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6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65화(165/17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65화
165화 역병 조사 (2)
“이야…… 이야아……!”
언데드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가롯은 양팔을 벌리며 기뻐했다.
“이 흑마력! 이 살기! 드디어 언데드로서 완성되었구나!”
가롯은 괴종학파의 대흑마법사였다.
괴종학파는 몬스터를 다루는데 특화된 학파였다. 그런 곳의 대흑마법사인 만큼, 가롯은 지금까지 수많은 몬스터를 관찰해 왔다.
지금까지 겪어 봤던 그 어떤 몬스터들도 눈앞에 있는 언데드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
“이제 진정한 언데드가 되었으니 이름이 필요하겠구나. 뭐가 좋을까? 어떤 이름을 지어 줘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가롯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말했다.
“펜리르! 앞으로 널 펜리르라고 불러야겠어!”
펜리르는 어느 이민족의 신화에 나오는 거대한 늑대 이름이었다.
신을 집어삼키고 세상에 멸망을 불러온다는 괴물의 이름이었다.
“어째서 날 증오하는지 모르겠지만…… 상관없지. 중요한 건 네가 완성됐다는 거니까!”
가롯은 환하게 웃었다.
언데드, 아니 펜리르는 그런 남성을 가만히 노려봤다. 핏빛 안광과 함께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날 죽이고 싶어서 난리가 났구나! 그런 모습도 귀엽지만…… 앞으로 쭉 함께 할 건데 그래서야 곤란하지. 잠깐 교육을 시켜 주마.”
가롯이 수인을 맺자 검은 줄이 영혼들을 단단하게 조였다.
-꺄아아아악! 아파! 아파아!
-그, 그만! 제발 그만하세요!
영혼들의 비명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동시에 엄청난 양의 흑마력을 뿜어댔다.
가롯이 역병을 퍼트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영혼들을 자신에게 종속시킨 뒤, 고문을 가해서 흑마력을 뽑아내기 위해서였다.
덕분에 가롯은 언제든지 막대한 양의 흑마력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일단 도망치지 못하도록 울타리부터 만들어 볼까?”
가롯은 영혼들이 뿜어댄 흑마력을 모조리 소모하여 흑마법을 발현했다.
하늘에서부터 검은 장막이 펼쳐졌다. 장막은 가롯이 서 있는 지역을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격리시켰다.
일정 지역을 봉인하는 고위계 흑마법이었다. 펜리르가 어둠 속으로 녹아들어서 도망치는 것을 막고자 준비한 것이었다.
“자, 어서 오거라. 너의 능력을 보여다오.”
가롯이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펜리르가 돌진했다.
땅을 박찰 때마다 지진이 일어났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공기와 마찰이 일어날 정도였다.
가롯이 수인을 맺었다. 그 순간, 펜리르의 앞에 아공간이 열렸다.
아공간 속에서 무언가가 튀어 나와서 펜리르의 앞을 가로막았다.
숲의 제왕이라 불리는 오우거였다. 하지만 평범한 오우거와 달리 세 쌍의 팔이 달려 있었다.
펜리르가 오우거를 물어뜯기 위해서 입을 벌렸다. 오우거가 여섯 개의 팔로 위턱과 아래턱을 움켜잡았다.
“오우거 세 마리를 합쳐서 만들어 낸 키메라다. 근력도 기존의 세 배로 증가되었지. 상대하기 쉽지 않을…….”
펜리르가 턱에 힘을 주었다. 오우거의 팔과 머리가 통째로 사라졌다.
“……오?”
가롯의 얼굴에 감탄이 떠올랐다. 설마 이렇게 단숨에 죽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거냐? 정말 훌륭하구나!”
펜리르가 가롯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그를 으스러트리기 위해서 입을 쩍 벌렸다.
그 직전, 가롯의 등 뒤에서 새롭게 열린 아공간 안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와 펜리르를 들이박았다.
충격으로 펜리르가 뒤로 밀려났다. 펜리르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이번에 나타난 키메라는 사자였다.
당연한 소리지만 평범한 사자가 아니었다. 우선 덩치가 너무 컸다. 옆에 서 있는 가롯이 어린애처럼 보일 정도였다.
크기만 특이한 것이 아니었다. 사자에게는 머리가 두 개나 달려 있었다.
가롯은 사자의 등에 올라탔다. 갈귀를 움켜잡으며 말했다.
“네메시스! 도망치자!”
네메시스가 펜리르를 피해서 숲을 내달렸다. 펜리르는 사자를 뒤쫓았다.
두 맹수가 나무들 사이를 질주했다. 펜리르가 긴 울음소리를 토해 냈다.
그러자 숲의 그늘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림자에서 크기가 작은 늑대들이 튀어나왔다.
“……분신? 이런 것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단 말이야?”
가롯의 눈동자가 두 배로 커졌다. 가롯은 펜리르를 돌아보며 감탄했다.
“멋지구나! 이 능력만으로 네 가치는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어!”
분신들은 펜리르보다 훨씬 빨랐다. 바람처럼 가볍게 내달리며 사자들을 포위했다.
“네메시스. 너도 뭔가를 보여 줘야겠지?”
두 개의 머리가 동시에 입을 벌렸다. 두 개의 입에서 음파가 터져 나왔다. 음파에 닿은 분신들은 풍선처럼 터져 버렸다.
“분신들의 내구도가 아쉽구나! 하지만 걱정 마라! 내가 더욱 강화시켜 줄 테니 말이야!”
가롯이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펜리르를 돌아봤다.
하지만 펜리르는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가롯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디로 사라졌지?”
별안간 네메시스의 그림자에서 펜리르가 튀어 나왔다. 동시에 네메시스의 목을 물어뜯었다.
으득.
두 개의 목이 동시에 뜯겨 나갔다. 몸통이 힘을 잃고 땅으로 떨어졌다.
몸이 쓰러지기 직전, 가롯은 땅으로 뛰어내렸다. 가볍게 착지하며 펜리르를 돌아봤다.
“네메시스까지 쓰러트리다니…… 내 생각보다 훨씬 대단하구나.”
펜리르가 가롯을 돌아봤다. 입에는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크르륵.
펜리르가 가롯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번에야 말로 가롯을 물어뜯어서 죽이려 했다.
그때였다.
무언가가 펜리르를 덮쳤다. 굉음과 함께 펜리르의 몸이 옆으로 날아갔다.
숲의 나무들이 연달아 부러졌다. 수십 그루를 박살 내고 나서야 펜리르는 멈췄다.
-크르륵!
펜리르는 몸을 일으키며 정면을 노려봤다. 가롯의 옆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서 있었다.
살짝 굽은 등과 짧은 다리. 땅에 닿을 듯이 길쭉한 두 팔.
마치 원숭이와 같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이 괴물의 전신은 털이 아니라 검은색 갑각으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소개하마. 바그더라고 한다.”
괴종학파의 비기는 다수의 몬스터들을 합성시킴으로써 탄생하는 키메라였다.
어떤 몬스터를 합성시킬지. 기능을 어떻게 배치할지.재료에 따라서 키메라의 능력은 천차만별로 나뉘었다.
“마스터 클래스를 상대하기 위해서 내가 공을 들이고 있는 키메라지.”
펜리르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바그더를 노려봤다. 다른 키메라를 상대할 때와는 태도가 달랐다.
-크륵!
그것도 잠시, 펜리르가 먼저 달려들었다. 바그더의 목덜미를 물어뜯으려 했다.
까드득.
하지만 펜리르의 이빨은 파그더의 갑각에 막혔다. 오히려 이빨이 으스러졌다.
“저런…… 함부로 물어뜯으면 안 되지. 바그더의 갑각은 오러도 튕겨 내거든.”
펜리르가 턱에 더욱 힘을 줬다. 그래도 바그더는 요지부동이었다.
“바그더, 제압해라.”
바그더가 펜리르를 움켜잡았다. 다음 순간, 펜리르의 거체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펜리르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그런 펜리르의 시야에 바그더가 들어왔다.
펜리르보다 더욱 높은 곳에 바그더가 떠 있었다. 바그더는 두 손을 맞잡아서 주먹으로 만들고 내리쳤다.
펜리르의 몸이 수직으로 낙하했다. 폭음과 함께 숲 전체가 박살이 났다.
* * *
언데드였기 때문에 뭉치는 피를 흘리지도, 내상을 입지도 않았다.
-컹!
하지만 고통까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뭉치는 비명을 토해냈다.
고통 속에서도 뭉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적을 앞에 두고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한 찰나, 옆에서 튀어나온 바그더가 뭉치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머리가 뜯겨 나가는 게 아닐까 싶은 충격과 함께 뭉치는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바그더가 뭉치를 뒤쫓았다. 땅을 박차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뭉치의 코앞에 도달했다.
-크르륵!
뭉치는 바그더를 막기 위해서 분신을 만들어 냈다.
십수 마리의 분신이 바그더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바그더의 갑각에 모조리 막혀 버렸다.
바그더가 뭉치의 머리를 향해서 주먹을 내리쳤다. 굉음과 함께 뭉치의 머리가 땅에 처박혔다.
충격으로 인해서 온 세상이 흔들렸다. 초점이 제대로 맞지도 않았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이번 만큼은 뭉치도 버텨 낼 수 없었다. 뭉치는 바닥에 쓰러진 채 부르르 몸을 떨었다.
속도도, 힘도 모두 자신보다 훨씬 우위에 있었다. 압도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뭉치는 바그더에게서 깊은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흐음.”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뭉치는 억지로 눈을 떴다.
어느새 가롯이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그것도 바로 코앞에 서 있었다.
“아무리 너라도 바그더한테는 안 되는구나.”
뭉치의 코앞에서 멈춰선 가롯은 당연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러운 일은 아니야. 이 아이한테는 내 모든 것이 담겨 있거든. 엄청나게 강하다는 뜻이지.”
가롯을 보자마자 뭉치의 눈빛이 살아났다. 뭉치가 살기를 터트리며 가롯에게 달려들었다.
주인님을 죽인 원수가 바로 코앞에 있었다. 입을 조금이라도 벌릴 수만 있다면 머리를 뜯어 버릴 수 있었다!
이빨로 가롯을 으스러트리려는 찰나, 바그더가 뭉치의 머리와 몸을 붙잡고 땅으로 찍어 눌렀다.
-크르르륵!
뭉치는 바그더를 떨쳐 내기 위해서 난동을 피웠다. 하지만 바그더는 요지부동이었다. 마치 산이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크르륵! 크륵!
그럼에도 뭉치는 가롯을 죽이기 위한 발버둥을 멈추지 않았다.
저 남자는 주인님을 죽였다. 그것도 모자라서 주인님에게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
이렇게 포기할 수 없다. 그러면 주인님의 원한은, 억울함은 대체 누가 풀어준단 말인가!
“저런…… 아직도 내가 증오스러운 모양이구나.”
가롯이 안타깝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미움을 받으면 나도 마음이 편치 않은데…… 조금 이르지만 교육을 좀 시켜야겠어.”
가롯이 허공에 손짓을 했다. 그러자 검은 줄에 묶인 영혼들이 다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흑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가롯은 흑마력을 결집해서 커다란 말뚝을 만들어 냈다.
“일단 하나.”
검은 말뚝이 뭉치의 몸을 관통하여 땅에 박혔다. 그 순간, 뭉치의 눈동자가 확 커졌다.
모든 신경이 불타오르는 듯한 격통이 뭉치의 뇌를 강타했다.
지금까지 뭉치가 느꼈던 고통들은 모두 어린애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따끔할 거야. 이건 영혼에 고통을 주기 위해서 개발된 고문용 흑마법이거든. 평범한 사람은 이 말뚝에 닿기만 해도 미쳐버리지.”
가롯이 새로운 말뚝을 만들어 냈다. 말뚝의 끝이 뭉치의 몸통을 노렸다.
“넌 과연 몇 개까지 견뎌 낼 수 있을까?”
두 번째 말뚝이 박히자 고통은 두 배로 늘어났다. 뭉치는 몸부림을 쳤다.
“세 번째.”
말뚝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고통은 더욱 커졌다. 다섯 번째 말뚝이 박혔을 때, 뭉치의 몸이 축 늘어졌다.
“다섯 번째라…… 오래 버티는구나. 역시 내가 눈독을 들인 언데드다워.”
끝없는 고통 속에서 뭉치의 두 눈은 오로지 가롯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쭈인님…….
주인님의 원수가 눈앞에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주인님은 고통 속에서 사라졌는데. 자신은 주인님의 원수를 조금 갚을 수 없었다.
뭉치의 눈동자에서 흑마력이 뭉글뭉글 새어 나왔다. 흑마력은 물방울처럼 뺨을 타고 흘러내리다가 증발했다.
“눈물? 언데드가 눈물이라고? 이렇게 희귀한 걸 보게 되다니!”
가롯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뭉치는 그런 가롯을 노려보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넌 정말 아름다운 녀석이야! 그분께서도 틀림없이 만족해하실…….”
별안간 가롯이 고개를 쳐들었다.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 검은 장막에 푸른 선이 그어지고 있었다.
“……저게 잘리는 거였나?”
가롯이 당황한 찰나, 검은 장막에서 사각형 구멍이 뚫렸다. 그곳에서 누군가가 아래로 뛰어내렸다.
“……인간?”
인간 남성이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하늘에서 오러의 칼날이 쏟아졌다. 그 광경에 가롯의 눈동자가 확 커졌다.
오러의 칼날이 장대비처럼 지면을 뒤덮었다. 그 직전, 바그더가 가롯을 붙잡고 자리를 벗어났다.
가롯과 바그더가 있던 자리에 오러가 떨어졌다. 지면에 무수히 많은 검상이 새겨졌다.
방금 전까지 가롯이 서 있던 자리에 인간 남성이 내려앉았다.
“……넌 누구냐?”
가롯이 남성을 향해 물었다. 남성이 검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데미안 학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