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36)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36화(136/17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36화
136화 유적지 (4)
데미안에 대한 소문은 백국 전체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유적지 근처의 사람들은 데미안, 아니 빅터에 대해서 모두 알게 되었을 정도였다.
“그거 들었나? 빅터라는 새로운 탐사자가 나타났는데. 유물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낸다더군.”
“잘 찾아 봤자 그게 그거겠지. 왜 그리 호들갑인가?”
“아니야. APG를 찾아냈더라니까?”
“뭐? 1, 2층에서 이미 씨가 마른 지 오래잖아? 그 귀한 걸 어디서 찾아낸 거야?”
“그거야 나도 모르지. 하지만 간혹 있지 않은가. 보물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 사람이 말이야.”
사람들은 데미안이 찾아낸 물건들에 대해서 떠들어대며 놀라워했다.
“모처럼 거물이 나타났군. 그 탐사자라면 유물검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글쎄…… 어쩌면 그전에 죽을지도 모르겠어.”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그 빅터라는 남자가 더플리스의 파벌을 건드렸거든.”
“뭐, 뭐? 그게 정말이야?”
지금 백국에는 유물검을 찾아내서 프리제 영애와 혼인하려는 귀족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귀족들 중에는 유적지를 혼자 탐사하지 않고 연합을 맺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세력 중에서도 더플라스의 파벌은 가장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막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자네 말이 사실이라면…… 그 빅터라는 청년도 오래 가지 못하겠군.”
“우리들한테는 좋은 일이지. 위험한 경쟁자가 사라지는 셈이니까.”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떠들어대는 동안, 데미안은 여관의 침대에 누워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총 7층 깊이로군.”
데미안은 유적지에서 얻은 지도를 보며 중얼거렸다.
유적지는 삼각형과 비슷한 형태였다. 아래층으로 갈 수 록 규모가 점점 더 커졌다.
“이곳을 다 뒤지려면 한참 걸리겠는 걸.”
눈에 보이는 곳만 뒤진다고 끝이 아니었다. 아마 유적지에는 숨겨져 있는 방도 존재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데미안의 탐지 범위는 굉장히 넓었다.
가스달을 흑마력을 조금이라도 감지해 낸다면 그걸 따라서 찾아낼 수 있었다.
“어쩌면 그쪽에서 날 잡으러 나올지도 모르지.”
가스달이 제작한 언데드를 파괴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일 것이다.
화가 나서? 그건 아닐 것이다. 낮에 부쉈던 언데드는 가스달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언데드에 불과했다.
지금 가스달은 ‘기억’에 관한 연구를 위해서 사람들의 영혼을 모으고 있을 때였다.
그것도 평범한 영혼이 아니라 전투경험이 풍부한 영혼을 말이다.
그러니 데미안처럼 우수한 전사를 그냥 놓칠 리 없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으려 할 터.
“내일은 더 깊이 들어가 봐야겠어.”
데미안은 가스달을 꾀어내기 위해 최대한 먹음직스러운 미끼가 되기로 했다.
* * *
이튿날, 데미안은 이른 아침부터 유적지의 입구로 향했다.
“빅터 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티에보가 데미안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오늘도 귀찮은 일이 있으면 전부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데미안은 그런 티에보를 바라보며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안 도망쳤네?”
어제 헤어지기 전, 티에보는 더플리스 파벌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벌벌 떨었다.
그래서 데미안은 티에보가 더 이상 자신과 엮이지 않기 위해서 도망쳤으리라 생각했다.
“솔직히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만…….”
티에보가 결연한 얼굴로 말했다.
“빅터 님처럼 대단한 분을 제 인생에 또 언제 만날 수 있겠습니까.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습죠.”
“난 기회가 되어 주겠다고 한 적 없는데?”
“어? 예? 그, 그건…….”
티에보의 얼굴에 절망이 떠올랐다. 데미안은 실소를 흘렸다.
“농담이다. 제 역할만 제대로 해 주면 한몫 챙겨주도록 하지.”
다른 건 몰라도 티에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제법 쓸 만했다.
덕분에 데미안이 따로 백국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받아라.”
데미안은 티에보에게 어제 얻었던 경비복과 APG를 던졌다.
장비를 받은 티에보가 놀란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이걸 왜 절 주시는……?”
“주는 거 아니야. 빌려주는 거지.”
데미안은 오늘 유적지의 심층으로 갈 생각이었다.
데미안은 본인은 위험할 일이 없었지만 티에보는 또 몰랐다.
“위험할지 모르니 빌려주는 거다. 깔끔하게 사용하고 반납해라.”
“혹시 싸울 일이 있을까 봐 빌려주는 거다. 깔끔하게 사용해라.”
“옙!”
“일을 잘 마치면 그냥 줄 수도 있고.”
데미안의 말에 티에보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 이 티에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그럼 들어가자.”
데미안이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때, 티에보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비, 빅터 님.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티에보가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지게를 들고 왔다. 그걸 본 데미안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건 왜 가져온 거야?”
“아, 혹시 몰라서 가져왔습니다. 어제보다 더 많은 짐이 생기면 들고 다니기 힘들 것 같아서요.”
생각보다 티에보는 준비성이 철저한 남자였다.
* * *
데미안은 티에보와 함께 유적지의 3층으로 내려갔다.
1, 2층과 마찬가지로 3층도 텅텅 비어 있었다. 어지간한 물건은 용병들과 탐사자들이 모두 가져갔기 때문이었다.
‘딱히 숨겨 둔 물건도 없는 것 같군.’
데미안은 3층을 건너뛰고 바로 4층으로 향했다.
4층부터는 입구가 여러 개였다. 데미안은 가장 가까운 입구를 통해서 4층으로 들어갔다.
4층으로 들어서자마자 시끄러운 소음이 들려왔다.
“이봐! 이쪽 구역은 우리가 먼저 터를 잡았어!”
“헛소리하고 있네! 우리가 먼저 왔어!”
곳곳에서 용병들이 싸우고 있었다. 몇 명은 벽을 향해 곡괭이질을 하고 있었다.
“제가 알기로 귀족들이 특정 층을 정복하면 다른 사람들이 몰려와서 돈이 되는 것들을 모조리 긁어간다고 합니다.”
티에보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그래서 4층에 유독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모양이었다.
‘4층도 굳이 돌아다닐 필요는 없어 보이는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스달이 숨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숨겨진 물건을 찾으려고 해도 보는 눈이 많아서 곤란했다.
“5층으로 가도록 하지.”
5층이라는 말에 티에보의 몸이 덜컥 굳었다.
1~4층과 달리 5층은 아직 탐사가 끝나지 않았다. 그만큼 위험도가 굉장히 높았다.
“무서우면 올라가도 되고.”
“아, 아닙니다!”
5층으로 들어가는 문도 여러 가지였다. 데미안이 가까운 곳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려던 찰나였다.
“멈춰라.”
입구에 서 있던 두 명의 남성이 데미안을 막아섰다.
“이곳은 ‘오브테르’ 용병단이 맡은 탐사 구역으로 통하는 문이다. 외부인은 출입할 수 없다. 5층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다른 문으로 가라.”
예상치 못한 사태에 데미안은 어이없어 했다. 그런 데미안에게 티에보가 설명했다.
“빅터 님, 제가 여기 오기 전에 들어본 적 있습니다. 유적지의 심층은 힘이 강한 세력들이 탐사 구역을 나눠서 독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 왜 이제야 말하는 거야?”
“설마 입구부터 막을 줄은 몰랐습니다.”
티에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빅터 님, 오브테르 용병단과는 어지간하면 충돌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단장을 포함해서 미들클래스가 무려 세 명이나 되는 용병단이거든요.”
티에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얘기하자, 데미안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라. 쓸데없는 일로 싸울 생각은 없으니까.”
“현명하십니다.”
“저쪽에서 내 요구를 들어준다면 말이지.”
“……예?”
당황해하는 티에보를 내버려 둔 채 데미안이 용병들을 향해 말했다.
“난 너희들의 작전을 방해할 생각 없다. 그냥 5층으로 들여보내 주기만 하면 된다.”
“그걸 어떻게 믿지?”
용병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5층은 고대골렘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까딱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데. 등 뒤에 위험요소를 만들 수는 없다.”
용병들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데미안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억지로 이해를 시키는 수밖에.”
“뭔 개소리냐. 이해를 어떻게 억지로 시키겠다는…….”
데미안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손등이 용병의 턱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만으로 용병의 머리가 크게 흔들렸다. 이성을 유지하는 선이 끊어지며 용병이 기절했다.
“헨슨!”
그 모습을 본 동료가 깜짝 놀라서 무기를 빼들었다.
“감히 이게 무슨 짓…….”
데미안의 손이 한 번 더 움직였다. 이번에도 손등이 턱을 스치자 용병은 그대로 쓰러졌다.
“다행히 두 사람 날 이해해 주는 것 같군. 그럼 이제 들어가 볼까?”
티에보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왜?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그, 그럴 리가요…….”
그때였다.
별안간 5층으로 내려가는 문에서 무언가가 날아왔다.
날아온 그것은 바닥을 몇 번이고 구른 끝에 데미안의 앞에 멈춰 섰다.
“히, 히익!”
그것을 본 티에보가 비명을 질렀다. 문에서 날아온 물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온몸이 피로 물들어 있었고 손과 발은 뭉개져 형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끄, 끄으으…….”
고깃덩어리가 된 남자가 힘없이 입을 열었다.
“도…… 도망쳐…… 다…… 다 죽었어…… 대, 대장이랑…… 고참들이랑…… 전부…… 죽었…….”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었다. 숨이 멈춘 것이다.
“이, 이게 대체 무슨…….”
티에보가 공포에 질려 있을 때였다. 문 쪽에서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가 5층에서 4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금속으로 뒤덮인 몸체.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외눈.
그것을 본 티에보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고, 고고, 고대골렘이다아아!”
그 외침에 4층에 있던 다른 용병들도 문 쪽을 쳐다봤다.
“……고, 고대골렘이다!”
“고대골렘이 올라왔어!”
용병들은 고대골렘을 보자마자 들고 있던 것들을 내다버리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수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두 입구로 몰렸다.
“오, 고대골렘이라.”
데미안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골렘을 쳐다봤다. 회귀한 이후, 고대골렘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전생에 데미안이 만났던 고대골렘들과는 형태가 많이 달랐다.
“┻┫━╋━.”
고대골렘이 괴상한 언어로 말했다. 다른 사람과 달리 데미안은 그 언어를 알아들 수 있었다.
“침입자를 발견했으니 죽이겠다 이거군.”
고대골렘의 가슴에 박힌 수정이 빛을 뿜어냈다. 빛은 선을 타고 몸 전체로 퍼져 나갔다.
동시에 고대골렘이 쥐고 있는 검의 표면에서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구나.”
고대골렘 자체도 위험하지만 손에 쥐고 있는 검은 더 위험해 보였다.
1층에서 발견한 고대 경비원의 장비들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
고대골렘이 도약했다. 몸체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깃털처럼 가벼워 보였다.
“사람보다 나은데?”
데미안은 짧게 감탄하며 뒤로 피했다. 데미안이 서 있던 자리에 검을 내리쳤다.
그 순간, 땅이 쩍 갈라졌다. 마치 거인이 칼을 휘두른 것 같았다.
“최하급 유물검 정도는 되겠군.”
저만한 위력의 유물검을 고대골렘이 가지고 있다니.
어쩌면 이 유적지는 데미안의 예상보다 훨씬 더 중요한 장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대골렘이 연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검을 휘두를 때마다 벽과 천장이 쩍쩍 갈라졌다.
“이 정도면 미들클래스도 곤란해하겠는 걸. 고철 주제에 제법이야.”
공격을 피하며 데미안이 말했다. 사람이었다면 이쯤에서 열이 받았겠지만 고대골렘은 조용했다.
“고철이라 그런지 놀리는 맛은 없군.‘
고대골렘이 데미안의 머리를 노리고 칼을 내리쳤다. 데미안은 몸을 반 바퀴 돌리며 공격을 피했다.
동시에 여명을 휘둘러서 고대골렘의 목을 베었다.
깔끔한 일격에 골렘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머리를 잃은 골렘은 비틀거리다가 그대로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오러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저항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대골렘의 몸체를 이루는 금속보다 여명이 훨씬 뛰어나다는 증거였다.
“베는 맛이 훨씬 좋아졌구나.”
데미안의 칭찬에 여명이 검명을 울렸다. 무척 흡족해하는 것 같았다.
“전부 챙겨라. 나중에 팔아먹게.”
데미안이 티에보를 향해 말했다.
고대골렘은 고대 문명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귀한 물건이었기에, 특히 마법사들은 억만금을 줘서라도 구입을 원했다.
“무기도 챙기고.”
“알겠습니다!”
티에보가 고대골렘은 지게에 실고 등에 맸다.
“어? 생각보다 안 무거운데요?”
티에보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저것 역시 고대 문명의 신비함이었다. 고대 골렘은 외형과 달리 상당히 가벼웠다.
“그럼 아래로 내려가 볼까.”
“옙!”
두 사람은 입구를 따라서 5층으로 내려갔다.
* * *
5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커다란 간판이 보였다.
<┗┓┏┛┗┓┏┛┗┓┏┛>
해석하자면 ‘연구원 사무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공방과 연구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고대 문명에서는 특이할 게 없는 일이었다.
고대의 장인은 곧 뛰어난 연구원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엇, 데미안 님. 여기 뭔가 그려져 있습니다.”
티에보가 옆에 있는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는 커다란 게시판이 걸려 있었다. 게시판에는 수많은 종이가 걸려 있었다.
종이를 살펴보던 데미안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이 종이들에는 공방에서 제작 중인 장비들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그중에 유난히 데미안의 시선을 잡아끄는 종이가 있었다.
종이의 표면에는 대검 한 자루와 함께 무수히 많은 고대 문자가 적혀 있었다.
데미안은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내려 갔다.
“국가의 의뢰…… 곧 태어날 왕자를 지키기 위한 물건…… 스스로 움직이며 주인을 지키는 검…… 30개의 칼날이 한 몸…… 분열되어도 따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함…… 프로젝트의 이름은…….”
마지막 문구는 흐릿했지만 어찌저찌 읽을 수 있었다.
“이기어검(以氣馭劍)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