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34)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34화(134/17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34화
134화 유적지 (2)
데미안은 놀란 얼굴로 여명을 내려다봤다.
지금까지 계속 여명을 사용해 오면서 이렇게 눈부신 빛을 내뿜은 적은 처음이었다.
‘여명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빛은 서서히 사그라졌다. 이윽고 빛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여명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겉모습은 똑같아 보였지만 여명에게서 느껴지는 신성력의 양이 크게 증가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여명의 내부에 기적이 새겨져 있었다.
‘성장했다.’
하급 성검과 중급 성검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기적의 유무였다.
지금 여명은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내면서 중급 성검으로 성장했다.
지이이이이잉!
여명이 몸을 떨었다. 마치 스스로의 변화에 전율하는 것 같았다.
“조심! 조심해 달란 말이야!”
그 순간, 코앞까지 도달한 스켈레톤이 데미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지잉!
여명이 몸을 크게 떨었다. 그러자 파동과 함께 스켈레톤이 뒤로 날아갔다.
‘성검이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신성력을 방출했어?’
전생에서도 이런 성검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특급 성검 중에도 없었다.
“조심…… 조심……!”
스켈레톤이 몸을 일으켰다. 파동에 얻어맞은 부위가 반파되어서 뼛조각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조심해야 해!”
스켈레톤이 데미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여명이 다시 신성력을 방출했다.
여명이 다시 신성력을 방출했다. 신성력은 날카로운 참격이 되어서 스켈레톤의 몸을 반으로 갈랐다.
“조심…… 해야…….”
절단된 스켈레톤이 무너져 내렸다. 어느덧 몸통은 조각조각 부서지더니 검은 연기로 변해서 사라졌다.
지이이이이잉!
여명이 몸을 떨었다. 마치 칭찬해 달라고 말하는 듯했다.
“훌륭했다.”
데미안은 진심을 담아서 말했다. 여명은 기쁘다는 듯이 몸을 떨었다.
“근데 이제 너무 눈에 띄어서 가지고 다니기 힘들겠는데.”
지잉?
이렇게 강력한 신성력이라면 알아볼 사람은 다 알아볼 게 뻔했다.
게다가 데미안이 흑마법을 사용할 때, 여명이 옆에 있으면 방해가 될 확률이 높았다.
지, 지잉!
여명이 잠시 기다려 보라는 듯이 말했다. 갑자기 여명이 내뿜고 있는 빛이 검신 속으로 들어갔다.
방금 전까지 느껴지던 신성력이 말끔하게 사라져 있었다.
‘신성력을 갈무리했어?’
스켈레톤을 혼자서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신성력을 은닉하기까지 했다.
데미안조차 집중해야 감지해 낼 수 있을 정도로 감쪽같았다.
‘이쯤 되니 소름 끼치는군.’
데미안이 징그럽다는 눈동자로 여명을 바라봤다.
여명은 그것도 모른 채 칭찬해 달라는 듯이 검명을 울렸다.
“비, 빅터 님…… 바, 방금 그건……?”
바닥에 엎어져 있던 티에보가 여명을 가리키며 물었다.
“마법검이다.”
여명이 성검이라는 사실을 밝힐 수는 없었다. 그럼 데미안의 정체가 탄로 날지도 모르니 말이다.
어차피 기사가 아닌 이상, 마법검과 성검을 구분하지 못했다.
“그, 그게 마법검이라니…… 소, 소문대로 대단하군요.”
아니나 다를까 티에보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데미안의 말을 믿었다.
“그나저나 대체 그건 뭐였을까요? 유적지에 어, 언데드라니…….”
티에보가 몸을 떨면서 말했다.
“다, 당장 백국에 알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건 힘들 것 같은데.”
“예?”
“증거가 없잖아.”
데미안이 스켈레톤이 소멸한 장소를 가리켰다. 스켈레톤이 입고 있던 장비들이 어느새 녹아내려 검은 액체로 변해 있었다.
스켈레톤이 파괴되면 부식의 저주가 발동하도록 가스달이 손을 써놓은 것이다.
“증거가 없으니 말해 봤자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 거다.”
설사 증거가 있었다 하더라도 데미안은 백국에 말하지 않았으리라. 그러는 게 가스달을 끌어내기 편했으니 말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티에보가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머리를 감쌌다. 데미안이 그 의자를 가만히 살피다가 말했다.
“잠깐 나와 봐라.”
“예?”
티에보는 의아해하면서도 데미안의 말대로 의자에서 일어났다.
데미안은 의자의 표면의 표면을 살폈다. 그곳에는 고대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
고대문자를 본 데미안이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상자?”
진짜 상자라면 이런 곳에 남아 있을 리 없었다. 탐험가들은 들고 갈 수 있는 물건이라면 모두 가지고 나갔을 테니 말이다.
“설마 문자가 잘못 새겨진 건가?”
데미안이 상자를 집어 들려고 했지만 쉽게 들리지 않았다.
마력을 끌어올리고 나서야 상자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엄청나게 무겁군.’
너무 무거워서 다들 의자라고 착각하고 건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데미안은 상자를 다시 내려놓으며 티에보에게 말했다.
“위험하니까 뒤로 물러나라.”
데미안이 여명으로 오러를 일으켜서 상자의 윗부분을 베어 냈다.
상자의 내부에는 장갑 하나와 반지가 놓여 있었다.
데미안은 가장 먼저 장갑을 들어서 착용해 봤다. 정체 모를 힘이 신체로 퍼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 장갑에는 근력을 상승시켜 주는 효과가 있군.’
장갑을 착용하면 저절로 신체의 근육이 활성화되며 힘이 강해졌다.
평범한 사람이 착용한다면 능히 장사라고 불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데미안처럼 이미 신체가 초인에 가깝게 단련된 사람한테는 효과가 미비했다.
다음으로 데미안은 반지를 들어서 손에 착용했다. 마력을 불어넣자 반지 위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지도잖아?”
데미안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게 찾아 헤맸던 지도가 이곳에 있었다.
“이거 횡재했군.”
장갑은 별 볼 일 없었지만 반지는 달랐다. 2층을 탐사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보물이었다.
“이만 돌아가도록 하자.”
* * *
“어? 저게 뭐야?”
두 사람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고대의 방어구잖아?”
“1층에서만 발견되던 물건인데…… 대체 어디서 찾아낸 거지?”
사람들은 티에보가 짊어지고 있는 물건을 쳐다보며 경악했다.
“저거 봐. APG(Ancient Power Gauntlet)도 있어!”
“착용하기만 하면 어떤 약골도 황소처럼 힘이 강해진다는 유물이잖아!”
“용병들이 저 유물을 얻고 싶어서 환장을 한다던데.”
곳곳에서 탐욕스러운 시선이 쏟아졌다. 사람들의 반응에 티에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빅터 님, 사람들이 저희를 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때, 한 남성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이보게! 그 물건들을 내게 팔게! 모두 합쳐서 1골드를 쳐주도록 하지!”
남자가 그렇게 외친 순간, 또 다른 사람이 소리쳤다.
“1골드? 어디서 사람을 등쳐먹으려고…… 나는 5골드를 주지! 그러니 나한테 팔게!”
“저딴 헛소리는 듣지 말게! 난 8골드를 낼 테니까!”
흥정을 하려는 사람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불어났다.
어느새 십수 명의 사람들이 데미안을 둘러싼 채 값을 제시했다.
정작 당사자인 데미안은 이 물건들을 당장 팔 생각이 없었다.
정확한 시세도 모르는데 물건을 파는 건 멍청한 행위였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인기가 엄청난걸.’
겨우 경비용 하급 방어구 따위를 사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데미안의 예상을 뛰어넘은 인기였다.
‘요즘 돈도 거의 다 썼는데. 이번 기회에 한몫 벌어 놓을까.’
공작과 국왕에게 받았던 사례금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거의 다 사용했다.
데미안은 딱히 돈에 연연하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돈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바보도 아니었다.
“비, 빅터 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나중에 팔아야지. 값도 모르는데 넘길 수는 없잖아?”
“역시 현명하십니다! 저도 빅터 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티에보가 입에 발린 아부를 떨고 있을 때였다.
“저리 비키지 못해!”
“처맞고 싶지 않으면 꺼지란 말이야!”
거친 소리와 함께 세 명의 용병이 사람들을 밀치며 길을 열었다.
“APG라는 소리를 듣고 왔다!”
“우리 고용주께서 그 물건을 원하신다!”
“크게 다치고 싶지 않으면 우리 고용주한테 파는 게 좋을…….”
상인들을 밀치고 나타난 용병들은 데미안의 얼굴을 보고 딱 굳어 버렸다.
반면 그들을 본 데미안은 선명한 웃음을 띠었다.
“1호, 2호, 3호 아니냐?”
데미안의 말에 세 용병은 그 자리에 굳은 채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런 세 사람의 뒤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무슨 일이죠? 왜 갑자기 세 사람 다 멈춰 선 거예요?”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죽 갑옷을 입은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러자 1, 2, 3호가 냉큼 그 귀족의 뒤로 숨으며 말했다.
“헤, 헤이든 님! 저, 저 자식입니다! 저 자식이 저희가 말했던 그 미친놈입니다!”
세 용병의 말에 헤이든이라 불린 남자가 인상을 쓰며 데미안을 쳐다봤다.
“저 남자가 바로 여러분을 착취했다던 그 무뢰한이라고요?”
티에보가 헤이든의 가슴팍에 그려져 있는 문양을 보더니 데미안에게 속삭였다.
“빅터 님…… 저 남자는 올덴부르크 자작가의 가주라는 헤이든 올덴부르크입니다. 이 근방에서는 알아주는 강자입니다. 미들클래스거든요.”
“대단한데. 이 지역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을 줄은 몰랐어.”
“오기 전에 조사를 좀 많이 했습니다. 모르고 엮이면 큰일 나지 않습니까.”
티에보가 쑥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봐요. 거기 무뢰한. 당신이 이곳까지 오는 동안 노예처럼 부려 먹은 세 명은 클락 형제라는 유명한 용병들입니다.”
헤이든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쩐지 세 명 다 오러를 다루더라니 나름 명성이 있는 용병들이었다.
“그래서 용병 길드에 의뢰해서 비싼 값을 치르고 저들을 불렀죠. 저들이 합류하면 바로 유적지의 심층을 탐사할 계획이었습니다만…….”
헤이든이 쯧쯧 혀를 찼다.
“당신한테 착취당한 탓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당분간 계획이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데미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 반응에 헤이든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말했는데도 이해를 못하다니. 이래서 천민들은 어쩔 수 없어요.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죠. 당신 때문에 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단 말입니다.”
헤이든이 데미안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원래라면 당신을 보자마자 대가를 받아 낼 생각이었는데…….”
헤이든의 시선이 티에보에게 향했다. 정확히는 티에보가 들고 짊어지고 있는 것들을 쳐다봤다.
“유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성과라니…… 상당히 뛰어난 안목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군요.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헤이든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당신한테 자비를 베풀겠습니다. 제가 입은 손해를 잊어 드릴 뿐만 아니라 특별히 제 밑에서 일할 기회를 드리죠.”
“호오?”
그 말에 데미안이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거절하면…… 원래 받아야 할 대가와 더불어서 괘씸죄까지 더해서 팔 한쪽은 받아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데미안이 더더욱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감탄했다.
“호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