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86)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86화(186/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86화
186화 가족 여행 (4)
흑마법사들의 저항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인원은…… 우리까지 총 5명이다.”
면리금침을 이용해 몇 번 관절을 비틀고, 근육을 찢자 금방 데미안의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의 경지를 말해라.”
“하, 한 명은 우우리 형제와 같은 최, 최고위 흑마법사다…… 다른 두 명은 마, 마스터클래스와 대, 대흑마법사다.”
“두 사람의 이름은?”
“대, 대흑마법사는 수클레라고 한다. 마, 마스터클래스는 윙스톤이고…….”
데미안이 두 형제에게서 들은 대답과 자신의 기억을 대조해 봤다.
두 사람이 속해 있는 헤도니악은 전생에도 굉장히 유명했던 범죄조직이었다.
헤도니악이 그런 유명세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그들은 범행의 동기라고 할 만한 게 마땅히 없었다.
다른 범죄조직과 달리 이유가 없었다. 재물, 권세, 하다못해 흑마법용 재료를 모으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에 신성교단에서는 헤도니악의 행보를 조금도 예측하지 못했다.
두 번째 이유는 헤도니악의 주축이 되는 두 사람의 실력이었다.
마스터클래스와 대흑마법사.
일반인은 평생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초월자들이 두 명이나 속해 있었다.
그 막강한 전력 때문에 신성교단은 매번 헤도니악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세 명은 어디에 있지? 그들도 도시에 있나?”
“그건…….”
형제가 망설이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데미안은 그 즉시 형제의 어깨에 다섯 손가락을 박아 넣었다.
주입된 마력이 두 형제의 혈도를 타고 흘렀다. 그 순간, 두 형제의 어깨 근육이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근육이 뼈와 신경을 조여왔다. 두 사람의 눈동자에 핏발이 섰다.
“제, 제발 그만……!”
“이, 이것만큼은…… 아악!”
데미안은 곧바로 두 형제의 입을 틀어막았다. 두 형제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고통이 가시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데미안이 두 손을 떼었다. 두 형제는 기진맥진한 상태로 숨을 헐떡였다.
“나머지 세 명은 어디에 있지?”
“아직…… 도시에 없어…… 이제 오는 중이야…….”
두 형제는 데미안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했다. 이제 저항할 의지를 완전히 상실한 것처럼 보였다.
“이제 오는 중이다? 어째서지?”
“수클레…… 수클레 님과 윙스톤 님……께서는 축제가 진행되고 있을 때…… 모든 걸 망치고 싶어 하신다…… 그래서 조금 늦게…… 오시는 거야…….”
“그럼 너희들은 왜 먼저 도시에 온 거지?”
“우리는…… 밑준비…… 수클레 님의 명령을…… 따르기 위해서 왔다…….”
밑준비란 아마도 도시에 곳곳에 마법진을 그려 놓는 행위를 말할 터였다.
두 사람을 먼저 보내 도시 곳곳에 마법진을 그려놓고.
사람들이 별빛해파리 축제를 즐기는 도중에 나머지가 도착해서 마법진을 발동시킨다.
“왜 굳이 이런 귀찮은 짓을 하는 거지?”
“수클레 님의 미학이다…… 사람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을…… 그 순간을 부수는 걸…… 즐기신다…….”
“역겨운 여자로군.”
전생의 경험 덕분에 데미안은 흑마법사라는 인간들이 얼마나 쓰레기 같은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순수하게 자신의 쾌락 때문에 대규모 학살을 벌이는 흑마법사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심지어 그걸 미학이라고 포장하다니. 이렇게 정신 나간 흑마법사는 오랜만이었다.
‘마스터클래스랑 대흑마법사라…….’
그야말로 최악의 조합이 아닐 수 없었다.
평범한 기사와 마법사조차 서로 짝을 이루면 전력이 크게 증가한다.
기사가 전위를 맡음으로써 마법사는 안심하고 얼마든지 마법을 발현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두 사람 다 보통 실력이 아닐 게 분명하다.’
데미안은 수클레와 윙스톤을 직접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과거에 들은 정보를 규합해 봤을 때, 두 사람은 상당한 수준의 강자일 게 분명했다.
헤도니악은 신성교단의 추격대를 몇 번이고 전멸시켰으니 말이다.
그 바람에 헤도니악을 소탕하기까지 신성교단은 큰 피해를 입어야 했다.
‘판데모니엄에서도 몇 번이고 영입제안을 했을 정도였지.’
데스나이트가 된 이후, 다른 흑마법사들이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었다.
판데모니엄에서 헤도니악의 악명을 듣고 몇 번이고 영입하려 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말이다.
그 이유가 가관이었다. 자신들은 오직 자신들을 위해서만 힘을 행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 혼자서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다.’
대흑마법사 한 명이면 모를까, 마스터클래스까지 포함되어 있는 상황.
아무리 데미안의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현시점에서는 마스터클래스와 싸울 수 없었다.
‘젠장, 이렇게 빨리 마스터클래스와 조우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래서 가급적이면 빨리 마스터클래스에 오르고자 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적을 만나게 될지 몰랐으니 말이다.
‘가족들을 대피시켜야 하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게 옳았다. 그 두 사람이 도시에 도착하는 순간 지옥도가 펼쳐질 테니 말이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그 두 명은 축제가 열리고 난 다음에 도착할 예정이니까.’
아직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가족들을 대피시키는 것보다는 헤도니악을 막는 방법을 고민했다.
데미안이 굳이 이런 고집을 부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모처럼 나온 가족 여행이란 말이다.’
가족들 모두가 이번 여행을 기대했다.
별빛해파리 축제가 유명해서? 공작이 모든 준비를 다 끝내놔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데미안 때문이었다.
망나니였던 데미안이 개과천선한 뒤, 처음으로 나선 가족 여행이었다.
그렇기에 다들 기대하고, 모두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수십 년. 수십 년만이다.’
데미안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전생에 데미안은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죽였다. 그 이후로 수십 년이 넘는 세월을 후회하며 지냈다.
그러다 회귀를 하게 되었다. 다시는 볼 수 없었던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자신의 잘못을 수습하고, 가족들에게 용서를 빌고, 그러다 다 같이 여행을 나왔다.
그렇기에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이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 짓고 싶었다.
‘놈들이 도시에 도착하기 전에 척살한다.’
이 순간, 데미안은 결심을 굳혔다.
‘버거운 전력이기는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
데미안 혼자서 상대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 손을 빌려오면 될 일이었다.
마침 이 세상에는 흑마법사라고 하면 경기를 일으키는 집단이 하나 있지 않은가.
‘여차하면…… 내가 나서야지.’
데미안에게는 아직 비장의 수가 하나 남아 있었다.
그걸 꺼내면 흑마법을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기분이 더러워졌기에 가급적이면 꺼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럼 움직여 봐야겠군.’
생각을 정리한 뒤, 데미안은 두 형제를 돌아봤다.
두 형제는 두려움에 가득한 얼굴로 데미안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 질문에 모두 대, 대답했으니…… 우, 우리를 살려다오.”
데미안은 대답하는 대신, 팔찌를 조금 풀었다. 팔찌에서 흑마력이 새어 나왔다.
“뭐……?”
“저, 저건…….”
두 형제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소리치려 했다.
“흐, 흑마…….”
데미안이 흑마법을 발동했다. 두 사람의 육체에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두 사람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온몸이 잿덩어리로 변했다.
데미안은 또 다른 흑마법을 발현해서 두 사람이 남긴 흔적들을 말끔하게 지워 버렸다.
“흑마법사는 단 한 명도 살려 둘 수 없지.”
마지막으로 데미안은 골목길에 그려진 마법진을 지운 뒤, 사라졌다.
* * *
“데미안! 이렇게 늦으면 어떻게 하느냐!”
옥상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들은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가족들이 모여 앉은 탁자에는 갓 조리된 음식들이 가득했다. 호텔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족들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갑자기 웬 도시 구경이냐?”
“혹시 위험한 놈이 없을까 확인하려고 갔다 왔습니다.”
데미안이 아버지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 말에 아버지는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핫, 위험은 무슨. 이 도시가 얼마나 안전한 줄 아느냐? 축제 기간에는 더더욱 안전에 신경 쓴다고 하더구나.”
아버지의 말에 데미안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말도 맞았다. 원래대로라면 이게 당연한 사고방식이었다.
어느 누가 마스터클래스와 대흑마법사가 단순히 재미있다는 이유로 도시를 불태운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 세상에는 온전하지 못한 정신으로 큰 힘을 휘두르는 쓰레기들이 너무 많았다.
“배고플 텐데 어서 먹거라. 주방장의 솜씨가 굉장히 좋구나.”
아버지의 칭찬에 직원 중 한 명에 살짝 허리를 숙였다. 음식을 만든 주방장인 모양이었다.
“형님, 이것 좀 드셔 보십시오. 새끼돼지를 양배추에 싸서 구운 요리라고 합니다.”
“데미안, 이것도 먹어 봐. 외국에서 들여온 과일을 갈아서 만든 음료래.”
가족들은 앞다투어 데미안에게 음식을 권했다. 데미안은 알겠다고 말하며 음식을 모두 입에 넣었다.
식사가 끝난 뒤, 샌들러가 가족들에게 말했다.
“마법사들이 예측한 바에 의하면 앞으로 이틀 뒤에 별빛해파리들이 날아오를 거라고 합니다. 약 3일 동안 이어질 것이라 하더군요.”
별빛해파리들은 밤마다 하늘로 날아오른 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아서 짝짓기를 했다.
그래서 별빛해파리의 비행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았다. 며칠 동안 계속 이어졌다.
“공작 각하께서 그때까지 심심하지 않도록 도시의 모든 행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연극과 연주회 등이 예정되어 있으니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샌들러의 말에 누님인 루이즈가 특히 기뻐했다. 그녀는 연극과 연주회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좋아했다.
“빅터. 시킬 일이 있다.”
가족들이 샌들러의 설명을 들으며 기뻐하는 동안 데미안은 빅터를 불러냈다.
“왜 그러십니까요?”
“네가 해 줘야 할 일이 있다.”
데미안이 무언가를 꺼내서 빅터에게 내밀었다.
다름 아닌 명예성기사 증표였다. 빅터는 깜짝 놀란 얼굴로 증표를 바라봤다.
“이 귀한 걸 왜 저한테 주시는 겁니까요?”
“지금 당장 도시에 있는 신성교단 지부로 가서 내 말을 전해라.”
데미안의 진지한 얼굴에 빅터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헤도니악이 도시를 노리고 있으니 당장 마스터클래스를 파견하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