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0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05화(205/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05화
205화 마스터클래스 (1)
칼에 몸이 베이는 순간, 웨폰마스터는 뒤로 튕겨져 나갔다. 나무 기둥을 연달아 부수며 땅에 처박혔다.
땅속에 파묻힌 채로 웨폰마스터는 생각했다.
방금 무슨 일이 벌어졌지?
미타성수와 화정석태. 두 영약을 동시에 섭취하고 살아 있는 것도 모자라서 신체 능력까지 끌어올렸다고?
그것도 마스터클래스인 자신의 동체시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데미안 학센이 들고 있는 마검이었다.
오러조차 덧씌워져 있지 않은 검이 오러블레이드를 튕겨 냈다고? 공작급 악마가 만들어 낸 마검조차 불가능한 일인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잇달아 벌어졌다. 하지만 지금 웨폰마스터의 마음속을 물들인 감정은 호기심이나 신기함 따위가 아니었다.
-……이 건방진 놈이.
가슴 속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어금니가 갈려 나갔다.
-지금 내가 본 실력이 아니라지만…… 하이클래스 따위가 이 몸한테 손을 대?
지금 웨폰마스터는 마검을 매개체로 조슈아 실바의 몸에 빙의한 상태였다.
본체와 비교했을 때, 약 3할의 실력밖에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웨폰마스터는 이 상태로도 어지간한 마스터클래스보다 강하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겨우 하이클래스 따위에게 한 방 먹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렇게 기분이 더러운 적은 오랜만이야.
웨폰마스터가 몸을 일으켰다. 칼에 베였음에도 몸은 멀쩡했다.
아무래도 저 마검은 오러블레이드를 견뎌 낼 수 있을 뿐, 호신강기를 뚫을 정도로 예리하지 못한 듯했다.
-잊고 있었던 감정을 떠올리게 해 줬으니…… 나도 보답을 해야겠지!
웨폰마스터가 앞으로 튀어 나가며 마검을 휘둘렀다. 흑자색의 오러블레이드가 데미안의 머리를 노렸다.
데미안이 즉시 마검으로 참격을 막아 냈다.
그 순간, 마검을 쥐고 있던 팔뚝의 근육이 터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위력이 너무 강해서 신체가 버티질 못한 것이다.
-겨우 이것뿐이냐? 이 정도 실력으로 내게 덤볐냔 말이다!
웨폰마스터가 데미안의 급소를 노리며 연속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데미안 학센은 쉴 새 없이 공격을 막아 냈다. 오러블레이드를 받아 낼 때마다 충격으로 인해서 몸 곳곳에 있는 근육이 터져 나갔다.
-그래! 이게 맞는 거지! 이렇게 되는 게 옳은 거지!
영약으로 신체 능력을 끌어올렸다 해도 결국은 하이클래스일 뿐이었다.
마스터클래스인 자신과 비교했을 때, 한참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네놈은 절대로 곱게 죽이지 않겠다! 가장 정신 나간 흑마법사한테 네놈의 영혼을 팔아넘겨 주마!
칼을 휘두를 때마다 분노가 해소되는 것 같았다. 웨폰마스터는 크게 환호하며 데미안 학센을 몰아붙였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자신과 데미안 학센 사이의 격차를 생각하면 애초에 전투가 끝나야 했다.
하지만 데미안 학센은 좀처럼 쓰러지지 않고 모든 공격을 받아 내며 버티고 있었다.
“표정이 영 좋지 못하군. 왜? 마음대로 되지 않나?”
데미안 학센이 입을 열었다. 조롱으로 가득한 목소리였다.
그 말에 웨폰마스터의 이마에 혈관이 돋아났다.
-……조금 봐줬을 뿐이다! 기고만장해하지 마라!
그때, 데미안 학센이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참격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마검을 휘둘렀다.
마검이 아래에서 위로 사선을 그렸다. 웨폰마스터의 얼굴을 가로질렀다.
-이놈이?
호신강기 덕분에 베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웨폰마스터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이클래스 따위가…… 감히 내 몸에 또 손을 대다니!
웨폰마스터가 분노를 토해 냈다. 더욱 거칠게 데미안을 몰아붙였다.
-죽여 주마! 지금 당장 네놈을 잘게 찢어서……!
쉴 새 없이 참격이 쏟아졌다. 웨폰마스터도, 데미안 학센도 서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처음보다 더욱 몰아붙이고 있음에도 데미안 학센이 밀려나지 않았던 것이다.
웨폰마스터의 공격을 여유롭게 막아 내는 것도 모자라서 피하기까지 했다. 몇몇 공격은 받아치기까지 했다.
-설마…….
강해지고 있다.
전투를 거듭할수록 데미안 학센의 신체 능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웨폰마스터의 움직임을 따라오고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이런 게 가능하다고……?
지금 데미안 학센은 상극의 영약을 섭취함으로써 내부가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그런 몸으로 마스터클래스인 자신과 맞서고 있는 것도 모자라서, 신체까지 성장시킨다?
-이, 이 괴물 같은 놈이……!
전신에 소름이 쫙 돋았다. 공포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판데모니엄의 거악인 자신이 겨우 하이클래스 따위에게 공포를 느낀다니.
-그럴 리가 없다!
웨폰마스터가 고함을 내질렀다. 자신도 모르게 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 바람에 검을 크게 휘두르고 말았다. 데미안 학센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격을 피하는 것과 동시에 웨폰마스터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웨폰마스터의 명치를 향해 마검을 박아 넣었다. 동시에 마력을 폭발시켰다.
폭음과 함께 날아간 웨폰마스터의 몸이 절벽에 처박혔다.
* * *
‘역시 소용이 없군.’
데미안은 웨폰마스터의 상태를 보며 혀를 찼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명치에 공격을 박아 넣었지만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았다.
에레보스만으로는 호신강기를 파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권능을 발현하면 뚫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에레보스의 복원율이 너무 낮았다. 마스터클래스를 상대할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주변에는 다른 사람들이 기절한 채 쓰러져 있었다. 그들이 권능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몰랐다.
그때였다.
절벽에 처박혀 있던 웨폰마스터에게서 지독한 살기가 느껴졌다.
웨폰마스터의 몸에서 흑마력이 폭발했다. 흑마력이 하늘을 꿰뚫을 듯이 높이 뻗어 나갔다.
-이 버러지 같은 놈이…….
웨폰마스터가 뇌까렸다. 목소리에 분노가 가득 담겨 있었다.
-감히 날…… 거악이라 불리는 이 몸을…… 용서할 수 없다……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웨폰마스터가 고개를 들었다. 두 눈동자가 광기로 빛나고 있었다.
데미안의 발치에 떨어져 있던 창이 달그락달그락 흔들리기 시작했다. 원래 병사가 사용하던 무기였다.
창이 하늘 위로 떠올랐다. 창뿐만이 아니었다. 땅 위에 떨어져 있던 모든 무기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검, 창, 도끼 등등.
무기의 개수만 수십 개가 넘어갔다. 무기들에게 흑마력이 모여들었다. 오러블레이드가 표면을 뒤덮었다.
-하이클래스 따위에게 절기를 사용하게 될 줄이야.
웨폰마스터가 증오를 가득 담아서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죽여 주마.
수십 개의 무기가 일제히 낙하했다.
검은 폭우가 지상을 가득 뒤덮었다.
* * *
오러블레이드를 가득 머금고 있는 무기들이 데미안 학센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웨폰마스터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에 펼쳐질 장면을 기다렸다.
무기의 비가 데미안의 몸을 꿰뚫고, 찢어발기는 그 장면을 말이다.
“후우……!”
데미안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어질 공격에 대비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장검이 데미안의 목을 꿰뚫으려 했다. 데미안은 마검을 휘둘러서 검을 쳐 냈다.
하지만 무기에 담긴 힘이 너무 막강했다. 장검의 궤적을 살짝 비트는 게 고작이었다.
궤적이 틀어지면서 장검이 데미안의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 살이 갈라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상처를 돌볼 틈이 없었다. 뒤이어 두 번째 무기가 떨어졌다.
데미안은 창을 받아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완전히 쳐 내지 못했다. 궤도를 살짝 바꾸는 게 고작이었다.
창이 데미안의 옆구리를 스치며 땅에 박혔다. 옆구리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끊임없이 무기들이 떨어졌다. 데미안은 이를 악물고 무기를 쳐 냈지만 상처가 계속 늘어나는 걸 막을 수는 없었다.
이윽고 폭우가 멈췄을 때, 데미안의 몸에는 상처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다. 흘러내린 피가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
-…….
웨폰마스터는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절기란 적을 반드시 죽이기 위한 기술이었다. 그런 기술을 하이클래스 따위가 받아 냈단 말인가?
직접 봤음에도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이해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되지.”
데미안이 입을 열었다. 한쪽 입꼬리가 비틀려 있었다.
“절기를 사용하면 뭐 하나. 날 제대로 겨누고 있지 않은데. 이렇게 대충 기술을 사용하면 죽어 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잖아.”
데미안의 조롱에 웨폰마스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데미안 학센의 말대로 웨폰마스터는 절기를 ‘대충’ 사용했다. 하지만 그건 웨폰마스터의 잘못이라 할 수 없었다.
마스터클래스에게 하이클래스는 벌레나 다름없었다. 심심하면 손가락으로 짓이겨 죽일 수 있었다.
이 세상에 어떤 마스터클래스가 하이클래스한테 진지하게 절기를 사용한단 말인가.
-……그래, 조언해 줘서 고맙다.
웨폰마스터가 손을 높이 쳐들었다. 땅에 꽂혀 있던 무기들이 다시 뽑혀 나왔다.
다시금 무기들의 표면에 오러블레이드가 맺혔다. 무기들이 검게 물들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사용해 주마.
지금 데미안 학센은 체력이 바닥이 난 상태였다. 그뿐만 아니라 전신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죽어라.
높이 쳐들었던 손을 아래로 내렸다. 검은 폭우가 쏟아졌다.
첫 번째, 쏘아진 창이 데미안의 심장을 노렸다. 데미안은 마검으로 창을 쳐 냈다.
그 순간, 창이 튕겨져 나갔다. 허공에서 몇 번 회전하다가 땅에 떨어져 나갔다.
그 순간, 웨폰마스터는 의문을 느꼈다.
저게 왜 튕겨져 나가는 거지? 분명 궤적을 비트는 게 고작…….
두 번째, 장검이 낙하했다. 데미안은 높이 쳐들었던 마검을 내리쳤다.
마검과 장검이 서로 부딪혔다. 이윽고 장검이 땅에 처박혔다.
-잠깐만…….
세 번째, 도끼가 날아왔다. 데미안은 마검을 휘둘렀다. 오러블레이드와 도끼가 통째로 박살 났다.
-이게 어떻게…….
네 번째, 창이 허공을 꿰뚫었다. 데미안이 마검을 사선으로 베었다.
오러블레이드와 창대가 반으로 갈라졌다. 힘없이 땅으로 떨어졌다.
-네놈 설마…….
그제야 웨폰마스터는 알아차렸다. 마검의 표면에 맺힌 무언가를 말이다.
청색?
웨폰마스터는 자신의 생각을 곧바로 부정했다. 저건 청색 따위가 아니었다.
별빛.
새벽녘에도 빛나는 북극성과 같은 광채가 마검의 표면을 옅게 뒤덮고 있었다.
-설마……!
검은 비가 시야를 가릴 정도로 쏟아져 내렸다. 그 속에서 데미안이 연달아 마검을 휘둘렀다.
푸른 참격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빗줄기가 끊어졌다. 토막 난 무기가 땅에 떨어졌다.
검을 휘두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푸른 광채가 더욱 짙어졌다.
이윽고 마지막 빛줄기를 끊어 냈을 때,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