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39)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39화(139/17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39화
139화 경고 (3)
“…….”
밖으로 나온 미야가 데미안을 돌아봤다. 큼직한 눈망울에 원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왜 그러냐?”
“캥! 캐앵! 캥!”
미야가 가방을 가리키며 화를 냈다. 여태까지 계속 가방에 처박아 둔 것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널 꺼낼 수도 없잖냐.”
인간과 비슷한 외형과 달리 미야는 플래시 골렘, 즉 언데드였다.
시체놀음이 만든 걸작답게 미야는 매우 순도 높은 흑마력을 품고 있었다. 일반인조차 근처에 다가가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캥!”
데미안의 해명을 듣고도 미야는 영 납득하지 못한 기색이었다.
지잉!
그때, 허리춤에 있던 여명이 울었다.
“캥?”
지이잉.
“캥! 캐앵!”
지잉! 지잉!
여명이 검명을 흘릴 때마다 미야가 화를 냈다.
데미안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어떻게 대화가 통하는 거지?
“수다는 그만 떨고 저것들이나 처리해라.”
데미안이 미야의 어깨를 잡고 돌렸다. 고대 골렘 3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언데드는 아니지만 싸울 수 있겠지?”
“캥!”
미야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말하며 고대골렘을 향해 뛰어들었다.
고양이처럼 가볍게 달려 나간 미야가 고대골렘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캥!”
앙증맞은 주먹이 고대골렘의 머리를 후려쳤다. 머리가 터지며 고대골렘이 흐물흐물 무너져 내렸다.
나머지 2기의 고대골렘이 미야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두 개의 칼날이 미야의 목을 베려 했다.
그때, 미야가 팔뚝을 세웠다. 연약해 보이던 팔뚝이 갑자기 거대하게 변했다.
미야는 몬스터의 혈액을 흡수함으로써 육체와 능력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예전에 트롤의 피를 흡수했을 땐 팔을 트롤의 것으로 변형시킬 수 있었다.
칼날이 트롤의 팔뚝을 베며 지나갔다. 근육이 두터운 탓에 뼈까지 잘라 내지 못했다.
미야가 고대골렘들을 향해 주먹을 내리찍었다. 고대골렘의 몸체가 으스러지며 박살이 났다.
‘예전보다 강해졌군.’
시체놀음이라는 희대의 흑마법사가 만들어 낸 역작이었다.
몬스터의 능력을 구현하는 특수 능력도 대단하지만 기본적으로 육체의 출력이 높았다. 미들클래스를 능가할 정도였다.
다만, 경험이 부족했기에 빈틈이 많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유란의 비고에서 미야를 꺼냈을 때, 문지기용 플레시 골렘과 싸우다가 궁지에 몰린 적이 있었다.
‘그때 한 번 싸운 것만으로 빈틈이 많이 사라졌다.’
놀라운 학습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단 한 번의 전투만으로 자신의 단점을 크게 고쳤으니 말이다.
“캥!”
미야가 데미안에게 다가왔다. 고대골렘의 공격을 막은 탓에 팔뚝에 긴 참상이 새겨져 있었다.
상처는 금방 재생되기 시작했다. 갈라진 근육이 다시 붙고, 피부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초재생능력 역시 미야의 특별한 능력 중 하나였다.
“훌륭했다.”
“캥!”
데미안의 칭찬에 미야가 크게 기뻐했다. 그런 미야에게 데미안이 어떤 물건을 내밀었다.
“그럼 이제 이걸 들고 따라와라.”
미야는 이게 뭐냐는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지게라는 거다. 무거운 짐을 옮길 때 유용한 물건이지.”
“……캥?”
미야는 그런 걸 왜 자신에게 주냐는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봤다.
“여기서 물건들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내가 이걸 짊어질 수는 없잖냐?”
“캥…….”
미야가 영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기 싫은 모양이지? 그럼 어쩔 수 없지.”
데미안이 지게를 내려놓고 아공간에서 여행용 가방을 꺼냈다.
가방을 본 순간 미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캥캥!”
미야는 냉큼 지게를 등에 멨다. 그리고 빨리 따라오라는 듯 앞장서며 말했다.
“캥!”
* * *
데미안은 미야와 함께 6층의 내부로 향했다.
유적지의 거의 마지막 층임에도 불구하고 6층에는 별다른 물건들이 보이지 않았다. 모든 방이 텅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6층에 와도 건질 수 있는 물건이 없을 것 같았다.
‘겉보기에는 말이지.’
데미안은 비어 있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벽면에 새겨진 고대문자에 마력을 흘려 넣었다.
방 전체가 미세하게 진동하더니 바닥과 벽이 갈라지면서 책상과 기이한 설비들이 튀어나왔다.
전생에 도르고와 유적지를 탐사할 때 본 적이 있었다. 고대인들은 이렇게 괴상한 방식으로 방을 숨기고는 했다.
‘왜 이런 짓을 하나 몰라.’
데미안은 책상에 있는 종이들을 쭉 살펴봤다.
‘반영구적인 광원…… 빛을 만들어 내는 유물이었군.’
데미안은 책상 옆에 놓여 있는 주먹만 한 크기의 구체를 들어 올렸다.
구체에 마력을 흘려보내자 빛을 내뿜었다. 상당히 밝은 빛이었다.
‘마법사들이 좋아하겠어.’
데미안은 유물을 미야에게 건넨 뒤, 다른 방으로 향했다.
“신소재 합금? 형태를 변형해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괜찮아 보이는데.”
“근력에 자극을 줘서 저절로 성장시키는 유물이라…… 수상하긴 한데. 일단 가져가 봐야겠어.”
“역장을 펼칠 수 있는 팔찌라…… 이건 상당히 쓸 만해 보이네.”
그 뒤로도 데미안은 연구실을 하나씩 들리며 유물들을 수집했다.
“캐앵…….”
데미안의 뒤를 따라오던 미야가 힘들다는 듯이 말했다.
어느새 미야가 짊어지고 있는 지게에 물건들이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엄살 부리지 마라. 네 근력이면 이 정도는 쉬울 거 아니야.”
“캥…….”
그리 말하며 또 다른 연구실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다른 연구실과 달리 굳이 벽면의 장치를 작동시킬 필요가 없었다.
“뭔가를 연구하던 곳인 것 같은데.”
넓은 책상에 유리로 된 플라스크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 플라스크 안에는 검게 눌어붙은 자국만 남아 있었다.
모든 플라스크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딱 하나에는 붉은 액체가 담겨 있었다. 너무 생생해서 방금 남은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게 뭐지?”
데미안이 연구실에 있는 종이들을 몇 개 집어 들어서 확인했다.
“혈액을 통해 환수의 능력을 분석하는 실험이라?”
아마 비커에는 환수들의 피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흐른 탓에 모두 말라 버린 듯했다.
“그럼 이건 왜 멀쩡한 거지?”
데미안이 하나 남은 플라스크를 들어서 살펴봤다. 표면을 손가락으로 닦아 보니 고대문자가 드러났다.
“불사조?”
데미안이 아는 바로는 불사조는 이미 오래 전에 멸종해 버린 환수였다.
실제로 목격한 이는 당연히 없고, 사서의 기록이라던가 불사조의 깃털이 들어간 유물들로만 남아 있어서 간신히 존재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유적지라서 이런 것도 남아 있나 보군.”
데미안이 신기하다는 얼굴로 플라스크를 계속 살필 때였다. 미야가 두 눈을 빛내며 말했다.
“캥!”
“이걸 달라는 거냐? 오래된 거라 먹으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캥! 캥!”
미야가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데미안은 잠시 고민하다가 플라스크를 건넸다.
“뭐, 따지고 보면 이미 죽은 녀석이니까. 또 죽지는 않겠지.”
미야는 플라스크를 열고 단숨에 마셨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거 줬으니까 열심히 일해야 한다.”
“캥?”
그건 싫은지 미야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가자. 아직 돌아볼 곳이 많다.”
미야가 다시 축 처져 힘없이 데미안을 뒤따랐다. 둘이 연구실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연구실의 입구에 누군가 서 있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검은 정장. 중후한 느낌이 드는 중절모. 광택이 흐르는 목제 지팡이.
파티를 즐기다가 도망쳐 나온 귀족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귀족 같은 외형과 달리 남성에게서는 지독한 불길함이 느껴졌다.
“이상하군.”
남성이 입을 열었다. 중절모를 푹 눌러 쓰고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깊은 곳까지 사람이 들어오다니.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일러 놨을 텐데 말이야.”
남성이 지팡이로 중절모를 살짝 올렸다.
그러자 창백한 피부와 포머드를 발라서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이 눈에 들어왔다.
‘찾았다.’
선별의 가스달.
그렇게 찾아 헤매던 목표가 눈앞에 있었다.
* * *
선별의 가스달.
전생에 도르고의 심복으로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남자.
데미안의 예상대로 도르고는 유적지의 심층에 숨어 있었다.
간신히 만났기 때문일까.
반가웠다. 너무 반가워서 미칠 것 같았다. 당장 저 얇은 목에 칼을 쑤셔박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너한테 물어볼 것이 있다.”
가스달이 데미안의 뒤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어떻게 유적지의 설비를 가동시켰지? 설마 고대문자를 읽을 줄 아는 거냐?”
고대문자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도르고와 데미안밖에 없었다. 가스달이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왜 말이 없지? 내가 두려운 것이냐? 걱정하지 마라. 질문에만 잘 대답해 준다면 널 살려서 보내 줄 테니 말이다.”
데미안은 저 말을 믿지 않았다. 흑마법사들이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르르륵!”
가스달을 바라보며 미야가 전신의 털을 곤두세웠다.
미야는 비록 시체놀음에 의해서 제작이 되었지만 흑마법사를 증오하는 사념이 깃든 플레시 골렘이었다.
“참아라. 네가 어쩔 수 있는 놈이 아니다.”
데미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야를 만들어 낸 시체놀음은 고위 흑마법사였다. 그에 비해서 가스달은 대흑마법사라는 위치에 도달해 있었다.
고위 흑마법사가 미들클래스와 비견된다면 대흑마법사는 마스터 클래스와 비견되었다.
즉, 격이 다른 존재였다.
“플레시 골렘?”
가스달은 미야를 보자마자 정체를 파악했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녀석이군. 보아하니 흑마법사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플레시 골렘을 사역하고 있는…….”
“가스달.”
대뜸, 데미안이 입을 열었다.
자신의 이름이 들려오자 가스달의 눈동자가 살짝 커졌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 거냐? 내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이렇게 내 앞에 나타나 줘서 고맙다.”
데미안이 여명을 뽑아들었다. 칼날이 서늘하게 빛났다.
그것을 본 가스달이 조소를 머금었다.
“내 목을 노리고 온 사냥꾼이었군. 그러면 날 알아본 것도 이해가 가지.”
가스달이 지팡이로 땅을 내리쳤다.
발밑에 있던 그림자가 넓게 퍼졌다. 그 속에서 해골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한두 명이 아니었다. 수십 명, 어쩌면 수백 명이 넘어갈지도 몰랐다.
순식간에 6층 전체가 스켈레톤 군단으로 가득 찼다.
“내가 또 걸어 온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는 주의거든.”
가스달이 한 번 더 지팡이로 땅을 찍었다.
뼈로 이루어진 군단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