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194)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94화(194/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194화
194화 부탁 (1)
며칠 뒤, 데미안과 가족들은 도시를 떠나서 스프링 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드디어 돌아왔다!”
“역시 집이 최고예요.”
“맞아요.”
도착하자마자 가족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유명한 별빛해파리를 직접 본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상한 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요…….”
“하필 우리가 갔을 때 그런 일이 생긴단 말이냐…….”
정말 많이 일이 있었다.
갑자기 도시 밖에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질 않나, 불의 거인이 나타나질 않나.
소란이 잠잠해지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신성교단에서 나타나서 이단심문이라는 명목하에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가족들을 가장 경악하게 만든 것은 바로 밖에서 벌어진 소란의 진상이었다.
“대흑마법사에, 마스터클래스에, 악마까지 치고받고 싸우고 있었다니…….”
하마터면 가족들은 물론이고 도시에 있는 사람들 전체가 거기에 휘말려서 죽을 뻔했다.
“그래도 별탈 없이 끝나서 다행이네요.”
“그러게 말이오. 다친 사람도 없고, 목숨도 무사하고.”
“축제도 재미있게 즐겼죠.”
가족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기 시작했다.
데미안은 한 발 뒤로 물러나서 그런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굳이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데미안도 가족들과 같은 생각이었다.
다들 다치지 않고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러다 문득, 데미안은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빅터를 발견했다.
“인마, 넌 또 얼굴이 왜 그러냐? 설마 집에 돌아온 게 긿은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요. 교단에게 당한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요.”
빅터의 말에 데미안은 짧게 탄식했다. 빅터가 교단에 당한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나 있을 법했다.
소란이 벌어지고, 다음날 벌어진 일이었다.
신성교단의 병사들이 도시를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 가면을 쓴 남자를 알고 있는 사람 있는가?
-빅터라는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있습니까?
병사들은 사람들에게 가면 그림과 빅터라는 이름을 묻기 시작한 것이다.
-엇? 빅터라고 하셨습니까요?
문제는 빅터가 병사들의 말에 반응했다는 사실이었다.
-제 이름이 빅터입니다요.
-……네 이름이 빅터라고?
-그렇습니다요.
병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수근거렸다.
-보아하니 시골 촌뜨기인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이 빅터일 리가 없지.
-그냥 이름만 비슷한 모양이야. 빅터라는 이름이 좀 흔한가.
-젠장, 대체 장작패기의 빅터는 어디로 사라진 거지?
-엇? 제 별명이 장작패기의 빅터라는 사실을 어떻게 아셨습니까요?
병사들의 시선이 빅터에게 향했다.
-네 별명이 장작패기 빅터라고?
-그렇습니다요.
-잡아.
-어, 어엇? 가, 갑자기 왜 이러시는 겁니까요!
-수상한 놈이다. 당장 이단심문관님께 데려가자.
이단심문관이라는 이름에 빅터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자, 잠깐만요! 도, 도련님! 사, 살려 주십시오!
다행히 데미안이 나서서 해명하자, 금방 풀려날 수 있었다.
-데, 데미안 경께 인사드립니다!
-이 남자가 데미안 경의 시종인 줄도 모르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데미안의 이름을 듣자마자 병사들은 기겁을 했다.
데미안은 괜찮다고 말하며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그리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성기사님들께서 데미안 경께 꼭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당장 성기사님들을 불러오겠습니다!
병사가 달려가자마자 성기사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그중에는 페르페투오도 있었다.
-데미안 경!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오!
-덕분에 헤도니악의 위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데미안은 한나절이 넘도록 성기사들의 감사와 칭찬을 듣고 나서야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저 같이 선량한 사람을 그런 극악무도한 악당으로 착각하다니…….”
빅터가 증오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데미안은 내심 속으로 뜨끔했다.
“뭐, 그래도 무사히 풀려났으니 된 거 아니냐.”
“도련님께서 안 계셨다면 끔찍한 일을 당했을 거 아닙니까요.”
맞는 말이라 데미안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장작패기 빅터…… 앞으로 그 이름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겁니다요!”
“그, 그래.”
빅터가 조용히 증오심을 불태웠다. 데미안은 그런 빅터의 어깨를 몇 번 토닥였다.
* * *
데미안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족들을 내버려 둔 채 밖으로 나갔다.
가족들과 달리 데미안은 쉴 수가 없었다. 해야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데미안은 스프링성 근처에 있는 숲으로 향했다. 그곳에 앉아서 생각을 정리했다.
‘걱정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이번 전투는 성공적이었다.
헤도니악을 토벌했을 뿐만 아니라 악마까지 처단했다.
하지만 데미안은 이번에 겪은 일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악마라…… 예상치 못한 일이었어.’
회귀한 이후, 데미안이 항상 걱정하던 것이 있었다.
다름아닌 예기치 못한 일로 가족들을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데미안이 이런 걱정을 하는 이유는 전생의 경험 때문이었다.
데미안은 전생에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도르고를 만나, 데스나이트로 개조되어,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세상을 멸망시켰다.
그렇기에 데미안은 항상 모든 일에 대비하고자 했다. 전생과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한 일로 가족들이 위기에 빠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역시 하루 빨리 마스터클래스가 되어야 해.’
모든 것은 데미안이 약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일을 겪을수록 데미안은 갈증을 느꼈다. 지금보다 더 강해지고, 더 철저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게다가 계속 흑마력에 의존할 수는 없었다. 신체에 부담이 심할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들키면 안 된다는 제약도 거슬렸다.
‘문제는 지금 같은 속도로는 몇 달 이상 걸린다는 건데.’
사람의 육체는 굉장히 정직했다.
단련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했다. 마력과 달리 영약이라는 편법이 잘 통하지 않았다.
그나마 데미안은 벌성지광약 덕분에 남들보다 빠르게, 강인하게 육체를 단련시킬 수 있었다.
그럼에도 데미안의 계산으로는 몇 달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벌성지광약을 극한까지 운용하면…… 아니야, 너무 위험한 도박이야.’
미들클래스 때, 데미안은 영약을 섭취하고 하이클래스와 싸웠다.
전투를 벌이는 도중, 벌성지광약으로 영약의 기운을 흡수함으로써 하이클래스의 경지에 올랐다.
이론상으로는 같은 방법으로 마스터클래스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마스터클래스에 오르기 위해서는 전설적인 영약들을 섭취해야 했다.
전투 도중에 그만한 영약을 먹는다?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고민해 봤자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였다. 데미안은 고민을 멈추고 훈련을 시작했다.
* * *
그 뒤로 데미안은 매일 훈련에 매진했다.
벌성지광약이 있기에 정적인 훈련은 오히려 효과가 떨어졌다.
그렇기에 데미안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언데드들을 소환해서 대련하는 것이었다.
“자, 다들 무기 들어라. 날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너희들의 승리다.”
당연한 말이지만 스켈레톤들은 데미안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고 모조리 박살이 났다.
“뭐 하냐. 다시 복원하지 않고.”
데미안은 스켈레톤들이 박살이 날 때마다 계속 복원시켰다.
그 바람에 스켈레톤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이 박살이 나야 했다.
몇몇 스켈레톤들이 다른 훈련법을 제시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나는 훈련할 수 있어서 좋고, 너희들은 경험을 쌓아서 좋고. 일석이조 아니냐?”
그나마 스켈레톤들은 사정이 나았다. 도미니코와 미야에 비하며 말이다.
“이야, 두 사람 다 죽지 않아서 편하다니까.”
그렇게 말하며 데미안은 두 사람을 목검으로 인정사정없이 때렸다.
팔다리가 날아가는 건 예삿일이었다. 머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미 죽은 몸이었기에 아프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 짓을 하루에도 열 번도 넘게 당한다는 점이었다.
결국 버티다 못한 도미니코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주, 주군…… 조, 조금 쉬게 해 주시면 안됩니까.
“쉬어? 언데드가 사치스러운 소리하고 있네. 시끄러우니까 빨리 검이나 들어라.”
물론 데미안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
데미안에게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의 잠재력은 굉장히 뛰어난 편에 속했다.
그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서 굳이 두 사람을 붙잡았던 것이다.
“캥! 캐앵! 캥!”
하루는 미야가 격하게 항의했다. 왜 자신만 때리고 뭉치는 가만히 내버려 두냐는 것이었다.
“쟤는 가만히 놔둬도 성장하는 녀석이거든.”
평소에는 놀기 좋아하는 개일 뿐이지만 뭉치는 미래에 멸망의 야수로 불리게 되는 괴물이었다.
실제로도 뭉치는 지금 데미안이 소유한 언데드들 중에서 가장 강력했다. 이번 전투에서도 뭉치는 중급 정령을 상대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뭉치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이나 훈련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강해지게 되어 있었다.
“알았으면 다시 시작하자.”
“캐앵…….”
그렇게 데미안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던 어느날.
학센 백작가에 손님이 한 명 찾아왔다.
“데미안 경, 오랜만이군.”
리암 블루그린.
애플 왕국의 단 세 명밖에 없는 하이클래스가 데미안을 방문한 것이다.
“블루그린 경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데미안은 놀란 얼굴로 그를 맞이했다.
실력은 데미안이 훨씬 위였지만 리암 블루그린은 애플 왕국의 후작이었다.
게다가 애플 왕국의 하이클래스들 중에서 유일하게 왕가에 충성을 바치는 인물이었다.
학센 백작가 입장에서는 결코 홀대할 수 없는 손님이었다.
그렇기에 데미안도 리암 블루그린을 상대로 예의를 갖췄다.
“한 가지 부탁이 있어서 왔다네.”
“그게 무엇입니까?”
“그게 말이지…….”
리암 블루그린이 한참을 망설이다가 데미안에게 말했다.
“제국에 가 볼 생각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