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Calamity-Class Death Knight RAW novel - Chapter (208)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08화(208/225)
멸망급 데스나이트가 회귀함 208화
208화 경악 (2)
이튿날,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데미안이 물약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데다 여명의 신성력까지 사용했기에 일행들의 상처는 모두 말끔하게 치유되어 있었다.
“와아…….”
“우와…….”
미하엘과 베로니카는 데미안이 만들어 낸 오러블레이드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데미안이 오러블레이드를 왼쪽으로 기울이자 두 사람의 몸이 따라왔다. 오른쪽으로 기울이자 이번에도 똑같이 움직였다.
“이제 믿어지냐?”
그리 말하며 데미안은 오러블레이드를 해제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 아쉬움이 떠올랐다.
“형님……! 진짜 마스터클래스가 되셨군요! 정말 대단하세요!”
미하엘의 두 눈동자가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처음 봤을 때, 로우클래스였던 사람이 1년도 되지 않아서 마스터클래스가 되다니.
그렇기에 미하엘이 느끼는 경외심은 다른 사람들보다 클 수밖에 없었다.
“……마스터클래스? 안 그래도 너무 강해서 죽일 수가 없었는데. 이러면 더 멀어지잖아.”
반면 베로니카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투덜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두 눈동자를 빛내며 데미안에게 물었다.
“근데 마스터클래스는 호신강기 때문에 무지하게 단단하다면서? 한 번만 시험해 봐도 돼?”
“이게 미쳤나.”
“왜에. 닳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한 번만? 응?”
데미안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베로니카의 이마를 쥐어박았다.
“아얏! 왜 때리는 거야!”
“이유를 모르면 한 대 더 맞아야지.”
“아야!”
몇 대 더 쥐어박고 나서야 베로니카는 입을 다물었다.
“형님, 그럼 헬리안 경연 때는 마스터클래스로 참가하게 되는 겁니까?”
“그렇게 됐다.”
“우, 우와아아…….”
미하엘은 다시 감탄을 터트렸다.
마스터클래스 종목은 헬리안 경연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했다.
그런 영광스러운 종목에 참가하게 되다니. 같은 기사로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한테 부탁할 일이 있다.”
데미안의 말에 미하엘과 베로니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마스터클래스가 되는 바람에 하이클래스 자리가 비었거든. 그러니 둘 중 한 명이 하이클래스가 되어서 빈자리를 채워 줘야겠어.”
부탁을 듣는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 당혹감이 떠올랐다.
“형님…… 하이클래스라는 게…… 원래 그렇게 쉽게 되는 겁니까?”
“그럴 리가 있냐.”
“그럼 대체 어떻게 하이클래스가 되라는 말씀이신지…….”
“걱정 마라. 내가 도와줄 테니까.”
데미안이 아공간을 열어서 몽둥이를 다시 꺼냈다. 베로니카가 몽둥이를 보자마자 기겁하며 미하엘의 뒤로 숨었다. 미하엘은 귀찮다는 얼굴로 베로니카를 뒤돌아봤다.
“오늘부터 제국에 도착하는 날까지 내가 너희 두 사람을 직접 지도할 계획이다.”
사실 데미안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 짧은 시간에 미들클래스를 하이클래스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달랐다. 미하엘과 베로니카의 재능이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형님…… 아무리 그래도 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하이클래스가 되는 건…….”
“내가 왜 너한테 얻어맞으면서까지 하이클래스가 되어야 하는 건데!”
미하엘은 자신감이 없어 보였고, 베로니카는 이 결정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데미안은 두 사람의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조건을 더 추가했다.
“미하엘, 네가 하이클래스가 된다면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마.”
그 말에 미하엘의 눈동자가 번쩍 뜨였다.
“소, 소원이요?”
“그래.”
“호, 혹시 범위는…….”
“무엇이든.”
미하엘의 눈동자가 한층 더 커졌다.
“베로니카.”
“왜.”
“네가 하이클래스가 되면 내 몸에 칼을 댈 수 있게 해 주마.”
그 말에 베로니카의 얼굴이 멍해졌다.
“……어디든?”
“그래, 어디든.”
데미안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호신강기로 몸을 보호할 생각이었다.
“단, 먼저 하이클래스에 도달한 사람의 소원만 들어주겠다.”
미하엘과 베로니카가 서로를 노려봤다. 두 눈동자가 이글이글 불타고 있었다.
“넌 빠져라.”
“헹, 누구 좋으라고 빠져? 너나 빠져.”
“여전히 주제파악을 못하는군. 나보다 약해빠진 주제에.”
“어디서 헛소리야. 실전이면 넌 나한테 벌써 죽었어.”
두 사람을 서로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데미안은 그런 두 명을 보며 안도했다.
‘내심 걱정했는데…… 두 사람 다 멀쩡하군.’
미하엘과 베로니카는 미들클래스의 경지로 마스터클래스라는 괴물에게 살해당할 뻔했다.
어지간한 기사라면 정신이 파괴되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더 팔팔하니 의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역시 이 둘한테는 재능이 있다.’
데미안은 검재 못지않게 정신력을 높게 치는 쪽이었다. 특출 난 재능이 있어도 정신력이 약해 망가진 천재들을 여럿 봤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지금 시작해 볼까.”
데미안이 몽둥이로 손바닥을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
“예, 형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난 진검 써도 되지? 그치? 쓰게 해 줄 거지?”
데미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으니까 둘이 동시에 덤벼라. 오늘은 가볍게 실력 파악이나 하자.”
미하엘과 베로니카는 그 즉시 데미안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실컷 얻어터졌다.
“으아아…….”
“끄으으…….”
미하엘과 베로니카는 데미안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채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미하엘, 너는 감각이 무디다. 조금 더 날카롭게 다듬어라. 베로니카, 너는 시야가 너무 좁다. 조금 더 넓게 봐라.”
데미안은 두 사람의 문제점을 하나씩 지적했다.
“내일까지 시간을 주겠다. 말끔하게 고쳐 놓도록 해라.”
이날 이후, 제국으로 가는 내내 데미안은 두 사람을 철저하게 훈련 시켰다.
“미하엘, 내가 거기서는 뒤로 물러나라고 했지. 베로니카, 너는 왜 막질 않는 거냐.”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줬다.
“머리가 비었잖냐. 내가 눈 똑바로 뜨라고 했지.”
대련을 통해서 더 많은 경험을 쌓도록 도와줬다.
때문에 두 사람은 매일 같이 데미안에게 불려 다니며 얻어맞아야 했다.
“형님! 오늘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오늘은 반드시 베어 버릴 거야!”
두 사람의 태도는 정반대였다. 미하엘은 데미안에 어떤 가혹한 훈련을 시켜도 싱글벙글 웃으며 받아들였다.
그와 달리 베로니카는 악에 바쳐서 데미안을 공격했다.
‘은근히 괘씸하네.’
데미안은 남몰래 베로니카와 대련할 때, 몽둥이에 힘을 더 넣었다.
“너…… 솔직히 말해 봐. 나만 세게 때리는 거지?
“그럴 리가 있나.”
“거짓말 하지 마!”
“내가 아니라고 했지.”
“악! 그만 때려!”
중간 중간 베로니카가 반항하기는 했지만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때마다 데미안이 ‘갱생’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주 뒤, 일행은 제국의 수도에 도착했다.
* * *
데미안은 말 위에 앉은 채 먼 곳을 내다봤다.
넓은 초원 위에 거대한 성벽이 세워져 있었다. 애플 왕국의 왕성이 시골 마을로 보일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다시 봐도 엄청나네.’
전생에 한번 본 적이 있음에도 데미안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와 보는 건 두 번째로군.”
리암 블루그린이 감개무량하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와 보신 적 있습니까?”
“자네랑 비슷한 나이에 헬리안 경연에 참가하려고 와본 적이 있다네.”
리암 블루그린은 잠시 추억에 잠긴 얼굴로 수도를 바라봤다.
“그럼 들어가지.”
수도로 들어가는 성문만 열두 개였다. 모든 문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 전부 수도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었다.
데미안 일행은 애플 왕국의 국기를 걸고 있었기에 비교적 빨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흩어져야겠군. 자네들은 숙소를 잡고 있게. 우리들은 콜로세움으로 가서 참가자 명단을 변경하고 오겠네.”
헬리안 경연은 대륙의 모든 왕국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큰 행사였다.
참가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제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었다. 숙소도 따로 잡아야 할 정도였다.
리암 블루그린은 일행을 나눴다.
병사와 기사들은 숙소를 구하기 위해서 움직였다.
리암 블루그린은 데미안과 미하엘, 베로니카를 데리고 경연이 벌어지는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콜로세움의 내부는 경연에 참가하려는 기사들로 가득했다.
“형님, 저기 보십시오. 특이한 갑옷을 입고 있습니다.”
미하엘이 주변을 둘러보며 신기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는 사이, 일행은 신청서를 받고 있는 제국의 관료 앞에 도착했다. 제국의 관료를 큼직한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애플 왕국에서 왔다네.”
리암 블루그린의 말에 관료가 서류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아, 여기에 있군요. 미들클래스에 미하엘 라이언블룸, 베로니카 산체, 하이클래스에 데미안 학센. 맞습니까?”
데미안 학센이라는 이름에 주변의 기사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데미안 학센? 설마 애플 왕국의 그놈인가?
-검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하이클래스가 됐다던데.
사람들이 데미안을 바라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 머저리들아. 설마 1년도 안 돼서 하이클래스가 됐다는 개소리를 믿는 거냐?
-그게 가능할 리가 없지. 저놈이 헛소문을 퍼트린 게 분명해.
-이번 경연에서 저놈의 진실을 밝혀야겠어.
대다수는 데미안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적대적인 이들도 더러 보였다.
“참가 명단을 좀 바꾸려고 하네.”
“바꾸신다고요?”
“여기까지 오는 길에 변동이 좀 있어서 말이야.”
리암 블루그린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하엘 라이언블룸을 미들클래스가 아니라 하이클래스에 참가시키려고 하네.”
베로니카가 쳇, 혀를 찼다. 미하엘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오는 길에 기연을 얻으신 모양입니다.”
관료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그럼 애플 왕국은 하이클래스에 두 명이 참가하는군요.”
“아, 그건 아닐세. 데미안 학센은 다른 종목에 참가하게 되었거든.”
“다른 종목이라뇨?”
“마스터클래스로서 경연에 참가하게 되었네.”
그 순간, 관료가 멈칫했다. 리암 블루그림을 올려다보며 눈을 꿈뻑였다.
“저…… 실례되는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헬리안 경연에서 경지를 속이는 행위는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만약 들통이 나면 해당 기사뿐만 아니라 왕국 전체가 징계를…….”
“역시 믿지 않는군.”
리암 블루그린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데미안 경, 수고를 좀 해 줘야겠네.”
데미안이 여명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푸른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오러블레이드가 여명의 칼날을 뒤덮었다.
-…….
그 순간 콜로세움 전체가 정적에 휩싸였다.
-오, 오오…… 오러블레이드다!
-지, 진짜 마스터클래스라고?
그것도 잠시,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의해 콜로세움 전체가 뒤흔들렸다.