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93)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93화(193/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93화
193화 데스나이트 (5)
데미안은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놓았다.
오러블레이드로 이루어진 장검이 순식간에 흑마력으로 분해되어 사라졌다.
데미안은 고개를 들어서 허공을 바라봤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균열이 새겨져 있었다. 데미안이 휘두른 참격이 만들어 낸 흔적이었다.
“쿨럭.”
별안간 입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겨우 한 번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 체력과 흑마력이 완전히 바닥이 났다. 그것도 모자라서 심한 내상까지 입고 말았다.
“역시 이 몸으로는 버겁군.”
방금 데미안이 선보인 것은 평범한 참격이 아니었다.
데스나이트 시절의 경지를 일부나마 재현한 것이었다.
‘검신(劍神)’
데미안이 흡수한 모든 경지를 합쳐서 만들어 낸 경지.
검신이 있으면 어떤 기술이든 펼칠 수 있으며, 무엇이든 베어 낼 수 있다.
데미안이 공간을 베어 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검신 덕분이었다.
“쿨럭, 쿨럭.”
데미안은 몇 번 더 피를 토해 냈다.
검신은 절대적인 경지였으나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데스나이트의 육체에 맞춰져 있다는 점.
도르고는 수천 년 동안 수집한 자원과 자신의 지식을 쏟아부어서 데미안을 데스나이트로 개조했다.
덕분에 당시에 데미안은 육체의 능력만큼은 드래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강인한 육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지를 인간의 육체로 펼쳤으니 멀쩡할 리가 없었다.
“하루빨리 마스터의 경지에 올라야 하는데.”
그렇기에 데미안은 데스나이트 시절에 터득한 것들을 버리고, 새롭게 쌓아 올리고자 했다.
데스나이트가 아닌 인간의 몸으로, 흑마력이 아닌 마력으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다.
그게 현재 데미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였다.
“힘들어 죽겠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데미안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였다.
갈라진 틈새가 복구되기 시작했다. 양 끝에서부터 천천히 메꿔지고 있었다.
“응?”
그때였다.
틈새에서 검붉은색 연기가 흘러나왔다. 데미안은 보자마자 저것이 무엇인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악마의 진력이잖아?”
악마가 죽으면 지니고 있던 힘이 외부로 뿜어져 나온다. 그것을 진력이라고 불렀다.
진력은 흑마력과는 다른 힘이었다. 악마의 존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진력은 악마나 흑마법사 입장에서는 영약이나 다름없었다. 누구든 흡수하면 크게 강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데미안의 입장에서는 처치하기 곤란한 쓰레기일 뿐이었다.
“이걸 흡수하면 악마에 가까워진단 말이지.”
진력은 어떤 생명체든 악마로 변질시키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었다.
흑마법사에게는 부작용이 아니라 환영할 일이겠지만 데미안의 입장에서는 아니었다.
“그냥 소멸시켜야겠다.”
데미안이 흑마법을 사용해서 진력을 흩트려 놓으려고 할 때였다.
별안간 손등이 빛나더니 진력을 모조리 빨아들였다. 데미안은 깜짝 놀라서 손등을 쳐다봤다.
손등에서 두 개의 문양이 빛나고 있었다.
문양을 바라보던 데미안이 놀라서 소리쳤다.
“권능이 개방됐잖아?”
데미안은 전생에 도르고로부터 일곱 가지 권능을 부여받았다.
그 권능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회귀한 이후에도 데미안의 몸에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는 탐식의 권능 하나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두 번째 권능이 해방되었다.
바로 분노의 권능이었다.
탐식의 권능은 마법, 흑마법, 기적 같은 이능력을 분해하여 흡수할 수 있었다.
반면 분노의 권능은 모든 것을 증폭시킬 수 있었다.
근력, 민첩 같은 신체능력은 물론이고 검격과 마법의 위력, 심지어 고통까지 증폭시킬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용한 사용 방법이 바로 흑마력을 증폭시키는 것이었다.
전생에 데미안은 분노의 권능을 이용해서 한 줌의 흑마력을 증폭시켜서 10위계 이상의 대흑마법을 연달아 발동시켰다.
“악마의 진력으로 권능을 해방시키다니…… 전생에 도르고도 그랬던 건가?”
확신할 수는 없었다. 데미안이 도르고에게 권능을 부여받았을 때는 처음부터 모든 권능이 개방되어 있었으니까.
“나쁜 일은 아니로군.”
데미안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흑마법이 담겨 있었다.
1위계의 입문용 흑마법부터 시작해서 도르고 이외에는 누구도 도달한 적이 없다는 13위계 마법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흑마법들을 모두 사용할 수는 없었다. 각각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흑마력이 부족해서, 다수의 영혼이 필요해서, 제물을 바쳐야 해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흑마법사들처럼 역겨운 짓거리들을 저질러야 했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고위계의 흑마법들을 모두 봉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노의 권능이 있으면 완전하진 않지만 그러한 제약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기쁨인지, 공허함인지, 애매한 감정이 데미안에게서 피어났다.
“이만 돌아가야겠다. 다들 걱정하겠어.”
데미안은 몸을 일으켜 도시로 돌아가려고 할 때였다.
“으…… 으으…….”
나지막한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페르페투오가 보였다.
신성력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특화된 힘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페르페투오는 악마에게 공격을 당하고도 살아 있었다.
“으으으…….”
하지만 부상이 너무 심했다. 이마에서 피를 줄줄 흐르고 있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죽을 것 같았다.
“짜증 나는 녀석이지만……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전생에 페르페투오의 활약을 생각하면 살려 두는 편이 훨씬 이득이었다.
그래야 흑마법사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데미안은 여명을 뽑아 들었다. 여명은 데미안의 손길이 닿자마자 기분 좋다는 듯 검명을 토해 냈다.
지이잉.
“소름 끼치니까 그것 좀 그만하면 안 되냐.”
지잉!
여명이 싫다는 듯이 항의했다. 데미안은 속으로 혀를 찼다. 성능은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난데 이런 점이 골치 아팠다.
“얘 좀 치료시켜라.”
지이잉!
“다른 사람 손에 잡히는 건 싫어도 어쩔 수 없다.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잖냐.”
데미안은 억지로 페르페투오의 손에 여명의 칼자루를 쥐어 줬다.
지이이잉…….
여명은 정말 싫다는 듯이 몸을 잘게 떨었다. 그러면서도 신성력을 발휘해서 페르페투오를 치유했다.
폭발적인 빛이 페르페투오에게 스며들었다.
페르페투오의 상처가 순식간에 치유되었다. 안색도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가공할 만한 치유력이었다.
그때, 문제가 발생했다.
여명의 치유력이 너무 대단한 탓에 페르페투오가 정신을 차린 것이다.
“내, 내가 살아 있다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컥!”
데미안은 그 즉시 페르페투오의 턱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고개가 기괴하게 틀어지며 페르페투오는 다시 기절했다.
지잉?
“얘가 널 보게 할 수는 없잖냐.”
데미안은 페르페투오한테 흑마법사 장작패기 빅터라는 가명을 댔다. 그런 마당에 여명을 보여 줄 수는 없었다.
“이 정도면 됐겠지.”
데미안은 여명을 집어넣은 뒤, 도시로 향했다.
* * *
도시의 사람들은 완전히 공포에 질려 있었다.
별빛해파리를 구경 중에 갑자기 밖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처음에는 다들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밖에서 거대한 폭발이 연달아 터졌을 때, 다들 비로소 상황을 인지했다.
“스, 습격이다!”
“겨, 경비대! 경비대는 어디에 있는 거야!”
혼란해 하는 사람들과 달리 도시에 있는 기사들은 비교적 침착해 보였다.
“성을 공격해? 대체 어떤 놈들이지?”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본때를 보여 줘야겠군.”
도시에 있는 기사들은 다들 외국에서 한가락씩 하던 인물들이었다. 심지어 하이클래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전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오히려 호승심에 불타올랐다.
밖에서 또다시 폭발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폭발이 일어나자 지진이 일어나고 건물이 뒤흔들렸다. 폭발음에 귀가 먹먹해졌다.
그런 대규모 폭발이 한 번도 아니고 연달아 발생했다. 기사들은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이, 이런 대규모 마법을 연속적으로 펼치다니……?”
“대체 밖에 어떤 괴물이 있는 거지?”
하지만 놀라기에는 아직 일렀다.
다음에는 거대한 불의 거인이 나타났다. 불의 거인이 손에 불을 응집시키자 온 세상이 환하게 변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검은 늑대가 나타나서 불의 거인과 불덩어리를 한꺼번에 삼켜 버렸다. 대낮 같았던 세상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 현상들을 덕분에 기사들은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괴물들이다.”
밖에 벌어지고 있는 전투는 자신들 따위가 끼어들 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대, 대체 어디서 저런 놈들이…….”
“죽을 거야…… 다 죽고 말 거야…….”
“제, 젠장…… 이, 이곳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기사들뿐만 아니라 여행객들, 도시의 주민들까지 모두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이럴 수가…….”
데미안의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들 넋이 나간 얼굴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
학센 부인이 자신도 모르게 남편의 손을 잡았다. 남편도 아내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다들 겁먹지 마라. 이런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학센 백작이 가족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루이즈와 발라드, 아벨과 올리비에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학센 백작이 말했다.
“……데미안은 어디에 있소?”
아버지의 말에 가족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곧이어 가족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없다.
어디에서도 데미안이 보이지 않았다.
“얘, 얘가 대체 어디로 간 거죠?”
“혀, 형님! 형님 어디 계십니까!”
가족들은 데미안의 이름을 불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데미안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들은 다시 옥상으로 모였다. 다들 안색이 어두웠다.
“누, 누군가 데미안을 보지 못했소?”
아버지가 호텔의 직원들을 향해 물었다. 직원들은 다들 고개를 저었다.
“저, 저어…….”
그때, 직원 중에 누군가가 손을 들었다. 다름 아닌 빅터였다.
“빅터! 데미안을 봤느냐?”
“예…… 아, 아까 저한테서 가면을 빼앗으시더니 사라지셨습니다.”
“어디로 갔느냐? 당장 데리고 와야겠다!”
“그, 그것까지는 모릅니다요.”
그 말에 백작이 인상을 찌푸리며 따졌다.
“지금 그게 무슨 소리냐!”
“저, 정말 모릅니다요. 나, 나가는 모습만 봤을 뿐이라…….”
빅터의 말에 백작은 다리에 힘이 쭉 풀리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쓰러졌다.
“여보!”
“아버지!”
가족들이 달려와서 학센 백작을 부축했다. 그래도 학센 백작은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데, 데미안…… 데미안을 찾아야 하오. 이 위험한 순간에 대체 어디를 간 것인지…….”
순간, 학센 백작의 머릿속에 불길한 예감이 떠올랐다.
학센 백작은 폭발이 일어난 방향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설마…… 아니겠지…… 하지만…… 지금까지 그 녀석이 얌전히 있었던 적이 없는데……?”
그때였다.
저 멀리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불길은 이윽고 악마의 형상을 만들어 냈다.
크기가 얼마나 크던지 머리가 별에 닿을 것만 같았다. 성 따위는 가뿐하게 지르밟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압도적인 광경에 가족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멸망하려는 건가.”
학센 백작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을 때였다.
검은 섬광이 번쩍였다. 동시에 불의 악마가 반으로 나뉘어 사라졌다.
악마가 사라졌음에도 균열은 남아 있었다. 마치 세상에 새겨진 흉터처럼 말이다.
엄청난 광경에 가족들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다들 말도 없이 우두커니 선 채 균열을 바라봤다.
이윽고 균열은 서서히 복구되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세상은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가족들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다들 이럴 때가 아니에요! 데미안을 찾아야죠!”
그때, 학센 부인이 소리쳤다. 어머니의 말에 가족들은 모두 정신을 차렸다.
“저는 중앙 광장으로 가 볼게요!”
“전 북쪽 거리로 가보겠습니다!”
“다들 이 오밤중에 어디를 나가려고요.”
익숙한 목소리에 다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에 데미안이 서 있었다.
“데미안!”
“형님!”
가족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데미안에게 달려왔다.
“데미안! 이 녀석아!”
학센 백작이 데미안을 끌어안았다. 다른 가족들도 그 위로 데미안을 끌어안았다. 데미안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숨 막혀요.”
데미안의 투정에도 가족들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대로 가만히 안고만 있었다.
“대체 어디를 갔다 온 것이냐!”
아버지가 데미안을 안은 채로 소리쳤다. 데미안은 손에 들고 있는 종이봉투를 들면서 말했다.
“축제 날에 꼭 사 먹어야 하는 명물이 있다고 해서 사러 갔다 왔죠.”
데미안의 말에 침묵이 흘렀다.
“……명물을 사러 갔다 왔다고?”
“예, 그런데 갑자기 소란이 벌어지는 바람에 도망치는 사람들한테 휩쓸리고 말았지 뭡니까.”
데미안이 곤란했다는 듯이 손등으로 이마를 쓸었다.
“빠져나오느라고 조금 늦었습니다.”
데미안의 말에 가족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혹시 너…… 도시 밖에 갔다 온 건 아니지?”
학센 백작이 퍽 의심스럽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 말에 데미안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버지,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못 보셨어요? 아무리 저라고 해도 그런 자리에 끼어들 능력은 없어요.”
“그, 그렇지? 그렇겠지? 정말이지?”
아버지의 물음에 데미안은 딱 잘라서 말했다.
“당연하죠.”
* * *
페르페투오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른 성기사들이 도착한 뒤였다.
“……나는 살아 있는 건가?”
페르페투오는 멍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악마의 공격은 굉장히 민첩하고, 강맹했다. 페르페투오가 죽음을 직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자신은 이렇게 살아 있었다. 상처도 말끔하게 재생되어 있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페르페투오 경,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대체 누가 경을 이렇게 만들었단 말입니까.”
페르페투오는 멍한 머리를 억지로 움직여서 기억을 끄집어냈다.
페르페투오의 설명을 들은 성기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악마가…… 페르페투오 경을 일격에 제압했다고요?”
“그렇다네.”
“도시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악마는 거대한 불덩어리로 변했지만 반으로 쪼개져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대체 누가 그렇게 강력한 악마를 패퇴시킬 수 있단 말입니까.”
신성교단 역시 악마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아니, 단순히 아는 수준이 아니었다. 명단을 작성하고 상세하게 기록할 정도였다.
그렇기에 악마의 강함에 대해서도 낱낱이 파악한 상태였다.
악마라는 존재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남작, 자작 같은 중하위 악마들은 마스터클래스에 한참 못미쳤다.
그런데 마스터클래스를 일격에 제압했다? 심지어 페르페투오처럼 교단에서 인정받고 있는 마스터클래스를?
최소 백작급 악마임이 틀림없었다.
백작급 악마는 엄청난 괴물이었다. 비록 후작, 공작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스터클래스 한둘쯤은 우습게 상대할 수 있었다.
“그건…… 나도 모른다네.”
페르페투오가 면목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기절한 탓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짐작이 가는 인물이 한 명 있다네.”
“그게 누구입니까?”
“빅터.”
페르페투오의 말에 성기사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빅터라면 설마…….”
“만다린 왕국에서 더럽고 끔찍한 괴물들을 처리하고 사라진 흑마법사지.”
“하지만 흑마법사가 어떻게 악마를…….”
“보고가 잘못된 듯하군. 내가 상대했던 빅터는 암흑기사였어.”
페르페투오의 말에 성기사의 눈동자가 확 커졌다.
“백작급 악마를 패퇴시켰을지도 모르는 암흑기사라니…… 보통 일이 아니로군요.”
“그래, 반드시 정체를 파악해야 하네.”
페르페투오의 말에 성기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장 교단에 연락해서 조사단을 파견하겠습니다.”
“예전에도 대대적으로 조사를 했지만 흔적조차 찾지 못하지 않았나.”
“예, 그랬죠. 하지만 지금은 다를 겁니다. 이렇게 많은 증거를 남겼는데 놓칠 리가 없죠.”
성기사가 눈동자를 빛내며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장작패기 빅터의 정체를 밝혀 내고야 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