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44)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44화(144/17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44화
144화 군단 (1)
해방된 흑마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끝없이 뻗어나가는 나뭇가지를 보는 듯했다.
“오호?”
그 광경을 본 가스달이 두 눈을 빛냈다.
“흑마력이라? 플래시 골렘을 사역하고 있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정말 신기한 녀석이로군.”
예상외의 상황이기는 했지만, 빅터라는 놈이 벌인 이 정도 일로 놀라기에는 가스달의 경험과 지식이 너무 풍부했다.
“그 흑마력으로 뭘 할 생각이냐? 금술을 사용할 생각이냐? 아니면 악마가 남긴 유산을 작동시킬 생각이냐?”
흑마법이 아니더라도 흑마력을 이용하는 방법은 제법 많았다.
방금 가스달이 예시로 든 금술과 악마의 유산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다만, 흑마법에 비해서 비해서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심했기에 대중적으로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빅터는 가스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흑마력을 움직여서 술식을 구성했다.
그러자 가스달의 반응이 조금씩 커졌다.
“흑마법? 이건 좀 놀랍구나! 하이클래스 기사가 흑마법을 사용하다니!”
가스달은 굉장히 흥미롭다는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옛날에 너 같은 기사를 본 적이 있지. 흑마법사에게 복수하겠다면서 흑마법을 배웠다더구나. 적을 알아야 잘 죽일 수 있다던가?”
모처럼 재미있는 상대를 만났기 때문일까.
가스달의 기분은 평소보다 훨씬 고양되어 있었다.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을 정도로 말이다.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아느냐? 흑마력과 마력이 반발을 일으켜 폐인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 참으로 어리석은 놈이 아니더냐?”
가스달이 떠드는 동안 빅터가 구성한 술식이 완성되었다.
완성된 술식에 따라서 땅 위에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일단 형식은 제대로 갖추고 있군. 너는 그놈과 얼마나 다를지 한번 지켜…… 보도록…….”
마법진의 구조를 보자마자 가스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갔다.
스켈레톤을 만들어 내는 흑마법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흑마법사의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존재했다.
최하위 스켈레톤 생성 마법은 너무 조악하기 때문에 어떤 영혼을 사용해도 수준 낮은 스켈레톤만 만들어질 뿐이었다.
조금만 세게 때려도 박살 날 뿐만 아니라, 재료로 사용된 영혼의 이성과 개성은 조금도 드러나지 않는 스켈레톤 말이다.
고위 흑마법으로 올라갈수록 스켈레톤의 강함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재료로 사용된 영혼의 특색도 드러났다.
그리고 빅터가 사용하는 흑마법은…….
“10위계?”
몬스터처럼 강력한 스켈레톤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재료로 사용된 영혼의 이성과 기억, 버릇까지 모조리 재현해 내는 최상위 흑마법.
“네가 어떻게 그걸…….”
대흑마법사인 가스달조차 10위계의 흑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하루가 넘는 준비시간이 필요했다.
그것을 빅터는 몇 분도 채 되지 않아서 단숨에 완성해냈다.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게 아니었다. 저렇게 복잡하고 정교한 마법진을 조금도 틀리지 않고 막힘없이 그려 냈다.
“너희들이 선택한 길이다.”
마법진이 검은빛을 뿜어냈다. 그 속으로 기사들과 병사들의 영혼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니 날 원망하지 마라.”
마법진에 완전히 흡수되기 직전, 백국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데미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법진이 모두의 영혼을 집어삼켰다. 이윽고 그 속에서 수십 명의 스켈레톤이 몸을 일으켰다.
스켈레톤들은 크기와 형태가 모두 제각각이었고 풍기는 분위기도 서로 달랐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저들은 생전의 능력을 그대로 구현하는 최고위 흑마법에 의해서 스켈레톤으로 전환되었으니 말이다.
가스달은 경악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대단하기는 하지만
하지만 잠깐일 뿐이었다. 가스달은 곧바로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놈들로는 날 이길 수 없다. 왜 그런지 알고 있느냐?”
가스달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스켈레톤의 강함을 결정 짓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재료로 사용된 영혼의 질. 둘째는 소유주가 들인 노력이지.”
붉은 스켈레톤은 가스달이 엄선한 영혼들로 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영혼과 기억을 먹여서 성장시켰다.
그 덕분에 이들은 모두 로우클래스를 능가하는 강함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반면에 빅터가 만들어 낸 스켈레톤들은 어떤가?
평범한 병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로우클래스와 미들클래스도 있었지만 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숫자도 적었다. 저쪽은 겨우 수십 명에 불과했지만 가스달의 심복들은 수백 명이 넘어갔다.
“뭐, 그렇지. 막 완성된 이 녀석들로는 널 이길 수 없어.”
의외로 빅터 역시 그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하지만 한 가지 말을 하지 않은 게 있구나.”
빅터가 수인을 맺으며 덧붙였다.
“흑마법사의 지원에 따라서 언데드는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다는 걸.”
빅터가 흑마력을 이용해서 다시 술식을 구성했다.
적이 흑마법을 준비하고 있음에도 가스달의 태도는 여유로웠다.
“무슨 흑마법을 사용해도 이 격차를 줄일 수는 없을 것 같다만…… 어디 한번 지켜봐 주마. 네놈이 어떤 흑마법을 사용할지.”
하지만 빅터가 만들어 내는 술식을 본 순간, 가스달의 여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건 대체 뭐냐.”
대흑마법사.
가스달이 이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 쌓은 지식들은 산골짜기를 모두 메우고도 남았다.
그런 가스달조차 지금 빅터가 준비하고 있는 흑마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술식을 이루는 방식은 물론이고 구성까지 모두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다른 수준이…… 아니잖아. 어떻게 그런 방식으로 흑마법을…….”
기존의 흑마법과는 기초부터 달랐다. 마치 기존의 흑마법이 가지고 있던 근간을 완전히 부정하는 듯했다.
“그, 그건 대체…… 어디서 그런 흑마법을……!”
가스달이 소리친 순간, 빅터가 준비 중인 흑마법이 완성되었다.
그 순간,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
* * *
데미안이 흑마법을 완성하자 땅이 뒤흔들렸다. 동시에 데미안의 뒤쪽에 제단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형태는 사각 기둥과 똑같았다. 아래가 넓고, 위로 갈수록 좁아졌다.
제단의 맨 위에는 의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의자는 온통 뼈로 이루어져 있고 등받이가 무척 높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의자에서 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죄를 짓는 듯한.
고개를 내리깔아야 할 것만 같은.
마치 왕좌를 보는 듯했다.
“대체…… 대체 그 흑마법은…….”
가스달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흑마법사인 그조차 기록으로도 본 적이 없는 흑마법이었다.
그럴 수밖에.
이건 아크리치 도르고가 개인의 비기로만 남겨 놓았던 고대의 흑마법이었으니까.
결흑(結黑).
휘하의 언데드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흑마법.
데미안이 제단에 발을 올려 놓았다. 그러자 사방이 조용해졌다.
데미안이 소환한 스켈레톤들은 물론이고 가스달까지 숨을 죽인 채 데미안이 제단에 오르는 것을 지켜봤다.
어째서일까.
데미안이 제단에 오를 때마다 모두의 가슴 속에서 두려움이 커졌다. 공포라는 감정이 쌓였다. 경외심이라는 감정이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아군도, 적군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가스달조차 그러했다.
이윽고 데미안이 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모두가 품고 있는 감정이 극대화 되었다.
데미안이 왕좌에 앉았다.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모두를 내려다봤다.
아무도 그 오만한 태도에 반감을 품지 않았다. 오히려 한 가지 단어만을 떠올렸다.
군주.
데미안의 모습은 죽은 자들의 위에 군림하는 군주를 연상시켰다.
“나는 선언한다.”
데미안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지금부터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
어디선가 튀어나온 쇠사슬이 데미안의 몸과 왕좌를 같이 휘감았다.
“지금부터 위협으로부터 반응하지 않겠다.”
두 번째 쇠사슬이 데미안의 두 다리를 왕좌와 묶었다.
“지금부터 어떠한 흑마법도 사용하지 않겠다.”
세 번째 쇠사슬이 데미안의 팔과 왕좌를 묶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는 모두가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스스로 능력을 봉쇄하는 것일까. 그것도 대흑마법사라는 초월자와 싸워야 하는 마당에 말이다.
“이상, 세 가지의 제약을 대가로 잠시나마 나의 심복들과 공유하겠노라.”
데미안은 한 차례 쉬고 말을 끝마쳤다.
“나의 지식과 경험을.”
그 순간, 스켈레톤들의 머릿속에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아니, 쏟아져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 지식의 바닷속으로 몸을 던진 듯했다. 정보의 양이 너무 많아서 질식할 것 같았다.
이것들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스켈레톤들의 재능이 너무 미천했다.
스켈레톤들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한 톨의 지식뿐.
하지만 그것들을 받아들일 순간, 스켈레톤들에게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수십 명의 스켈레톤에게서 폭발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뭐, 뭐냐…….”
갑작스러운 변화에 가스달은 크게 당황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스켈레톤들이 일제히 무기를 하늘 위로 쳐올렸다. 무기에서 새카만 오러가 치솟아 올랐다.
“로우…… 클래스?”
그 광경을 본 가스달이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곧이어서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아니, 아니야…… 이건…… 이건……!”
가스달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미들클래스!”
수십 명의 스켈레톤 전원이 미들클래스로 승격되어 있었다.
“마, 말도 안 되는…….”
생전에 저들은 대다수가 일반 병사였다. 기사도 있었지만 로우클래스에 불과했다. 미들클래스는 겨우 한두 명에 불과했다.
그랬던 이들이, 별 볼 일 없고 보잘것없었던 것들이 단숨에 미들클래스로 격상되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소유자의 지원에 따라서 언데드들은 더욱 강해진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어떤 흑마법사도 평범한 스켈레톤을 미들클래스로 격상시킬 수는 없는 법이었다.
“무슨 짓을 했냔 말이다!”
가스달의 고함에 데미안은 무심한 얼굴로 팔을 괴었다.
“시끄럽군.”
스켈레톤들의 시선이 가스달에게 향했다. 미들클래스의 살기 수십 개가 동시에 쏟아졌다.
“당장 저놈을 닥치게 만들어라.”
데미안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수십 명의 미들클래스가 가스달을 향해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