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4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45화(145/17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45화
145화 군단 (2)
미들클래스급 스켈레톤 수십 명이 내뿜는 압박감은 소름이 끼치다 못해 오한이 들 정도였다.
“대단하기는 하지만…….”
하지만 가스달은 대흑마법사였다. 겨우 이 정도 상황에 압도되는 것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날 능가할 수는 없다!”
확실히 무시무시한 전력이었지만 이쪽이 불리한 것은 아니었다.
언데드끼리의 전투에서는 흑마법사의 역량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어서 흑마법을 봉인했다.
즉, 저 스켈레톤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만 싸워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에 가스달은 어떤 흑마법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 똑똑히 깨닫게 해 주마.”
가스달이 모든 흑마력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흑마법을 동시에 발현했다.
예비 영혼을 소모하여 스켈레톤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합성골(合成骨)’.
흑마력을 주입시켜 스켈레톤의 모든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악충기(惡衝氣)’.
스켈레톤을 폭주시켜서 모든 능력을 몇 배로 강화시키는 ‘주마등(走馬燈)’.
그 외에도 수많은 흑마법이 발현되었다. 강화 흑마법이 중첩될 때마다 붉은 스켈레톤들의 안광이 조금씩 짙어졌다.
“가서 놈들을 박살 내라!”
가스달의 명령에 따라서 붉은 스켈레톤들도 돌격했다. 하얀색과 붉은색이 서로 격돌했다.
그리고 붉은 쪽이 갈려 나갔다.
“……뭐?”
하얀 스켈레톤들이 무기를 휘두를 때마다 붉은 스켈레톤들이 박살이 났다.
전투는커녕 저항할 틈도 없었다. 말 그대로 붉은 스킬레톤들이 갈려 나가고 있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가스달이 다급히 흑마법을 발동했다. 부서진 스켈레톤들을 복원시키고, 더욱 많은 강화 마법을 부여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붉은 스켈레톤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다.
“이렇게 전력 차이가 심하다고……?”
가스달이 망연하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곧바로 이성을 되찾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이쪽은 아직 모든 수를 보여 주지 않았다!”
가스달이 다시 지팡이로 땅을 찍자, 그림자에서 또 다른 스켈레톤들이 소환되었다.
이번에 소환된 스켈레톤들은 몸에 갑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처음에 소환되었던 것들보다 훨씬 섬뜩한 기운을 풍겼다.
“네놈이 미들클래스를 앞세우겠다면…… 이쪽도 똑같은 전력으로 상대해 주마!”
가스달이 앞으로 손을 뻗었다. 두 번째 붉은 스켈레톤들이 움직였다.
-끼에에엑!
-키에에엑!
미들클래스급 붉은 스켈레톤들이 적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호기롭게 고함을 토해 내며 무기를 휘둘렀다.
그리고 박살이 나 버렸다.
미들클래스라 해도 예외는 없었다. 하얀 스켈레톤들은 붉은 스켈레톤들의 공격을 받아친 다음에 분쇄해 버렸다.
로우클래스 붉은 스켈레톤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었다.
“…….”
그 모습을 본 순간, 가스달은 자신의 착각을 깨달았다.
미들클래스라고 해서 수준이 다 똑같지 않았다. 그 안에서도 격차가 나뉘었다.
가스달이 꺼내든 붉은 스켈레톤들은 미들클래스의 초입에 불과했다.
반면 하얀 스켈레톤들은 모두 미들클래스로서 정점에 도달해 있었다.
그렇기에 가스달의 심복들로는 무슨 수를 써도 저들을 이길 수 없었다.
“이건…… 말도 안 된다…… 내가…… 저것들을 어떻게 키워 냈는데…….”
가스달이 이를 악물었다. 눈빛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설마…… 이곳에서 최후의 수단까지 꺼내게 될 줄이야……!”
가스달이 지팡이로 땅을 내리찍었다. 그러자 그림자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
연기 속에서 누더기를 뒤집어쓴 기사들이 튀어나왔다.
사령기사.
데스나이트와 달리 영혼만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언데드.
가스달이 어렵게 수집한 하이클래스 기사들의 영혼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사령기사.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이라 부를 만했다.
“이번에야말로 네놈들을 박살 내 주마!”
가스달이 명령을 내리자 사령기사들이 스켈레톤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번만큼은 하얀 스켈레톤들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령기사들이 휘두른 무기에 스켈레톤들이 박살 나기 시작했다.
“하하핫! 봤느냐?”
가스달이 크게 기뻐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 직후, 사령기사들의 진격이 막혔다.
하얀 스켈레톤들이 사령기사들의 무기를 막아선 것이다.
“스켈레톤 따위가…… 사령기사를 막아?”
그때, 한 가지 생각이 가스달의 뇌를 스치고 지나갔다.
데미안이 만들어 낸 스켈레톤들은 병사와 기사들이 마구 뒤섞여 있었다.
평범했던 병사와 로우클래스 기사들은 모두 미들클래스로 승격되었다.
그렇다면 원래부터 미들클래스였던 자들은? 그들은 대체 어떤 경지에 올랐을 것인가.
“……설마.”
가스달의 의문이 끝나기도 전에 하얀 스켈레톤들이 사령기사들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똑같은 하이클래스였음에도 실력 차이가 극명했다. 하얀 스켈레톤들의 검에 사령기사들은 순식간에 몸 곳곳이 베였다.
“무, 무슨…… 뭐, 뭣들하는 것이냐! 왜 사령기사가 스켈레톤 따위에게 밀리는 거냔 말이다!”
가스달이 황급히 흑마법을 사용해서 사령기사들을 강화시켰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사령기사들을 도왔다.
하지만 전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사령기사들은 스켈레톤들의 손에 파괴되어 소멸했다.
스켈레톤과 달리 사령기사는 파괴되면 금방 복원할 수 없었다. 시간을 들여서 복원시켜야 했다.
사령기사들이 사라지자 더 이상 스켈레톤들을 막을 존재는 없었다.
하얀 스켈레톤들이 붉은 스켈레톤들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
천천히 다가오는 하얀 스켈레톤들을 바라보며 가스달은 넋을 놓았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어 낸 심복들이 이렇게 순식간에 파괴되다니.
“……미리 준비해 놓길 잘했군.”
가스달이 손가락을 튕겼다. 뒤에 있던 유리관이 깨지며 녹색 액체가 바닥으로 흘렀다.
유리관 안에 들어 있던 아드리안의 시체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사지는 다른 사람의 것으로 교체되었고, 얼굴은 반은 썩은 부위를 감추기 위해서 철판으로 뒤덮여 있었다.
생전에는 위대한 마스터클래스였지만 지금은 가스달의 인형에 불과했다.
“하지만 설마 이것까지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가스달이 아공간을 열었다.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마치 깨진 검조각처럼 생긴 물건이었다.
에레보스의 조각.
가스달은 그것을 아드리안의 가슴에 박아넣었다.
검조각에서 흘러나온 힘이 혈도를 타고 신체로 퍼져 나갔다.
“깨어나라. 아드리안.”
가스달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아드리안이 두 눈을 떴다.
평범한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온통 검은색에 가운데의 홍채는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엄마! 돈 많이 벌어서 올게요!”
아드리안의 첫마디는 그것이었다.
“스프를 끓일 때는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돼! 벅스, 그렇게 검을 잡지 말라고 했잖아! 고, 고대 골렘? 도, 도망쳐!”
아드리안은 뜻 모를 말을 마구 쏟아 냈다. 가스달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혀를 찼다.
“너무 급하게 기동해서 기억들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군.”
큰 문제는 아니었다. 이미 아드리안은 전투에 동원시킬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가스달이 정면을 가리켰다. 길고 마디가 툭 튀어나온 손가락이 하얀 스켈레톤과 그 너머에 있는 데미안을 가리켰다.
“보이느냐? 저것들은 모두 너의 적이다. 당장 쓸어버리거라.”
가스달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아드리안의 앞에 대검이 솟아났다.
평범한 대검이 아니었다. 가스달이 아드리안을 위해서 악령창을 재련하여 만들어 낸 대검이었다.
아드리안은 대검을 뽑아 들었다. 그 순간, 아드리안의 기세가 폭발했다.
돌진하던 하얀 스켈레톤들이 아드리안의 기세에 휩쓸렸다.
맨 앞에 있던 하얀 스켈레톤들은 산산이 부서졌고, 뒤에 있던 하얀 스켈레톤들은 폭풍에 휘말린 것처럼 뒤로 날아갔다.
아드리안이 쥐고 있던 대검에 오러가 치솟아 올랐다.
오러는 이윽고 단단하게 응어리졌다. 흑색의 칼날이 대검을 휘감았다.
오러블레이드.
기사의 정점이라 불리는 마스터클래스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절대적인 무기.
진정한 초월자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 * *
“역시 가동시키는군.”
데미안은 왕좌에 앉은 채 아드리안을 바라봤다.
마스터클래스급 데스나이트가 탄생했음에도 데미안은 딱히 다급해 보이지 않았다.
“우스운 일이지. 자아도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녀석을 데려다가 마스터클래스라니.”
데미안이 봤을 때, 저건 마스터클래스가 아니었다. 그 껍데기만 흉내 내는 찌꺼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껍데기조차 지금은 위협적이었다. 단순히 기세를 발산한 것만으로도 스켈레톤들이 박살이 났으니 말이다.
“도미니코. 준비는 끝났나?”
데미안의 물음에 옆에서 도미니코가 몸을 일으켰다.
도미니코 만큼은 스켈레톤의 모습이 아니었다. 생전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다만, 피부가 회색이었으며 전신에서 사기(死氣)를 흘리고 있었다.
도미니코는 사령기사가 되어 있었다.
-……방금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도미니코의 얼굴에는 짙은 의문이 떠올라 있었다.
스켈레톤들이 가스달의 심복들과 싸우고 있는 동안 도미니코는 다른 일을 겪고 있었다.
정신 공간에서 무언가를 경험했다.
도미니코의 재능으로도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무언가를 말이다.
“지금은 그걸 고민할 때가 아니다.”
데미안이 가스달이 만들어 낸 데스나이트를 가리켰다
“저 언데드를 부수지 못하면 모두가 죽는다. 네가 저 녀석을 맡아 줘야겠다.”
데스나이트를 보자 도미니코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스승님을 되살리려는 게 아니라 저렇게 이용할 생각이었군.
“설마 스승님의 육체라서 싸우지 못하겠다는 헛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있나. 빨리 안식을 드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도미니코가 허공으로 손을 뻗었다. 손아귀를 중심으로 흑마력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용하면 되는 건가?
모여든 흑마력이 오러로 전환되었다. 오러가 응어리진 하나의 형상.
오러블레이드가 한 자루의 대검을 만들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