. 뭐가 어디에 있다는…….”
“저거 아닙니까?”
데미안이 구석에 널브러져 있는 단검을 가리켰다.
겉보기에는 다른 무기들처럼 붉은 녹으로 뒤덮인데다가 날까지 나가 있었다.
하지만 데미안은 알아볼 수 있었다. 몰타가 말한 레어메탈이 쓰인 무기가 바로 저것이었다.
“……어?”
몰타가 데미안을 돌아봤다. 큼직한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어, 어어……? 어어어……?”
뛰어난 재능을 가진 기사는 뛰어난 무기를 알아볼 수 있다. 그건 데미안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다만, 아무리 데미안이라 할지라도 저 많은 무기 틈에서 레어메탈이 섞인 무기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능력을 사용했다.
전생에 데미안이 싸웠던 마스터 클래스 중에 웨폰마스터라는 인물이 있었다.
칭호에 걸맞게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인물이었다.
웨폰마스터가 오른 경지는 ‘만병지애(萬兵至愛)’라고 불렸다.
만병지애에 도달하면 병기와 소통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서 병기의 능력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었다.
데미안이 레어메탈로 제작된 무기를 곧바로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만병지애(萬兵至愛)’ 덕분이었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그게 그렇게 쉽게 발견될 리 없잖냐.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좀 더 자세히 찾아봐라.”
몰타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말했다.
데미안은 조소했다. 만병지애로 확인했으니 틀릴 리가 없었다.
“그럼 가지고 오겠습니다.”
“자, 잠깐! 잠깐만! 야!”
데미안이 공동 아래로 몸을 던졌다. 날붙이들을 피해서 안전한 곳에 착지했다.
“젠장! 이건 사기야! 사기라고!”
위에서 몰타가 고함을 내질렀다. 데미안은 몰타의 고함소리를 가볍게 무시했다.
데미안이 아래로 떨어지자마자 공동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반구가 뒤덮이듯 데미안이 떨어진 구멍이 무언가에 막혔다.
시커먼 어둠이 찾아왔다. 곧이어서 천장에서 광원이 나타나서 공동을 비추었다.
-이, 이봐! 지금이라도 다시 협상하는 게 어때? 주, 중급 성검 중에서도 제일 좋은 걸 줄게!
밖에서 몰타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중급 성검이 마음에 안 들면 상급! 상급 성검을 내줄게! 그러니까 제발 포기를…….“
데미안은 몰타의 외침을 무시한 채 단검을 향해 다가갔다.
단검을 움켜쥐고, 벽면에 있는 홈으로 다가갔다.
“정말 여기 끼우는 게 맞나?”
단검이 홈에 비해 너무 작은 듯 보였지만, 데미안은 잠시 고민하더니 홈에 단검을 집어넣었다.
찰칵.
무언가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기관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걸로 영급 성검은 내 것이군.”
영급 성검 정도의 보물은 데미안조차 탐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데미안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스스로 자축했다.
그때였다.
단검을 잡고 있는 손목이 뜨거워졌다. 마치 불에 데인 것 같았다.
데미안은 깜짝 놀라서 손목을 쳐다봤다. 문신으로 변한 에레보스가 시커먼 어둠을 내뿜고 있었다.
“이게 무슨…….”
갑자기 공동 전체가 흔들렸다. 거친 소리가 들려오더니 전체 벽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철의 시련인가?”
그럴 가능성도 있었지만 본능이 고개를 저었다.
철의 시련이라면 에레보스가 반응했을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밖에서 들려오는 몰타의 목소리가 데미안의 생각에 확신을 더해 줬다.
-이, 이게 뭐야! 기, 기관이 이상하게 작동하고 있잖아? 이런 기능이 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어 봤는데?
명백히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데미안은 곧바로 감각을 끌어올렸다. 오감을 날카롭게 다듬어서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했다.
서서히 진동이 멈췄다. 그러더니 맞은편에 있는 벽이 활짝 열렸다.
벽 안쪽에는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데미안은 그곳으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돌로 된 벽과 바닥이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 전체에 세밀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데미안은 시선을 옮기며 마법진을 살펴봤다.
“본단의 지하에 왜 이런 곳이 있는 거지?”
벽에 그려진 마법진은 내부에 있는 물건을 봉인하고 감추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굉장히 중요한 것을 봉인하려 했는지 마법진은 무척 복잡하고 정교했다.
문득, 데미안의 시선이 멈췄다. 구석진 곳에 시체가 앉아 있었던 것이다.
“저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시체는 미라로 변해 있었다. 피부와 살점은 변색되어 있었고 입술은 말려들어서 이가 모두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데미안이 진짜 놀란 이유는 미라 때문이 아니었다.
미라의 가슴에 박혀 있는 철조각 때문이었다.
철조각은 상당히 컸다. 양쪽에 날까지 세워져 있었다. 마치 대검의 끝이 부러진 것 같았다.
그것을 본 데미안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에레보스…….”
마검 에레보스의 조각이 눈앞에 있었다.
* * *
에레보스.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마검.
신성교단에서는 에레보스의 조각에 최고 위험 등급을 매겨 조각을 발견하면 반드시 봉인해 놓으라는 지령을 내렸다.
전생에 도르고는 에레보스를 복원하기 위해서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성교단에서 봉인해 놓은 조각을 모두 되찾고, 전 대륙에 숨겨져 있는 조각을 찾아내고.
그렇게 공을 들였음에도 겨우 70%밖에 복원해 내지 못했다.
“이런 곳에 조각이 있었다니…….”
그리고 눈앞에 있는 조각은 데미안이 아는 한 도르고가 발견해 내지 못한 것이었다.
확신할 수 있었다. 데미안이 본단을 함락시킨 이후, 도르고가 두 개의 조각을 찾아냈다. 그중에 저렇게 생긴 조각은 없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공방의 지하에 에레보스의 조각이 숨겨져 있었다고?”
몰타의 반응을 생각하면 지상에 있는 장인들도 조각의 정체를 몰랐을 확률이 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군.”
고민해 봤자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였다.
데미안은 우선 조각을 취하기 위해서 미라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갑자기 조각에서 거친 파동이 퍼져 나갔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돌조각과 먼지들이 파동에 닿자마자 소멸되었다.
에레보스의 권능 중 하나인 부식이었다.
아마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파동에 닿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잃었으리라.
하지만 데미안은 에레보스에게 인정을 받은 몸이었다. 조각이 내뿜는 부식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라에 가까이 다가간 데미안이 손을 뻗어서 가슴에 박혀 있던 조각을 움켜잡았다.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